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 - 실시간 수업에서 온라인 학급 운영까지 포스트 코로나 교육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 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 1
손지선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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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학교라는 안전한 성역에서 이루어졌던 수업이 학부모나 외부인에게 노출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됨에 따라 교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수업을 고민하고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단군 이래 유래 없는 온라인 개학이 펼쳐졌다. 비대면 수업이 전격적으로 단기간내에 자리잡게 되었다. 선택 사항이 없었다. 준비 기간은 넉넉하게 주어질 틈이 없었다. 한달여 동안 전국의 초중고 교사들은 학교 상황에 맞게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야했다. 초임교사든 경력교사든 누구든지 예외가 없었기에 학교 현장은 말그대로 전쟁을 방불케 했다. 그 어느 누구도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이었기에 교사들이 모여 협력할 수 밖에 없었다. 평상시에는 교실 벽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학년별로 학급별로 고유의 영역이 있었기에 협력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용기가 필요했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교사들부터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책의 공동 저자들 또한 자발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교사공동체 회원들로 남보다 조금 일찍 준비했다는 것 말고는 다른 특별한 경험이 없는 분들이다. 먼저 앞서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학교 내 교사들에게 팁을 전해 주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자처했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의 거친 흔적들을 담아냈다. 숨가쁜 온라인 수업의 여정이 담겨져 있는 책이라 남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물론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실천한 경험의 기록이기에 초등학교 현장에는 직접적으로 적용하기가 쉽진 않겠지만 온라인 시스템을 갖추는 과정에서는 초중등 공히 적용할 점을 찾을 수 있겠다.


"새로운 길, 달라진 교육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그동안 일상적으로 반복해왔던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비대면 수업, 비대면 학부모 상담, 비대면 학생 상담, 비대면 학급 운영은 새로운 길임에는 틀림이 없다. 대단한 기술이나 프로그램의 사용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수업 준비, 즉 수업의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다. 조금 서툴면 어떤가! 수업의 본질은 학생 성장이다. 수업의 핵심을 온라인에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겠다. 새로운 기술은 동료 교사들에게 물어보면서 적응해 가면 되지 않겠나? 달라진 교육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시대다.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서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겠나. 사실 테코놀로지 사용을 막는 가장 큰 요소는 기술적 어려움이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이다!  비교적 친숙한 방법인 파워포인트를 이용하여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스크린캐스티파이 또는 룸 처럼 간단한 조작만으로 화면 녹화가 되는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 수업이 나쁜 점만 있는 게 아니다. 기존의 협의회 문화는 수동적인 면이었다면 온라인 수업 이후 협의 문화는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기기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다양하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집단지성을 발휘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흔히들 사용하는 카카오채널로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도 손쉽게 모을 수 있다. 온라인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수준별 수업을 자유자대로 할 수 있다. 물론 중등에 해당되겠지만. 선택적 과제 제시로 상, 중, 하에 해당되는 학생들에게 수준에 맞게 과제를 제시하면 그 반응에 따라 피드백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의 반응이 댓글 또는 의견으로 남기에 교사는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어 시간적으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온라인 수업은 국어과 듣기 말하기 영역에 기존 수업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오프라인에서의 대화보다 온라인 대화가 더 자연스럽다. 모든 대화가 기록으로 남기에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듣기 말하기 수업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체험학습도 구글 어스 또는 구글 아트 앤 컬쳐 등을 활용하면 장소 섭외나 교통편 확인, 학생 안전 교육, 날씨 확인 등과 같은 부수적인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앞으로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이 병행되는 '블렌디드 러닝' 체계로 운영될 상황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혼합형 두 가지 이상의 학습 방법을 결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수업이 가능하도록 교사의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기다. 필수 상황이지 선택이 아닌 시기가 도래했다. 교사들에게는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사실이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학교는 행정적, 재정적으로 뒷받침을 견고히 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 체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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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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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각인된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우리 각자는 타인에게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고 있는가?"


경제 효과는 인식 속에서 먼저 시작된다. 개별적 경제 활동은 다음이다. 홍대 앞은 핫플레이스로 많은 사람들을 흡입하고 있다. 골목 상권도 다채롭다. 홍대 앞은 홍대 학생들이 아닌 일반인들로 붐빈다. 이러한 현상을 저자는 '인식 경제학'으로 분류한다. 이처럼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에서 저자는 다양한 경제학을 실례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독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예도 있을 것이지만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이 바탕이 된 흔적들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극심한 경영난을 극복한 기아자동차의 예는 디자인 경제학의 교과서로 알려져 있다. '디자인 기아' 라는 슬로건으로 디자인 경제활동을 주도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디자이너 피터슈라이어를 영입하고 업계 최초로 디자이너를 사장에 올리는 기염을 토해 냈다. 디자인은 '의미부여' 라고 한다. 빈티지한 갤러리카페 '조양방직'은 강화군에 위치한 오래된 공장에 불과했지만 의미를 더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세계 4대 디자인상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웅진코웨이, 음식물 처리기를 주방 인테리어 소품으로 승화시킨 루펜리, 입체영상표면의 선두주자 미래코가 대표적 기업이다.


소통은 경제학의 큰 축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기업마다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클래스101' 벤처기업은 수강자들에게 취미생활을 위한 준비물까지 직접 챙겨주는 파격적 마케팅으로 동영상 강의를 제공해 주는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염두해 둔 마케팅 효과다. 편의점 '이마트24'도 원래 이름은 '위드미'였다. 고객과 소통을 가까이 해 오던 '이마트' 브랜드에 힌트를 얻어 브랜드 이름을 바꾸자 매출이 급상승했다고 한다. 소통의 경제학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아니라고 한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은 이미 경제 효과 검증이 난 곳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많은 상점들이 몰려 든다고 한다. 건물주의 입장에서는 '스타벅스'만 유치하면 건물 가격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 모두 선호한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 전문매장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공간의 경제학이다. 최초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 신세계 그룹과 조인하여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고 한다. 이케아가 롯데 그룹과 상생하여 성공 가도를 구축했듯이 말이다. 저자는 관계의 경제학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요리의 달인 백종원도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성공을 이룬 창업가이다. 고기를 자르는 기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그만 실수로 채소를 자르는 기계를 사들였다고 한다. 채소에 최적화되어 있던 기계로 고기를 자르니 당연히 고기가 동그랗게 말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바로 '대패 삼겹살'이라고 한다. 실패의 경제학이다. 구글(Google) 도 원래 Googol 이었다고 한다. 서명을 잘못하는 바람에 지금의 이름으로 기업 이름이 정해졌다고 하니 실수 치고는 어이없는 일이다. '스시990'도 간판 회사가 실수로 잘못 도안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원래는 990원에 스시를 판다는 의미에서 '990스시'였다고 한다. 시리얼 켈로그도 요양원에 들어갈 밀반죽이 굳어진 것을 알고 버리가 아까워 조각을 내는 과정에서 시리얼로 탄생되었다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오래된 명언이 사실로 입증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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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확신 - 당신이 구원받았음을 어떻게 확실히 알 수 있는가?
J. D. 그리어 지음, 장혜영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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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점 앞에서 흐지부지되는 믿음은 처음부터 결함이 있었다"


한번 받은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라는 말하는 것은 부정확하지 않다. 다만 불충분할 뿐이다. 한번 구원받았다면 언제나 구원받을 것이라는 점과 구원받은 자들은 자신의 믿음 안에서 끝까지 인내할 것이라는 점은 모두 사실이다.


구원은 한순간에 일어나고 한번 구원 받은 사람은 영원히 구원받는다. 그러나 구원받은 사람은 믿음의 고백을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한다. 구원을 위해 회개와 믿음이 필요하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많은 것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자신을 죽음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다. 자기 삶의 통제권을 죽이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꿈을 죽이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예수님에게 내려 놓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구원의 확신이 있을 때 가능하다.


종교는 행위를 바꾸라고 명령하지만 마음은 변화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구원의 확신은 마음속을 깊숙이 침투해 뒤틀린 본성을 변화시킨다.


과거 어느 순간의 결정으로 지금 어떻게 살고 있든지 자신이 영원히 구원받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확실하게 '그럴 수 없다'라고 말해야 한다.


구원의 확신은 회개와 믿음이 전제되어 행동의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구원 받은 사람의 삶의 변화를 요구한다. 야고보서가 그렇듯이 구원의 한 순간 감정으로 확신을 얻는다는 것은 진실에서 벗어난 것이다. 입으로 시인하였다면 삶의 변화가 후속적으로 뒤따르는 것이 자연적 결과다. 구원의 확신의 결과는 성령의 열매로 나타난다. 구원 받은 사람이 끝까지 경주를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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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위의 아이 햇살그림책 (봄볕) 36
비베카 훼그렌 지음, 강수돌 옮김 / 봄볕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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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그냥 생활 방식일 뿐이야"


서로 다른 생활 방식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태도를 강조한 그림책입니다.  나와 다른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혐오하거나 차별한다면 그 사회는 새로운 사람들이 정착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할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곳곳에서는 '끼리끼리' 문화로 낯선 이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얀 눈이 보얗게 쌓인 어느 날 오후, 낯선 아이가 짐을 한 보따리 들고 우리 집에 왔다면?


그 아이의 이름은 '세삼' 입니다.

생활 방식이 다릅니다.

이상한 냄새도 납니다.

도통 말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천장 위에서' 살아갑니다.

방안에 있는 물건들도 죄다 천장 위로 올라 가지고 갑니다.

'세삼'과 같이 밖에 나들이를 가면 사람들이 우리를 이상하게 빤히 쳐다봅니다.


학교마다 생활 방식이 다른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다른' 사람과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사는 것을 배우는 곳이 되어야 되겠죠.


생활 방식이 전혀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힘이 많이 듭니다.

눈에 거슬리는 행동들이 한 두가지가 아닐꺼예요.

귀를 막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닐꺼예요.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꺼예요.

왜 하필이면 우리 학급에... 라는 불평하는 마음이 생길꺼예요.

그러나

함께 맞춰가며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면

어른이 되어서도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이 좀 더 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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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그림들
위영 지음 / 휴앤스토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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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혼자 하는 여행이며 여행은 걸어다니면서 하는 독서라고 하듯이, 훌륭한 그림 명화 한 폭은 오래 세월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역사 여행이다. 순간적인 장면을 촬영하는 사진이나 연속적인 장면을 기록하는 동영상보다 거칠고 성긴 붓질로 그려진 그림 한 폭이 주는 울림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파일로 저장해 놓은 사진보다 손쉽게 열어볼 수 있는 인화된 사진 모음집인 앨범에 손이 더 자주 가는 것처럼 역사의 한 장면을 화폭에 담아 놓은 명화는 오래도록 생각할 거리를 만들고 가슴 속에 의미를 단단히 새겨 놓는다.


저자는 『속삭이는 그림들 』에서 그림 속 여행 가이드가 되어 독자들에게 친절한 도슨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림 한 장면 한 장면을 꼼꼼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일반인들이 알아볼 수 없는 깊이 있는 설명을 아끼지 않는다. 독서가 사람을 성숙시키고 인격을 고양하는 것은 독서가 지닌 고독의 시간 때문이며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열매 때문일게다. 마찬가지로 여행은 폭넓은 경험을 통해 세상 안목을 넓혀주고 여행이 지닌 고독 시간 또한 열매 맺기에 충분할 정도다. 그림 속 여행은 말할 필요가 없다. 화가의 삶을 이해해야 그림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듯이 그림 자체가 화가의 인생이며 철학이다. 화가의 의도를 잘못 읽히게 되면 전혀 엉뚱한 그림 감상이 될 수 있다. 저자는 평범한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그림 속 장면을 맛깔나게 설명해 준다.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특히 저자가 좋아하는 화가인 렘브란트, 고흐, 뒤러에 대한 저자의 고유한 설명을 듣고 그림을 감상하면 정확한 독해력을 가지게 된다.


렘브란트는 평생 성경을 깊이 묵상하면서 그림을 그린 사람이라고 한다. 고흐도 독서를 좋아했고 탐서가이자 애서가여서 책 읽는 사람을 그리거나 책을 소재로 삼아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루터주의자답게 말씀을 생명의 곳간으로 여겼던 사람이다. 세 명다 공통점은 신앙심이 깊은 이들이었다. 그들이 남긴 그림을 보면 얼마나 신앙심이 깊었는지 증명이 될 정도다. 하지만 현대 미술은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이 신앙과 적대적 위치에 있다. 선악의 구분은 다양한 철학 사조에서 이원론으로 폄훼되어 사라져가고 순전한 믿음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렸다. 그림의 소재로 죽음을 제외시킬 수 없듯이 유럽 미술사의 가장 큰 축은 신과 사람의 만남이었다. 그것을 빼놓고는 제대로 그림을 감상할 수 없다.  


자신의 젊음을 당시 유배지와 다름이 없었던 '조선'을 위해 바친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의 선교사들의 송별 예배 정경을 그린 그림 「출발 」(샤를 루이 드 프레디 쿠베르탱, 1868)을 보면 엄숙함을 너머 경외함이 느껴진다.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아득한 동방의 작은 나라 조선으로 복음을 들고 떠나는 선교사들의 나이가 25세~29세였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영혼의 정복을 위해 결코 돌아올 수 없고 1년에 한 번 어둠을 틈타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유배지를 선택했다. 「출발 」은 프랑스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복음의 신세를 진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는 일이다. 죽음조차도 두려움의 대상이 안 될 수 없었다. 화가 쿠베르탱은 순간을 잘 표현했다.


저자의 그림 속 여행 이야기에서 설명한 그림 중 코로나19로 인해 전염병의 위험을 경험한 이 시점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그림은 푸생이 그린 「야슈도드에 번진 흑사병 」이다. 전쟁과 함께 전염병은 사람들을 쉽게 혼돈에 빠뜨렸다. 전염병이 주는 위협으로부터 좌절과 희망을 교차 표현한 푸생의 그림은 우리에게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명화를 설명해 주는 책은 언제나 기대가 된다. 직접 가까이 볼 수 없는 명화들을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까막눈에 다를 바 없는 예술에 대한 낮은 안목으로는 전문가의 손길을 의지할 수 밖에 없다. 누군가가 설명해 주지 않고서는 그림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의 역사가 곧 기독교의 역사이다. 유럽의 역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그림'을 보는 것이다.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당대의 화가들이 놓치지 않고 그림으로 표현해 놓았기에 후세대 사람들은 그 덕을 충분히 누리는 있는 셈이다. 그림에 대해 초보적인 수준을 지녔다할지라도 그림을 반복해서 보고, 설명을 읽어가다보면 뚝 뚝 떨어져 있던 구슬이 꿰어 맞춰지듯이 어느 새 화가의 의도를 알게 되고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게 된다.


책을 읽다가 막힐 쯤 되면 기분 전환 겸 한 번 쯤은 명화에 관한 책을 손에 쥐어보자. 『속삭이는 그림들 』은 충분히 시간이 아깝지 않게 여겨질 정도의 품격과 깊이가 있는 책이기에  자신감있게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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