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 - 온라인에도 오프라인에도 번아웃 없는 슬기로운 교사생활을 위한 40주 학급운영법 (블렌디드 학급운영 팁 포함)
이진영 지음, 정원상 그림 / 테크빌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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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바라보는 교사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곱지 않다. 특히 유래없은 팬데믹 상황에서 갑자기 소환된 '온라인 수업'은 작년 한해 교사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온라인 수업의 부실한 점을 마치 교사의 노력없음으로 매도했다. 팬데믹 상황에 이른 것이 국가의 잘못이 아닌 것처럼 갑자기 찾아온 온라인 수업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과연 교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민 모두가 감염병 상황 속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온갖 불평을 받아내야 했던 것이 학교 현장의 교사였다. 외부의 시선 뿐만 아니라 학교 내부 안에서도 구성원들 간 서로 다른 입장차로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교사의 삶을 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된다. 

 

학교는 예전보다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학교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 특히 교실 속 학급 상황과 수업 과정에 대해 교사들 외에는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지만 말 뿐이다. 성인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하루에도 온갖 갈등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아니 교실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학생들의 나이가 어린 교실일수록 담임교사의 몫은 셀 수 없이 많다. 가정에서는 자녀 한 둘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들 말한다. 학급에서는 많게는 30명가까이 적게는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아침 9시부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이 끝나는 오후5시까지 생활하는 교육기관이자 돌봄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수백명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 과연 생각한대로 질서정연하게 움직여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열두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의 책 제목을 보시라. 학급이라는 곳은 1년 열두달 담임교사의 노력없이는 살아낼 수 없는 공동체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은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시기다. 1년의 교육 설계도를 촘촘하게 그리는 시기다.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다. 교사도 인간인지라 1년 한 해를 살다보면 에너지가 소진되어 쉼이 필요한 때가 있다. 재충전을 해야 학생들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다.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를 감당하는 어머니들이 줄구장창 쉬지 않고 일한다고 생각해보라. 가정의 평화는 요원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기계가 아니기에 하루하루 1년 열두달 학급에서 학생들과 만나 수업과 생활교육에 집중하다보면 퇴근 뒤 자신의 가정조차 돌볼 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들이 방학 기간에 각종 연수와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고 일반인들은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교사들이 살아야 학급이 살고, 학급 안에 학생들이 하루하루를 성장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나는 교감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교사의 마음을 알기 위함이다. 교감도 직전까지 교사의 삶을 산 경험이 있다. 그런데 교감이 되고나면 순식간에 감을 잃어버린다. 학급을 맡지 않기 때문이고, 수업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학생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교사들과의 만남은 교내 연수, 복무 관계, 행정적인 일 관계로 만나는 그야말로 극히 사무적인 관계로만 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사의 마음을 공감하기 보다 교감의 시각으로만 판단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가 있다. 교감의 살아있는 현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급을 맡거나 수업을 도맡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다양한 행정적인 일을 지원해야 학교가 움직여 갈 수 있기에 차선책으로 '교사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간접적인 일로 '독서'를 권하고 싶다. 학급살이가 담겨 있는 책, 교사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교사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될 것 같다. 

 

<열두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의 저자 이진영 교사는 후배 교사들에게, 동료 교사들에게 자신이 그동안 교직을 살아오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회상하며 똑같은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도움 자료로 열두달 학급경영에 관한 책, 교사의 힘든 점을 알뜰히 살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의 고백록이기도 하다. 찬찬히 읽어보면서 학급의 1년 농사를 계획해 보는데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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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주무세요!
여기 지음 / 월천상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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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키우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이들의 자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아빠인 나보다 엄마인 아내가 육아에 대한 부담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오전오후에는 직장맘으로, 저녁에는 가사와 육아로 살았던 아내를 보면 그 힘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싶다. 지친 하루를 마감하며 잠이라도 푹 자야할텐데 콜록코록 기침 하는 아이의 목소리에 제일 먼저 눈을 뜨는 사람은 아내였다.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면 육아가 좀 수월하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던 것 같다. 자녀를 키워 본 분들은 알겠지만 육아에 대한 부담이 자녀의 성장 속도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자녀에 대한 돌봄과 사랑은 죽을 때까지라는 부모님의 이야기가 지당하게 들려오는 것은 육아에 대한 변수는 생각지도 못하는 곳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뒤돌아보면 그나마 아이들이 가장 귀여웠을때가 잠 때가 아니었던가 싶다.

 

지금도 막내는 초등학교 고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자기를 거부한다. 누나방에 들어가 꼽싸리 끼어 자려고 하고, 사춘기를 지내고 있는 누나는 버릇 없이 쳐들어오는 남동생을 구박하며 이제는 방문까지 걸어 잠그는 지경에 빠졌다. 급기야 잘 곳을 잃은 막내는 엄마아빠방에 들어온다. 나도 그렇지만 아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잘 때 누군가가 걸그적 거리는 것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수면 방식 때문에 막내가 엄마 옆에 붙어 자는 것을 굉장히 예민해 한다. 그도그럴것이 자다보면 막내의 발이 엄마 배 위에 올라가 있거나 어떤 때에는 자면서 180도 회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옆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이의 특성 상 추운 겨울에도 덥다며 이불을 걷어차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다음날 일어나면 십중팔구 머리 아프다고 칭얼댄다. 상비약으로 타이레놀을 구비해 놓는다. 약을 먹인 뒤 30분 뒤면 말끔히 낫는다.

 

<안녕히 주무세요> 그림책 마무리는 두 남매가 엄마아빠방에 들어가 자면서 온통 다리가 엄마아빠 배 위에, 심지어 얼굴 위에 가 있다. 뒷 이야기는 안 봐도 뻔하다. 출근하기 위해 겨우 일어난 엄마아빠는 피곤함이 눈에 가득히 쌓여 다크써클까지 끼며 출근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두 남매가 엄마아빠방에 들어가 자고 싶어 나름대로 꾀를 부리고 재롱을 펼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안녕히 주무세요' 라고 엄마아빠에게 정중히 인사한다. 그런데 이것은 전략이다. 엄마아빠의 마음을 떠 보는 것이다. 엄마아빠는 매정하게 너희들 방에 가서 자라고 말한다. 이번에는 손모양으로, 발모양으로, 엉덩이로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애교를 부린다. 엄마아빠가 얼른 들어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모양이다. 엄마아빠는 시침미를 뚝 뗀다. 결국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이번 한 번만 들어준다는 셈치고 속아 넘어간다. 엄마아빠 곁에 자게 된 남매는 행복한 모습으로 잠자리에 든다. 그후 엎치락 뒤치락 하는 남매의 잠자는 습관은 그림책에 잘 묘사되어 있으니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아이를 키워보니 그림책의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아이가 어렸을 적 모습이 기억 속에 되살아난다. 당시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곤한 모습으로 출근하는 날이 많았었는데, 하루라도 편히 잘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 힘들었던 기억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이 땅의 엄마들이 그렇다고 하지 않나. 출산할 때의 고통이 계속 남아있다면 자녀를 더 이상 낳지 않았을거라고. 세 아이의 귀여웠던 모습이 얼굴에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많이 컸지만 아직 잠자는 습관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런 모습도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어제 밤 막내 이불을 덮어 주느라고 몇 번 깨어났던 불평함이 쏙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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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오디세이 - 고통과 치유의 이야기
김송연 지음 / 살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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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돌 그룹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은 생소했다. 아이돌 그룹 예찬론을 심리학자 융과 결부하여 자신의 오랜 방황기를 적어내려간 책이 그다지 읽혀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에 서평을 쓸 기일이 다가오자 급한 나머지 책장을 한 장 한 장 펼쳐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매체에서 떠들썩하게 들려오는 방탄소년단의 소식을 한 번 쯤은 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음악에 큰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에는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고 여겼기에 이름만 알 뿐 더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내 주변에는 BTS가 방탄소년단의 약자인 것을 모르는 분도 있다. 물론 나와 같은 또래이다. 하지만, 청소년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간 돌멩이로 뒤통수를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중년의 여성이다. 프랑스에 살고 있는. 남편은 프랑스 사람이고 프랑스에 유학갔다가 만나 정착한 이주민이다. 본 직업은 글을 쓰는 사람이다. 침체기를 걷다가 BTS 유럽 콘서트에서 그들을 만났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들을 더욱 자세히 알게 되면서 광팬이 된 작가다. 물론 세계적인 작가인 파울로 코욜로도 BTS의 팬이기도 하다. 

 

BTS의 어떤 점 때문에 세계의 소년 소년들과 심지어 전문가 집단이라고 하는 기성세대의 아나운서, 작가, 예술가들이 그에게 집착할까? 라는 호기심이 들었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BTS 학회까지 성대하게 치뤄졌다고 한다. 세계 음악 차트의 순서를 BTS 곡으로 도배를 하고 BTS팬덤까지 형성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BTS 보유국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며 그 무언가가 그들에게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BTS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르게 된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헌신과 열정에 있다고 한다. 한 방에 일곱 명이 지내며 라면과 떡볶이를 먹으며 오로지 연습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 왔던 날들이 그들을 만들어냈다. 하루 연습량이 16시간. 더 놀라운 사실은 대단한 성공을 이룬 현재도 똑같이 연습한다는 점이다. 엄청난 자기와의 싸움인 반복 연습의 결과가 지금의 인기세를 유지하는 비결인 것이다. 

 

BTS 노래들엔 엄청난 메시지의 힘을 느낀다고 팬들이 이야기한다. 세계적 그룹들이 내뱉은 노랫말들은 부정적인 의미와 마약, 섹스, 폭력을 조장하는 이야기가 담긴 반면 BTS의 메시지는 용기와 희망, 긍정적인 자아발견 등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며 힘을 내라는 뜻의 가사들이 대부분이다. 무대 매너에도 차별성이 깃들어 있다. 아주 예의 바르다는 것이다. 그글은 감성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철학을 던진다. 그들은 평소 산책을 즐기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바쁜 와중에도 책을 손에 놓지 않는 가수들이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시인이고 철학자. 저자 김송연님이 왜 BTS에 흠뻑 빠졌는지 약간 이해가 간다. BTS를 통해 다시 글 쓰는 작업을 계속 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라해"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과 사랑해의 합성어다! 

자신을 드러내되 파괴적이지 않고 세상에 용기와 희망을 던지는 그들만의 철학으로 노래하는 아이돌 그룹, BTS를 새롭게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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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 심리학은 어떻게 행복을 왜곡하는가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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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자 김태형은 가짜 행복 팔이를 하는 주류심리학에 대해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가 진단하는 현재 주류심리학의 특징은 이렇다.

 

첫째, 행복의 척도를 '소확행' 으로 축소하고 있다. 소소하면서도 확실하게 행복을 누리자는 소확행은 사실 씁씁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사회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스스로 작은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다. 맛집을 찾아 인증샷을 올리는 행복, 아름다운 곳을 찾아 잠깐이라도 행복을 누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행위등을 볼진대 눈물겹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는 행복을 찾는 것을 오직 개인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국가 또는 사회가 국민의 행복을 책임지는 북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갈리는 나라다. 행복도 경쟁인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둘째, 행복의 기준을 '개인'의 노력 여부로 판단하고 있다. 주류 심리학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부추킨다. 좋은 생각, 긍정 마인드를 가지면 어려운 환경도 극복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생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은근히 종용한다. 명상을 통해서 마음을 정화시키고, 좋은 글을 읽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시키라고 말이다. 행복을 개인이 만들 수 있다면 그 누가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심리학은 사회에 무게감을 두기 보다 점점 더 개인에게, 개인의 심리에 집착하고 있다. 심리학이 불공정한 사회 제도를 언급하기 보다 각 개인의 성품이나 자질을 체크하고 개선시키는데에만 몰두한 점을 저자는 꼬집어 비판한다. 

 

셋째, 행복하다는 평가를 만족감이 아닌 쾌감으로 여기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단지 좋고 나쁨 즉 쾌감-불쾌감일까? 저자는 행복함을 만족과 불만족으로 구분한다. 단지 감정으로 느끼는 좋고 나쁨을 행복으로 말하지 않는다. 개인이 현실에서 살아내는 삶을 만족하느냐가 곧 행복이라고 말한다. 

 

사회심리학자 김태형은 주류 심리학 뿐만 아니라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가 대안으로 삼고 있는 사회는 국가가 복지를 책임지는 북유럽형 사회제도다. 대표적인 국가로 덴마크를 예로 들고 있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의외로 중미에 있는 코스타리카라고 한다. 잘 산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은 코스타리카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미국형 자본주의 사회를 모델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가 점점 행복 척도가 뒤떨어져가는 것을 보더라도 물질과 행복의 연관성은 그리 높지 않는 듯 싶다. 참고로 김태형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월소득액에 따른 행복여부의 수치를 430만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가구당 월소득액이 430만원이 될 때까지는 돈이 많아질수록 행복 수치가 커지지만 430만원 이상부터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돈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현격히 적어진다고 한다. 언론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는 바와 같이 재벌의 자녀들이 마약을 하거나 이탈행동을 하면서 좀 더 쾌감을 느끼고자 하는 모습들을 접하게 된다. 그들이 돈이 없어서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느낄 수 없기에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돈으로 쾌감을 느낄 수 없기에 다른 수단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돈은 행복의 수단이 될 수 없다. 

 

행복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이며 나아가 사회와 국가의 문제라고 평가한다. 개인이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경쟁의 장으로 내몰리는 사회나 국가는 불행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반면, 국가가 국민의 행복을 책임져 주는 사회는 만족감을 누리며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갈 수 밖에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 모두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강원도교육청의 슬로건도 '모두가 행복한 학교' 다. 이미 행복이 사회적 화두가 된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행복이 구호로만 그친다면 그 행복마저도 허무할 수 밖에 없다. 저자의 행복론에 대해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제도적으로 행복을 주기에 완비되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북유럽 사회에서도 마약하는 사람, 총격 사건, 일탈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가난하거나 불편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족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에서 저자가 진단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을 소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은 누구든지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진정한 행복은 소소한 곳에서 개인이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간관계와 공동체에서 누리는 것이라는 주장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행복을 철저히 개인화하려는 요구 앞에서는 당당히 저항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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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와 무엇이든 흉내 스피커 저학년 책이 좋아 4
제성은 지음, 릴리아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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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때문에 더더가 아빠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

"사용 횟수가 하나도 남지 않은 무엇이든 흉내 스피커가 놓여 있었어요"

 

두더지 주인공 '추추'와 '더더'의 이야기입니다. 사람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 나팔 모양의 신기한 스피커를 추추가 땅 속에서 찾아냅니다. 추추는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가족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사용합니다. 사용 횟수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딱 10번입니다. 그러다가 아빠가 다니는 직장의 사장님 목소리를 흉내냅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게된다는 사장님의 육성을 흉내내어 직원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사춘기 형네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 목소리를 흉내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육성을 흉내내어 학생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아빠를 잃고 엄마와 살고 있는 친구 '더더'에게도 사용 기회를 줍니다. 더더 아빠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더더 엄마를 행복하게 합니다. 잠시 잠깐이지만. 이제 사용 기회는 딱 한 번 남았습니다. 추추와 더더는 어떻게 사용할까요?

 

'추추'는 '더더'에게 사용 기회를 주고 싶어합니다. 하늘 나라에 간 아빠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더더 엄마에게 잠시 잠깐이지만 행복을 선물해 주고 싶어합니다. 근데 '더더'가 '추추' 모르게 '추추'의 목소리를 흉내냅니다. '추추' 가족들이 '추추'를 이해하며 가족애를 누릴 수 있도록.....

 

<추추와 무엇이든 흉내 스피커> 동화책을 읽으면 어른이 저도 마음 한 켠이 뭉클해 집니다. 잔잔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동화는 아이들만 읽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동화는 때묻은 어른의 마음을 다시 리셋시킵니다. 아이들과 생활하는 학교의 선생님들은 누구보다도 동화책을 가까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나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가정에서도 부모라면 꼭 동화책을 읽어보셔야 합니다. 자녀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자녀의 마음을 다독일 수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 부모 스스로의 마음이 촉촉해 집니다. 

 

3월 한 달은 교사에게 있어 그야말로 온 힘을 쏟아내는 시기입니다. 어찌보면 일년 농사의 시작이니만큼 긴장하기도 하고 스스로 지치는 줄도 모르고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다보면 감기도 걸리고 몸살도 앓습니다. 머리도 찌끈찌근 아프기도 합니다. 저는 직접적으로 학급을 맡지 않지만, 선생님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선생님들이 학생 곁에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과 학교 시설도 돌아봅니다. 신발장의 높이가 아이들의 손 높이에 맞는지, 공간에 잘 놓여 있는지, 모서리가 위험하지 않는지 살펴봅니다.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학생들의 등굣길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도 합니다. 꽃모종을 심고 가꿉니다. 담임 선생님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찾습니다. 화가 나 있는 학부모님들이 찾아오면 담임 선생님을 대신해 최대한 경청해 드리고 공감해 드립니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됩니다. 그래도 뿌듯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학교를 지원하는 여러 분들을 면접보기도 합니다. 최대한 학생과 선생님들을 지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뽑기 위해 매와 같은 눈으로 관찰합니다. 학교의 크고 작은 일이 곧 나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현장에 쫓아갑니다. 책상 앞에서 결정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교실로 찾아가고, 특별실도 찾아갑니다. 해정실도 찾아갑니다. 발바닥이 땀이 나도록 움직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금요일 오후면 눈이 감기려고 합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봅니다. 

 

<추추와 무엇이든 흉내 스피커> 저학년 동화책을 읽다보니 한 달간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추추'의 모습처럼, 나의 실수를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미안함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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