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
김유익 외 지음,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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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맞서 자원 봉사를 자처하고, 감염자 수를 모두 공개하는 나라!

- 긴급 상황이 되면 개인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할 수 있는 공공성이 발휘되는 나라


팬데믹(pandemic, pan 지구 공간 전체 +demic 인류 전체) 을 통해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되었다. 신종 감염병(신종 : emerging,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던 병원체가 새로 감염병을 일으킴) 인 COVID-19 를 대응하는 한국 방역 모델이 세계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 위기 상황이 한국인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있다. 각종 신화들이 깨지고 있다. 선진국 신화, 미국 신화, 시장 신화말이다.

국난 극복에 도덕성이 한 몫을 차지한다. 1998년 IMF 금모으기 운동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전국새마을부녀회가 주도했다. 2017년 12월 3일부터 1주일간, 돌반지를 기부받는 '애국 가락지 모으기' 운동이 시초였다. 국민의 단합으로 351만 국민이 227톤의 금을 모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위 책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감염병 재난에 맞서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영역을  진단하고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을 언급하고 있다. 백신 개발이 한창이라고 하지만 당분간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방역을 넘어 국가 방역, 세계적인 방역이 공조를 이루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대응이 모델로 언급된 이유는 중앙집권화된 민주체제, 의료보험의 보편화, 준비된 공공보건 시스템, 사회적 응집력과 높은 시민의식, 의료인들의 전문성과 헌신성, 정치 지도자의 의지로 분석했다. 진단 검사의 속도와 혁신성, 방역 당국의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의심증상자, 확진자의 병원 접근성, 국가가 부담하는 감염증 관련 비용, 시민 사회의 예방 지침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은 일본을 포함한 서구 선진국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한국적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했던 이유들 중의 하나였다.


현대는 통치가 아니라 협치의 시대다!


세계 언론이 극찬하고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단계가 아님을 지속적인 확진자의 발생과 예기치 못하는 돌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 재난으로 온 국민들이 힘든 경험을 한 것이 선례가 되어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지만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증에 대비하여 미흡한 부분들을 사회적 합의안으로 도출하여 차곡차곡 준비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공 보건 시스템의 확충이 절실하다. 2010년 대구 취약계층 의료를 담당하는 적십자 병원 폐쇄는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예다. 신종 감염병처럼 의료가 공공재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병원마다 딜레마가 있다. 공공 의료 병원으로 지정되었을 경우 운영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비용면에서 적자가 발생하기에 공공 의료 병원 지정에 난색을 표한다. 환자가 적고 의료 수가가 낮은 외상의료, 응급 의료, 재활 의료, 중환자 의료, 산과 진료, 장애인 진료는 국가가 나서야할 부분이다. 따라서 현 건강보험의 지불제도를 행위자별수가제 → 예산제로 전환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소방서처럼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기관은 예산제로 운영해야 공공재로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의료는 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재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사고파는 재화나 서비스가 아니다. 군대가 무너지면 국가가 불안하듯 의료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국내 76만 3,759명을 감염시키고  270명의 사망자를 낸 신종 인플루엔자A, 2017년 186명 감염에 38명이 사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보듯이 신종 감염병은 끊이지 않고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 바이러스는 인류를 떠난 적이 없었다. 인류가 정착하여 가축을 기르던 선사시대에 동물이 가지고 있었던 많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왔다.(천연두, 홍역)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의 대부분이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박쥐는 바이러스 137종에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인수공통바이러스는 61종이나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사실 박쥐는 인류에게 이로운 동물이다. 작물을 해치는 해충과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잡아먹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데 야생 박쥐의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게 되면서 축산 농가로 내려오게 되었고 가축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의 전달자가 되어 버렸다.


사람과 동물, 생태계 건강은 하나다! One Health!


인류의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 생태공공보건 으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동물이 건강해야 하고 동물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전체가 건강해야 한다. 모든 정책에서 건강이 녹아들어 가야 하는 이유다.

공공성이 대두되고 있다. 극단적 개인주의로는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공동체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의료인들이 대구로 달려간 사례, 광주에서 대구경북인들에게 재난 의료 병상을 제공한 사례, 구세군 냄비에 마스크를 기부한 사례, 쿠바가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입국을 거부한 감염된 영국 유람선의 승객을 구조하고 이탈리아 및 전 세계 감염국에 전문 의료진을 파견한 사례는 공공 방역의 본보기를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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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우리는 새로운 감염병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이슈 리포트 1
김우주 지음 / 반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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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회장, 대한감역학회 이사장 등 감염내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 의사이자 교수다. 원래 간 전문의로 진로를 정하려고 했으나 군의관 시절 감염병으로 인해 신체 건강한 군인 청년들이 픽픽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감염내과의 길을 결정했다고 한다. 저자는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을 통해 팬데믹의 서막을 알린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독자들에게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질 것을 조언해 주고 있다. 저자가 인식하는 바이러스의 위협과 바이러스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시면 큰 유익이 되리라 생각된다.


우한 폐렴으로 처음 불리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최초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시점은 2019.12.31. 이다. IHR 즉 국제보건협약에 의해 각 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관찰되었을 경우 즉시 WHO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 (신종 감염병은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병원체에 의한 감염병을 말한다)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중국 정부의 발표는 늦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도 않았다. 2020.1.20. 사스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 박사를 통해 사람 간 전염이 확실시 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COVID-19, CO는 코로나 VI는 바이러스 D 질병, 19는 처음 발생이 보고된 2019년을 뜻한다)는 사스와 전파경로과 유사하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수산시장(웻마킷: 젖은 시장)에서 판매했던 야생 큰 박쥐(과일박쥐)에서 유래해, 중간 매개체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고, 인체 내에서 적응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연구진은 천산갑이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미생물과의 싸움은 일반 질병과의 싸움과 다르다. 예측 가능하지 않기에 미생물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하며 데이터를 축적시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바이러스는 언제든 변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변종에 따라 병독성이 강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전파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확진자 수가 정체되고 진정되는 기미가 보일 때, 어딘가에서 슈퍼전파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0.2.23.을 기점으로 피해완화전력의 일종으로 위기경보단계를 최고단계인'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19의 주요 감염경로는 비말에 의한 호흡기감염이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감염자의 비말로 인해 분내 수십 명까지 전염될 수 있다. 감염예방용으로 천 마스크는 권장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마스크로 쓰이는 KF80 마스크 정도면 충분하다. 에어로졸(공기) 감염이 있을 수 있는 곳에서는 N95를 착용한다. 마스크 착용은 독감이나 감기도 예방 가능하다.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인체의 면역을 담당하는 방어체계는 피부, 탐식세포(점막), 백혈구, B림프구로 되어 있다. 면역을 키우기 위해 사람이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단, 우리가 조금 신경쓰면 면역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다. 술, 담배, 과로를 하지 않는 것,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세 끼 식사, 스트레스 털어버리기 등이다.


세계 감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팬데믹 10~40년 주기설을 흔히들 말한다. 1918년 스페인독감, 1957년 아시아독감, 1968년 홍콩 독감은 팬데믹이었다. 40년, 10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눈여겨 보자. 바이러스가 팬데믹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 인구의 30%가 감염되어야 한다. 30% 감염력을 갖기 위해서는 치사율이 높아서는 안 된다. 인체가 항체를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된다. 바이러스의 확산이 한풀 꺽여 계절독감 수준으로 축소될 때 팬데믹이 종료된다.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백신이다. 백신 사업은 리스크가 크다. 백신을 개발하는데 최소 1년여의 시간이 걸리고, 수천억에서 수조원까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술, 담배가 호흡기에 나쁜 이유는 무엇일까?


담배의 니코틴은 점액질에 붙어서 점막 세포를 건조하게 만든다.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점막에 수분이 부족하면 이물질이 점액질에 달라붙기 쉽다.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이유다. 술 자체는 수분이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알코올은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탈수를 부른다.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다. 공기 감염의 대표적인 예는 홍역과 결핵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한 해 2천여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는다. 1명의 결핵환자가 20명까지 전파한다고 한다.


신종 감염병이 다시 유행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정글탐험, 개간, 야생동물의 포획 등으로 인간과 야생 동물과 접촉이 잦아지면서 야생동물이 지니고 있던 병원체가 인류에게 넘어온 것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보통 중간 숙주를 끼고 넘어온다. 사스는 사향고양이, 메르스는 낙타다.


코로나19의 유행을 종식시키려면 R0 값을 1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R0란? 기초감염재생산 지수를 말한다. 평균적으로 확진자 1명이 일상생활에서 몇 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키는지 살펴보는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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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 인간 - 코로나19가 지나간 의료 현장에서의 기록
이낙원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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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변종 하나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떠들썩하고 있다. 의료진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와중에 인천 지역 소화기내과 의사 한 분이 코로나19 대응 기록을 일기 형식으로 SNS에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자 이낙원 의사는 2020.1.29부터 3.27.까지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료한 기록했고 각종 매스컴을 도배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의사로써의 생각을 SNS에 담아냈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솔직 담백한 기록은 소화기내과 전문 의사의 기록이기에 일반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그랬듯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초기 단계에서는 별 탈이 있을까하는 마음이었다. 다른 나라 이야기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럭저럭 차분하게 일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의 위력에 불안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감염증 환자가 눈부시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증가했고 사망자도 늘어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증은 우리의 생활은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사람들에게 개인위생 수칙은 필수가 되어 버렸다. 일상속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불문율이 되어 버렸다.


저자는 『바이러스와 인간』에서 바이러스의 속성에 관한 의학적 상식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바이러스의 생존 방식이라든지 바이러스의 변이에 관한 일반인들이 궁금해 가는 것을 각종 비유를 들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막연히 바이러스를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하지 말라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불안은 자칫 혐오를 일으킬 수 있고 국가적 혼돈에 놓일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를 초래한 지구 생태계 파괴에 따른 위기 상황을 전 세계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환경 보호를 위한 합의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 확진된 환자들이 주변에 있다면 다른 말보다 그저 위로와 격려가 제일임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바이러스는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 역시 유전자 덩어리다.


바이러서는 단순한 몸을 가지고 있어 세포 대사를 하지 못한다. →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살아 있는 다른 세포 안에 들어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 → 사람 안에 기생하는 것이 최고다 → 일단 개체수가 70억이나 된다. → 동물을 숙주로 삼고 살고 있었던 바이러스는 보금자리의 위협을 받고 있다 → 동물 보다 사람에게 침투하는게 살아갈 최고의 방법이다.


스스로 움직일 줄 모른다.  바이러스는 언제나 이동을 위해 다른 생명체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예) 지카 바이러스(태아 소두증) → 모기/ 조류 독감 바이러스 → 철새 / 말라리아 원충 → 모기 / 쓰쓰가무시병 → 등줄 쥐(진드기 유충)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를 만들기가 어렵다. 크기가 너무 작고 세포벽, 세포소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 세균은 항생제로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제까지 다른 생물의 몸속에 잘 살고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 왔다. 이것을 '이종간 감염'이라고 한다. 언젠가 코로나19 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시기가 올 것이다. 바이러스 자체가 소멸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어딘가로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전염병은 계속 반복된다. 1976년 에볼라 출혈열, 1981년 에이즈 바이러스, 1997년 조류독감, 2003년 사스, 2009년 돼지독감. 이번에 발병한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은 COVID-19. COVID-24, COVID-30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에 염두에 둔 작명이다.


데이비드 콰먼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역사 』에서 지적하는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진단과 처방법이다.


1. 바이러스가 있던 자리, 아마도 그 자리에서 숙주와 바이러스는 잘 지냈을 것이다. 지구 생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그 다양하고 복잡한 바이러스 세계는 생태계 속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왔다.


2. 벌목, 도시 건설, 화전 농법, 야생동물 사냥과 섭취,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한 숲의 개간, 광물 채취, 도시 확장, 해양 식량 자원의 남획, 기후변화 등. 그러다보니 바이러스들이 살아갈 곳이 없다.


3. 새로운 숙주를 찾든지, 멸종하는 것이다.


4. 이윤을 위해 가축들에게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의 진화를 부추겼고, 기후 온난화를 부추겨 모기와 진드기의 서식지를 넓혀주었다. 이 모든 게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 기회를 넓혀주는 것들이다. 인간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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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염병 - 세균과 바이러스에 맞선 인간의 생존 투쟁 세계사 가로지르기 14
예병일 지음 / 다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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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와 독감의 차이


감기의 원인은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수 많은 바이러스때문이다. 종류가 많다보니 감기 치료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단지 증상을 완화해 주는 효과제만 있을 뿐. 그러나 독감은 다르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타미플루 또는 릴렌자를 처방받는다. 독감 바이러스는 A형,B형, C형이 있으나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A형이다.


십자군의 전쟁의 승패를 가른 전염병


1095년 클레르몽 종교회의에서 십자군 원정을 결의했다. 약 200년간 아무 의미 없는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1097년 1차 십자군 원정에서는 장티푸스로 의심되는 전염병이 유행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1148년 2차 십자군 원정에서는 장티푸스세균성 이질로 의심되는 전염병이 도시 전체를 휩쓸었다. 1218년 원정에서는 괴혈병, 1250년 원정에서는 괴혈병이질로 큰 피해를 입었다.


중세를 몰락시킨 페스트


십자군 원정의 폐해로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세상을 대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봉건제도의 결속보다 개인이 더 중요하고 내세보다는 현세가 더 중요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347년 시실리에 제노바 선박이 들어오면서(크림반도의 카파 시에서 타타르인 즉 몽골족이 남긴 쥐벼룩에 의한 전염된 상인들이 제노바 선박을 이용해 시릴리에 들어오게 되었다) 유행하기 시작한 페스트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되었다. 『데카메론』, 『페스트』에 그려진 페스트 폐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 결과 농촌을 버리고 떠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생산성이 감소, 기근이 계속되었다. 봉건제도 붕괴의 단초는 페스트였다. 검역법도 강화되어 프랑스어로 40을 의미하는 '검역'이 시행되어 항구에 들어온 배는 40일을 기다려야 했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대표적인 질병, 두창(천연두)


1519년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는 550명의 병사를 이끌고 쿠바에서 멕시코로 들어갔다. 1520년 또 다른 스페인 군대가 멕시코 동부 해안에 상륙했는데 이때 두창에 걸린 아프리카 노예가 있었다. 코르테스 부대에게로 두창이 전염되어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런데 코르테스 부대에게로 전염된 두창이 이번에는 아즈텍인들에게 유행하기 시작했다.(두창의 전염 경로: 나르바에스의 배에 있던 두창 환자 → 코르테스 부대 병사 → 아즈텍인) 결국 1521년 아즈텍 문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페루에서 발생한 잉카 문명도 두창의 희생양이었다. 1530년 프란시스코 피사로 이끄는 스페인 군대가 쳐들어가기 3년 전부터 이미 두창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원정에 나선 나폴레옹, 전염병에 무릎을 꿇다!


1798년 나폴레옹 군대는 이집트를 손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으나 페스트의 유행으로 이집트 원정을 포기해야했다. 1812년 러시아 원정에서는 발진티푸스로 실패로 돌아갔다. 그때 상황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현 미국 영토의 절반 가까운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던 루이지애나주(루이 16세의 당)는 황열에 견디지 못한 프랑스군이 철수하면서 나폴레옹이 미국 대통령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에게 헐값으로 팔아 넘긴 땅이었다. 1880년대까지 파나마 운하를 차지하고 있었던 프랑스가 이 지역을 포기하고 물러난 것도 황열(모기가 바이러스를 전파하면서 얼굴이 노랗게 되고 열이 나는 병)과 말라리아 때문이었다. 황열을 해결하지 못한 프랑스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이 전염병을 해결한 미국은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여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처칠의 목숨을 건진 프론토질


프론토질은 항균 작용을 의미한다. 항균 작용을 하는 약제를 설파제라고 했다. 1943년 폐렴에 걸린 영국 수상 처칠은 도마크가 발견한 항균제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성경의 <레위기>에는 위생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항상 신체를 깨끗이하라는 것과 전염병이 돌 때 산후조리 시 어떻게 해야 2차 감염을 막을 수 있는지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중세 말기 페스트를 통해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위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인도 뱅골 지방의 풍토병이던 콜레라가 19세기가 되자 맹렬하게 전파되기 시작했다. 코흐는 콜레라의 원인이 세균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1997년 조류독감,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4 에볼라, 2020년 코로나19까지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할 때면 예방 또는 치료법이 연구되었다. 지난 수십년 년간 전염병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였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맨해튼 쌍둥이 빌딩 테러 직후 탄저균 포자를 담은 흰 가루가 곳곳에 배달되었다.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과 기침을 동반한 호흡곤란 증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확인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베타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이 알려졌다. 이것은 중동 지방에서 많이 발생되었다해서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로 불리웠다.


최근 전염병들이 과거와는 달리 원래 사람에게서 발견되지 않던 동물의 전염병이었다. 인수공통전염병인 것이다. 증가하게 된 이유는 동물로부터 의료 산업에 사용되는 재료를 얻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교통의 눈부신 발전은 사람들의 이동과 접촉을 빈번하게 하였고 사람과 동물이 접촉 빈도수도 늘었다. 지구상의 환경 변화는 병원체의 변이를 쉽게 하였다. 자연 환경의 파괴는 사람과 격리되었던 동물들이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졌다. 에볼라의 경우 박쥐가 사람에게 옮긴 질병으로 추측되며, 에이즈는 원숭이가 사람에게 옮긴 것으로 판명되었다. 공장화된 형태의 가축 키우기는 집단적 발병을 초래했다.


반면 위생 수준이 높아질수록 발병 빈도가 높은 전염병이 있다. 냉방용 에어먼 사용이 증가하면서 '레지오넬라 감염증'이 널리 퍼졌고 A형 간염은 위생 수준이 높아지면서 많이 발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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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과 최고 권력자들의 질병에 대한 기록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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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질병은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의 흐름을 뒤흔들었다. 개인의 병력과 생애를 결합시켜 고찰하는 병력전기학(pathobiography)을 근거로 역사의 중심축에 있었던 각계 각층 지도자들의 질병이 어떻게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는지 고찰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질병과 각종 질병에 걸린 권력자들을 서술하고 있기에 다소 편향적인 기록일 수가 있다. 역사의 서술이라는 것이 지금껏 힘 있는 권력자들 중심으로 되어 왔기에 마치 역사가 그들만의 이야기로 치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현존 하는 역사 기록이 불행히도 왕 또는 유력한 권력자 중심으로 되어 왔기에 불가피하다는 것을 미리 이야기해 두고 싶다. 질병의 기록도 마찬가지다. 서민들이 앓았던 질병은 단 한 줄에 그치지만 권력자들의 병력은 지나칠 정도로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질병이 역사의 흐름에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럽의 역사를 바꾼 흑사병, 페스트


14세기 유럽 경제를 주도한 도시국가가 있었으니 '제노바 공화국' 이다. 크림반도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도시 카파는 제노바 상인들의 교역 요충지였다. 1346년 여름부터 타타르인(몽골족)들이 카파 시를 점령하기 위해 포위하기 시작했다. 포위하는 과정에서 타타르군 진영에 서식하던 쥐들이 카파 시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한다. 쥐들과 함께 박테리아에 감염된 쥐벼룩도 유입되었을 것으로 본다. 쥐벼룩이 페스트의 매개라는 사실은 1894년 스위스의 의사 알렉상드르 예르생이 발견했다.


페스트의 발병 원리는 이렇다.

페스트균이 쥐벼룩의 소화가에 장애를 일으킨다. 식도가 막혀 아무것도 삼킬 수 없게 된 벼룩은 굶주림을 극복하기 위해 숙주의 몸을 더 열렬하게 뜯으며 피를 빨아 먹는다. 이때 벼룩의 위 속에 있던 박테리아에 감염된 내용물들이 침샘에 섞여 나온다. 벼룩은 한 마리 쥐에서만 피를 빨지 않는다. 이 쥐, 저 쥐, 다른 동물과 인간도 공격한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벼룩의 희생양이 된 생물은 죽음을 맞이한다.


페스트는 역사에 곳곳에 등장한다. 기온이 급감한 6세기에 농작물 피해가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걸렸을 때 대규모 발병이 일어났다. 13세기 폭우로 인해 농작물이 대거 피해를 입었고 위생이 불결한 지역과 교역의 발달로 페스트균의 전달 속도는 급속도로 빨라졌다. 전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그리고 많은 쥐들이) 밀집되어 있는 도시 같은 환경이 필요하다. 중세 초기는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에 그나마 피해갈 수 있었다. 반면 영국에서는 664~666년 사이 페스트의 습격을 받았다. 그 이유는 영국 도시 중심으로 목조 건물이 많았고, 목조 건물은 쥐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곳이었다. 전쟁 지역에 전염병이 발병하는 이유가 주둔하고 있는 지역의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교통이 발달로 교역의 범위와 속도가 빨라졌다. 페스트는 상인들, 난민들 그리고 여행객과 여행객들의 짐가방을 통해 전파되었다. 당시 직물 교역은 경제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기둥 중 하나였다. 모직물은 벼룩이 서식하기에 매우 좋은 보금자리였다. 벼룩들에게 있어 최고의 서식지는 화물선에 화물과 같이 탑승한 쥐의 털이었다.


중세는 종교의 힘이 강해 페스트가 진노한 신이 세상에 내리는 벌이라고 믿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와 동시에 신을 분노하게 만든 이들을 색출하여 벌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도 어김없이 고개를 들었다. 광신도들의 목표가 된 이들은 이번에도 유대인들이었다.


일반적인 유행병(epidemic)에 비해 범유행병(pandemic)은 전염 지역이 매우 광범위하다. 범유행병은 한 대륙 전체나 여러 개의 대륙이 감염성 질환의 공격을 받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1817년 인도에서 대규모 콜레라가 최초로 발발했으며, 그 전파 속도와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발병 원인은 이상 기후(1815년 4월,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대폭발)로 인한 흉작, 그로 인해 영양분 섭취량이 턱없이 부족해 면역력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뇌졸중을 앓았던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이야기다. 그는 대한민국 초기 역사에 큰 영향을 준 결정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원칙으로 강대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국제적 명분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윌슨은 1919년 10월부터 임기 종료 시점인 1921년 3월 사이에 국제 정세가 긴박했음에도 불구하고 뇌졸중으로 인해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는 권력 진공 상태였다. 동아시아에 식민국가들에게 또 다른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윌슨은 몸져누워 있었야 했다는 사실을 질병의 역사에서 발견하게 된다.


존. F. 케네디에 관한 일화도 질병과 관련하여 무수히 많이 회자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병약했기에 아버지의 기대와는 달리 케네디는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했다. 그렇기에 그는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읽고, 읽고, 또 읽었다. 풍부한 지식과 태고난 매력으로 최연소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병약한 심신으로 인한 독서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임기 중 케네디의 병력은 철저히 보안 사항이었다. 추후 공개된 사실은 그가 애디슨병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스테로이드를 수시로 복용해야 했고 척추 이상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사망 당일에는 코르셋을 착용하고 있어 몸을 굽히기만 해도 피했을 총알을 고스란히 맞아야했다는 일화가 전해 온다.


프랑스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미테랑은 전립선 암을 앓고 있었으며 재임 기간 중 의사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4선을 역임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자신의 병명을 철저히 보안 사항으로 감추어야했고, 결국 그 사실이 국민들에게 폭로되자 미국은 수정헌법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되, 재임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처럼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의 건강은 때때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에 걸림돌이 되어왔고 세계 역사의 굴곡점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지나온 기록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2020년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세계 각국 정상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소식에 의하면 일본 아베총리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각혈까지 토해냈다고 한다. 미국의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트럼프는 과연 재임에 성공할 것인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얼마 전 있었던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국회의석의 3분의 2이상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해 낸 것이 코로나19 전염병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선방한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전염병은 이제 우리 생활에 밀접한 연관성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코로나19 이후 생활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확연한 구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전보다 더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안전에 대해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세계 역사가 곧 질병의 역사라는 말이 세간에 두루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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