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에서 온 아이 큰 스푼
이규희 지음, 백대승 그림 / 스푼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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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에 있는 장진호는 일본 사람들이 수력 발전소를 세우려고 팠던 호수라고 한다. 우리가 잘 알듯이 이곳은 한국 전쟁 당시 미군 해병대를 비롯한 많은 피난민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던 곳이기도 하다.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했던 장진호 전투에서 후퇴하던 미군에게는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은 안전한 퇴각이었다.

사상과 이념이 대립하던 시기 그곳에 오랫동안 살아왔던 사람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미군을 좇아 남쪽으로 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배에 탈 수 있는 인원은 제한되어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승선하기 위해 목숨을 건 행렬이 이어진다.

2천 명이 정원이었던 상륙정에도 5천 명의 피난민들을 태워야 했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메러디스 빅토리호라는 화물선에는 1만 4천 명을 태웠다. 승선 인원이 고작 60명인데 말이다. 선적해 있던 모든 화물들을 바다에 버리고 피난민들을 태운 것이다. 추운 겨울 풍랑 없이 중공군의 공격 없이 무사히 부산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하여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회자된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소상공인분들도 울상이다. 나라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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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소년 - 4·19, 아직 끝나지 않은 혁명 근현대사 100년 동화
박지숙 지음, 이다혜 그림 / 풀빛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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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새벽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다.

어두움이 힘을 잃고 점차 밝아진다는 징조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라고 하는 1960년 4.19혁명은 놀랍게도 중고등학생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대구에서 마산에서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결국 부정부패로 얼룩진 정권을 무너뜨렸다.

작가는 4월의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어린 소년들의 위대함을 글로 표현했다. 마냥 어리다고만 치부했던 학생들이 가장 위험한 시위대에서 민주화를 외쳤다. 어른들도 용기 내지 못한 일들을 했다.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동화책이다.

권력이라는 괴물은 눈과 귀를 어둡게 만드는 모양이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은 낮은 곳을 볼 수 없다. 단 낮은 곳에 내려와야 한다.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일 것이지만 권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은 꼭 명심해야 할 것 같다.

나도 그렇다. 물론 교감이라고 해서 권력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얼마든지 작은 권력이라도 행사하려고 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역사적인 한 장면을 동화책에서라도 다시 읽어볼 수 있어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리더십은 낮은 곳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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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으로 산다는 것
이창수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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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검색하다가 5년 차 젊은 선생님이 교감으로 산다는 것을 읽고 쓰신 글을 찾게 되었다. 솔직하게 쓰셨다. 군 전역 후 신규 발령받은 학교가 만기가 되어 이제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모양이다. 승진에 대한 생각이 있으신가 보다. 다음 진로를 고민하고 계신 것을 보니. 그러던 중에 아마 이 책을 읽으신가 보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기를 바란다.

5년 차 젊은 선생님께서는 교감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하셨다. 선생님 말씀처럼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들조차도 교감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교무실에 앉아 있는 사람, 교사들의 복무를 관리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싶다.

학교 내부에 있는 교사들도 그렇게 생각할진대 학교 밖 사람들은 더더욱 교감이 하는 일에 대해 전혀 모를 수 있을 것 같아 나라도 한 번 대한민국 교감 선생님들이 학교 안팎에서 어떤 일을 감당하고 있는지 알려야겠다는 심정으로 『교감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극한 직업 현직 교감의 일상을 솔직하게 글로 적어 냈다.

교감이 하는 일이 나에게 의미가 있을 것인지, 가치가 있는 것인지 판단해 보아야겠다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신 5년 차 선생님에게 감히 조언을 드린다면 이렇다.

"넓고 편한 길이 아닌 좁은 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예전과 달리 앞으로 교감, 교장에게 요구하는 리더십은 남다르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이르면 이를수록 준비해야 되고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힘이 들더라도 그 속에 의미와 가치를 추구할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5년 차 선생님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진로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고민하시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도 이 책을 읽고 말미에 "나는 정말 이 힘든 길을 갈 것인가!"라는 말로 끝맺음을 하셨다. 이 책을 쓴 사람으로 애잔한 마음이 든다. 한편으로 교감으로 산다는 것을 쓴 책의 쓴 목적을 입증받은 것 같아 묘한 감정이 든다.

아래는 5년 차 선생님이 블로그에 쓴 글이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을 꼼꼼하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하다.

교감이 하는 일에 대해 그리고 훌륭한 교감에 대한 생각, 글쓴이를 칭찬한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

나는 초등학교 5년 차 교사이다.

군 전역 후 신규로 발령받은 학교에서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첫 학교에서 좋은 동료 선생님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우며 1급 정교사가 되었고, 결혼도 하여 사랑스러운 아들도 얻었다. 이제 학교 만기라 아쉽게도 반드시 다른 학교로 이동해야 한다.

처음 내신을 쓰는데,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는 승진을 할 것인가?"

승진을 준비하는지에 대한 여부가, 다음 학교를 결정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본능적으로 승진을 하고 싶다. 명예욕이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에 맞는 위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대장이 중대장이 되면, 소대 규모 보다 더 넓은 중대 전체를 통솔한다. 마찬가지로 평교사로 20년 이상 근무를 하여 승진하면, 학급 보다 더 넓은 규모인 학교 전체를 관리한다.

하지만 명예욕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나 스스로 납득할 수 없다. 승진을 꿈꾸는 더 확실한 이유와 분명한 목표가 필요하다. 적어도 내 신념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은 준비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승진한다는 것은 결국 교감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감은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교감이 하는 일이 나에게 의미가 있을 것인지, 가치가 있는 것인지 판단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하던 차에 좋은 책을 만났다. 이창수 선생님이 쓴 《교감으로 산다는 것》이다.

현직 교감으로서 교감의 365일을 생생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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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 - 변화하고 싶다면, 새롭고 싶다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김창옥의 인생특강
김창옥 지음 / 수오서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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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된다는 것은 구성원보다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는데도 모르는 척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리더가 힘을 가지고 있기 위해서는 힘들어야 한다. 무슨 말일까?

과거와 달리 오늘날 리더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덕목은 무엇일까?

아마도 책임이 아닐까 싶다. 책임지지 않는 리더는 허울뿐인 리더일 뿐이다. 곧 리더십이 없는 리더로 평가받는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탓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오로지 모든 화살을 온몸으로 맞겠다는 뜻이다. 책임 있는 리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숙성되어야 한다. 비바람을 맞고 천둥과 번개를 맞아야 땡감이 맛있는 홍시가 되는 것처럼 리더도 그러해야 한다.

힘들어야 힘이 생긴다!

평소에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있는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힘을 얻지 못한다. 힘은 리더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부여해 주는 것이다. 힘은 영원하지 않다. 리더의 생각이 초심을 벗어나 변질되는 순간 힘은 사라지고 많다. 구성원들의 마음으로부터 떠난 리더는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 된다. 지위는 있을지언정 권위는 땅에 추락한다. 권위가 없는 리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리더는 평소에 힘들게 생활해야 한다.

힘든 과정을 겪고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남다르다. 고생을 해 봤고 힘든 일을 해결해 본 경험을 통해 조직의 위기를 타개해 나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고생한 사람만이 고생하는 사람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리더의 자리는 원래 힘들어야 하는 곳이다.

힘들어야 힘쓰지 않게 된다. 리더는 주어진 힘을 자신에게 써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힘쓰지 말아야 한다. 힘쓴다고 따를 세대도 아니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는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다. 힘써서 되는 일도 아니다. 리더가 힘들어야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의 김창옥 교수는 힘들게 컸던 사람이다. 장애를 가진 부모 아래에서 배곯고 숱한 고생 끝에 자수성가한 사람인 것 같다. 지금은 전국 곳곳으로 강연가로 활동하며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그의 강연록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제가 보기엔 소리를 듣는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_42쪽

어깨에 힘주고 있는 리더는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목을 꼿꼿하게 하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을 볼 수 없다. 눈에 힘을 주고 있으면 주변을 넓게 볼 수 없다. 리더란 힘을 빼야 한다. 힘을 빼기 위해 자신에게 힘을 써야 한다. 완고한 고집, 편협한 사고, 교만과 아집을 부수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 힘들게 살 때 리더로서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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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 - 돌봄 소설집 꿈꾸는돌 41
강석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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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 나는 영광의 상처를 몸 구석구석에 남겼다. 누구에게 얘기하기가 창피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나의 행동에 웃음만 나올 뿐이다. 왼쪽 눈썹 위 이마에 대여섯 바늘 정도로 찢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누가 해한 것도 아니다. 순전히 나의 행동 실수다. 퇴근길 주차장에서 일어났다. 자동차 문을 열기 위해 비좁은 구석으로 이동하여 문을 여는 순간 머리에 별이 보일 정도로 '꽝' 울렸다. 순간 큰일 났다 싶었다. 통증은 물론이거니와 어지러움이 내게 밀려왔다. 손으로 쓱 문질렀더니 역시나 쓰라렸다. 운전하는 내내 자동차 거울로 쓰라린 곳을 보았다. 까딱 잘못하면 꽤 매야 할 것 같았다. 상처가 이마에 큼지막하게 남을 건 뻔했다.

집에 들어가서 이실직고를 했다. 아내가 나를 보더니 한심한 듯 쳐다본다. 우리 집 아이들도 그렇다. 말 수가 적은 막내도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나는 오기로 이 정도면 괜찮다고 버텼다. 아픈 것은 둘째치고 당장 다음날 많은 사람들 앞에 강의를 해야 하는데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감출 수도 없는 곳이어서. 아무튼 영광의 상처를 달고 당분간 살아가야 한다.

곧이어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욕실에서 샤워를 하다가 그만 발을 헛디뎠다. 정갱이 쪽에 통증이 밀려올 정도로 엄청 부딪쳤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미 순식간에 동맥이 부어올라 붓기가 상당했다. 겨우겨우 옷을 입고 나왔다. 아내에게 차마 얘기할 수 없었다. 아플 때에는 얼른 이부자리 펴고 누워 있는 것 상책이다. 다음 날 이 사실을 실토했더니 아내가 이런 말을 한다.

"당신, 나이 들어서 그래!"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맞는 말이다. 나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나를 돌보는 일이라는 작가의 말이 오늘따라 가슴 깊이 다가온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내 스스로 인정하고 예전보다 좀 더 느리게 행동하고 내 몸의 속도를 자각하는 일이 나를 보호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서글프지만 받아들여야 할 때인 것 같다.

『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는 돌봄 소설집이다. 주변에 챙겨야 할 다양한 사람들을 소재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과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심지어 사람마다 감정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적 변환이 필요함을 호소하고 있는 듯하다. 돌봄은 나와 타인을 보호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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