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숙 선생님의 행복한 온작품읽기 - 꽃씨반 아이들과 함께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의 기록 행복한 독서교육 7
강승숙 지음 / 행복한아침독서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년 열두달 담임선생님이 읽어주시는 책을 듣고 호기심을 키우는 아이들이 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그냥 읽어주시지 않는다. 궁금증이 일어나도록 감칠 맛나게 띄엄띄엄 읽어주신다.

주중에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이 읽어주신 내용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져서 부모님께 조른다. 책 사달라고.

강승숙 선생님은 '주말신문'을 발행한다. 한 주간 아이들과 읽었던 책 이야기를 부모님께 알린다. 부모님들은 '주말신문'을 읽고 답글을 담임선생님께 보낸다. 자녀가 책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너무 행복하다고. 강승숙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난 부모님들은 참 복도 많은 분이겠다 싶다. 성장기 자녀에게 책을 소개해 주고 스스로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는 그것보다 더 간절한 소원 성취가 어디있겠는가 말이다.


수업 시간에 깊은 새겨질 한 문장을 '독서 공책' 에 옮겨 적는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는다. 한 장 한 장 기록을 남기다보면 그게 바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 이 된다. 독서 공책 종이도 남다르다. 그냥 공책 종이가 아니다. A4 하얀 종이도 아니다. '크라프트지' 라는 종이다. 옛날 누런 겉봉투 재질의 종이다. 정감이 간다. 크라프트지 종이에 그림도 그리고, 글도 적는다.


강승숙 선생님은 그림도 참 잘 그린다. 칠판에다가 책 속 명장면을 쓱쓱 그린다. 분필로 그린다. 마치 살아있는 그림처럼 그린다. 아이들이 쏙 빠질만하다. 지우기 너무 아까운지 아이들도 두고두고 보기를 원한다. 그림책이든 장편소설이든 아이들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책을 엄선하여 선정한다. 이번 책에는 강릉에 있는 주문진초등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온작품읽기한 수업 사례를 온전히 실었다. 여섯 권의 온작품 읽기 수업 사례와 시 수업 사례를 담아냈다. 『엄마 사용법 』, 『화요일의 두꺼비 』, 『아모스와 보리스 』, 『여우의 전화박스』, 『오늘이 』,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으로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드러내도록 했다. 아이들은 책을 읽고 자기의 슬픈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슬픈 가정사를 토해낸다. 책 속 주인공에 자신을 투사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인공에게 건넨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 친구 관계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 모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책이 가진 위력이다.


혼자 읽지도 않겠지만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이 혼자 책을 읽었다면 과연 자신의 아픔을 드러냈을까?

강승숙 선생님과 아이들이 같은 책을 함께 읽었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니 강승숙 선생님이 긴 호흡을 가지고 책을 읽어 주었기에 아이들이 마음 문을 연 것이다. 책으로 치유했고, 책으로 삶의 희망을 가지게 했다.


책은 함께 읽어야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 생각할 지점에서 과감히 멈춰 서야 한다. 선생님이 의도적으로 계획을 하지 않더라도 책 속 감명 깊은 문장에서 멈출 수 밖에 없게 된다. 각자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이 다를 것이다. 각자 그 순간 '독서 공책'에다가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담아내도록 유도하면 된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토의하고 나누도록 해야 한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책을 매개로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교사들도 대화가 필요한 존재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직업이고 보니 에너지가 소진될 게 뻔하다. 책 모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오픈하고 삶을 나눌 수 있어야 에너지를 충전 받을 수 있다. 책만큼 나눔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세상에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