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마이트 사계절 아동문고 101
김민령 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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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예전보다 물질적인 혜택은 많아졌을지 모르지만 정서적으로 궁핍해졌고 무엇보다 그들이 받아야 사랑과 관심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질적인 혜택이 많아졌다는 관점도 곰곰히 따져보면 그리 양질의 것들이 아니다. 오히려 꼭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하루 종일 밤늦도록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 

출근하면 컴퓨터를 켜고 업무용 메신저를 열어 둔다. 한 선생님께서 파일과 함께 간단한 메세지를 남긴 것이 있었다.

'교감선생님, 상의 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희 학급 ooo 학생 일입니다......' 

무슨 일일까? 학교 측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가 물건을 파손하고 제지하는 분의 손목을 깨무는 일이 생겼다. 어른으로부터 받아야 할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환경에 놓인 아이다. 보호자도 큰 관심이 없다. 가까운 친척 중 한 분이 보호자 역할을 하신다. 죄송하다고 하지만 그 아이를 도와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주말마다 농사 짓는 할머니집에 갔다가 온다고 하지만 그곳에서도 온종일 게임만 한다고 한다. 게임을 누가 제지하면 폭력성 행동을 한다. 밥을 챙겨 주는 어른도 없는 모양이다. 안 되겠다. 지역 아동센터를 연계해 줄 방법밖에 없다. 정원이 찼더라도 꼭 필요한 아이라고 얘기하면 받아주지 않을까 싶다. 보호자를 설득해야 한다. 아동센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을 바꿀 역할은 그 아이의 친척밖에 없다. 아이가 그렇게까지 되도록 한 책임은 어른들 책임이 크다. 담임선생님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대부분 어른들이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에 아이들에게 이러한 행동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날에도 담임선생님 한 분이 교무실에 있는 나를 또 불러낸다. 중요한 얘긴가 보다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시청 복지과 직원 한 분들이 자신을 만나러 오겠다는 한다. 신고가 들어온게 있는데 아동학대가 의심스럽다고 한다.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학교폭력과 함께 학교가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할 항목 중에 우선순위에 있는 것이다. 정확한 것은 모른다. 담당 공무원과 이야기를 해 봐야 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밤 중에 왜 집에 있지 않고 거리에 나와 있었을까? 이웃 주민이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관이 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 인계했고 아이의 생활을 잘 알고 있는 담임선생님을 면담하러 왔다.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다. 부모는 있으나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한다. 아이가 불쌍하다. 

 

<다이너마이트>에도 다양한 형편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엄마에게 툭 하면 학대받는 아이, 외국인 부모를 둔 아이, 성 정체성이 남다른 아이. 특히 등장인물 중에 김도훈이라는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도훈이는 아버지가 장애인이다. 엄마는 외국에서 온 분이다. 그러나 이혼한 상태다. 도훈이는 춤에 관심이 많다. 성향도 여성스럽다. 화장하고 귀걸이도 하며 여자 아이들도 즐겨 논다. 코로나 상황에서 등교 수업도 많지 않다보니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외톨이다. 친구도 없다. 돌봐줄 사람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도훈에게 손을 내미는 인물로 담임선생님이 등장한다. 도훈이가 화장을 하든 여성스럽든 상관하지 않는다. 도훈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발견하여 온라인 춤 페스티벌을 제안한다. 자신을 알아주는 담임선생님 한 분 때문에 도훈이는 살아갈 맛이 생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제한되고 심지어 이웃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세상이다. 학교에 출석하는 아이들의 삶도 보여지는 일부분 밖에 모른다. 예전처럼 가정 방문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서류상으로는 부모가 있다고 하지만 떨어져 지내는 아이도 많다. 실질적으로 기대만한 어른이 가정에 없는 경우가 많다. 과학이 발달하고 세상이 살기 좋아진다고 하지만 그건 어른들의 얘기다. 마음껏 뛰어 다니고 자기만의 상상력을 펼치며 호기심을 발휘할 아이들 세상은 아직 멀었다. 완벽한 세상은 만들 수 없겠지만 최소한 아이들이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이너마이트>는 단지 꾸며낸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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