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평점 :
"한 번 각인된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우리 각자는 타인에게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고 있는가?"
경제 효과는 인식 속에서 먼저 시작된다. 개별적 경제 활동은 다음이다. 홍대 앞은 핫플레이스로 많은 사람들을 흡입하고 있다. 골목 상권도 다채롭다. 홍대 앞은 홍대 학생들이 아닌 일반인들로 붐빈다. 이러한 현상을 저자는 '인식 경제학'으로 분류한다. 이처럼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에서 저자는 다양한 경제학을 실례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독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예도 있을 것이지만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이 바탕이 된 흔적들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극심한 경영난을 극복한 기아자동차의 예는 디자인 경제학의 교과서로 알려져 있다. '디자인 기아' 라는 슬로건으로 디자인 경제활동을 주도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디자이너 피터슈라이어를 영입하고 업계 최초로 디자이너를 사장에 올리는 기염을 토해 냈다. 디자인은 '의미부여' 라고 한다. 빈티지한 갤러리카페 '조양방직'은 강화군에 위치한 오래된 공장에 불과했지만 의미를 더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세계 4대 디자인상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웅진코웨이, 음식물 처리기를 주방 인테리어 소품으로 승화시킨 루펜리, 입체영상표면의 선두주자 미래코가 대표적 기업이다.
소통은 경제학의 큰 축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기업마다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클래스101' 벤처기업은 수강자들에게 취미생활을 위한 준비물까지 직접 챙겨주는 파격적 마케팅으로 동영상 강의를 제공해 주는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염두해 둔 마케팅 효과다. 편의점 '이마트24'도 원래 이름은 '위드미'였다. 고객과 소통을 가까이 해 오던 '이마트' 브랜드에 힌트를 얻어 브랜드 이름을 바꾸자 매출이 급상승했다고 한다. 소통의 경제학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아니라고 한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은 이미 경제 효과 검증이 난 곳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많은 상점들이 몰려 든다고 한다. 건물주의 입장에서는 '스타벅스'만 유치하면 건물 가격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 모두 선호한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 전문매장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공간의 경제학이다. 최초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 신세계 그룹과 조인하여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고 한다. 이케아가 롯데 그룹과 상생하여 성공 가도를 구축했듯이 말이다. 저자는 관계의 경제학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요리의 달인 백종원도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성공을 이룬 창업가이다. 고기를 자르는 기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그만 실수로 채소를 자르는 기계를 사들였다고 한다. 채소에 최적화되어 있던 기계로 고기를 자르니 당연히 고기가 동그랗게 말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바로 '대패 삼겹살'이라고 한다. 실패의 경제학이다. 구글(Google) 도 원래 Googol 이었다고 한다. 서명을 잘못하는 바람에 지금의 이름으로 기업 이름이 정해졌다고 하니 실수 치고는 어이없는 일이다. '스시990'도 간판 회사가 실수로 잘못 도안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원래는 990원에 스시를 판다는 의미에서 '990스시'였다고 한다. 시리얼 켈로그도 요양원에 들어갈 밀반죽이 굳어진 것을 알고 버리가 아까워 조각을 내는 과정에서 시리얼로 탄생되었다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오래된 명언이 사실로 입증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