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만드는 법 -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땅콩문고
강윤정 지음 / 유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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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편집자가 하는 일

 

"작품의 편집이나 만듦새, 홍보 방식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 세계와 어울리는 방향, 그중에 지금의 독자에게 소구할 방향으로 조율해 나가는 일입니다" (17~18쪽)

*소구: (방송, 신문) 광고나 판매 따위에서 ,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시켜 구매 동기를 유발함.

 

작가는 글을 창작하는 사람이다. 작가를 빛나게 해주는 것은 그가 쓴 원고다. 그리고 그 원고를 독자들의 니즈에 맞게 편집해 주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올해 나도 책 작업을 마무리 중에 있다. 전반기에 어찌어찌 분량을 채워 원고를 출판사 편집자에게 넘겼다. 그리고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편집자가 원고를 읽어보고 나름대로 방향을 정해 수정해야 할 부분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처음에는 약간 언잖기도 했다. 기껏 쓴 원고를 다시 쓰라고 하니 속상했다. '왜 이렇게 까다롭지'.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편집자가 해야 하는 일을 이해하게 되었다. 

 

"편집 업무는 원고에서 시작해 물성을 가진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선형적으로 차근차근 진행되는 일입니다. 다만 한권의 책만 붙잡고 있지는 않기에 실제 업무 감각은 선형적이기보다는 순환적이고, 대여섯 개의 공을 동시에 던지고 받는 저글링 곡예사의 그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19쪽)

 

출판사 편집자는 한 권의 책만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해가 풀렸다. 6월달에 원고를 넘겼고 중간 중간 피드백을 받다가 8~9월에는 아무런 소식이 없기에 이제 작업은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10월에 연락을 주셔서 '글이 재미없다', '왜 이렇게 ~한다 등의 가르치는 식으로 썼나', '3장과 4장을 다시 써 주셨으면 한다','원고 마감일은 10월 30일이다'라고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순간 열이 뻗칠 뻔 했다. 아니, 지금까지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갑자기 10월 말일까지 다시 쓰라고? 이 책을 읽어보니 왜 편집자께서 지금에서야 연락을 주었으니 이해가 되었다. "대여섯 개의 공을 동시에 던지고 받는 저글링 곡예사" 이기 때문에.

 

"같은 원고라도 백 명의 편집자가 있다면 백 권의 아주 많이 다른 책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34쪽)

 

편집자의 능력이다. 같은 원고라도 편집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수 많은 책들을 편집해서 독자들 앞에 내 놓을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신의 손이다. 편집자를 잘 만나야 작가가 빛이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제목, 책 표지 디자인, 띠지에 들어갈 문구, 심지어 서점 매대에 놓았을 때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전략 등 편집자는 원고를 편집하는 것에서부터 서점에 책이 놓이는 순간까지 한시도 놓치지 않고 관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열정이 있고 남다른 감각을 가진 편집자를 잘 만나는 것도 작가의 복인 것 같다. 

 

"작가 역시 본인 의견도 중요하지만 독자와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므로, 편집자가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의견을 내 놓으면 거기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35~36쪽)

 

올 해 11월 중으로 시장에 선 보이는 나의 첫 책 <교감으로 살아남기>는 사실 독자층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교육에 관한 책이긴 하지만 교사가 아닌 교감을 타켓층으로 하는 책이다보니 독자의 범위가 좁을 수 밖에 없다. 다만, 현직 교감이 쓴 책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약간의 신선한 감이 있다는 점이 있다. 사실 분명한 독자층은 교감 또는 교감이 되려고 준비하는 교사, 한 가지 더 기대한다면 학교의 교감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교사들. 이 정도다. <교감으로 살아남기>가 서점에 출고될 때 과연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가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겠지만 초보 신규 작가의 입장에서는 사실 설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편집자는 자신이 쌓아온 읽기의 경험을 믿어야 한다" (45쪽)

 

편집자는 작가의 원고를 처음으로 읽는 독자이자 반복해서 읽으며 편집자의 감각으로 독자들의 시선으로 맞추어가는 조율사이다. 편집자는 편집증을 앓고 있는 중독자이기도 하다. 작가의 원고를 판단하고 수정할 부분들을 찾아내는 감별사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주관도 잃지 말아야겠지만, 편집자의 시선에도 귀를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책 <교감으로 살아남기>는 편집자의 그동안의 쌓아온 읽기의 경험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좋은 원고를 쓰는 것이 저자의 몫이라면 그것을 독자가 집어 들고 싶은 책으로 만드는 것이 편집자의 일이니까" (69쪽)

 

이번에 책 작업을 통해 편집자와 처음으로 소통하게 되었다. 편집자가 하는 일을 알고 나니 위대해 보인다. 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은 작가의 실력도 있겠지만 5할은 편집자의 실력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작품을 한발 떨어져 다시 살펴본 심경,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두 같은 것이 담긴 글이자,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작가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는 글이다" (129쪽)

 

이제 곧 있으면 '작가의 말'을 써야 한다. 편집자께서 편집된 원고를 보내주시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작업이 '작가의 말' 일 것 같다. 어떻게 작가의 말을 쓸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명쾌하게 방향을 잡아주는 글을 읽고 안도의 한 숨을 쉬게 된다. '자신의 작품을 한발 떨어져 다시 살펴본 심경',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두',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작가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는 글' 이 되어야 한다는 점

 

"책의 운명은 잘 만들어졌느냐 아니냐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닌바, 책이 나왔다는 것을 독자가 인지하느냐, 독자가 그 책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느냐가 결정적이다" (134쪽)

 

이제 곧 있으면 주사위가 던져진다. 책의 운명이 결정된다. 잠깐 시장에 나왔다가 사라질지 아니면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지...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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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교육의 미래 - 왜 기술만으로 교실을 변화시킬 수 없을까
저스틴 라이크 지음, 안기순 옮김, 구본권 감수 / 문예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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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코로나로 불러온 언택트는 접촉을 불편해하는 세대에게 접속으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할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언택트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유리한 점이 있다. 불필요한 작업 공간을 줄이는 대신 재택근무를 통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시간적으로도 초월할 수 있다. 단지 언택트 시대 기기를 다루지 못하는 정보 취약계층들을 어떻게 지원해 갈 것인가는 또 다른 숙제다. 포노 사피엔스로 분류되는 우리 학생들에게 언택트는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날개가 될지? 교육 격차를 벌리는 애물단지가 될지? 

 

 

최상의 교육 콘텐츠를 더 많은 학생에게, 더 쉽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에듀테크’는 팬데믹 시기에 제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 비대면 교육이 상수가 된 ‘위드 코로나’ 시대는 오히려 교육현장에서 에듀테크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있다. 언택트 시대가 놓친 에듀테크의 핵심 쟁점들은 무엇인가? 왜 기술만으로 교실을 바꿀 수 없을까?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두된 혁신적 교육기술에 대한 MIT 교수의 명쾌한 평가보고서로, 에듀테크에 대한 대중의 과도한 기대와 매혹을 바로잡는다.

 

코로나 이후 대두된 언택트 교육에 대한

MIT 교수의 명쾌한 평가보고서

 

팬데믹과 함께 대비할 틈 없이 교실로 밀어닥친 ‘에듀테크’의 물결은, 기대와 달리 유례없는 학력 격차라는 우려스러운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지만 교육과 기술이 결합하는 흐름은 막을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다. 코로나 이후 줌(ZOOM) 등을 활용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은 이제 에듀테크의 맹점들을 스스로 숙지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 세계 교육현장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계 종사자들과 직접 대화하며 교육기술의 성과와 한계를 누구보다 깊이 연구해온 MIT 티칭시스템랩 소장 저스틴 라이시가 전하는 도움말은 그래서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저스틴 라이시는 교육 ‘혁신’에 쏟아지는 대중의 기대와 관심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온 에듀테크 연구자다. 에듀테크가 맞닥뜨린 딜레마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시도됐던 방법들을 교사, 학부모, 학생, 교육 시스템 연구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살펴보며, 팬데믹 이후 에듀테크가 시도해봐야 할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서도 충실히 짚어준다. 지난 20여 년간 에듀테크의 역사를 연구한 결과를 명료하고 공정하게 분석하는 이 책은,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교수법과 학습 기술을 선택하고 구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값진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왜 기술만으로 교실을 바꿀 수 없을까?

언택트 시대가 놓친 에듀테크의 핵심 쟁점들

 

지난 10년 동안 ‘기술 낙관주의’가 교육에 대해 요란한 주장을 꾸준히 펼친 결과, 사람들은 초등학교 교사 한 명이 여섯 살짜리 학생 20명을 원격으로 동시에 가르치는 ‘대규모 학습’이 가능하다고 믿게 되었다. 그러나 저스틴 라이시는 이 책에서 교육의 ‘혁신’이라고 알려진 최신 교육기술이 거둔 성적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뉴욕 타임스〉는 팬데믹 훨씬 이전인 2012년을 온라인 공개강좌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해’로 지정했고, 실리콘밸리 사업가들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 최빈곤 지역 초등학교와 일류대학에 온라인 공개강좌와 같은 대규모 학습을 실시해왔다. 이제 언택트 교육이 전례 없이 퍼진 지난 십수 년을 돌아보자. 왜 교사는 지칠 대로 지쳐있고, 왜 학생은 소외된 것일까?

 

저자 저스틴 라이시는 국가의 이상과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전 세계에 수준급 교육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기술은 없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온라인 공개강좌인 MOOC 같은 교육기술만 살펴보더라도, 교육 소외계층이 고등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미 자기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고 안정적 재정 상태를 갖춘 학생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연구자들이 불평등을 장기화하고 영구화하는 MOOC의 학습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MOOC를 통한 학습의 맹점에 관해 세상에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에듀테크가 학습 효과를 높일 것이라는 대중의 기대가 널리 퍼져 있는 지금, 이러한 관점에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저스틴 라이시의 연구는 주목받아야 마땅하다. 이 책은 언택트 시대가 놓친 에듀테크의 핵심 쟁점들을 총망라하며, 그 한계와 성과를 명쾌하게 제시한다.

 

혁신적 교육기술에 대한 대중의

과도한 기대와 매혹을 바로잡는다

 

2000년대와 2010년, 교육 시스템의 전면적 변화를 꿈꾸는 기술 주도적 교육전문가들이 있었다. 이들은 에듀테크 옹호론자들로, “파괴적 혁신”이라는 미사여구를 통해 새로운 기술이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 커다란 변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1세기 전반 20년 동안 에듀테크 옹호론자들이 약속한 혁신은 대부분 미완으로 끝났고, 이에 비판을 제기하는 회의론자들의 풍부한 담론들이 펼쳐졌다. 저스틴 라이시는 에듀테크 옹호론자나 회의론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회의론자의 비판을 수용하는 기술 주도적 교육전문가, 이른바 팅커러(Tinkerer)다(26쪽). 그는 에듀테크를 통해 교수법과 학습 효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낙관론을 지지하는 한편, 에듀테크에 대한 비현실적인 낙관을 견제해줄 제동 장치로서 회의론자들의 연구와 비판을 수용한다.

 

왜 기술만으로 교육을 변화시킬 수 없는가? 저자 저스틴 라이시는 교육 시스템을 교사, 학생, 가정, 학교 이사회, 지역사회,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협상하는 정치적 제도로 본다. 여러 주체가 얽히고설킨 ‘교육 생태계’에서 교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혁신적 ‘기술’을 투입한다고 해서 단번에 교육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과거 교육기술이 걸어온 길을 촘촘하게 짚어보고, 교육기술이 해결해줄 수 없는 학교의 돌봄 문제, 자동채점 기술이 채점할 수 없는 인문학적 질문들, 에듀테크를 활용할수록 더욱 불거지는 교육 불평등 문제 등, 지난 20여 년간 교육기술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그는 결국 기술만으로 교육 시스템을 ‘혁신’하지 못하며, 다만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을 뿐이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변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기술만이 아닌, 교육 생태계를 이루는 주체들과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 에듀테크에 대한 균형 있는 관점을 제시하고, 기존 학습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이 책은, 에듀테크의 사용을 주도하는 주체들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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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교육에 스며들다
이다정 지음 / 교육과실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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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을 잠시 떠나 있을 때 더 아이들이 보고 싶었다는 이다정 교사의 마음이 전해진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저자는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머무르고 있었다고 한다. 미국에 가면 좀 더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한 발자국도 집 밖에 나가지 못했던 때가 더 많았다고 한다. 특히 아시안에 대한 혐오가 폭력으로 번져나갈 때 쯤 공포와 두려움으로 지냈다고 한다. 힘든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던 것은 그림 한 장면이었다고 한다. 저자가 미술 교과로 아이들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그림 한 장면을 통해 만나는 학생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학교에서 힘든 업무로 마음이 지쳐 있을 때에도 그림 한 장면을 통해 교직에 대한 새로운 사명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에게 있어 그림은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예술, 교육에 스며들다>는 미술 교사인 저자의 인생 스토리가 담겨 있다. 단순히 명화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명화를 통해 교육의 생기를 불어넣고 교사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었다는 교직 일기이기도 하다. 그림을 포함한 예술은 사람의 본성 깊은 곳까지 내려가 큰 울림을 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 중 하나가 예술감각이다. 인문학의 기초는 문, 사, 철 즉 문학, 역사, 철학이 주를 이루지만 이것들을 바탕으로 파생된 것이 예술, 건축, 과학, 교육 등이다. 결국 예술과 교육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전 생애를 걸고 명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편안하고 삶이 보장된 '궁정화가'의 자리를 바라보기 보다 당시 시대가 추구하는 화풍을 넘어 누구도 개척하지 않은 자신만의 시선을 화폭에 담아냈다. 수업하는 교사도 마찬가지다. 지식 뿐만 아니라 감성이 함께 어우러져 학생의 성장을 꾀하기 위해 종합예술가로 학생들 앞에 선다. 예술은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다영 교사가 그림을 통해 학생들의 상상력을 끌어내는 것처럼.

 

예술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미치면서 탄생한다. 그림이나 조작, 벽화 등 무엇이든 위대한 예술로 남은 작품들은 반드시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만약 예술가의 삶이 사회와 관련이 없다면 그것은 취미활동이다. 진정한 예술가는 반드시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는 의미가 깃든 작품을 만든다. 미술이 곧 역사 공부이며 사회상을 분석하고 통찰할 수 있는 사회 공부가 될 수 있다. '예술이 교육에 스며들어야 하는 이유' 이기도 하다. 

 

필립스 엑시터에서 예술 과목은 음악, 미술, 연기의 세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과목은 일정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학생들은 졸업을 하기 위해 이 세 과목 중 적어도 두 과목에서 정해진 학점을 따야 한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이수 학점을 채우고도 더 많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예술 과목을 통해 인성을 기르고 정서적 균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학생들은 예술 수업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차츰 변화되고 창의력과 대인관계가 발전한다. 우리가 잘 아는 중세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더 이상 세계의 중심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며 그 사상을 고대 그리스 로마의 학문과 예술에서 찾으려 했던 것이 르네상스(부활)였다. 결국 르네상스의 도래는 예술이 기폭제가 된 것이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사람들이 생활하는 터전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장작을 쌓다보면 자기만의 쌓는 법을 예술의 차원으로 높일 수 있다. 노르웨이 사람들처럼. 그리고 조선 후기가 되면서 양반을 풍자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것한 것이 예술을 통해 이루어졌다.

 

<교실 속 자존감>의 저자 조세핀 김은 교육을 예술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평범한 교사는 가르치고, 좋은 교사는 설명하며, 훌륭한 교사는 직접 보여주고, 위대한 교사는 영감을 불어넣는다."( 교실 속 자존감, 조세핀 김, 비전과리더십, 221쪽)

 

<송샘의 아름다운 수업>의 저자 송형호 교사는 예술에 대해 이렇게 강조한다.

 

"교사는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몸이 아프면 의사가 되어야 하고,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상담가가 되기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교사는 종합 예술가다"(송샘의 아름다운 수업, 송형호, 에듀니티, 83쪽)

 

수업과 교육을 예술을 통해 바라보며 얻은 통찰과 기쁨, 생각들을 모아 놓은 이다정 교사의 <예술, 교육에 스며들다>를 깊어가는 가을 꼭 일독해 보실 것을 추천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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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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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인간을 능가할 것인가? 사람과 같은 존재로 여길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과연 공존할 수 있을까? 사람이 우선시 되고 인공지능은 보조가 되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다. 만약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하거나 사람과 같이 되어 또 다른 인격체가 된다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이지성 작가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법, 2021, 차이정원>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절대 가질 수 없는 능력을 소유하기 위해 교육 방법을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교육 방법이 무엇일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법을 위해 역시 독서를 강조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전성재 교수의 말대로 '독서는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공부의 기반' 이라고 한다. 

 

IT 기술의 개발은 인공지능을 넘어 메타버스로 향하고 있다. AI(인공지능)에 의해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량 실업자로 전락 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다. 지식과 기술의 습득면에서 AI(인공지능)는 이미 인간을 능가하고 있다.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국에서 이미 입증된 부분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만이 유일하게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창의역량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의 저자 한지우는 인문학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2020년 10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 카이스트에 '융합인재학부'가 신설되었습니다. (중략) 학교가 지정학 책(70%), 자신이 선정한 도서(30%)를 포함해 총 100권을 읽고 감상평을 남겨야만 졸업을 할 수 있는 특이한 과정도 포함돼 있습니다" (85~86쪽)

 

1929년까지만 해도 시카고 대학은 무명에 가까운 대학에 불과했다. 그러나 로버트 허친스 총장 부임 후 시카고 대학은 변모를 거듭해갔다. 지금의 시카고 대학이 있게 한 것은 '시카고 플랜'이라고 불리운 고전100독 읽기 프로그램이었다. 졸업하기 위한 조건으로 고전 100독 읽기로 최고의 대학이 되었다. 인문학을 중요성을 깨닫고 학교를 변화시킨 사례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는 권력이나 돈, 힘이 아닌 즐거움과 행복함, 의밍, 유대 등입니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는 일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151쪽)

 

"이제 많은 부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양질의 제품이나 합리적인 가격과 질 높은 서비스에 집중하기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이야기와 가치를 만드는데 주력합니다" (152쪽)

 

로봇과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은 스토리와 가치라는 점이다. 창의성은 독서에서 시작되며 인공지능도 범접할 수 없는 분야가 감성이라는 부분이다. 인간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이성과 감성에 의해 움직인다. 둘 중에 경중을 따져본다면 이성보다 감성이다. 감성에 마음이 기우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다. 차가운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에서 글자에 따뜻한 감성을 입힌 아날로그적 손 글씨, 캘리그라피가 각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성은 자기인식과 자기관리능력, 긍정, 자율을 말한다. AI(인공지능)와 차별이되는 점이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에는 세상의 기준에 속박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예술가형 인재들이 주도합니다" (161쪽)

 

AI(인공지능)가 쉽게 하는 것은 사람이 어려워한다. 복잡한 수식을 계산하는 것은 AI에게는 가장 쉬운 일이다. 반면 AI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일, 사람의 본질을 통찰하는 일은 AI가 어려워하는 영역이다. AI도 결국 인문학을 통해 발전한다. 실리콘밸리의 혁신가들이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인문학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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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면 -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 자전 에세이
유미 호건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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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퍼스트레이디 자서전이 출간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대통령에 관한 자서전은 참 많다. 우리나라도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등등 대통령 재임 시절 있었던 일화나 자신이 걸어온 삶, 철학 등을 기록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반면 퍼스트레이디에 관한 책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통령의 지근 거리에서 국정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페스트레이디의 삶을 담아낸 책이 출간되어 대통령 내외의 일상 뿐만 아니라 퍼스트레이디가 바라보는 다양한 생각들을 들어보면 좋을 듯 싶다.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은 2015년부터 한국에서도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메릴랜드주는 미국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 지역이다. 이곳에서 유미 호건의 남편 래리 호건은 236년만에 공화당 당적을 가지고 재선을 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래리 호건 특유의 친화력과 정치 감각이 뛰어난 점도 있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조 역할을 감당해냈던 유미 호건 여사의 도움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메릴랜드주에는 소수계 이민자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고 한국계도 상당수가 포진되어 살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국계 이민자 유미 호건의 호소력 있는 활동은 래리 호건에게 큰 도움으로 작용되었다.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의 한국 이름은 '박유미' 다. 전남 나주 태생으로 이른 나이(19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결혼 생활을 했지만 전 남편의 도박과 무절제한 삶으로 첫 결혼 생활은 깨지고 말았다. 그후 홀로 세 딸을 키우며 힘들게 살아가던 중 래리 호건을 만나게 되고 재혼을 하게 된다. 래리 호건이 정치에 입문했을 때 늘 곁에서 조언해 주고 힘이 되어 주었던 유미 호건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메릴랜드주에서 공화당 출신의 남편이 주지자로 당선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고된 이민자의 삶을 살았던 박유미는 일약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으로 변신하게 된다. 고생하며 낯선 땅에서 살아온 삶이 뒷받침되어 유미 호건 특유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계 이민자라는 딱지가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분위기를 반전시켜 메릴랜드주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소수계 아시안인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얼마전 코로나-19로 인해 아시아인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을 때 유미 호건은 남편을 설득하여 메릴랜드주에서 아시아인들을 보호하고 폭력사태를 막아내는 일에 숨은 역할을 했다. 

 

우리의 인생은 아무도 모른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간 아시아계 이민자가 미국 주지사 퍼스트레이디가 되리라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여자 혼자의 몸으로 세 딸을 키워낸 것도 기적인데 말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유미 호건은 그리스도인이다. 인생의 역경 속에 늘 그녀는 기도했을 것이다. 남편의 정치적 동반자로써 늘 기도로 중보했을 것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래리 호건의 행보 속에 유심히 지켜보아야할 인물이 있으니 바로 유미 호건이다.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언론에 크게 조명되지는 않지만 대통령을 움직이는 이는 바로 퍼스트레이디다. 우리나라도 이제 내년 3월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대통령 후보로 나온 여야 후보들의 면면들이 토론회를 통해 여러가지 방향에서 검증되고 있다. 가능하다면 대통령 후보로 나온 여야 경선 후보들의 배우자들도 국민들의 입장에서 검증해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최소한 그들이 살아온 인생의 흔적들이라도 안다면 퍼스트레이디로써 역할을 잘 감당해 낼 수 있을지 국민들이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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