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배우는 동학 농민 운동과 차별 없는 세상 한 뼘 더 역사 3
박세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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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농민 운동을 쉽게 접근할 수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학술 목적으로 연구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와 관심사가 먼 역사적 사실들을 알기 위해 두꺼운 책을 읽으려고 모험하는 사람은 아마도 드물 것이다. 반면 역사적으로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라면 접근성을 높여 많은 사람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한다면 이것을 계기로 좀 더 깊이 있는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을 포함하여 어른들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책들은 깊이를 떠나 남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싶다. 

 

<처음 배우는 동학 농민 운동과 차별 없는 세상>은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동양화를 전공한 저자가 역사 입문서로 집필한 책이다. 책 표지를 보면 알다시피 청소년들이 부담없이 책장을 펼 수 있도록 재미난 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짚고 있어 독자들도 큰 후회없이 책장을 덮을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 말의 역사를 이해하기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갑신정변,동학동민운동, 청일전쟁, 강화도조약으로 이어지는 비운의 역사는 중요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씁쓸한 역사라서 그런지 사람들 관심도가 그리 높은 것이 아니다.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럴 때 좋은 방법이 있다. 쉬운 책을 선택해서 깊이 있는 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이다.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더라도 작가별로 관점이나 다루는 중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책들을 골고루 있다보면 이전 책에서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처음 배우는 동학 농민 운동과 차별 없는 세상>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동학 농민 운동의 지도자들은 누구나 대충 알고 있다. 전봉준, 김개남 등 대표적인 인물이다. 반면 여성 지도자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인 분들도 많을 것이다. 110쪽~111쪽에 보면 '여성 동학 농민군 이소사' 라는 타이틀로 간략하게 소개해 놓은 부분이 있다. 스물 두 살의 여성 동학 농민군 이소사, 장흥 부사 박헌양의 목을 벤 사람, '소사'는 남편이 없는 여자를 이르는 명칭이라 이소사의 본명은 알지 못하지만 동학 농민 운동사에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김구(본명은 김창수)도 동학 농민 운동 접주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황해도 일대에서 활약했던 대표적인 동학 농민 운동 지도자였다고 한다. 동학 농민 운동이 일어나게 된 배경, 사건 전개 과정, 결과 등의 기술은 다른 책과 거의 대동소이하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뼘 더 역사'를 꼼꼼히 볼 수 있도록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사건을 기록해 놓은 것이 차이점이다. 

 

초등학생을 넘어 어른에 이르까지 동학 농민 운동을 재미나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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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존중 성교육 - 성교육이 불편한 교사를 위한
김혜경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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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성교육이 불편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제일 큰 이유는 민원과 관련된 일이게다. 성교육에 쓰이는 자료가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학생의 수준에 맞게 성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학부모들은 위험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에 관해 가르치는 교사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것도 불편한 이유 중의 하나다. 불편하다고 해서 건너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점점 성교육의 필요성이 절박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교육을 시작할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고 한다. 이미 중고등학생 쯤되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잘못된 성 지식을 받아들인 상태라 권위가 있고 전문적인 자료로 반박하지 않으면 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초두 효과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중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교사 또는 부모를 통해 거부감 없이 솔직하게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몸을 아끼고 보호하는 방법,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보호해 주는 법을 깨닫도록 해 주어야 한다. 

 

"성교육은 과학적이고 윤리적이며 사회적으로 합의된 내용으로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교사가 자신의 가치관을 펼치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사는 수업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생각을 나누고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 같음과 다름을 확인하며, 배움이 확장되도록 돕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123쪽)

 

교사의 역할이 분명하다.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바르게 알려 주기 위해 교사는 과학적이고 권위 있는 정보를 알려주어야 한다.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인격적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존중과 배려이 시선으로 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교육에서 최고의 수업 자료는 최신 정보가 아니라 성을 품위있게 대하는 교사의 태도라고 한다. 사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첨예한 이슈도 교실로 가지고 올 필요도 있겠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슈를 바라보게 하는 이유는 이미 우리 사회가 다양화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는 세대가 아니다는 얘기다. 토론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실에서 가장 기쁜 순간은 모든 학생이 반짝반짝 빛날 때일 것입니다. 몇몇이 아니라 대다수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면서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발견하며 반짝일 때 더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모두를 반짝이게 하는 것이 교사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16~217쪽)

 

모든 교사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성교육을 위해 주제 중심으로 교과를 통합하고 재구성한 저자만의 고백일까? 아니다. 가르치는 교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생들의눈이 반짝반짝 빛나게 하기 위함이다. 교과서 내용만 단순히 전달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성교육도 마찬가지다. 보건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만 안전하게 전한다고 했을 때 아이들이 선생님을 신뢰할 수 있을까? 자신의 고민을 용기있게 털어 놓을 수 있을까? 궁금한 것을 질문할 수 있을까? 다음 보건 시간을 기다리며 언제 수업하냐고 보건실로 쫓아 달려 올 수 있을까?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학부모 모임 때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겠냐며 요청할 수 있을까? 학생들의 성에 관한 호기심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자료를 뽑고 심지어는 그림책을 활용하여 묵직한 울림이 있는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눈이 반짝반짝거리지 않을까 싶다. 

 

성교육은 누구에게 책임을 강요하는 교육도 아니고 피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교육의 일차적 목적이 아니다. 성교육은 자신을 아끼는 것 뿐만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거나 여성을 단순히 피해자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성교육을 불편한 교사를 위한 서로 존중 성교육은>은 학생들로부터 난처한 질문을 받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부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할 지 구체적인 사례도 담아냈다. 성교육을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사례를 보여주며 살아있는 보건 수업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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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너마이트 사계절 아동문고 101
김민령 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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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예전보다 물질적인 혜택은 많아졌을지 모르지만 정서적으로 궁핍해졌고 무엇보다 그들이 받아야 사랑과 관심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질적인 혜택이 많아졌다는 관점도 곰곰히 따져보면 그리 양질의 것들이 아니다. 오히려 꼭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하루 종일 밤늦도록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 

출근하면 컴퓨터를 켜고 업무용 메신저를 열어 둔다. 한 선생님께서 파일과 함께 간단한 메세지를 남긴 것이 있었다.

'교감선생님, 상의 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희 학급 ooo 학생 일입니다......' 

무슨 일일까? 학교 측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가 물건을 파손하고 제지하는 분의 손목을 깨무는 일이 생겼다. 어른으로부터 받아야 할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환경에 놓인 아이다. 보호자도 큰 관심이 없다. 가까운 친척 중 한 분이 보호자 역할을 하신다. 죄송하다고 하지만 그 아이를 도와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주말마다 농사 짓는 할머니집에 갔다가 온다고 하지만 그곳에서도 온종일 게임만 한다고 한다. 게임을 누가 제지하면 폭력성 행동을 한다. 밥을 챙겨 주는 어른도 없는 모양이다. 안 되겠다. 지역 아동센터를 연계해 줄 방법밖에 없다. 정원이 찼더라도 꼭 필요한 아이라고 얘기하면 받아주지 않을까 싶다. 보호자를 설득해야 한다. 아동센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을 바꿀 역할은 그 아이의 친척밖에 없다. 아이가 그렇게까지 되도록 한 책임은 어른들 책임이 크다. 담임선생님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대부분 어른들이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에 아이들에게 이러한 행동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날에도 담임선생님 한 분이 교무실에 있는 나를 또 불러낸다. 중요한 얘긴가 보다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시청 복지과 직원 한 분들이 자신을 만나러 오겠다는 한다. 신고가 들어온게 있는데 아동학대가 의심스럽다고 한다.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학교폭력과 함께 학교가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할 항목 중에 우선순위에 있는 것이다. 정확한 것은 모른다. 담당 공무원과 이야기를 해 봐야 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밤 중에 왜 집에 있지 않고 거리에 나와 있었을까? 이웃 주민이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관이 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 인계했고 아이의 생활을 잘 알고 있는 담임선생님을 면담하러 왔다.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다. 부모는 있으나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한다. 아이가 불쌍하다. 

 

<다이너마이트>에도 다양한 형편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엄마에게 툭 하면 학대받는 아이, 외국인 부모를 둔 아이, 성 정체성이 남다른 아이. 특히 등장인물 중에 김도훈이라는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도훈이는 아버지가 장애인이다. 엄마는 외국에서 온 분이다. 그러나 이혼한 상태다. 도훈이는 춤에 관심이 많다. 성향도 여성스럽다. 화장하고 귀걸이도 하며 여자 아이들도 즐겨 논다. 코로나 상황에서 등교 수업도 많지 않다보니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외톨이다. 친구도 없다. 돌봐줄 사람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도훈에게 손을 내미는 인물로 담임선생님이 등장한다. 도훈이가 화장을 하든 여성스럽든 상관하지 않는다. 도훈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발견하여 온라인 춤 페스티벌을 제안한다. 자신을 알아주는 담임선생님 한 분 때문에 도훈이는 살아갈 맛이 생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제한되고 심지어 이웃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세상이다. 학교에 출석하는 아이들의 삶도 보여지는 일부분 밖에 모른다. 예전처럼 가정 방문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서류상으로는 부모가 있다고 하지만 떨어져 지내는 아이도 많다. 실질적으로 기대만한 어른이 가정에 없는 경우가 많다. 과학이 발달하고 세상이 살기 좋아진다고 하지만 그건 어른들의 얘기다. 마음껏 뛰어 다니고 자기만의 상상력을 펼치며 호기심을 발휘할 아이들 세상은 아직 멀었다. 완벽한 세상은 만들 수 없겠지만 최소한 아이들이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이너마이트>는 단지 꾸며낸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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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완전 복원판)
엘리자베스 키스.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 지음, 송영달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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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대한민국, 영국인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영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여행 차 온 엘리자베스 키스 자매의 눈으로 본 1919년 한국의 모습을 목판화와 수채화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다. 미국 고서점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옮김이 송영달님을 통해 이 귀한 책을 독자들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밖 풍경부터 저 멀리 원산까지 방문한 사실적 기록도 사료적 가치를 높이 사야 할 듯 싶다. 동생이 그리고 언니가 기록을 남긴 공동 작품이기도 하다. 

 

"1919년에 서울을 방문해 큰길로만 다녔거나 전차만 타고 다녔으면, 아마 서울도 극동의 여느 도시들처럼 부분적으로 서구화된 지저분하고 재미없는 도시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대로를 벗어나서 구불구불한 골목길에 들어서면, 알라딘 단지 같은 장독이 늘어서 있는 신비스러운 집안 마당을 들여다볼 수 있다" (44쪽)

 

외국인이 그것도 일본이 강점하고 있던 한국에 도시길이 아닌 시골길을 거침없이 다니면서 풍경을 담아낸 엘리자베스 키스 자매의 용기에 감탄하게 된다. 어느 집 담 넘어 이국적인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고자 정중히 스케치할 시간을 요청하기도 한다. 물론 한국어를 잘하는 캐나다 출신의 게일의 도움이 컸다. 그는 30년 넘게 한국에 정착하면서 한국인의 정서까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반 한국인이 된 상태였다. 재매가 유독히 관심을 가지고 화폭에 담은 장면들은 한국 고유의 풍습과 평범한 사람들 모습이다. 당시에는 일본이 한국어를 말살하고자 일본어를 강제로 쓰게 하고 한국 문화를 파괴하고 있는 시기여서 담대한 그녀의 행보가 특히 눈에 띄게 된다. 아마도 영국과 일본의 대외 관계가 플러스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자매들이 그린 1919년 당시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새로운 사실 몇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일단, 1919년에 일어난 3.1운동에 참가한 한국 사람들을 기록으로 담아낸 것을 보면 하나같이 비폭력 저항 정신이 온 몸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고 말한다. 학생들을 포함하여 남녀노소 할 것없이 독립을 향한 갈망과 일본에 항거하는 의지가 단호하였다라고 평가한다. 

 

"그는(한국 청년) 조선독립신문 같은 문서들을 두루마기 배랫속에 감춰 가지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전달했는데, 그것은 일본 경찰에게 발각되면 크게 곤욕을 치를 일이었다" (69쪽)

 

일각에서 한국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평가한 부분에 대해 엘리자베스 키스 자매들은 반론을 강하게 제기한다. 

 

"한 의사가 말하던 것이 생각난다. 한국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나는 그게 이유가 있다고 답합니다. 바로 기생충 때문이에요. 어떤 환자에게서 무지하게 큰 촌충도 빼주었고, 또 다른 환자에게서는 십이지장충을 무려 이백여 마리  빼냈어요. 이 불쌍한 여자들을 괴롭히는 것은 영양 부족과 몸 속의 기생충이랍니다" (72쪽)

 

열악했던 한국의 보건 상태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이곳저곳을 다닌 영향이 있었는지 한국에서 선교활동에 관한 기록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선교활동이라는 것에 약간의 편견을 가진 독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평한 마음을 가지고 한국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기독교 선교활동이 한국을 근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을 선선히 인정할 것이다" (74쪽)

 

엘리자베스 키스 자매는 서당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도 그려냈다. 당시 일본은 신식학교라 홍보하며 시멘트 건물로 학교를 짓고 신식학문을 가르친다는 명분으로 귀족 집안 아이들을 입학시켰으며 학교 교사들은 제복을 입히고 허리띠에 칼을 차게 했다고 기록해 놓았다. 반면 외국인 선교사들이 세운 사립학교 및 병원에서는 무료로 의료지원과 교육지원을 지원하고 있음도 설명하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필리핀 등 동아시아 여행을 다니면서 직접 그리고 기록을 담아낸 엘리자베스 키스 자매는 유독히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었는지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에 관한 그림들을 모아 전시회도 가졌다고 전해 오고 있다. 미국의 한 서점에서 잠자고 있던 고서적을 발견하여 생생하게 전해 준 송영달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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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 2 : 실천 사례편 - 상호작용과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는 범교과 온라인 수업 활동 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 2
손지선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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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비해 올해 온라인 수업 뿐만 아니라 비대면 회의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학부모의 관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웃픈 현실이지만 우리 교육은 학부모의 관심 방향에 따라 발전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질을 제고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되자 교육청에서는 일선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T/F 팀까지 꾸릴 정도였다.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고 역량 있는 수업 지원단을 통해 다양한 연수가 진행되었다. 2021년 새학기는 온라인 개학까지 염두해 두고 교육계획이 세워진지라 작년처럼 당황하거나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있었다. 특히 온라인 수업의 팁을 자세하게 안내해 주는 각종 책들이 교사들의 손에 의해 제작되고 출간되기 이르렀다. 그중에 작년에 출간된 <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은 당연 돋보이는 책이었다. 시기적으로도 적절했고 모두가 혼돈 속에 있을 때 과감히 온라인 수업의 시작과 과정을 시도한 실천 사례를 여과없이 보여 주었기에 현장 교사들의 갈증을 단칼에 베어 버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에도 좀 더 업그레이된 시즌2를 내 놓았다. 

 

<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2>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상호작용'이다. 수업의 중심이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저자들이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여 교사와 학생이 교과 내용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방법들을 공개하고 있다. 그뿐인가. 교사와 학생이 서로 성장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독자들에게 나누고 있다. 

 

"수업은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업 내용이 전달되고,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는 매우 인간적인 관계여야 합니다" (85쪽)

 

온라인 수업이 인간적인 관계여야 한다?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대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도 인간적인 관계여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온라인 수업에서도 배움이 제대로 일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촉진될 수 있도록 수업 설계를 해야 된다는 말일게다. 상호작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과 방법들을 예시 장면과 함께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으니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특히 온라인 수업에서도 평가는 간과해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평가 루브릭을 통해 평가 기준과 평가 계획을 세우는 일은 온라인 수업이라고 해서 다를 점은 없다. 다만 온라인이라는 환경에서 평가 계획을 안내하는 방법, 학생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부분, 온라인 과제를 통해 충분한 연습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 둘 것을 팁으로 알려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저자들은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블렌디드 러닝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강조한다. 블렌디드 러닝은 학생들에게 더 나은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병행하여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심지어 학교 밖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학교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확장시켜야 한다고 한다. 우리 교육의 오래 숙원 과제였던 개인별 맞춤형 수업도 블렌디드 러닝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수업의 중심은 '상호소통'이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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