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 생존을 위해 물음을 던졌던 현직 기자의 질문법
김동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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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며 사십니까?

 

언젠가부터 내 삶 속에서 질문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다. 아이들을 보면 재잘재잘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질문을 던지며 사는데 어른이 된 나는 상대방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지 않고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왜 질문을 잃어버렸을까? 자신감 부족 때문일까? 귀찮아서 그럴까? 

 

직장안에서도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 있다. 신입과 기존에 있던 분들과 비교가 된다. 갑과 을에 위치한 분들도 비교가 된다. 신입분들은 당차게 돌직구를 던진다. 예리한 질문을 던진다. 관성에 젖어 있던 기존분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질문의 본질을 떠나 진문을 던진 신입분들의 인격과 성품에 대해 왈가왈부한다. 버릇이 없다는 둥, 철이 덜 들어서 그렇다는 둥, 아직 분위기 파악을 못했서 그렇다는 둥. 질문에 응답을 피하고 괘씸한 심기를 표출한다. 갑과 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권위를 타파하고 직장 안에서도 수평적인 직원 관계를 강조하는 시대라 갑보다는 을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 질문을 많이 던진다. 복무 관계에 있어서, 맡겨진 역할에 관해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던진다. 갑에 있는 분들은 질문을 듣고 사실 관계를 따지거나 근거를 가지고 답변하기보다 감정적으로 불쾌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질문은 변화를 자극한다. 약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권리다. 직장 안에서 말이다. 

 

저자는 현직 기자다. 기자라는 직업은 질문을 던져야 먹고 사는 직업이다. 기자가 질문을 던지지 않고서는 기사를 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는 적절한 질문, 좋은 질문, 핵심을 간파하는 질문을 고민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저자처럼 정치부에 몸담고 있는 기자는 정치인들이 내뱉는 말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민첩한 판단력도 소유해야 한다. 눈치도 있어야 하고 취재원과의 친분도 두텁게 유지해야 한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기자의 능력은 질문의 질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질문의 유형도 여러 가지이지만 저자는 3가지로 압축한다. 관계적 질문, 존재적 질문, 목적적 질문. 기자 생활을 하면서 취재원과 관계를 맺기 위해 던지는 질문, 기자도 사람인지라 스스로의 삶과 존재에 관해 던지는 질문, 일과 직결된 목적적 질문은 삶 그 자체이다. 사유하지 않으면 질문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사유의 시간을 갖기 위해 저자는 바쁜 와중에도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한다고 한다. 식사 후 혼자 걷는 동안 그날의 기사쓰기가 대부분 머릿속에 정리된다고 한다. 나도 그와 같은 경험이 있다. 3년 동안 출퇴근을 걸어서 했다. 맑은 공기를 쐬면서 걷는 동안 그날 해야 할 일과 중요했던 일인데 깜빡했던 일들을 정리했다. 불편한 사람과의 관계도 걸으면서 해답을 얻기도 했다. 그렇다. 사람은 질문을 하면 살아야한다. 질문을 하기 위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 질문하는 삶이 필요하다! 

 

질문도 훈련이라고 한다. 운동하면서 근육을 키워야 하듯이 질문도 계속해서 훈련되어야 상황에 맞는 질문이 던져지고 상대에 따라 적절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말한다. 수 많은 정치인들을 만나면서 굳게 닫힌 입을 열게 하고 쏟아져 나온 말 속에서 무게있는 말들을 추려내기 위해서는 질문의 양보다 질이 중요할 때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질문의 양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만나기 어려운 정치인을 만나기 위해 40일 동안 출근하는 시간대에 집 앞에서 기다리면서 수 없이 던진 질문들이 결국 얻어내고자 하는 정보를 취하게 된 사례도 소개하고 있듯이 양질의 질문 뒤에는 삶의 근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저자는 기자이면서 부업으로 작가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선포한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학사장교 출신으로 정훈병과에서 단련된 경험 때문일까? 아니면 기자를 준비하면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한 뚝심 때문일까? 내 생각에는 저자의 보이지 않는 독서의 힘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중요한 흐름은 질문하는 삶이며 어떻게 하면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삶과 생각이 담겨 있다. 단, 그의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한 책들을 참고했고 그것을 글 속에 소개하고 있다. 기자라는 바쁜 와중에도 진득하게 독서하는 저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권리를 위한 투쟁, 아들러의 인간 이해, 성격의 탄생, 질문의 7가지 힘, 탁월한 사유의 시선, 프레임, 설득언어, 군주론(산수아), 격언집(부북스), 질문의 책 등 독자들도 한 번쯤 읽을 책을 고를 때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듯 한 책들임에 틀림이 없다.

 

질문 없이 살아도 사실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내 삶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질문은 필수다! 지금부터 당장 시도해 보자. 질문하면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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