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 문학의 즐거움 60
문경민 지음, 레지나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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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는 사람이 있을까?

 

어린이들도 어른처럼 아픈 상처를 오래동안 간직하고 살아간다. 상처가 일찍 발견되어 치유되고 회복된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상처는 썩을대로 곪다가 터지는 경우가 많다. 주위에 건우 엄마(책 속 등장인물)같은 분이 계신다면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되겠건만 점점 단절화되어가는 현대 문화 속에서는 좀처럼 따뜻한 이웃을 만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아픔 없이 자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사실 사람이 살아가는 삶이란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닌 이상 모두가 작은 아픔이든 큰 아픔이든 간직하면서 살아간다. 혜나(책 속 주인공)는 상대적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겪지 말아야 할 큰 아픔을 경험한 아이다. 그 후유증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 선택적 함묵증인거다. 말을 할 수 있으나 아픈 기억과 상처로 좀처럼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러다보니 말 하지 않는 것이 익숙해진 아이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딸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대목이었다. 한창 재잘재잘 거리며 말을 해야 할 자녀가 말하지 않고 눈만 껌벅껌벅하고 있다면 부모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만하더라도 안쓰럽고 가슴이 메어온다. 혜나는 아빠와 엄마를 일곱살에 잃었다. 경비행기를 타러 갔다가 바다속에 빠진거다. 혜나만 간신히 구출되어 살아나온 것이다. 어린 나이에 받았을 충격을 말로 어찌 표현할 수 있으랴.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언제나 말하고 있어!

 

혜나는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언제나 말을 하고 있다. 자주 창가로 날아드는 박새 누디, 학교 운동장 울타리에서 만나는 고양이 가샥코, 건우네 집 강아지 웅우리(복실이), 아빠가 키우던 천연기념종 팜 코카투 와루. 혜나는 이들과 언제나 말하고 있다. 사람들과 말을 하지 않을 뿐 새, 고양이, 개와 의사를 소통한다. 

저자가 책에 소개하고 있는 혜나와 같은 아이를 3년 간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 아이는 혜나처럼 수업 시간에 말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말을 붙여 보았지만 3년 동안 그 아이의 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교사인 나 뿐만 아니라 같은 친구들도 들어보지 못했단다. 그 아이는 혜나처럼 말만 하지 않을 뿐이지 모든 활동을 소화한다. 과제도 잘 해 온다. 수업 시간에 교사의 말을 듣고 곧잘 메모도 잘 한다. 말 귀를 알아 듣고 집중해서 그날 하루의 일과를 잘 해낸다. 말하지 않는 그 아이의 특성을 친구들이 잘 알고 쉬는 시간에도 함께 놀아준다. 그 아이의 부모를 만나본 적이 있다. 집에서도 말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렇다고. 의사표현은 표정으로, 느낌으로 한다고. 그 아이의 엄마를 잠깐 뵌 적이 있는데 엄마가 참 얌전해 보였다. 담임교사가 아닌 교과 전담교사라 더 깊이 나눌 수 없었지만 전담교사이기에 3년 동안 줄곧 지켜볼 수 있었다. 매년 그 아이를 담임하는 교사는 그 아이의 특성에 대해 학교에 오래 남아 있는 나에게 물어본다. 그럴때마다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은 원래 그랬다는 정도일 뿐 더 이상 구체적으로 해 줄 말이 없었다. 그런데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라는 책을 읽고나서 2021년 올해 그 아이의 담임을 맡게 될 교사에게 꼭 이 책을 추천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는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언제나 말하고 있어요' 라고.

 

이른 시기에 상처와 아픔을 겪은 사람은 일찍 철이 든다고 한다. 애늙은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거다. 나이는 어린앤데 행동하는 거나 마음 씀씀이나 어쩜 그렇게 성숙해 보일까? 이런 아이를 일컬어 '애늙은이'라고 말한다. 혜나는 열두살이다. 할아버지에 대해서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가 과거의 기억을 다시 찾은 뒤에는 분노와 미움으로 바뀌고 다시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서는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타인에게 전가시키기보다 자신이 감내해내야 하는 기억으로 승화시킨 혜나의 모습을 통해 좌충우돌하며 자라가는 우리 집 세 아이의 모습이 스쳐간다. 그리고 내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른다. 

 

저자가 이야기 속 배경으로 삼은 곳이 강원도 탄광촌 읍내다. 아마 추측컨대 삼척 도계읍 또는 강원도 정선 쪽이 아닐까 싶다. 내 고향도 삼척이다. 집에서 걸어서 5분이면 바닷가인 어촌 마을이다. 예전엔 어촌 마을로 들어온 이주민 모두가 상처가 가득한 이들이었다. 오죽했으면 배타는 일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했을까. 내가 어렸을 적 뱃사람들은 오만군데 돌아다니다가 막다른 골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뱃일이었다. 당시 뱃일이란 생사를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기상을 예상하지 못하거나 돌변하는 바닷 날씨로 일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어촌 마을에는 과부들이 많았다. 한 부모 가정이 많았다. 아빠 잃은 아이들이 태반이었다.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의 혜나가 이주해 온 탄광촌 마을도 비슷했다. 건우네 아빠도 탄광 갱이 무너져 목숨을 잃었다. 석탄을 채굴하다보니 폭우에 산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혜나와 혜나 할아버지도 산산태에 목숨을 잃을 뻔 했다. 물론 혜나네 집은 온데간데 없이 휩쓸려온 흙더미니에 자취를 온전히 감춰버렸다. 혜나 할아버지는 빵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신다. 인적이 드문 탄광 마을에서 얼마나 수익이 났을까 싶다. 

 

강원도 시골 산간오지 학교, 상처를 보듬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책 속 주인공 혜나와 건우가 다니는 학교는 2개반이 전부다. 4학년에서 6학년까지 세 개 학년이 한 교실에서 배운다. 일명 3복식이다. 요즘은 학력 보장을 위해 3복식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2복식은 존재한다. 학년 상관 없이 2개 학년이 한 교실에서 공부한다. 책 속 정도현 선생님의 모습에서 나를 찾아본다. 나도 5년 동안 2복식을 담임한 적이 있다. 하루에 버스가 두 대가 다니는 깊은 산골 마을 학교에서. 모두가 도심지로 이사가고 남은 가구수는 얼마되지 않는 마을이다. 해 맑게 살아갈 듯 싶은 아이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처가 없는 아이가 없다. 엄마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집, 농사는 짓지 않고 맨날 술독에 빠져 지내는 집, 아궁이에 장작을 피우며 한 켠에서는 소 여물을 먹이는 집, 상수도가 깔리지 않아 산에서 내려 오는 물을 파이프로 연결해 받아 먹는 집, 승용차로써는 도저히 올라 갈 수 없는 높은 지대에 살고 있는 집. 걸어서 삼사십분을 걸어서 오는 아이들의 모습에는 천진난만한 모습 뒤에 꽤 어른스런 애늙은이의 모습들이 보였다. 부모의 마음으로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교사가 필요한 곳이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보면 안다.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삶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의 삶과 동떨어진 교육은 껍데기뿐이라는 사실을. 교사라면 모두가 동감할게다. 아이들은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언제나 말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드러낼 수 있도록,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끄집어 낼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 교사의 몫이다! 어른들이 할 일이다! 문경민 작가의 책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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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회장 - 2021년 문학나눔 선정도서 마루비 어린이 문학 1
최은영 지음, 이갑규 그림 / 마루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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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회장으로써 갖춰야 할 자세는 무엇이 있을까?

왜 회장을 하고 싶은 걸까?

 

새학기가 되면 학급마다 리더를 선출한다. 회장이든 반장이든 여러 형태의 선출직 또는 윤번식 등의 리더를 세운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민주적인 학교 운영으로 학급 자치, 학교 자치, 초등 자치 등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며 학생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학생 자치를 적극 권장하고 활성화되고 있다. 교사에 의한 일방적인 지시 전달 운영 방식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실천을 하는 학생 자치는 민주 시민을 길러내겠다는 국가 수준의 초등학교 교육과정 목표이기도 하다. 

 

<일주일 회장>에서는 일주일 마다 돌아가면서 회장을 자발적으로 한다. 단, 선출직이 아니라 독특한 방식으로 회장을 뽑는다. 월요일 아침 회장 자리로 정해 놓은 곳에 가장 먼저 앉는 사람이 일주일 회장이 되는거다. 일주일 회장은 특별한 자격을 부여 받는다. 일주일 동안 학급에서 지켜야 할 규칙 한 가지를 정할 수 있다. 회장 마음이든 학생들의 의견을 듣든 그건 일주일 회장 재량이다. 책 속 주인공 하시우와 김주엽은 일주일 회장을 위해 경쟁 모드로 돌입한다. 두 사람의 스타일이 정반대다. 하시우는 내향적이며 꼼꼼한 편이다. 김주엽은 외향적이며 분위기 주도형이다. 일주일 동안 내세운 규칙도 극과 극이다. 하시우는 보드게임과 대청소로 내실을 키우는 반면 김주엽은 공놀이, 반대항으로 외적으로 실적을 키운다. 시간이 갈수록 강대강 대립이 이루어지고 결국에서는 표면적으로 알력이 나타났다. 

 

질투와 시기가 계속 되는 가운데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하시우는 회장의 역할에 대해서, 왜 자신이 회장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시우 할아버지도 동네 방범대장을 맡으면서 대장 노릇 잘하는 방법에 대해 시행착오를 겪는다. 

 

"대장 노릇 제대로 하려면 사람들 윽박지르고, 꾸짖고, 신고할 게 아니라 사람들 상황을 밝은 눈으로 헤아리고,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더라

 

방범대장이든 회장이든 감투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할아버지든 시우도 깨닫는다. 괜히 회장이라고 해서 어깨에 힘주고 다닐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회장이라고 해서 실수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잘못했으면 친구들 앞에 당당히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회장의 자질이다. 회장이란 리더란 결국 공동체는 섬기는 일꾼이다! 라는 마음을 먹는다면 공동체에 큰 유익이 될 거다. 

 

초등학생들 읽으라고 쓴 책이지만 사실, 어른도 읽어야 할 책이다. 아니, 어른부터 읽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어른들이 볼썽사납게 부끄러운 모습으로 매스컴에 자꾸 오르내린다. 들고 날 때를 모르고 사회의 리더로써 일말의 책임감과 부담감도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의 사회룰도 지키지 못하는 어른들이 과연 아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을까? 

 

<일주일 회장>이라는 책 제목처럼 차라리 일주일 국회의원, 일주일 시장, 일주일 장관을 하면 어떨까? 당선 되기 위해 몇 주간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당선되면 모르쇠 일관해 버리는 선출직 의원, 시장이 미덥지 않다. 시민보다 임명권자의 뜻만 헤아리려는 장관들을 볼 때면 화가 치밀어 올라온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민주 시민을 경험할 수 있도록 책임을 맡으신 분들이 일꾼된 마음 자세로 귀를 기울이며 낮아진다면 더욱 존경받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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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 생존을 위해 물음을 던졌던 현직 기자의 질문법
김동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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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며 사십니까?

 

언젠가부터 내 삶 속에서 질문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다. 아이들을 보면 재잘재잘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질문을 던지며 사는데 어른이 된 나는 상대방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지 않고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왜 질문을 잃어버렸을까? 자신감 부족 때문일까? 귀찮아서 그럴까? 

 

직장안에서도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 있다. 신입과 기존에 있던 분들과 비교가 된다. 갑과 을에 위치한 분들도 비교가 된다. 신입분들은 당차게 돌직구를 던진다. 예리한 질문을 던진다. 관성에 젖어 있던 기존분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질문의 본질을 떠나 진문을 던진 신입분들의 인격과 성품에 대해 왈가왈부한다. 버릇이 없다는 둥, 철이 덜 들어서 그렇다는 둥, 아직 분위기 파악을 못했서 그렇다는 둥. 질문에 응답을 피하고 괘씸한 심기를 표출한다. 갑과 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권위를 타파하고 직장 안에서도 수평적인 직원 관계를 강조하는 시대라 갑보다는 을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 질문을 많이 던진다. 복무 관계에 있어서, 맡겨진 역할에 관해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던진다. 갑에 있는 분들은 질문을 듣고 사실 관계를 따지거나 근거를 가지고 답변하기보다 감정적으로 불쾌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질문은 변화를 자극한다. 약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권리다. 직장 안에서 말이다. 

 

저자는 현직 기자다. 기자라는 직업은 질문을 던져야 먹고 사는 직업이다. 기자가 질문을 던지지 않고서는 기사를 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는 적절한 질문, 좋은 질문, 핵심을 간파하는 질문을 고민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저자처럼 정치부에 몸담고 있는 기자는 정치인들이 내뱉는 말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민첩한 판단력도 소유해야 한다. 눈치도 있어야 하고 취재원과의 친분도 두텁게 유지해야 한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기자의 능력은 질문의 질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질문의 유형도 여러 가지이지만 저자는 3가지로 압축한다. 관계적 질문, 존재적 질문, 목적적 질문. 기자 생활을 하면서 취재원과 관계를 맺기 위해 던지는 질문, 기자도 사람인지라 스스로의 삶과 존재에 관해 던지는 질문, 일과 직결된 목적적 질문은 삶 그 자체이다. 사유하지 않으면 질문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사유의 시간을 갖기 위해 저자는 바쁜 와중에도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한다고 한다. 식사 후 혼자 걷는 동안 그날의 기사쓰기가 대부분 머릿속에 정리된다고 한다. 나도 그와 같은 경험이 있다. 3년 동안 출퇴근을 걸어서 했다. 맑은 공기를 쐬면서 걷는 동안 그날 해야 할 일과 중요했던 일인데 깜빡했던 일들을 정리했다. 불편한 사람과의 관계도 걸으면서 해답을 얻기도 했다. 그렇다. 사람은 질문을 하면 살아야한다. 질문을 하기 위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 질문하는 삶이 필요하다! 

 

질문도 훈련이라고 한다. 운동하면서 근육을 키워야 하듯이 질문도 계속해서 훈련되어야 상황에 맞는 질문이 던져지고 상대에 따라 적절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말한다. 수 많은 정치인들을 만나면서 굳게 닫힌 입을 열게 하고 쏟아져 나온 말 속에서 무게있는 말들을 추려내기 위해서는 질문의 양보다 질이 중요할 때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질문의 양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만나기 어려운 정치인을 만나기 위해 40일 동안 출근하는 시간대에 집 앞에서 기다리면서 수 없이 던진 질문들이 결국 얻어내고자 하는 정보를 취하게 된 사례도 소개하고 있듯이 양질의 질문 뒤에는 삶의 근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저자는 기자이면서 부업으로 작가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선포한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학사장교 출신으로 정훈병과에서 단련된 경험 때문일까? 아니면 기자를 준비하면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한 뚝심 때문일까? 내 생각에는 저자의 보이지 않는 독서의 힘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중요한 흐름은 질문하는 삶이며 어떻게 하면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삶과 생각이 담겨 있다. 단, 그의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한 책들을 참고했고 그것을 글 속에 소개하고 있다. 기자라는 바쁜 와중에도 진득하게 독서하는 저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권리를 위한 투쟁, 아들러의 인간 이해, 성격의 탄생, 질문의 7가지 힘, 탁월한 사유의 시선, 프레임, 설득언어, 군주론(산수아), 격언집(부북스), 질문의 책 등 독자들도 한 번쯤 읽을 책을 고를 때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듯 한 책들임에 틀림이 없다.

 

질문 없이 살아도 사실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내 삶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질문은 필수다! 지금부터 당장 시도해 보자. 질문하면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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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공의 힘 - 스스로 해내는 공부의 폭발력
송인섭 지음 / 다산에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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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는 혼자 하는 공부다!

 

한국의 대표적인 가수로 박진영씨가 많은 이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이유가 끊임없이 도전하고, 도전하기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공부한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박진영씨를 혼공의 대표 모델로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엄마공부, 학원공부로 어찌할 수 없어 끌려다니는 공부가 아닌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공부가 진짝 공부라고 말한다.

 

<혼공의 힘>에서는 자기주도적인 공부법을 말한다. 스스로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전략을 다양한 모습의 학생 유형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책의 끝부분에는 저자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학습법 중 1단계인 혼자 공부를 위한 학습법에 대해 소개한다. 

 

소환된 미래로 불리우는 작년 한 해 동안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졌고 혼자 공부하는 법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지금까지는 교사 또는 부모에 의해 공부해 오던 아이들이 감염병으로 인해 등교를 할 수 없게 되자 스스로 공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부모가 직장에 나가 있는 동안 아이들은 집에서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학습을 해야만 했다. 온라인을 통해 늘어난 학습의 시간만큼 효과도 높아야 할텐데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학습 격차가 현격히 늘어났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혼공(혼자 하는 공부)은 시간의 양이나 학습 분량과는 상관이 없다. 혼공은 학습자가 스스로 준비하고 계획하느냐에 달려 있다. 혼공은 왜 공부해야 하는지 이유와 가치를 분명히 알고 있느냐에 성패가 갈린다. 그렇기 때문에 혼공을 시작하기 전에 학습자 자신이 스스로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혼공을 하는 자녀에게 학습의 동기를 북돋워 주어야 하는 이가 부모가 되어야 한다. 부모의 인정과 수용은 혼공의 힘이 되고 부모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혼공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혼공은 학습자가 주체가 되는 공부다. 학원 스케줄에 따라 막연히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혼자 공부하는 것이 혼공이다. 저자는 재미난 말로 부모의 역할을 상기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들 눈치를 보라는 말을 한다. 눈치를 본다? 을의 입장에서 갑의 눈치를 보라는 뜻이 아니라 눈치의 사전적인 의미인 상대방의 마음이나 생각, 태도를 살뜰히 살펴보라는 뜻이다. 즉 부모는 자녀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자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녀의 학습 태도는 어떤지 꼼꼼히 살펴보라는 뜻으로 눈치 있는 부모가 되라고 조언한다. 

 

유대인이 노벨상의 3분의 1을 수상하는 저력도 혼공에 비결이 있다. 혼공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때문이다.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도 생각하는 논리를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권장 하는 이유도 글을 쓰면서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혼공은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사교육은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언정 깊은 사고를 끌어내지는 못한다. 당장의 성적보다 훗날의 성공을 바란다면 혼자 공부하는 힘을 키워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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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 - 오늘날 의학에서 놓치고 있는 웰다잉 준비법
케이티 버틀러 지음, 고주미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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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죽음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라면 늙어 죽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또는 질병으로 생을 달리할 수 있다. 태어남과 성장함에는 관심이 많은 반면 죽음에 대해서는 모두 외면하는 것이 사실이다. 과학의 발달로 사람의 수명은 점점 늘어난다. 단, 늘어난 수명이 과연 삶의 질을 유지하며 건강한 수명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단지 생명을 근근히 연장하는 수준의 의료적 행위라면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죽음에 대한 주도권을 다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의사의 손에 맡긴 체 각종 약을 처방받고 환자의 몸을 쇠약케 하는 의료적 처방이라면 차라리 남은 삶 동안 죽음을 명예롭게 준비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는 환자의 입장에서 죽음을 당당히 맞이하며 삶의 본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유지하는 죽음에 대하여 실제 사례를 소개한 책이다.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이 고민해 오던 질문들이다. 역사적 자료에 의하면 1400년대 한 카톨릭 수도승이 쓴 <아르스 모리엔디: 죽어감의 예술>와 1800년대 퀘이커교의 인쇄본 <경건함을 위하여>에 이미 지금의 의료 중심의 치료보다 환장 중심의 죽음을 맞이하는 법에 대해 기술해 놓고 있다. 금의 의료 시스템은 돌봄(Care) 보다 치료(Cure)에 비중을 두고 있다. 패스트 의료로 불리우며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대상화시킨다는데에 문제점이 제기된다. 의료행위가 환자의 삶을 잠식시키며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최대한 성스럽게, 배려 속에서 임종을 맞이한 예전의 방법 대신 어떻게든 치료를 해보다가 안 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환자를 몰아간다. 죽음의 질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죽음은 무찔러야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행위별 수가제 아래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환자를 세밀하게 돌보며 서로 소통하는 것에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 행위별 보상 시스템에서는 환자보다 수익에 집중하게 된다. 환자를 대상으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진료할 만큼 여유로운 병원은 없다. 환자에게 과다 투약을 하는 이유도 다수의 의사들이 제각각 처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협진을 통해 개선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하지 않는다. 오로지 환자 개인이 스스로 약을 복용하는 방법을 개선하는 것 외에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다. 

 

노화와 장애는 삶에 있어서 당연한 수순이며 수치러운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의료의 힘으로 얼마든지 노화를 늦출 수 있고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듯 싶다.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환자들에게 남은 기간 무엇이 중요한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문제점만 부각시키려고 한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면 그 시간을 병원 진료 예약에 쓰고 싶은 환자는 없을 것이다. 의학의 전통적인 5가지 의무는 질병 예방, 기능 회복, 생명 연장, 고통 제거, 죽어가는 이들을 돌보는 일이다. 환자 스스로 가능한 만큼 몸의 기능을 유지하고, 의미 있고 기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며 수명은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하는 일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찌 보면 완화 의료와 호스피스도 죽음을 임박한 환자에게 생명 연장을 위한 의료적 처방보다도 훨씬 유익할 수 있으며 삶의 본질을 끝까지 유지하는 일일 수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완화 의료란, 주로 통증 완화와 일상 생활의 질을 향상하여 환자들이 개개인에 맞는 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집중한다. 1543년부터 베니스의 의사 지오바니 다 비고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스피스는 생존 기간이 6개월 이내인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를 돌보는 의료 행위를 말한다. 패스트 의학에 대비된 슬로우 의학이라고 볼 수 있다. 사례를 분석해 보면 오히려 완화 의료를 했을 경우 패스트 의학 처방보다 생존 기간이 더 길었으며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상처가 깊지 않았음을 볼 수 있다. 환자는 결코 실험 대상자가 아니다. 생애 후반기는 젊었을 때의 몸이 아니다. 빈대를 잡다가 초가를 모두 태울 수 있다. 몸의 기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따라서, 죽음을 애써 외면하기 보다 준비하는 일도 무척 중요하다. 몸이 쇠약해 지는 과정에서는 일상을 단순화하며 더 많이 한다고 더 좋은 것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만큼의 운동과 공동체 안에서 삶을 뒤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의료진과 가족들이 사전에 준비하며 환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죽음을 당연히 여기되 죽음의 질을 높이는 방법도 생각해 보면 좋을 듯 싶다. 그리고 부모님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서서히 죽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늘 젊음과 건강을 유지할 수는 없다. 노화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죽음을 준비해 가라는 예비 신호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법적으로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할 것도 꼼꼼히 알아보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만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작성 가능한 문서), 중환자라면 연명의료계획서(연명의료의 유보 또는 중단에 관한 의사를 밝혀두는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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