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 - 온라인에도 오프라인에도 번아웃 없는 슬기로운 교사생활을 위한 40주 학급운영법 (블렌디드 학급운영 팁 포함)
이진영 지음, 정원상 그림 / 테크빌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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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바라보는 교사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곱지 않다. 특히 유래없은 팬데믹 상황에서 갑자기 소환된 '온라인 수업'은 작년 한해 교사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온라인 수업의 부실한 점을 마치 교사의 노력없음으로 매도했다. 팬데믹 상황에 이른 것이 국가의 잘못이 아닌 것처럼 갑자기 찾아온 온라인 수업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과연 교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민 모두가 감염병 상황 속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온갖 불평을 받아내야 했던 것이 학교 현장의 교사였다. 외부의 시선 뿐만 아니라 학교 내부 안에서도 구성원들 간 서로 다른 입장차로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교사의 삶을 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된다. 

 

학교는 예전보다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학교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 특히 교실 속 학급 상황과 수업 과정에 대해 교사들 외에는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지만 말 뿐이다. 성인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하루에도 온갖 갈등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아니 교실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학생들의 나이가 어린 교실일수록 담임교사의 몫은 셀 수 없이 많다. 가정에서는 자녀 한 둘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들 말한다. 학급에서는 많게는 30명가까이 적게는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아침 9시부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이 끝나는 오후5시까지 생활하는 교육기관이자 돌봄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수백명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 과연 생각한대로 질서정연하게 움직여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열두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의 책 제목을 보시라. 학급이라는 곳은 1년 열두달 담임교사의 노력없이는 살아낼 수 없는 공동체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은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시기다. 1년의 교육 설계도를 촘촘하게 그리는 시기다.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다. 교사도 인간인지라 1년 한 해를 살다보면 에너지가 소진되어 쉼이 필요한 때가 있다. 재충전을 해야 학생들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다.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를 감당하는 어머니들이 줄구장창 쉬지 않고 일한다고 생각해보라. 가정의 평화는 요원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기계가 아니기에 하루하루 1년 열두달 학급에서 학생들과 만나 수업과 생활교육에 집중하다보면 퇴근 뒤 자신의 가정조차 돌볼 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들이 방학 기간에 각종 연수와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고 일반인들은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교사들이 살아야 학급이 살고, 학급 안에 학생들이 하루하루를 성장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나는 교감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교사의 마음을 알기 위함이다. 교감도 직전까지 교사의 삶을 산 경험이 있다. 그런데 교감이 되고나면 순식간에 감을 잃어버린다. 학급을 맡지 않기 때문이고, 수업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학생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교사들과의 만남은 교내 연수, 복무 관계, 행정적인 일 관계로 만나는 그야말로 극히 사무적인 관계로만 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사의 마음을 공감하기 보다 교감의 시각으로만 판단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가 있다. 교감의 살아있는 현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급을 맡거나 수업을 도맡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다양한 행정적인 일을 지원해야 학교가 움직여 갈 수 있기에 차선책으로 '교사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간접적인 일로 '독서'를 권하고 싶다. 학급살이가 담겨 있는 책, 교사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교사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될 것 같다. 

 

<열두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의 저자 이진영 교사는 후배 교사들에게, 동료 교사들에게 자신이 그동안 교직을 살아오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회상하며 똑같은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도움 자료로 열두달 학급경영에 관한 책, 교사의 힘든 점을 알뜰히 살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의 고백록이기도 하다. 찬찬히 읽어보면서 학급의 1년 농사를 계획해 보는데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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