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책 - 복잡한 세상을 횡단하여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는
문병철.이명현 지음 / 유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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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참 재미있다. 사.과.책. 

 

책 표지처럼 천문학자 이명현님과 정치학자 문병철님의 복잡한 세상을 읽어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 자신들만의 책읽기를 소개한 책이다. 깊고 넓은 사회책과 과학책 읽기를 독자들에게 권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천문학자와 정치학자가 지독한 책벌레 될 수 있었을까?

 

두 분 모두 82학번 친구인 것 같다. 고등학교도 동문 수학한 듯 싶다. 학창 시절 문학 동아리를 만들어 소설을 포함한 다양한 문학을 읽어내려고 했던 열정들이 대학 졸업 후 전문적인 영역을 살아가면서도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지금껏 독서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과학책방 길다를 만들어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과학의 고전부터 신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친근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리뷰하며 서평을 쓰고 있다. 천문학자 이명현님의 이야기다. 그리고 정치학자 문병철님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과학책을 읽는 것은 곧 세상 읽기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자연현상 뿐만 아니라 사회현상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때에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 사회과학책을 탐독해야 하는 이유가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사실 과학책이든 사회책이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독자들의 관심을 받기가 쉽지 않다. 과학이론도 최신 경향에 따라 기존에 진리라고 생각되었던 것도 거짓으로 바뀌고 있다. 천문학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발견 내용들이 첨부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과학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과학적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과학책이 담고 있는 과학적 사고를 습득하기 위함이다. 과학은 수학적이며 객관적이기에 이러한 사고방식은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준다. 사회과학책도 마찬가지다. 사회과학영역이 세분화되고 있다. 정치학, 경제학도 사회과학이다.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도 사회과학책을 읽으면서 길러낼 수 있다. 성숙한 시민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을 읽어낼 수 있어야 좌우로 휘둘리지 않는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다. 

 

책 곳곳에는 천문학자와 정치학자가 추천해 주는 다양한 책 목록들이 있다. 잘 메모해 두었다고 입문서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특히 다양한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종이책으로만 독서를 고집하던 방법에서 토론, 유튜브, 영화 등 비독서 행위도 독서임을 강조한다. 어려운 분야일수록 책으로 입문하기 보다 먼저 저자의 영상을 시청하면서 워밍업을 해 둘 것을 권면하고 있다. 

 

책읽기는 누구나해야 하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일수록 책 읽기는 필수다. 폭넓은 독서가 깊이있는 전문성을 발휘하게 해 줄것이다. 천문학자가 소설을 읽는 이유도, 정치학자가 철학서를 읽는 이유도 복잡한 세상 속에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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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 의미 있게 가치 있게 지속가능한 나로 사는 법
유명훈 지음 / 더블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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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다. 소비자들도 현명해 지고 있다. 상품의 질이 높으냐 낮으냐를 떠나 기업의 가치가 어떤가를 먼저 살펴본다. 특히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소비 패턴의 특징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흥망성쇄와 직결될 것이다. 기업의 이익이 곧 기업의 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국내 최최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컨설턴트다. 그는 <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동향과 더불어 개인의 밀도 있는 삶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밀도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그는 개인의 생활과 밀접한 7가지 영역을 언급하며 이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각자가 환경을 생각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생, 공존, 협력을 추구하는 삶이 곧 '밀도 있는 삶' 이라고 정의하며 서로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문학적 사고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그는 사람들이 늘 입고 다니는 옷과 패션을 첫 화두로 꺼낸다.

 

72쪽.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의 패션 스타일을 주목해 보라고 말한다. 주커버그가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자를 고집하는 장면을 인터넷에서 많이 보아왔다. 주커버그가 입은 회색 티셔츠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라고 한다. 왜 주커버그는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고집할까? 가격도 적지 않는데 말이다. 결국 주커버그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고 패션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휴머니즘을 기업의 가치로 생각하고 지속가능한 패션 트랜드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주커버그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이들이 지속가능성을 생각한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CSR이 필수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가치를 담은 브랜드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옷 한 벌을 입을 때도 생각과 가치를 담아내고자 한다. 지속가능성을 생각한 기업의 브랜드를 입을 때 즐거움을 넘어 자부심을 가진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기업이 생각해야 할 지점이다. 

 

먹거리, 집, 교육, 소비, 투자에 이르기까지 ESG 즉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가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지 이것을 라이프 스타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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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년/초등] PBL 프로젝트 수업 레시피 - 수업에서 바로 적용하는
안부영 지음 / 맘에드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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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학생중심활동 수업을 위해 문제를 만들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교과를 묶어내고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차시별 수업 계획을 세운다. 학생들이 해결할 문제는 관련 교과의 성취기준을 근거로 제시한다. 학생들은 분절적인 교과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 분석을 위하여 관련 교과의 지식을 활용한다.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결국 프로젝트 문제를 해결한다. PBL 프로젝트 수업의 흐름이다. 

 

PBL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인다. 교사는 문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문제를 분석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각자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낸다. 10차 이상의 수업 설계를 세울 때 교사는 프로젝트의 방향을 세워가야 한다. 교과들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학생들은 활동을 통해 다양한 교과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교과 간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는 전문가의 손길이다. 때로는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해도 좋을 듯 싶다. 의외로 교사가 생각할 수 없는 부분들을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얻게 된다. 

 

학생이 관심가질 만한 주제들이 있다. 계절에 따른 내용도 괜찮고 사회적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PBL 프로젝트 수업의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시간표이 구성도 달라져야겠다. 각 교과별의 나열이 아니라 PBL 프로젝트명이 곧 일일 또는 주간 학습 계획이 되겠다. 문제를 다같이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능력들을 습득할 수 있겠다. 문제를 분석하고 분류하는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자료를 해석하는 능력, 결과를 모으고 발표하는 능력 등 교과별 추구하는 다양한 역량들을 PBL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PBL 프로젝트 수업 레시피> 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저자가 직접 실천한 수업 사례들이 담겨 있다. 저자의 수업 레시피를 참고로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다른 수업들이 발전된 방향으로 변화되지 않을까 싶다. 문제를 제시하는 방법이 어려울 수 있을 때 저자가 만든 문제 상황을 참고로 하여 자신의 학급에 맞게 수정해서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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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동물들에 관하여 - 어느 수의사가 기록한 85일간의 도살장 일기
리나 구스타브손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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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돼지만 바꾸었을 뿐, 돼지의 환경을 바꾸지 않았다" 

 

2002년으로 기억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근무했던 적이 있다. 학기 초에 가정방문을 다녔다. 5학년과 6학년이 함께 공부하는 복식학급 담임교사였다. 6학년 학생 중에 한 명의 집이 돼지를 키우고 있었다. 학교에서 걸어서 30여분 걸리는 거리였다.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간다고 하니 싫어했다.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아이가 좋든 싫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간다고 말씀을 해 놓았기에 약속된 시간에 도착했다. 학부모님께서 일하고 계셨다. 돈사를 물로 청소하고 있으셨다. 돼지를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침 암퇘지 곁에서 새기 돼지들이 옹기종기 젖을 빨고 있었다. 다른 칸에서는 돼지 몇 마리들이 좁근 공간에서 엎드려 있다시피 놓여 있었다. 선홍빛깔의 피부에 덕지덕지 오물들이 묻어 있어 청결과는 약간 거리가 먼 느낌을 가졌다. 하지만 돼지의 눈은 참 맑았다. 돼지 코도 가까이에서 보니 의외로 귀엽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돈사에서 풍겨나오는 냄새가 고약하다고 하지만 그런대로 참을 수 있었다. 늘 일하시는 분들 앞에서 냄새 타령 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스웨덴의 수의사 리나 구스타브손이 돼지 도축장에서 검사원으로 지낸 85일간의 경험을 일기로 담아낸 책을 펴냈다. 학급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던 이야기들을 매일 매일 기록한 교사 일기라든지 코로나19를 맞이하여 감염병과 씨름하듯 환자들을 돌본 사례를 적어낸 의사 일기 등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도살장 일기는 생소했다. 우리나라도 축산물위생관리법 제12조에 따라 축산물 검사관을 도축장에 배치한다고 한다. 보통 검사관은 수의직 공무원으로 수의사 자격증을 가진 7급 공무원이라고한다. 스웨덴도 이와 비슷하게 대량의 돼지를 도축하는 시설에 반드시 수의사를 두게 되어 있나보다. 

 

수의사가 하는 일이 나와 있다. 트럭에 실려 오는 돼지들 속에서 혹시나 감염되어 있거나 질병에 노출된 돼지, 다리를 절거나 피부에 상처가 난 돼지, 육안으로 보았을 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돼지들을 선별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계류장에서 기다리는 돼지들 속에서 발생되는 상처난 돼지도 가려내는 일을 한다. 그 이유는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고기의 질을 최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절차이며 만에 하나 있을 감염병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그뿐만 아니라 도축하기 전 돼지들을 함부로 패거나 무자비하게 다루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하루 종일 도축되는 돼지의 수가 셀 수 없이 많고 도축되는 과정이 모두 컨베이트벨트에 의해 기계적으로 움직여지기에 생명의 존엄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사치라고 한다. 다만 법에 의해 최대한 안전하게 도축되도록 검사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비명 소리, 바닥에 흐르는 핏물, 각종 내장에서 흐르는 분비물 등으로 인해 근무하는 환경은 결코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전한다. 물론 수의사 외에 도축 작업을 하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오랜 시간 동안 일했던 베테랑급들이다. 이 분들은 중간에 관둘 기회가 있었지만 가족들 생각하다보니 때를 놓쳐 적게 잡아도 20년 넘게 매일 도축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꼬리 상처는 잘 곪는다. 그래서 몸에 감염원이 생길 수 있고, 그럼 그 고기는 전량 폐기해야 한다"

 

도축장 내의 수의사들이 남긴 기록들의 면면을 읽어내려가보면 돼지도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 몸부림 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산화탄소 질식장으로 끌려가기 싫어 발로 버티며 서 있는 모습,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 다른 돼지의 등을 타고 도망치려는 몸부림, 피부가 닿을 만큼 빼곡한 공간에서 숨이라도 제대로 쉬고 싶어 헉헉 거리는 모습들을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물의 압력을 순간적으로 높혀 돼지 머리에 마취를 가하는 모습은 수의사들의 기록을 읽지 않고서는 전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펜액펜 출판사에서 최근에 발행한 <대한민국 돼지 이야기>에 보면 돼지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가축이자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사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 토종 돼지는 재래종으로 크기가 작되 먹성은 엄청 좋았다고 한다. 그만큼 사료값이 많이 들다보니 개체수를 늘이기에 부담이 되었고 일제강점기 이후 덩치가 크고 새끼를 많이 낳는 외래종이 들어오면서부터 재래종은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돼지도 계속해서 개량되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돼지가 사는 환경이라고 한다. 사람에게 고기와 털을 공급해 주는 돼지를 최대한 위생적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듯 싶다.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동물들에 관하여>를 그동안 사람들이 놓쳤던 동물들의 서식 환경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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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넘볼 수 없게 하라 - 패션의 권력학
계정민 지음 / 소나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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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패션이 권력이었을까?

 

모든 패션이 권력일 수 없지만 산업혁명 이후 신흥 중산층들에게는 패션이 권력이었다. 패션을 선도한 것은 잡지도 아니고 언론도 아닌 바로 '소설' 이었다. 

귀족층의 문화를 소재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문학의 한 장르로까지 발전할 정도로 많은 독자층들이 확보되어 있었습니다. 중산층의 입장에서는 선망의 대상인 귀족들이 누렸던 문화를 따라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미디어가 발달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어깨 넘어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어깨 넘어의 역할을 소설가들이 감당했는데 책 표지에 나온 사람이 곧 실버포크의 창시자 '훅' 이었다. 

 

'훅'은 태생적 계급적 한계를 뛰어넘어 포크소설을 통해 인기를 한 몸에 얻은 당대의 슈퍼스타였다. 실버포크는 "중간계급의 모방욕구가 발현된 결과" 였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노동과 투자에 전념하고 자본축적에 집중하느라 예술과 패션에 관한 고급스러운 취향을 습득하지 못한 중간계급은 낮은 취향으로 인해 본질적으로 저급하고 무지한 집단으로 판정되어 버리는 것이다" (86쪽)

 

실버포크의 대중화는 인쇄업의 발달도 한 몫을 감당했다. 특히 실버포크의 저자들은 홍보면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소설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지로 과대 홍보까지 서슴치 않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후대의 역사가들은 출판계의 최초의 부풀리기 허위 광고가 아니었느냐고 평가한다. 소위 부풀리기라고 부르는 퍼핑은 소설 마케팅의 중요한 수단 중에 하나였다. 

 

패션을 통해 시각적 차별을 원했던 것은 중간계급이 소유한 부의 양과 비례했다. 오늘날 전해오는 유럽풍의 귀족 명화들만 보더라도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스러운 그리고 호화스럽게 보이는 의상을 입은 이들이 화폭의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는 그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중간계급의 신흥 부자들도 귀족들처럼 패션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패션을 통해 나름 권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산업혁명 후 귀족층으로 한정되어 있었던 참정권도 점점 신흥 부르주아층으로 확대되어 갔던 것을 보면 그들의 정치적 입김도 커져갔던 것을 볼 수 있다. 

 

<감히 넘볼 수 없게 하라>의 책 제목이 독자들에게 시사하는 것처럼 거대한 권력을 쥔 이들은 지속적으로 권력을 향유하려고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권력을 수단화하고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도구가 바로 패션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패션에 관한 역사는 인류가 옷을 해 입고 옷과 관련된 산업이 발달하면서 생겨났을 것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는 알몸으로 태어나지만 죽는 그 순간까지 옷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살아간다. 옷은 단순히 더위를 피하고 추위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체성'으로 나타난다. 곧 패션이 아름다움을 넘어 권력으로까지 발전한다. 역사에 비추어 보면 옷과 관련된 산업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하기까지 한다. 청소년들이 모방심리로 연예인들이 즐겨 입거나 유행시킨 옷을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입고 다니곤 한다.  왜 그들이 시대에 흐름에 맞추어 패션을 고집하려고 할까? 라고 생각해 보면 또래 사이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비근한 예로 이슬람 여성에게 의무적으로 착용케 하는 부르카, 니캅, 히잡은 권력을 결코 여성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강요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빈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학생들에게 교복을 입히는 정책도 패션을 통해 나타나는 권력의 갭을 최대한 줄여보고자 하는 의도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을 통해 힘을 과시하려고 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인간의 욕망이 아닐까. 

 

산업혁명 전후로 영국 사회에서 벌어진 패션의 권력화를 읽어보시라.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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