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 조선 7인방이 고백한 교과서 밖 ‘찐’ 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문부일 지음 / 다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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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역사가 된다!

 

조선왕조실록은 세계기록문화유산이다. 기록으로 남겨졌기에 소중한 유산이 될 수 있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오랫동안 유지했던 왕조가 조선이다. 그 조선의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500년 가깝게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이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100년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어려운데 말이다. <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에 나온 일곱 명의 인물들도 기록으로 남겨져 있기에 후손들이 기억하고 재평가할 수 있다. 기록되어진 것이 없었다면 언급조차 할 수 없었을텐데 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겠지만, 적자생존! 기록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여러분도 늦지 않았으니 꼭 하루 하루의 일과를 기록으로 남겨 놓으시길)

 

나도 기록하면 나름대로 할 말이 많다. 국민학교 시절 나름 일기 숙제는 꼬박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워낙 이사를 많이 다녀서 현재 생존해 있는 일기장은 없다. 지금처럼 블로그, 카페, SNS라도 있었다면 그 흔적들을 추적해 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가장 오랫동안 남아 있는 일기장은 <병영일기>다. 전라남도 장성군 육군보병학교에서 O.B.C.(초급 장교과정) 과정 중에 투박한 일기장을 구입해서 가끔 썼던 일기다. 703특공연대 소대장으로 복무하면서도 그곳에 가끔 썼던 병영의 일상을 기록했다. 25년이 넘은 최고령 일기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투장면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점이다. 기록할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1996년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에 투입된 3개월의 경험을 기록으로 생산해 내지 못한 점은 두고 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두번째 남아 있는 일기장은 <육아일기>다. 세 자녀를 키우면서 썼던 일기장이다. 첫째는 나름 태어나기 전부터 백일, 돌까지 꾀 썼던 것 같다. 둘째부터는 조금 시들해졌고 셋째는 가뭄에 콩나듯 정말 가끔 썼다. 아뭏든 <육아일기>도 아직 보관 중이다. 세번째 일기장은 <교사 일기>다. 초임교사 때부터 쓴 일기장인데 철 지난 업무수첩을 버리기 아까워 그곳에다가 쓰고 싶을 때만 써 내려갔던 일기다. 분량은 얼마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교감일기>가 있다. 2021년 1월부터 써 내려간 일기장이다. 일기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솔직하게 적게 된다. 교감이 되기 전, 교감이 되고 나서 만나는 일상의 삶과 교직원들과의 교류에서 느껴지는 생각과 감정을 거칠게 써 내려갔다. 세월이 지나서 읽게 된다면 그때의 기억을 쉽게 소환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하루 하루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불규칙함도 체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루는 기분이 좋다가도 어느 날은 다운되어 속상함을 써 내려갔던 일기가 <교감일기>다.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교감일기>에 아이디어를 얻어 정말 말 그대로 <교감일기>로 책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유월에 초고를 어찌어찌 겨우 넘겼다. 분량은 250쪽이다. 출판사 편집장님께서 원고를 보시고 간간히 수정해 달라고 조르신다. 꼭지별로 수정 방향을 알려오신다. 원래 썼던 분량의 절반 이상은 날아갈 것 같다. 처음에 의도했던 방향도 굉장히 비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책 제목도, 책 목차도 수정해야 한다고 한다. 출판을 처음 경험해 보는 나로써는 당황스럽다. 하지만 초짜가 무슨 재주가 있겠는가. 아뭏든 짧은 교감 생활을 담아낸 책이 곧 있으면 출간 된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족적을 남기는 역사적 일이 될 것이기에^^

 

우리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를 뒤돌아보더라도 최고의 일기는 <조선왕조실록>이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위인들의 실제 모습이 조선왕조실록에 그대로 나타나 있는 기록에 근거해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한 두가지 아님을 읽어낼 수 있다. 권력욕이 강했던 세종대왕, 예민하고 체력이 약했던 이순신 장군, 개혁성향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고 싶었던 정조, 금수저 김정희는 기록에 근거해 보면 정말 평소에 우리가 상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쓰고 있는 <교감 일기>도 혹시 교직원 중에 누군가가 본다면 겉으로 보이는 교감 이창수와 전혀 다른 인간 이창수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으리라.^^

 

<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를 통해 역사적 인물들의 개인적 성향, 성격, 사고방식, 정치적 선택 뒤에 가려진 내밀한 생각들을 읽어낼 수 있다. 인물에 대한 위대함은 후대에 특정한 사람에 의해 평가된 것이지 개인의 삶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면 과연 위대함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을까 싶다. 인간은 결코 위대할 수 없다! 그들의 약한 모습, 평소 모습을 보며 오히려 위로를 얻고 용기를 가진다. 강한 것은 부서지거나 끊어지지만 약한 것은 휘어질 뿐이다. <교감 일기>에는 실패와 고민 거리가 많이 적혀 있다. 약한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훗날 자녀들이 고인이 된 나의 일기를 보면 아빠의 다른 모습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 생각한 바를 차곡차곡 적어가는 블로그 <이창수의 서재>는 참 글쓰기가 편리하다.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바빠서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종이에 쓰지 못한다면 얼마든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SNS에 써 내려갈 수 있으니 말이다.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 보시라^^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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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언니, 못된 여자, 잘난 사람 - 글로리아 스타이넘, 삶과 사랑과 저항을 말하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 서맨사 디온 베이커 그림, 노지양 옮김 / 학고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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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프카니스탄을 재집권한 탈레반 정부에 의한 여성 탄압 기사가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다. 이슬람 정권이 모두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모나코, 터키처럼 서방 국가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여성의 취업과 사회 활동을 남성과 동일하게 인정해 주는 국가가 있는 반면에 탈레반 무장 세력처럼 여성을 단지 아이를 낳는 도구, 성적 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단체도 있다. 아프카니스탄을 재점령한 탈레반에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이는 것은 그들이 고수하고 있는 이슬람의 원리주의 정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 나머지 여성을 남성을 유혹하는 악마의 화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여성의 행동을 제약하고 억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성을 포함한 수 많은 아프카니스탄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이유는 탈레반이 그동안 보인 폐쇄적인 여성 정책 때문이다. 바라옵기는 탈레반 무장 세력들이 전과는 다르게 여성들을 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센 언니, 못된 여자, 잘난 사람>은 그동안 여성들이 각종 피해와 억압을 당해 왔던 시대적 흔적 속에서 벗어나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것을 권유하고 저항하라는 페미니스트적인 관점에서 기술한 책이다. 우리나라도 신분 구조가 철저했던 조선시대에서는 사실상 여성은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포지션은 제한적이었다. 그나마 역사가들에 의해 발굴된 여성 인물들만 하더라도 대부분 기존 질서에 순응하고 자녀들을 잘 키워낸 미담 사례로 내세울 만한 인물들이었지 그들의 재능과 특기, 고유의 사상적 기반으로 사회적 영향을 끼친 인물을 전혀 만무하다.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때도 여성의 참정권은 20세기에 들어와서 인정될만큼 여성의 인권 신장은 다른 어떤 것보다 더디고 느리게 진행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센 언니, 못된 여자, 잘난 사람>에서는 저자 본인이 당당하게 남성 중심의 사회에 저항한 사례들이 담겨 있다. 수 많은 설명식 말보다는 명료하게 전달력 깊은 한 문장들이 견고한 사회를 흔들고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였갔던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평생을 벽처럼 단단한 기존의 가부장적 사회에 저항할 때 사용했던 문장들을 소개하며 움츠리고 있는 여성들을 향해 자리에 일어서라고 독려한다. 대표적인 문구로는 최근 전 세계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개된 '미투' 운동이 대표적이다. 긴 설명이 필요없는 여성의 현재 입장을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대표적 문구다. '미투' 말고도 '어머니하기' 라는 동사형 메세지도 눈에 띄는 사례다. 흔히들 어머니하면 떠오르는 잔상들은 희생, 효부, 육아, 가사 등 자녀를 뒷바라지하고 가정에서 각종 가사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몽땅 쏟아붓는 장면이 연상된다. 단, 결혼이라는 전제하에 '어머니'라는 단어가 각인된다. 저자는 결혼여부를 떠나 '어머니'라는 명사로 여자를 가둘 것이 아니라 '어머니하기' 라는 동사형으로 누구나 '어머니하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인식의 전환을 위해 다양한 운동을 전개했다. 포용, 따뜻함, 경청 등 '어머니하기'를 통해 분열된 공동체를 세우고 상처입은 사람들을 안아주는 일은 꼭 결혼한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참고로, 저자는 현재 80대 노인이며 결혼을 하지 않고 홀로 살고 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할 때 남자와 여자로 구별했다. 각각 해야 할 역할을 구분했다. 위계적인 차이가 아니라 각자의 특성에 맞는 역할 분담이다. 물론 과거와 달리 현대에 들어서 그 역할 분담도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고 있다. 문명의 발달로 힘을 써야 할 영역도 기계가 대신하게 되어 굳히 남녀를 구분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정신을 유심히 살펴 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돕는' 역할을 지닌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의존적인 관계가 성경에서 말하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다. 육아와 가사도 이제는 서로 간에 협력해서 해야 할 일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생각들이 다양하겠지만 서로 간의 생각 조율로 생명을 잉태하게 되었다면 당연히 책임지는 자세를 지녀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낙태죄의 유무에 대한 생각도 개인적인 자유의 영역이냐 아니면 서로 간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할 영역이냐를 고민하며 사회적 접근을 신중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성의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아예 배제하고 쳐다보지도 않는 배타적인 입장은 갈등만 증폭시킨다. 사람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음을 고려하고 자신의 주장을 근거를 들어 이야기한다면 좀 더 부드러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여성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은 우리 사회 모두가 고민해야할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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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느낌표! - 어린 시절의 위로
최도설 지음, 최도성 그림 / 북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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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글인 것 같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육체적으로 쉬는 것이 쉼이 아니라 정서적 쉼이 동반되어야 진정한 쉼이라는 얘기가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정서적 메마름 때문에 더 피곤하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환하며 독자들에게 함께 꿈꾸기를 초대하고 있다. 등장인물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자는 동기부여의 메세지가 담겨 있다. 특히 관심 있게 들여다볼 부분은 책 중간 중간에 그려진 삽화도 저자의 친형이 직접 그린 그림이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친형이 동생의 부탁을 받고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그림들을 기꺼이 그려냈다. 두 형제의 남다른 형제애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도 저자처럼 허세를 부린 적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쪼그만 애가 무슨 허세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당시 린 아이들 세계에서도 허세는 당연히 존재했다. 저자가 동네 아이들을 꼬드겨 화력발전소 굴뚝까지 가보자고 제안한 뒤 걸어가보았지만 실제 눈으로 본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라는 것을 알고 돌아가자고 이야기한다. 두 시간 넘게 걸어왔는데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하자 당연히 얘들의 반발이 일어났다. 반발을 무마시키고자 있지도 않은 돈이 있다고 뻥치고 배고픈 허기를 달랠 수 있다라는 기대를 꾸게 한다. 당시 500원이면 빵이며 음료며 뭐든 사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500원이 있다는 얘기는 뻥이요 허세다. 어른이 된 저자가 혹시 지금도 허세를 부리는 자신의 모습을 있지 않나 스스로 돌이켜 본다고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없었다. 아빠가 있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웠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싶었다. 

 

"우리 아빠, 원양 어선을 타고 멀리 나가 있어" 

당시 원양 어선을 타고 먼 바다에 나가 일을 하는 사람을 부러워할 때다. 

"우리 아빠, 갑판장이야" 라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부풀려 거짓말을 마구 해댔다. 

심지어 앞뒤가 맞지도 않는 이야기도 하고 다녔던 것이 기억이 난다.

"우리 아빠, 6.25 전쟁 때 북한군과 싸우다가 죽었어" 

친구들 사이에서 이 이야기가 퍼져 나갔고 어떻게 어떻게 소문이 사실이 된 건지 그해 호국보훈의 달에 학교엥서 구호물품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물품으로는 라면 한 상자였다. 당시 라면은 귀한 물품 중에 하나였다. 저자보다 더 큰 허세를 부리며 유년 생활을 보냈다. 사실, 지금도 허세가 쬐금 남아 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틀림이 없다. 과장하고 드러내고 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어렸을 때 일들이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것은 단지 과거에 머무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옛 모습을 뒤돌아보며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성찰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가끔 집에서 차곡히 쌓여 있는 앨범을 무심코 열어 보는 경우가 있다. 한 번 앨범을 열어보면 삼사십분이 훌쩍 넘어간다. 사진첩에 몰입하는거다. 사진을 보며 무슨 생각에 빠졌을까? '아, 옛날이여' 가 아니라 '앞으로 잘 살아가야지' 라는 마음의 각오가 든다.

 

저자도 어린 시절이 지금의 자신을 위로한다고 말한다. 코로나 시대, 마음의 백신이 되어 줄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동화같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내 놓았다. 베스트셀러보다도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선호한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그럴싸한 유명세를 탄 책보다 저자의 삶이 담겨져 있는 책이 오히려 더 정겹고 손이 간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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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까닥 캠프 소원어린이책 11
김점선 지음, 국민지 그림 / 소원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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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를 보는 듯 주인공 '미루'는 엄마의 소원이면서 자신의 습관을 고치기 위한 여정을 향해 재까닥 캠프에 입소합니다. 클레이로 만든 인형이긴 하지만 사자와 생쥐와 기린을 만납니다. 촉촉한 물기가 있어야 클레이 반죽도 자연스럽게 됩니다. 물기가 사라지고 버석버석해지면 오색찬란한 클레이도 주무를수록 가루가 됩니다. 재까닥 캠프에 입소한 미루는 재까닥 열차를 타야 목적지까지 도달합니다. 가루로 변해버린 동물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서 미루는 미루는 습관을 고쳐야합니다. 엄마의 잔소리로도 고칠 수 없었던 미루의 미루는 습관은 재까닥 캠프에 다녀와서 완전히 달라집니다. 습관이 바뀝니다. 

 

미루는 습관은 어린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죠. 미루는 습관은 어른들에게도 있습니다. 제게도 부끄러운 습관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화장실 세면대에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머리카락 등이 엉켜 물이 나가는 구멍을 막아버린 경우입니다. 그럴때면 얼른 번거롭지만 나사를 풀어 세면대 물여닫이 부분을 분해해서 엉킨 이물질을 싹 씻겨 내려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 힘들지만 조립해서 원상태로 복구해 놓아야 합니다. 그러면 당분간은 물이 쏵쏵 금방 내려갑니다. 꼬르르 시원하게 물 내려가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마저 상쾌해집니다. 반면 천천히 물이 세월아 내월아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 속이 답답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이런 광경을 목격하면서 바로 해체해서 조립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출근한다는 핑계로 저녁 이 시각까지 미루고 있습니다. 미루가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미루만 나무랄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름 휴가 기간을 이용해서 나름 학기 중에 해야 할 일을 하려고 애씁니다. 올해 홀수년도 해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건강검진 대상자입니다. 이때 하지 않고 미루다 보면 연말에 가서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 하게 됩니다. 더운 여름이지만 고민끝에 예약하고 삼일간 음식 조절을 하고 전날 수면 대장 내시경과 위 내시경을 위해 대장을 완전히 비워내는 고통스러운 약을 섭취하면서 밤새 화장실을 이십번을 다녀온 것 같습니다. 만 하루가 안 되는 시간인데도 정말 시간 시간이 고통스러웠습니다. 고통의 순간을 참지 않으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없었기에 참고 참으면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검사 후 병원을 나오는데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아, 이제 2년 뒤에 건강검진 받으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에 재까닥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몇 배 시간이 소요되면서 병원에도 자주 가야합니다. '재까닥'은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말입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제가 어렸을때만 하더라도 방학 끄트머리 쯤되면 방학 숙제를 벼락치기로 하는 못된 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했던 때가 있습니다. 긴긴 방학 기간에는 숙제는 싹 잊어먹고 꼭 개학 전날 못다한 숙제 하느라 밤샜던 기억들이 납니다. 재까닥 숙제를 미루지 말고 해 놓았다면 이러지 않았어도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 독서 목표치를 100권에도 어느새 150권으로, 조금 욕심부리면 200권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8월달이니 반환점을 돌고 하반기로 향하고 있으니 최소한 1년 독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때쯤이면 최소 100권은 넘겨야 합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저만의 약속이니만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까닥 캠프>를 읽고 서평을 쓰면 2021년 168권째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졸린 눈을 부비며 모니터를 켜고 글을 쓴 노력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제 자신에게 아낌없이 칭찬합니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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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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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강원랜드를 배경으로 <캐딜락 전당사> 사장 성제욱과 직원 장진, 철민이가 등장한다. 캐딜락 전당사 성사장은 통큰 대인배다. 과거 주먹 세계에 몸담았지만 어떤 계기로 캐딜락을 타고 강원도 산골까지 오게 되었다. 장진이 10살 때부터 전당사에 들락날락하면서 키우다시피 했으니 아버지나 다를 바 없다. 아참, 이 소설은 책날개에도 소개해 놓았듯이 누아르와 SF가 결합된 장르다. 범죄와 폭력을 다루고 있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힘들이 펼쳐지니 각오하고 책장을 펼쳐야 한다. 

 

스물 살 장진에게 포트(시공간을 넘나드는 문)를 여는 힘이 알려지면서 게이트(포트를 여는 힘을 가진 사람들)의 쫓고 쫒기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게이트 중의 최고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되는 심 경장의 주변 이야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심 경장은 어린 딸을 살리기 위해 심장 공여자를 어렵게 찾게 되지만 접선 장소에서 그만 심장을 빼앗겨버린다. 딸의 죽음과 아내의 갑작스런 자살로 심 경장은 복수를 위해 자신이 지닌 포트의 힘을 활용한다.

 

게이트들의 집합 장소인 카지노로 점차 모이게 되는데....

 

게이트들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카지노 회장으로 나오는 한 회장과 한 회장 측근인 한 이사, 보안팀장으로 근무하는 배준은 자신들 외에 게이트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제거 목록 대상으로 장진이 걸려 든 것이다. 아들 장진을 보호하려는 엄마 정희도 게이트였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장진은 상황을 되돌리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의도치 않게 자신을 키우다시피한 캐딜락 사장 성제욱의 죽음을 초래하게 한다. 칼에 찔려 피를 흘리는 성제욱을 살리기 위해 강릉 병원으로 가는 포트를 열려고 하지만 성제욱은 한계령으로 가자고 이야기 한다.

 

왜 한계령일까?

 

성제욱 사장이 강원도 정선으로 오기 전 10년 전 그는 한계령에서 죽음을 기도했다. 다행히 순찰차에 의해 목숨을 건지면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덤으로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열살이었던 장진 꼬마를 10년 동안 보살피며 이제 스물살 청년으로 키워냈던 성제욱 사장은 캐딜락을 타고 한계령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장진은 캐딜락 전당사 사장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3월 추운 날, 왠 낯선 거구의 사내가 전당포를 인수하겠다고 들어온다. 흰 캐딜락을 타고....

성제욱 사장이 돌아온 걸까. 이렇게 소설은 끝난다. 

 

낯익은 지명에 반가웠다. 강원도 정선, 강릉, 한계령. 한 때 들썩거렸던 불법 장기 매매, 카지노에 중독되어 빈털털이가 되는 사람들의 초로한 모습들을 읽으며 안타깝게 여겨진다. 전당포에 시계, 휴대폰, 자동차 등을 맡길 때에는 당장이라도 돈을 딸 것처럼 생각하지만 물건을 찾으러 오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잃은 돈을 회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겠지만 제어가 되지 않기에 모든 것을 잃을 때까지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하니 소름이 돋힌다.

 

SF 소설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추정경의 또 다른 소설이다. 2011년 청소년 소설, <내 이름은 망고>가 있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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