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장소 지명
주성재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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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4학년군 사회 교과 역사 일반 영역 중 다음과 같은 성취기준이 있다.


'[4사01-03] 고장과 관련된 옛이야기를 통하여 고장의 역사적 유래와 특징을 설명한다. '


교과 내용은 보면 시설물의 이름에서 지명을 가지고 온 예를 들고 있다. 이 책 『인간 장소 지명 』에서도 같은 내용이 언급되어 있다. "서빙고동은 궁궐에 얼음을 공급했던 창고 서빙고가 있던 곳이다~ " 


인간은 장소를 인식하여 정체성을 부여한다고 한다.

지명은 장소에 대한 인간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고, 부르는 사람의 인식에 따라 다른 공간의 범위를 가질 수 있다. 인간은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그 대상과 나와의 관계를 규명한다. 이름 짓는 인간 또는 네이밍이라고 부른다. 성경 <창세기>에도 아담이 생물들에게 이름 짓는 장면이 나온다. 지명을 짓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이름도 우연히, 아무 생각 없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한다.


태평양은 '평화롭다'라는 뜻으로 '느낌'의 표현이 담겨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특별자치시'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아는 위인의 이름을 따라했다. 지명은 생성하고 사용되기도 하지만 소멸의 과정도 거친다. 없어지는 지명으로 충무시, 삼천포시, 이리시, 미금시는 행정구역 개편 과정에서사라지게 된 지명들이다.  


지명의 이름을 표준화하기 위한 노력도 끊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의 인왕산(仁王山)이다. 이 이름은 인왕산(仁旺山)으로 사용되다가, 1995년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의도적 변경설을 받아들여 지금의 이름으로 표준화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이름을 결정짓는다. 자연 지명과 인공 지명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해양 지명은 '국립해양조사원'에서 담당한다.


『인간 장소 지명 』에서는 해외 여러 곳의 지명의 유래와 뜻을 조사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지리에 대한 상식을 넓힐 수 있도록 흥미롭게 접근하고 있다. 지명의 이름을 통해 사회문화적 배경 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미까지 파악하게 된다. 최근 들어 지명 분쟁으로 인해 표기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했다. 지명은 단순히 이름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관심으로 대두된다. 또한 지명은 경제적 가치와도 연관되어 있다. 서울의 브랜드를 살펴보자.


서울은 2002년부터 브랜드를 도입했다. 처음 도입한 브랜드는 친근한 인사말과 높은(high) 대도시를 지향하는 비전을 표현했다. 2015년부터 사용된 브랜드는 도입 당시 문법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울이 있다라는 뜻을 담아냈다. 노이즈 마케팅의 일종이다.


지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참고자료로 『인간 장소 지명 』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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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가 존재에 이르는 길 : 교육 사람이란 무엇인가 2
고병헌 지음 / 이다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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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교수인 고병헌 저자는 팬데믹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에 대한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교육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경제적 격차가 교육 격차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코로나19로 인해 원격 수업이 진행되면서 교육 격차는 더욱 더 현실적인 문제로 접어 들고 있다. 원격 수업 자체가 웹 상에서 인터넷이라는 도구로 일어나는 상황인지라 면대면 수업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 학생 또는 가정 환경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원격 수업 자체가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이 자자하다. 앞으로 팬데믹에 가까운 비상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교육 격차는 확연히 벌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교육의 최일선에 서 있는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궁금해 진다.


교육은 학생들을 '존재' 그 자체로 봐야 한다고 한다. 학생을 기업이 요구하는 인적 자원으로 본다면 학생과 함께 하는 수업은 진지한 성찰에 기반한 교육보다는 과학기술을 습득하거나 전문적인 능력을 길러 취업을 유도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반면 수업 자체를 학생이라는 '존재' 그 자체와의 만남, 삶을 전수해 주고 삶의 변화를 주는 깨달음으로 여긴다면 학교에서 만남은 의미 심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단,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교사는 가르친대로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실천한 것을 가르쳐야 한다. 말고 행동이 다르고 삶 속에서 드러내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 어떠한 영향력도 끼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른 것이고 기대치가 높은 이유일 것이다. 화려한 미사어구와 말잔치에 불과한 지식 자랑만 늘어 놓은 교사는 결코 교사라고 말할 수 없다. 실천이 없고, 행함이 없을 진대 그 누가 보고 배우려고 할까?


신영복 선생님은 '공부란 망치로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왜? 삶을 부숴야 하고, 깨뜨려야 할 것을 본 것이다. 교사의 삶이 변화되지 않고서 어떻게 교실에서 학생들 앞에 설 수 있겠는가? 철저하게 교사 자신에게 '망치'를 갖다 대야 한다. 교사 스스로 진지하게 생각할 문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학생을 볼모로 삼는 교사, 자신의 편리를 위해 그럴싸한 주장을 내뱉는 교사. 모두 거짓 교사다!


『교육: 존재가 존재에 이르는 길 』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써 보라고 한다면 이렇게 쓸 수 있겠다.

'삶을 위한 교육, 교사가 먼저 실천하는 삶' 으로. 저자 고병헌 교수는 스승으로부터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한다. 그의 스승의 스승의 멘토가 김교신 선생님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진정한 어른' 이 없다고 한다. 보고 배워야 할 '스승' 이 없다고 한다.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교사, 삶이 바탕이 된 교사가 많아질 때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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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숙 선생님의 행복한 온작품읽기 - 꽃씨반 아이들과 함께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의 기록 행복한 독서교육 7
강승숙 지음 / 행복한아침독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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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열두달 담임선생님이 읽어주시는 책을 듣고 호기심을 키우는 아이들이 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그냥 읽어주시지 않는다. 궁금증이 일어나도록 감칠 맛나게 띄엄띄엄 읽어주신다.

주중에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이 읽어주신 내용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져서 부모님께 조른다. 책 사달라고.

강승숙 선생님은 '주말신문'을 발행한다. 한 주간 아이들과 읽었던 책 이야기를 부모님께 알린다. 부모님들은 '주말신문'을 읽고 답글을 담임선생님께 보낸다. 자녀가 책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너무 행복하다고. 강승숙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난 부모님들은 참 복도 많은 분이겠다 싶다. 성장기 자녀에게 책을 소개해 주고 스스로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는 그것보다 더 간절한 소원 성취가 어디있겠는가 말이다.


수업 시간에 깊은 새겨질 한 문장을 '독서 공책' 에 옮겨 적는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는다. 한 장 한 장 기록을 남기다보면 그게 바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 이 된다. 독서 공책 종이도 남다르다. 그냥 공책 종이가 아니다. A4 하얀 종이도 아니다. '크라프트지' 라는 종이다. 옛날 누런 겉봉투 재질의 종이다. 정감이 간다. 크라프트지 종이에 그림도 그리고, 글도 적는다.


강승숙 선생님은 그림도 참 잘 그린다. 칠판에다가 책 속 명장면을 쓱쓱 그린다. 분필로 그린다. 마치 살아있는 그림처럼 그린다. 아이들이 쏙 빠질만하다. 지우기 너무 아까운지 아이들도 두고두고 보기를 원한다. 그림책이든 장편소설이든 아이들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책을 엄선하여 선정한다. 이번 책에는 강릉에 있는 주문진초등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온작품읽기한 수업 사례를 온전히 실었다. 여섯 권의 온작품 읽기 수업 사례와 시 수업 사례를 담아냈다. 『엄마 사용법 』, 『화요일의 두꺼비 』, 『아모스와 보리스 』, 『여우의 전화박스』, 『오늘이 』,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으로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드러내도록 했다. 아이들은 책을 읽고 자기의 슬픈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슬픈 가정사를 토해낸다. 책 속 주인공에 자신을 투사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인공에게 건넨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 친구 관계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 모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책이 가진 위력이다.


혼자 읽지도 않겠지만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이 혼자 책을 읽었다면 과연 자신의 아픔을 드러냈을까?

강승숙 선생님과 아이들이 같은 책을 함께 읽었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니 강승숙 선생님이 긴 호흡을 가지고 책을 읽어 주었기에 아이들이 마음 문을 연 것이다. 책으로 치유했고, 책으로 삶의 희망을 가지게 했다.


책은 함께 읽어야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 생각할 지점에서 과감히 멈춰 서야 한다. 선생님이 의도적으로 계획을 하지 않더라도 책 속 감명 깊은 문장에서 멈출 수 밖에 없게 된다. 각자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이 다를 것이다. 각자 그 순간 '독서 공책'에다가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담아내도록 유도하면 된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토의하고 나누도록 해야 한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책을 매개로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교사들도 대화가 필요한 존재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직업이고 보니 에너지가 소진될 게 뻔하다. 책 모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오픈하고 삶을 나눌 수 있어야 에너지를 충전 받을 수 있다. 책만큼 나눔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세상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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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 카페
김은재 지음 / 사계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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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있어서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를 걱정하지 말고, 다만 네가 마음을 바쳐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 그것을 걱정하라" (홍재전서, 175권, 『십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카페 』 53쪽 재인용)


국어교사 출신인 저자는 대학 졸업 후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적성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취직을 해 보았지만 자신의 적성이 아님을 알고 과감히 퇴사를 한 뒤 교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청소년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 일이 에너지를 소진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큰 활력을 주는 일임을 깨닫고 지금까지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청소년들을 만나며 상담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십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카페 』이다. 따뜻한 엄마의 마음이 녹아져 있다. 덤으로 책 제목처럼 카페 형식을 빌려 한 토막의 상담이 마쳐지면 마지막에 상담 내용과 어울리는 카페 추천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이별로 인해 가슴 아파하는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나서 그들에게 추천하는 메뉴로 캐모마일티를 소개한다. 캐모마일티는 상처 치유 효능이 있는 차라고 하기에.


청소년의 시기는 성장하는 시기다. 신체와 정신이 폭풍 성장하는 때다. 지금의 어른들도 빠짐없이 지나쳐 온 길이다.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따뜻한 어른의 품이 필요로 하는 시기다. 청소년들이면 누구나 고민하는 주제들을 항목별로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실제 사연을 들려 주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다 우리의 자녀들이며 교실에서 만날 수 있음직한 학생들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부모인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이며 청소년들을 만나는 교사들이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가뜩이나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다.  어려운 시기를 직면하면서 대학이 아닌 고등학교 시기에 벌써 진로에 대한 고민, 아니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졌다. 어른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을 진로 목표로 삼는 청소년들이 꽤 많다. 저자는 그런 청소년들의 고민에 대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이미 전 세계는 저성장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어떤 직장이든 평생 한 직장을 다닌다는 개념은 옛말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청소년들이 가슴 뛰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사례 이야기로 나오는 이광서 대표처럼(아이부키 건축회사).


그는 돈 벌기 위해 건축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웃,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건축한다. 일명 '사회 주택'을 만든다. 가난한 홀몸 어르신을 위한 '보린 주택', 소득 수준이 낮은 이들을 위한 '임대 주택',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홍시 주택'를 만든다. 이윤보다 주거 복지를 위해 일한다. 이광서 대표처럼 가슴 뛰는 일에 뛰어들라고 종용한다. 성적 지상주의, 학벌 우선주의를 넘어 가치 중심의 일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라고 어른들에게 살짝 귀뜸해 준다.


저자는 진로 영역 뿐만 아니라 이성 문제, 학업 스트레스, 친구과의 우정, 가족 문제들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쓰담쓰담' 보듬고 있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귀기울여야 한다.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가 단절된 상태라고 한다. 그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꼭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한다. 어른들에게는 하챦게 보이는 고민이더라도 청소년들에게는 삶을 좌지우지하는 문제일 수 있음을 꼭 기억하자.


참고로, 저자는 조선의 임금 '정조' 팬이라고 한다. 서두에 쓴 정조대왕의 문집 '홍재전서' 의 글처럼 정조도 유년기를 거쳐 청소년의 시기에 힘든 시기를 겪었다. 말 못할 비운의 가정사를 온 몸으로 받아들여야했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를 이겨내야 했으며, 학문의 군주로 손꼽히지만 학업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평범한 한 사람으로 그를 바라본다면 여러 가지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공감의 대상으로 삼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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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하게 제압하라 -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 여자가 살아가는 법 오만하게 제압하라
페터 모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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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시리즈가 한창 서점가를 강타한 적이 있다. 이 책은 행복한 남녀 간관계를 위한 바이블로 자리잡으면서 남자와 여자의 특징을 비교하며 잘 서술해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혼 전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도 강력한 인기를 누린 바가 있다. 하지만 남녀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책 몇 권을 독파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오해와 갈등이 이론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녀 간에 쓰는 언어가 다르고, 느끼는 감정이 다르며 판단하는 방향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이들은 그나마 책이라도 읽으면서 어느 정도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오만하게 제압하라 』는 직장 안에서 생기는 남녀 간의 특징을 다룬 실용서이다. 특히 남자가 주로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 직장에서 여자가 지혜롭게 직장 생활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팁과 함께 여자들도 당당히 직장 안에서 리더의 역할이 주어졌을 때 거절하지 말고 쟁취하라고 격려한다. 유럽의 직장 생활을 주로 다루고 있고, 남성이 주로 일하는 직장 생활을 다루고 있기에 보편화하기에는 약간 이른감이 없지 않으나 어느 곳이나 사람 사는 세상이라면 남자와 여자 간에 생기는 직장 관계의 불협 화음은 비슷한 유형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들이 잘못 인지하는 여러 가지 패턴을 유형화하며 남성의 언어와 사고 방식을 외국어를 배우듯 이해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남성은 서열을 무척 중요시한다. 사무실 책상이 어느 위치에 있느냐가 자신의 서열을 가름짓는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생각하기에는 아주 유치한 일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책상 위치가 뭐가 중요하냐고 웃으면서 넘어갈 수도 있겠다 싶겠지만 그렇게 가볍게 넘기다보면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꼬집어 이야기 하고 있다. 여성은 관계가 우선이다. 최대한 고상한 언어로 대화로 갈등을 풀기를 원한다. 저자는 이러한 언어 유형의 단계를 1단계 '하이토크'로 명명한다. 부하 직원을 말로 설득하기 위해 속사포처럼 쉬지 않고 이야기하는 직장 안에 여성 상사들을 간혹 보게 된다. 부하 직원이 남성일 경우 자신을 위협하기 위해 퍼붓는 수 많은 이야기를 귓등으로 넘길 것이 뻔하다. 저자는 이럴 땐 '침묵'으로 표정와 자세로 무언의 압박을 넌지시 던지면서 제압하라고 권한다. 언어 유형의 단계 '무부토크' 이다. 수 많은 말보다 던지고 싶은 메세지를 '침묵'에 담아 표현하라고 일갈한다.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여성에게 화장은 어떻게 해야 되며 복장은 때와 장소에 맞게 입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말한다. 직장에서 제공하는 리더의 옵션을 거부하기 보다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검소하고 겸손한 모습이 부하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는 생각은 소설 속 이야기일 뿐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직장은 권력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미셀 푸코는 '권력은 악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권력 관계가 없는 직장은 추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권력은 양날의 칼이다. 무슨 말인가? 어떤 의도로 어떻게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나와 도덕적 수준이 다르다고 해서 권력을 멀리하기 보다 도덕적 수준이 낮은 이들이 권력을 사유화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덤벼 들라고 한다. 돌직구다. 최근에 본 책 중에서 확실하게 직구를 던진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남자와의 권력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 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부제를 달고 있지만, 사실 차별이 다분히 존재하는 직장 안에서 실력있는 여성들이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용기를 던져주는 책이기에 거부감 없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읽어 보면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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