말끝이 당신이다 - 주변을 보듬고 세상과 연대하는 말하기의 힘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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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즐겨쓰는 언어만 보더라도 그 사람의 존재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언어는 글로도 표현되지만 글보다는 말이 더 대중적이다. 말은 입만 열만 나올 수 있기에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열려 있는 언어적 도구이다. 반면 글은 말을 문자로 전환해야 하는 단계적 절차가 필요하기에 조금 주저하게 된다. 말은 녹음 기능이 있는 도구를 사용해서 오랫동안 보관하거나 재생할 수 있지만 쉽게 잊을 수 있다. 반면 글은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자료화가 되기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오랫동안 신문에 말과 관련하여 800자 이내의 독자들이 가장 가독성이 높다는 글자 수의 범안에서 정선된 글을 실어왔다. 그 중에서 발췌된 글들을 모은 책이 <말끝이 당신이다>라는 책이다.

 

책 제목이기도 한 <말끝이 당신이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되었다. 말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 친밀도를 알 수 있다고 하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아주 친한 관계일 경우에는 말끝이 짧다. 장황하게 길게 쓰거나 격식을 갖추어 끝내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렇지 않지만 어떤 분들은 부모님께 아주 짧게 말한다. 누가 들으면 반말인 듯 한 느낌이 들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분 나쁘다거나 당황스러울 경우에는 표정에 그대로 드러난다.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를 엿들으면 말끝이 아주 짧다는 것이 느껴진다. 세상에 부모-자녀 관계보다 더 가까운 관계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도 자녀가 나이가 들어갈 수록 서로 간의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딸보다는 아들들이 더 그런 것 같다. 직장 안에서도 말끝만 봐도 서로 간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대충 파악이 된다. 물론 공적인 시간 안에서는 상호 간 존중하는 말을 쓰지만 사적인 시간 대에 서로 오고가는 대화 또는 문자 메세지 내용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말끝이 부드럽게 다가가기도 하지만 화살이 되어 상대방에게 상처로 남는 경우도 있다. 특히 위력을 앞세운 막말은 부지불식 간에 서열을 드러낸다. 말끝이 권력이 되는 셈이다. 대중 매체의 발달로 말끝이 정확하게 다가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말을 축약해서 쓰기에 의미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축약 된 말도 시간이 흐르면 대중적인 말이 되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말끝이 전혀 와 닿지 않는다. 

 

이렇게 말은 탈도 생기게 하지만 말을 통해 연대하고 화합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 권력을 지닌 지도자의 말은 해석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도 하지만 말에 실리는 무게가 엄청나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말하는 법도 학습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어 실력을 갖추어야 할 것 같다.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글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한글이 디지털 시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한국 학생이 상당히 뒤쳐진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웹 상에서 긴 장문의 글을 읽지 않거나 읽더라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도라고 한다. 디지털 문해력이 바닥을 친다고 하니 세종대왕님께서 들으면 크게 노할 일이다. 내 손안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긴 장문의 글을 읽는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있다. 대부분 사진과 영상, 제목 글씨만 본다. 

 

이제 손쉽게 모르는 어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가끔 어휘들을 검색해보고 사용해 보는 습관을 가져봄으로써 자신이 사용하는 말끝을 좀 더 유창하게, 시의적절하게 갈고 닦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끝이 당신이다>의 저자 김진해님은 800자 내외의 글을 다듬기 위해 마치 글감옥 갇혀 일주일 동안 살아간다고 한다. 저자의 정제된 글들을 책을 통해 만나보시라. 내용도 내용이지만 어떤 어휘들을 사용했는지도 유심히 관찰하며 읽어보시면 뼈가 되고 살이 되리라 생각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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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모세 - 믿음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열일곱 가지 풍경들
김영봉 지음 / 복있는사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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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십계> 영화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성경에서는 그를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한다.(민수기 12장 3절 : 모세로 말하자면,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다) 남자 아이를 학살하라는 이집트 바로의 명령 속에 모세는 살아남아 공주의 양자로 입적되고 40년 간 특권을 누린다. 살인 혐의를 받고 왕궁에서 도피하여 미디안 광야에서 40년 간 목자로 살아간다. 호렙 산에서 하나님을 만난 후 400백만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로 40년 간 살다가 죽는다. 여기에서 지도자의 삶을 살았던 모세를 눈여겨 본다. 

 

"상관하지 않아도 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아파할 줄 아는 마음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가장 필요했습니다" (53쪽)

 

지도자는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고통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교감의 역할 중 하나가 교직원들을 돌아보는 일이 되면 좋겠다. 교직원도 사람이다. 가정이 있고 자녀가 있고 부모에게는 귀한 자녀일 수 있다. 살다가 보면 고통이 없는 삶이 어디있겠는가. 그 아픔과 고통을 털어 놓고 위로 받을 수 있는 곳이 학교라면 좋지 않을까. 행정적인 일만 처리하는 교감이 아니라 교직원들의 아픔을 마음으로 공감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지도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도자는 누군가가 인정해 줄 때 의미가 있다. 힘들 때 도와주는 교감, 부담스러운 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교감,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교감이 된다면 진정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공동체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온갖 오해와 비난과 모욕에 노출되는 일입니다. 그런 상처를 견디고 극복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지도자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습니다" (59쪽)

 

교감은 욕 먹는 자리일 수 밖에 없다. 껄끄러운 일을 부탁해야 할 때도 있고,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복무에 관해서는 어떻든 결재라인이 있는 위치라 때로는 갑과 을의 위치에 있을 수 있기에 '온갖 오해와 비난과 모욕' 에 노출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좋겠지만 때로는 교직원들에게 오해와 비난을 받더라도 씩씩되지 않고 그것 조차도 극복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단단한 지도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의 필요를 듣고 반영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고 비난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교감, 못 해 먹겠다' 

 

 

"고통받는 자녀가 부모에게 가장 마음 쓰이는 것처럼, 전능하신 하나님도 이 땅의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가장 마음 쓰십니다" (107쪽), "주변을 돌아보며 밀려나고 뒤쳐진 사람들, 불의한 제도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109쪽) "내가 차별당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164쪽)

 

학교 구성원 중에 희생당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돌아보라는 얘기다. 불의한 제도 때문에 알게 모르게 고통 받는 구성원이 있다면 제일 우선순위에 두고 마음을 써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바쁜 가운데에서도 하루의 일과를 돌아보며 '주변을 돌아보는 일'은 무척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소외 받는 구성원이 없는지, 뒤쳐져 있는 구성원은 없는지 교감은 촉각을 세우고 돌아보아야 한다. 물론 몸이 두 개라도 할 수 없을만큼 바쁠 때도 분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우리의 경험과 사회적 편견에 휘둘리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의 원인을 보도록 힘써야 합니다" (160쪽)

 

지도자는 때로는 자신의 경험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교감도 마찬가지다. 간혹 선입견으로 직원들을 판단할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갈등이 생겼을 경우 감정에 치우치기 보다 냉철한 이성을 작동해야 할 때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마음은 나의 사유지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사용하는 공유지입니다" (192쪽)

 

성을 지키는 것보다 마음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사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용사다. 교감은 마음 내키는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교감은 공인이다. 마음은 얼굴로 드러난다. 분노는 감출 수 없다. 학교 구성원들 중에 교감의 영향력은 남다를 수 있다. 때로는 마음이 내키지 않더라도 해야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공적인 일에서만큼은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겠다.

 

"높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싶은 유혹에 이끌린다는 것입니다" (199쪽)

 

교감의 지위가 높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초중등교육법에 나온 교감의 권한은 학교장 부재 시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다. 학교장 부재 시가 아니더라도 중요한 일에 책임을 지는 결정을 할 수 있기에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변질될 수 있기에 자신을 컨트롤해 줄 수 있는 제어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내 주장을 절대적인 것으로 내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내 의견과 다르다고 싸우려 할 이유도 없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합의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209쪽)

 

학교 안에서 교감이 주장을 할 만한 사안도 많지 않다. 어찌보면 거의 없다고 봐야겠다.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안을 끌어내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로 바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지혜로운 대화법은 고집을 피우거나 쌈닭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말이다. 목소리 높이는 사람이 지는거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려는 마음 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요즘은 갑질도 주의해야겠지만 을질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는 그 자리를 섬기는 자리로 받아들였습니다" (264쪽)

 

4백만 백성을 이끄는 최고 지도자 모세는 자신의 역할을 섬기는 자리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사회의 어떤 조직이든 지도자들이 섬기는 자세와 마인드로 직임에 충실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 분열과 갈등이 최소화되지 않을까 싶다. 섬기는 것은 희생이 뒤따른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아니기에 삶 속에서 일관되게 행해져야 한다. 섬기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겸손의 표현이다. 지도자가 겸손하다는 것은 행동에서 드러난다. 교감의 역할은 섬기는거다.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교직원, 학교장 등 학교 구성원들을 섬기는 자리가 교감의 자리다.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자랑하는 자리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든 역할이 교감이 역할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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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2 - 통일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2
문재갑 지음, 최승협 그림 / 아롬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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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2학기부터 사회 교과 시간에 역사가 등장한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당연히 전쟁사다. 누가 가장 힘이 센지 학생 관계에서도 최고의 관심사인 것 처럼 나라끼리 싸우는 전쟁 이야기는 역사에 있어서 최고의 관심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학생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부분은 역사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인류의 시작부터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시대다. 그렇다보니 호기심이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하품부터 하는 학생들도 발견된다. 삼국시대의 나라별로 진행되는 다양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장면을 대할 때부터 이야기 꽃이 하나 둘 씩 피어난다. 차라리 학생들에게도 시간의 순서보다 주제별로 역사를 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교과서 구성을 심사숙고해서 만들었겠지만 말이다.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2>는 통일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를 다룬다.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작년부터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병은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 왔다. 고구려와 중국 수나라와의 전쟁에 있어서도 감염병은 결정적인 승패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수나라 군대는 장마와 폭풍, 그리고 전염병과 식량 부족 때문에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어" (17쪽) 100만 대군을 징잡한 수나라 군대의 진영은 요즘 말로 풀이하자면 '밀집도'가 빽빽했을 것이고 전염병으로 순식간에 병력의 손실로 나타났을 것이다. 전염병은 고구려의 편이었다!

 

고구려와 당나라의 한 판 승부. 고구려는 유일무이한 제국이었다. 중국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연이어 공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위용을 거뜬히 지켜낼 수 있으니 말이다.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알 슈는 없지만, 당나라 병사들은 분명 흙산을 영성하게 쌓았을 테고, 그것이 산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 (47쪽) 당나라는 안시성을 점령하기 위해 흙산을 쌓을 정도로 집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는 고구려의 편이었던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비' 였다. 이렇게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화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날씨도 따라주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안시성 전투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사건이 있으니 바로 양만춘 장군의 활 솜씨다. "당 태종은 그 전쟁에서 안시성 성주 양만춘 장군이 쏜 화살에 맞아 한쪽 눈을 잃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어" (49쪽) 올림픽 양궁으로 실력이 검증된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량이 하루아침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1쪽에 장보고도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신라가 통일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이런 유형의 질문들을 많이 한다.

 

"당나라가 왜 약소국 신라와 연합하려고 했을까요?" (56쪽)

"잘 나가던 백제가 멸망한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요?"(63쪽)

 

학생들의 질문에 교사가 바로 답해 주는 것보다 사슬처럼 얽혀 있었던 당시의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역사는 정답을 찾아가는 학문이 아니라 상황을 파악하고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 갔었을지 예상해 보는 학문이다. 따라서 삼국시대와 남북국 시대는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들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왜 고구려는 내부적으로 분열되었는지, 신라는 왜 고구려의 영토를 강건너 불 보듯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지, 발해가 갑자기 멸망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학생들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발해는 우리의 역사이지만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이 만만치 않았다. 발해사 연구는 조선 후기 유득공에 의해 시작되었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발해는 다민족 국가였다. 국가의 지도자는 통합의 리더십이 강조된다. 세계화 시대, 다민족 시대를 열어갈 앞으로 대한민국은 다민족을 통합하여 해동성국의 시대를 열어갔던 발해로부터 충분히 교훈을 얻어야 한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해 발해가 어이없이 무너졌던 것을 보면 국가의 미래란 결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당시 국제 정세를 학생들의 말로 풀어보면 어떨까 싶다. 

 

반면 발해와 대비되는 신라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특히 귀족들의 흥청망청한 생활이 국가 쇄락의 원인이라니 후회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불교의 사상 중 윤회 사상은 국민을 통합하는 가치관이 되기도 하지만 기득권 세력들의 자기 합리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안락한 삶은 과거의 삶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하며 당신네들도 현재의 삶을 불평할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실에 안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라고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종교가 있는 자들의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할 때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19 감염병에 노출된 청해부대 이야기가 국민들을 분노케 한 적이 있다. '청해' 부대의 이름은 어디에서 따 왔을까? 생각해 보니 장보고가 완도에 설치한 '청해진'에서 유래되지 않았을까 싶다. 학생들과 이런 얘기도 함께 해 보면 역사란 결코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2021년부터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 방식'을 번호를 붙이는 방식에서 국보, 보물 등으로 단순화 시킨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지정번호가 문화재를 서열화하는 사회적 인식을 불러 오기 때문이며 문화재에 번호를 붙인 자체가 일제강점기 때 이루어진 것이기에 전면 개선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교과서나 안내판에 지정번호 사용을 중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출판될 역사 관련 책에도 문화재 표기 방법을 변경해야 할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2> 175쪽에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현재 국보 126-6호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니 국보 126-6호 에서 그냥 국보로 수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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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풍요 - 돈 음식 몸 시간 장소 그리고 그리스도인
월터 브루그만 지음, 정성묵 옮김 / 한국장로교출판사(한장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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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풍요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 

완전한 풍요는 탐욕적인 풍요와 거리를 둔다. 

완전한 풍요는 인간이 하나님과 온전한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누릴 수 있다. 

 

저자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철저히 배격한다. 영적인 것과 물질적 인것은 분리될 수 없다. 영적인 것이 물질적인 것에 우선하는 것도 아니다. 둘이 함께 가야 한다. 말씀과 기도, 찬양으로 하나님을 예배함과 동시에 돈과 음식, 몸과 시간, 장소를 공동체 정신으로 개인의 탐욕의 도구로 전락되지 않도록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 동떨어져 살아갈 수 없다. 물질적인 것을 관리하고 다스리며 기독교의 정신을 세상 속에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저자는 이것을 성숙한 물질성을 지닌 그리스도인이라고 표현한다. 우리 사회의 친숙한 언어로 표현한다면 성숙한 시민성으로도 나타낼 수 있겠다. 

 

성숙한 물질성을 표현하는 5가지 요소는 이렇다. 돈, 음식, 몸, 시간, 장소. 이것은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물직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이 다섯 가지는 그리스도인에게나 비그리스도에게나 모두 동일하게 영향을 끼친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5가지 물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니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정체성이 드러난다. 개인의 탐욕의 수단으로 여긴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구별성이 없는 것나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으로 이것들을 어떻게 여기며 사용해야 할까? 

 

소비 VS 나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가 얼마나 소비를 많이 하느냐에 따라 계층이 구분되어 진다. 더 많이 소유하고 소비해야 상위계층이다. 반면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며 최소한의 소비조차 할 수 없는 이들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자본이 신이 되어 돈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없는 세상이 되어 버린 시대에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소비관은 어때야 할까? 돈은 소비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눔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수입의 목적은 개인의 유익이 아니라 공동체를 세워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소비를 위한 투기, 탐욕과 자기 과시를 위한 저축은 돈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 된다. 세상 속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구별된 물질관이다. 

 

소비 VS 분배

 

가정형농업과 산업형 농업의 차이점은 잉여 생산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가정형 농업은 주어진 땅에서 먹고살만큼 경쟁할 이유 없이 환경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거리를 생산한다. 반면 산업형 농업은 이윤이 목적이기에 잉여 농산물이 생기더라도 분배를 염두해 두지 않는다. 잉여물을 남겨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기독교의 정신일진대 현대 사회의 산업형 농업은 철저히 개인 이기주의로 무장되어 있다. 그리스도인은 음식의 원천이 곧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고 자족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 

 

책임감 있는 자기 관리

 

성경에서는 몸에 만큼은 철저하게 대조한다. 육체의 일이냐, 성령의 열매냐로. 책임감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건강한 영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당연히 개인의 영역을 넘어 공동의 영역에 우리의 몸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면한다. 연약한 지체가 있다면 그들을 위해 당여히 몸으로 섬겨야 한다. 노화와 죽음에 대한 생각도 대조된다. 억지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은 결국 부활의 기대를 감소시키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다.

 

안식은 저항이다!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온라인에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안식은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다. 앞으로 어떨께 될 지 모르는 세상 속에서 안식을 누린다는 것은 멍청하기 짝이 없는 행위로 보여질 수 있다. 정신없이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느리게 살아가려는 안식은 자기 이익을 위해 불철주야 달음박질하는 사람들에 비해 뒤쳐질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삶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이웃과 함께 거주하는 삶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은 경쟁하는 삶이 아니다. 나눔이 있는 삶이다. 공익을 위해 기꺼이 나누는 삶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이다. 나만의 경계를 짓고 침범하는 이웃들을 고발하는 삶이 아니라 우리의 공간을 내주고 함께 가는 삶이다. 땅의 소유주는 마지막 거주자가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과 연결되어 어 있고 과거의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다. 장소는 성취가 아니라 선물이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기에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끝으로 저자는 성숙한 물질성(시민성)을 드러내는 돈과 음식, 몸과 시간, 장소를 이웃에게 공의와 정의로, 은총과 긍휼, 진실로 실천하는 일이 완전한 풍요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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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1 - 고조선부터 삼국시대까지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1
문재갑 지음, 최승협 그림 / 아롬주니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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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후회가 없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공부가 역사가 아닐까 싶다. 지도자의 역사 의식 부재는 혼란을 넘어 방향을 놓치게 된다. 거대한 배를 움직이는 것은 선장이 조정하는 키라고한다.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중요한 결정에 올바른 역사 의식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역사 의식은 하루 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방대한 분량의 역사를 시험 공부하듯 암기한다고 될 일도 아니기에 어리면 어릴수록 역사와 친숙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재미나게 이야기로 풀어쓴 여러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중에 아롬주니어 출판사에서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를 시리즈로 10권을 발행했다. 그중에 첫 번째 책으로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1. 고조선부터 삼국 시대까지>를 살펴보았다. 

 

도쿄 올림픽에서 연일 금메달 소식을 안겨준 종목이 있다. 바로 양궁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을 휩쓸만큼 세계 언론으로부터도 찬사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는 양궁에 이렇게 강할까? 단서가 될만한 내용이 나와 있어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수천 년에 걸친 세월이 지나면서 남방계는 무에타이와 세팍타크로 등을 통해 나타나는 것처럼 미는 힘을, 북방계는 씨름이나 유도 등을 통해 나타나는 것처럼 당기는 힘을 잘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요" (62쪽)

 

<삼국유사>의 고조선기에는 '석유환국'이라는 구절이 나와있다. 고조선 이전에 환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했었다고 한다. 여러 부족들이 모인 연합체였던 환국은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서 지금의 중국 만주 쪽으로 이동한 부족으로 여겨진다. 전형적인 북방계 민족이다. 추위라는 자연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유전자들이 적응되어 왔을 것이고 비교적 따뜻한 남방계 민족보다 당기는 힘을 잘 이용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양궁도 활 시위를 당겨서 정확히 과녁에 맞추는 경기인 것을 보면 유전자는 결코 속일 수 없는 것 같다.

 

신화와 전설로 전해오는 단군 이야기들이 결코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충분히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관계들을 유추해 낼 수 있는 자료임을 알게 된다. 일제강점기 시절 식민사관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왜곡한 전례들이 밝혀지고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유사 시 변수에 대해 일치감치 중국 기반의 역사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문자가 없었던 시기에 진행된 선사시대의 역사와 고조선, 삼국시대의 역사는 앞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관계에서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역사적 전쟁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없고, 먼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지는 고대사의 역사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관심 영역을 넓혀가야 하는 이유는 국가의 존치 여부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1. 고조선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긴긴 여름방학을 우리의 역사 공부 시간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자녀를 둔 부모들이 먼저 관심을 가져야 자녀들도 부모의 관심사를 따라 할 수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부터 역사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학생들도 자연히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고조선 이전의 역사, 고조선과 삼국시대의 역사가 비록 아주 먼 옛날 이야기처럼 여겨지더라도 차근차근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읽혀질 수 있는 이야기 책을 가지고 시작해 보면 어떨까?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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