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 자꾸만 나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반유화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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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결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상대가 나의 가치관을 허락해주는 사람이 아닌 나와 한 팀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팀 안에 다른 사람(부모님, 친구들, 익명의 타인 등)을 넣지 않을 만한 사람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성인으로서 자신이 새로 구성할 가족과의 유대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과거 양육자와 적절한 분리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32쪽)

 

나에게 딸이 있다. 만약 딸이 결혼할 배우자의 가치관이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딸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겠다. 지금 나는 아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허락해 주는 사람인가? 한 팀으로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며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쪽인지. 감사하게도 나는 결혼 하기 전 나름 결혼 후 가정을 어떻게 꾸릴 지 소그룹 안에서 책으로 공부하고 함께 토의한 경험이 있다. 그때 가장 원칙으로 삼았던 것 중에 하나가 결혼 후 꾸릴 가정 안에는 어떤 누구에게도 의사결정권을 넘겨서는 안 된다, 가정의 경제권은 무조건 아내에게로 일원화한다, 나를 키워준 어머니가 계시지만 결혼 후 가정에서 가장 많이 대화할 사람은 아내다 등등의 방향을 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사고의 중심에는 남성 우위의 가치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들이 생활 곳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 나타났다. '상대가 나의 가치관을 허락해 주는 사람이 아닌 나와 한 팀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앞으로 딸이 결혼할 배우자가 이런 사람이면 좋을 듯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의 내가 이런 모습이 되어야겠지만. 

 

"상대를 2D(평면)가 아닌 3D(입체)로 이해하는 일, 어떤 순간의 모습을 그 사람의 전부로 인식하지 않는 것, 상대방이 나와 잘 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와 맞지 않거나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일은 중요합니다. 나에게 꽤 소중한 관계를 순간의 판단으로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45쪽)

 

여자들이 남성 직장 상사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 중에 하나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처럼 배신감이다. 평소에는 존경스럽고 신뢰가 들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전혀 다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봤을 때 큰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일은 직장 안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남자들도 예외일 수 없다. 직장 안에서 사람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낀다. 사람은 신뢰의 대상이거나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그 사람의 전부를 평가해서도 안된다. '상대방이 나와 잘 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와 맞지 않거나 ' 일 수 있지 매번 모든 일에 나와 잘 맞을 수는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좀 더 직장 안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슬기롭게 해 나갈 수 있겠다 싶다. 

 

"관계의 지속 요건은 '함께하되 나로 있을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94쪽)

 

직장 안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첫 인상이 오래간다. 나는 꽤 맞춰 가는 성향이다. 나의 공간을 잘 내어주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지치는 경우가 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보통 내가 만나는 사람은 또 언젠가는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지속성이 자동적으로 뒤따른다. 오랫동안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비결은 회복탄력성이다. 내 자신의 임계점을 알기에 적절한 관계 지점을 정해 놓는 것이다. 한국화의 미는 여백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뭔가 꽉 찬 그림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다. 여백이 있을 때 보는 사람도 한결 마음이 편한다. 직장 안에서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공간을 인정해야 한다.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친하다는 이유로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내 스스로 건강함을 유지해기 위해 여분의 공간을 챙겨야 한다. 함께하기 위해서는 내 정신 건강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퍼주다 보면 고갈된다. 고갈 될 때까지 퍼주면 지속성을 유지할 수 없다. '함께 하되 나로 있을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사소한 일에 폭발해버리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감정 내성(affect tolerance)을 잘 관리해야 한다. 감정 내성이 높을수록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내면에 잘 담아둘 수 있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자극에도 유연할 수 있습니다" (102쪽)

 

사소한 일에 폭발해 버릴 경우에는 사전 징조가 있었을 것이고 참다 참다 못해 끝내 감정을 폭발해 버린 상태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 내성이 어느 정도인지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 내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결혼 초기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가정을 이루다보니 어찌어찌 생활하다가 결국 감정이 폭발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약자인 아내에게서 많이 일어난다. 원인 제공은 물론 나였다. 육아와 가사, 시어머니와의 관계, 직장 일까지. 지금에서야 웃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위험한 수준까지 다다른 적이 많았다. 감정 내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다시 깨닫는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잘 생활하다가 갑자기 감정이 분출되면 그동안 쌓아 놓았던 이미지가 순식간에 날아가버린다.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격이다. 리더의 역할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감정 내성을 탄탄히 지켜내는 것이 좋겠다. 

 

"거절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대상을 내쫓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건강하게 지키는 데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세요. 이것을 기억한다면 '거절=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거절에 대한 감수성을 바꾸면 여러 상황에 맞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사회생활을 해나갈 수 있어요" (126쪽)

 

대부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왠지 거절이 반대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몇 번이고 계속 자신의 마음과 상관없이 받아들이다보면 결국 힘들어지게 된다. 힘들어지는 관계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상을 내쫓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거절한다고 해서 결코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거절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겠다. 거절은 반대가 아님을. 거절은 사람을 내쫓는 것이 아니다. 해당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표시다.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표현이다. 거절 받았다고 해서 자존심 상해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확실한 의사표현은 관계를 건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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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구미호 1 - 사라진 학교 고양이 박현숙의 케이 판타지 시리즈
박현숙 지음, 김숙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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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양이 새끼들을 가져갔을까?'

'누가 공을 찢어 놓고 줄넘기 줄을 갈귀갈귀 끊어 놓았으며 심지어 마이크까지 산산히 조각냈을까?'

 

동환이네 학급이 의심을 받기 시작한다. 동환이네 학급 체육 시간이 끝나고 난 뒤 이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교장선생님까지 동환이네 학급 담임선생님께 주의를 준다. 담임선생님이 심정이 어떨지 이해가 간다. 그런데 동환이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의 바람막이가 되어준다. '나는 너희들을 믿는다. 학교에서 모든 사람이 우리 학급을 의심하더라도 난, 너희들이 하지 않았을거라 믿는다' 이런 식으로 신뢰를 포기하지 않는다. 맞다. 담임선생님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아이들의 그늘이 되어 주어야 한다. 내가 맡고 있는 아이들을 신뢰하고 믿어주어야 한다. 설령 범인이 우리 학급에서 발견되었더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처벌이 아닌 회복으로, 징계가 아닌 치유로 접근해야 한다.

 

고양이 새끼를 가져간 아이, 공을 찢어 놓은 아이, 줄넘기 줄을 끊어 놓은 아이, 마이크까지 산산히 부서놓은 아이 모두 동환이네 학급에 있는 한 아이가 한 행동임이 밝혀졌다. 단순히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빨간 구미호>가 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어린 구미호와 관련되어 있다. 어린 구미호 '달이'는 빨간 구미호 즉 구미호 중에 구미호, 전사 구미호가 되는 것이 꿈이다. '달이'가 물고 있었던 '구슬'이 그만 동환이네 학급 '민서'라는 여자 아이 입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민서가 누군지 몰랐을 때 일이다. 민서는 자신의 입 속으로 들어간 구슬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구미호는 달이로 둔갑하여 동환이네 학급에 전학생으로 온다. 자신의 구슬을 삼킨 아이를 찾기 위해. 스토리는 이렇게 전개된다.

 

학생들이 특이한 행동을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

하루는 선생님 한 분이 교무실로 교감을 찾는다고 하며 전화를 걸어 왔다. 다급한 목소리였다.

 

"교감 선생님, 잠깐 올라와 주실 수 있으세요?"

"네. 어디로 가면 될까요?"

 

올라갔더니 담임 선생님이 작은 목소리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자기 반 아이가 저곳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교감인 나를 급하게 찾은거다.

 

"네. 걱정하지 마시고 교실에 들어가셔요. 제가 이야기해 볼께요"

 

조그만 녀석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있다.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고사리 같은 손이다. 햇볕이 좋아 밖에서 얘기하기가 참 좋은 날씨였다.그 아이 얘기는 이렇다. 자신 때문에 담임 선생님이 힘들다는 것 다 안다고 한다. 선생님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싶어도 용기가 없어 얘기를 못한다고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었구나!'

 

하루가 지나서 그 학생 담임 선생님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선생님, 많이 힘드시죠? 요즘 아이들 그냥 학교 나와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더라구요"

"제가 너무 기대치가 높은가봐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학교 안에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에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정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알게 된 어떤 아이는 겨우 겨우 학교에 나오고 있다. 그 아이 입장에서는 학교 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아이에게 학교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싶다. 그저 따뜻한 엄마품이 되어주는 것 밖에. 학교와서 한끼라도 따뜻한 밥을 먹어 주는 것만을도 감사하다. 따뜻한 온기가 있는 교실 속에 머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학교 오지 않겠다고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교감이 해야 할 일 중에 한 가지가 있다면 학급에 사랑과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챙기는 일이다! 담임선생님을 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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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작하는 회복적 생활교육 - 공감과 책임의 교실을 만드는 아홉 가지 학급운영 솔루션 함께 걷는 교육
네이선 메이너드.브래드 와인스타인 지음, 홍수연 옮김 / 우리학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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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 아이들끼리 싸우는 일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교사가 알지 못하는 다툼이나 관계에서 빚어진 갈등도 많아졌다. 분노를 표출하는 아이들도 많아졌고 교사의 생활지도를 따르지 않고 반항하는 아이들도 거듭해서 많아 지고 있는 것이 학교의 현장이다.

 

"교감선생님, 000이 안 들어옵니다. 죄송하지만, 그 학급에 올라가서 전담실로 가라고 말씀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해당 학생이 있는 학급으로 올라갔더니 역시나 담임선생님과 학생이 앉아 있었고 담임선생님은 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 아이는 듣는체 마는체 하며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 그려졌다. 전담실로 가지 않고 버티고 있는 학생을 담임선생님이 설득해서 어떻게든 가라고 하는 상황이었다. 담임선생님도 어찌할 수 없는데 교감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느마는 부탁을 받은 상황이라 일단 부딪쳐 보기로 했다. 친절하게 상담하시는 담임선생님과는 정반대로 무작정 엄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일어서. 일어서. 따라와"

 

쭈빗쭈빗하면서 일어나는 듯 하나 거북이보다도 더 느리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 걸음 한 걸음도 숨막힐 정도로 느리게 반응하며 교실 밖으로 나온다. 전담실까지 보통 걸음으로 1분이면 족할 거리인데 5분 넘게 걸린 것 같다. 혹시나 시늉만 하고 다시 교실로 돌아갈까봐 전담실까지 안내하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다시 뒤돌아섰다. 담임선생님은 속히 까맣게 타들어갔을 것이다. 교감까지 나섰으니 말이다. 그 아이는 아마 그 시간에 무표정으로 있지 않았을까 싶다. 왜 버티며 전담실에 들어가지 않을려고 했을까?

 

<오늘부터 시작하는 회복적 생활교육>은 생활교육의 패러다임을 응보적 관점에서 회복적 관점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생활교육이 필요한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 모두 의자를 움직여 원 형태로 둘러 앉는 것부터 시작하는 써클방법을 써 볼 것을 권유한다.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토킹피스로 학급 안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중재의 시간을 갖는다. 중재의 원칙은 상호존중이다. 중재를 책임지는 사람이 학급 담임교사라면 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 감정을 털어놓고 솔직한 대화를 유도한다. 학급 안에 생긴 문제는 반드시 대화로 해결한다. 중재에서 해당 학생들의 감정과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인내심이 요구되기에 결코 강요해서는 안된다. "일어서. 일어서. 따라와" 와 같은 강압적인 발언은 공감을 방해하고 감정 이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잘못한 학생을 교실 밖으로 쫓아 버리면서 어떻게 그 학생이 교실 안에서 잘 행동하길 기대할 수 있을까?"

 

결국 학급이라는 공동체에서 한 아이 한 아이를 잃지 않기 위해 학생의 행동을 교실 전체에서 다루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서클은 공동체 구성원을 잃지 않기 위한 교실의 기대치이다. 교실 속의 아이들의 목소리로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다. 꼭 알아야 할 것은 피해를 끼친 학생을 교실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 피해를 끼친 학생이 정확히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함께 들으면서 공감 능력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행동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교사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보다 학생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갈등은 학생이 자기 행동의 결과를 깨닫는 기회이다.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의무를 배우는 기회다.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실천하는 기회다"

 

생활교육은 규정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규정의 가장 큰 단점은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금지하고자 하는 구체적 행위에 집중한다는 점과 학생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체적인 상황에서만 적용하려는 점이다. 규정에서 제시하는 정신은 가르치되 규정에 나와 있는 세세한 문구로만 학생들을 생활교육하고자 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교사는 학생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보다 긍정적인 생활습관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금지할 것만 바라보면 교사는 선입견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교사의 머리속에 그 학생에 대한 선입견이 생성되면 학생의 변화를 꾀하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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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잘하는 교사는 루틴이 있다 - 교사 교육과정과 역량중심수업의 모든 것
유영식 지음 / 테크빌교육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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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교육과정 중심의 수업을 돕는 책이지만 일선 학교 교감선생님들이 참고하고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학교는 교육과정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과거 행정 중심, 행사 중심으로 학교가 운영되었다면 미래 교육을 지향하는 시대에는 학생 개개인별로 역량을 키워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역량 있는 인재로 살아가기 위해서 학생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될 수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수업 안에서 역량을 키워내야하기 때문이다. 수업은 교사의 몫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교사가 수업에 온전히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단위학교의 교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사의 수업을 지원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방법은 없을까?

 

<수업 잘하는 교사는 루틴이 있다> 에서 이 비결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책 표제처럼 수업 잘하는 교사에게는 루틴이 있다고 말한다. 아니, 루틴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루틴은 일종의 수업을 전개하기 위한 교사만의 일정한 방식을 가리킨다. 즉 교사는 자신만의 특색 있는 수업 방식인 루틴을 지니고 있어야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을 전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교사 교육과정을 갖추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교사의 수업 철학이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수업을 통해 우리 학급 아이들을 이렇게 키워내겠다는 목표 설정이다. 이때 교감의 역할이 필요하다. 교감은 교사의 수업 철학을 듣고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학급 마다 교사 마다 수업 철학이 다를 것이다. 그렇더라도 교감이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서라도 교사와 함께 수업 철학을 나눌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행정적인 업무를 지원해 주는 것도 좋지만 교육과정에 무게 중심을 둔다면 반드시 수업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 수업 철학을 공유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새학기 전 교육과정만들기 협의회에 일정한 시간을 할애하여 [수업 철학 콘서트]를 개최해도 좋을 듯 싶다. 함께 참석한 구성원 모두가 수업에 방점을 두고 수업 철학을 공유한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학기가 끝나는 시점에는 수업 철학에 기반을 둔 [수업 나눔 콘서트]를 열면 어떨까 싶다. 잘잘못을 따지는 시간이 아니라 수업자를 중심에 두고 고민을 나누고 기쁨을 공유하여 교사가 성장하고 보람을 통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역량 중심의 교사 교육과정의 핵심에는 '성취기준'이 자리잡고 있다. 성취기준은 학생이 무엇을 알아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행 지침이 담겨 있는 수업의 방향이자 평가의 기준이 된다. 성취기준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교사에게 있어야 한다. 수업은 차시 단위별로 이루어지는 것에 중심을 두기보다 성취 기준 단위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성취기준 단위의 수업을 통해 역량을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 중심의 지식 전달 수업으로는 미래 사회에 갖춰야 할 역량을 제대로 기를 수 없다. 학생들의 실제 생활 요소를 적용하여 최대한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교사는 루틴을 설정해 두어야 한다. 이때 교감의 역할이 있다. 교감 또한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단순히 한 차시 수업만으로 평가를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교과별 특성에 맞는 성취기준이 과연 교사의 특성과 학생의 특성에 맞는 수업 방식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 길게 볼 수 있는 여유와 안목을 길러야 한다. 수업은 교감과 교사의 훌륭한 대화 소재가 될 수 있다. 다른 시시콜콜한 소재로는 일시적인 대화 그 이상으로 발전할 수 없다. 그러나 수업이라는 소재는 1년 내내 늘 교사에게 있어 고민의 대상이자 열정을 쏟는 시간이기에 무궁무진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교감이 수업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 뿐만아니라 교육과정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올 2월에 교감이 되고 학교로 부임하면서 참 듣기 좋은 말이 있었다. 사람이 가기 전에 소문부터 간다고 하지 않나. 참 듣기 좋은 소문이 갔다고 한다. 어떤 소문이길래. 

 

"이번에 오는 교감은 교육과정 전문가래"

"교감선생님, 이제는 교육과정은 교감이 알아서 다 결정해요"

"교감선생님, 교육과정 강의 좀 교사들에게 해 주세요"

 

학기가 시작 되기도 전에 듣게 되었다. 참 부담되는 말이면서도 교감으로서 자부심이 들었다. 다른 얘기보다 교육과정 전문가 소리를 들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정말 교육과정 전문가는 아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오늘도 기회가 된다면 교육과정 관련 책을 읽으며 수업 장면을 그려본다. 내가 만약 이 수업을 한다면 이렇게 해야지말이다. 

 

교감, 교육과정을 읽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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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의 학교 사계절 중학년문고 37
김혜진 지음, 윤지 그림 / 사계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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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학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에게 아이들이 필요한 것"

 

맨날 학교가 똑같은 수업만 한다면 아이들에게는 어떨까? 생각만 하더라도 숨통이 막혀 온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아이들에게 뭐라고 할 게 아니다. 학생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은 선생님의 몫이다. 출산율이 바닥을 치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학교가 문 닫을 지경이다. 학생 수가 많이 줄어들어 있던 학교도 없어질 판이다. 아이들에게 학교가 필요한 시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학교에게 아이들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귀하다는 얘기다. <일주일의 학교>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재미나다. 

 

고정 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맨날 한 학교만 다닐 필요가 있을까? 너무 위험한 생각인가? 하루는 이쪽 학교, 하루는 저쪽 학교. 학생들이 선택해서 다닌다면? 그렇다면 학교가 긴장할 게 뻔하다. 학생들을 찾아오게 하려면 그 학교만의 특징이 분명해야 되니까. <일주일의 학교>는 요일별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다르다. 월요일은 비만 오는 학교, 화요일은 체육관처럼 생긴 학교, 수요일은 열쇠로 열어야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는 학교, 목요일은 밤에만 가는 학교, 금요일은 뭐든지 뚝딱뚝딱 만들어야 하는 학교. 그리고 저자는 숙제를 던진다. 그럼.. 내일의 학교는?

 

학교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나에게 이렇게 적용해 보게 된다. 

'교사에게 교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교감에게 교사들이 필요한 것' 

교사들이 없으면 교감은 필요없는 존재다. 물론 학교 자체가 없으면 교감은 더더욱 필요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교사에게 교감이 필요한 것을 넘어 교감에게 교사들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매일 매일 만나는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소중할 것이며 교감이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협치로, 협업으로 가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교감에게 교사들이 필요하다! 함께 걸어가는 동역자다!

 

<일주일의 학교>에서 학생들은 불평하지 않는다. 비가 와서 장화를 신어야 하고 추적추적 축축하게 지내야 하지만 비만 오는 학교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있기에 아이들의 표정이 살아 있다. 어른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바람에 비구름이 막히는 사태가 일어난다. 비만 오는 학교에 비가 오지 않자 모두가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 해결사는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 생각해낸 작은 아이디어에서 막혔던 비가 다시 내리게 되었다. 어리다고 깔봐서는 안 되는 일이다. 화요일에 가는 학교는 힘들지만 교문부터 타 넘고 가야 하고 수학 문제도 구르기를 해야 하는 학교지만 몸을 신나게 움직일 수 있기에 매력 만점인 학교다. 수요일의 학교는 수수께끼 학교다. 자물쇠에 맞는 열쇠를 열어야 점심도 먹을 수 있다. 뭐든 자기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는 학교다. 목요일의 학교는 하품이 나오지만 밤에 가야 하는 학교다. 어둠은 아이들의 흔적을 먹기 위해 찾아온다. 밤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학생들이 반기는 존재다. 금요일의 학교는 책상부터 교실까지 아이들이 생각한대로 만들어내야 하는 학교다. <일주일의 학교>도 당장은 신선해 보이고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자꾸 반복되어지면 식상해 진다. 내일의 학교를 제안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로나로 인해 현장체험학습이 축소 운영되고 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용기내어 다녀온 적이 있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코너를 찾아가 실습하고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들이 활기차 보였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코를 드르렁 골 정도로 열심히 체험에 참여했다. 익숙한 장소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활동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설레임이자 새로운 기회였던것 같다. 속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잠들어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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