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스탠딩
래리 호건 지음, 안진환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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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투명하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밝히고, 정확한 사실을 알리면 사람들은 어떤 고난이 닥쳐도 믿고 지원한다

 

주지사에 취임한 뒤 5개월만에 공격적인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3기라는 진단을 받고 기자회견을 만류하는 비서진에게 래리 호건이 한 말이다.

 

그렇다. 숨김없이 낱낱히 알려야 한다. 나머지는 시민들이 판단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항상 투명하게 진실되게 알려야 한다. 그게 최선의 일이다. 지금 당장 곤혹스럽더라도 훗날 뒤돌아보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 세계가 팬데믹 상황 속 K-방역이 호평을 받은 이유도 래리 호건 주지사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전 국민에게 확진자수를 숨김 없이 밝히면 나머지는 국민들이 알아서 한다. 판단은 국민에게 맡기고 정치적 지도자는 여러가지 정치적 셈법으로 머리를 굴릴 것이 아니라 소상히 투명하게 밝히는 일이 가장 최선의 일임을 알게 된다. 

 

인구 600만명의 메릴랜드주. 1951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맥켈딘이 공화당 출신으로 주지사에 당선된 이후 63년 만에 공화당 출신 주지사로 당선된 래리 호건.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메릴랜드주에서 래리 호건이 당선된 것은 미국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이변으로 기록되었다. 2014년 주지사 선거 당시 매릴랜드주지사 민주당 후보는 막강한 지원 세력을 받는다. 버락 오바마, 미셸 오바마, 빌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부부가 동시에 지원 유세를 할 정도로 메릴랜드주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포기해서도 안 되는 지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명의 래리 호건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선된다. 우리나라로 예로 든다면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장에 보수측 후보가 당선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래리 호건이 공화당 후보로 63년만에 주지사에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선거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당시 메릴랜드주의 전반적인 경제 성과는 50개 주 가운데 49위. 세금과 각종 수수료, 통행료로 인해 사람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있었다. 주민 대다수가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을 선거로 당선 시킨 이유는 래리 호건의 당선 수락 연설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여러분이 어떤 당의 지지자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일부터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우리의 위대한 메릴랜드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치적 중도를 표방하며 민주당원과 무당파를 끌어들였으며 훌륭한 메시지, 초당파적 풀뿌리조직, 민첩한 직원, 활기찬 자원봉사자 조직, 부족한 선거 자금을 다량의 땀으로 극복한 래리 호건은 62대 주지사로 당선되었고, 놀라운 일은 2019년 재선을 했을 뿐만 아니라 2024년 미국 대선 후보로 강력히 부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지사 당선 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당시 문대통령은 래리 호건에게 당신은 한국 국민의 사위라고 칭찬했으며 한인 최초의 주지사 영부인이된 유미를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사실, 래리 호건이 주지사가 되기까지 영부인 김유미의 내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래리 호건의 말이다. 교회 집사인 아내는 늘 기도를 믿고 의지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이겨내도록 도와주실거예요. 당신은 죽지 않아요. 당신은 더 좋아질거예요. 하나님은 당신을 위한 계획을 갖고 계시거든요"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 아닌 옳고 그름의 싸움으로 본 래리 호건은 같은 공화당 출신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차 견제를 받을 정도로 소신 있는 정치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실패가 나머지 인생을 정의하도록 놔두지 않기로 결심했다.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약자의 입장에서 싸움을 벌여야하는 도전입니다. " 그의 명연설이 시사해 주는 점이 있다. 정치적 대립이 어느 때보다도 날카롭게 서 있는 대한민국 정치 지형 속에 래리 호건과 같은 철학을 지닌 정치인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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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법
이지성.인현진 지음 / 차이정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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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성 작가는 <에이트>에서 사람이 인공지능 로봇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8가지 비법 즉 에이트(8)를 밝혔다. 인공지능 로봇이 절대 가질 수 없는 능력을 소유하기 위해 교육 방법을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공부하는 방법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2045년,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사람을 지배하는 시기에 맞서 공부법을 새롭게 하며 진열을 정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 제목처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법>으로. 

 

저자는 새로운 공부법을 위해 폭넓게 독서를 한 흔적이 돋보인다. 특히 이지성 작가의 책 내는 스타일을 보면 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 상당히 많은 양을 독서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법>에서도 어김없이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있다. 최신 심리학 이론과 과학적 분석 이론을 근거로 제시하며 유수의 대학에서 연구한 자료를 주장의 근거로 내 놓고 있다. 독자들을 설득하기에 충분한 자료임에 틀림이 없다. 뿐만 아니라, 따분하게 흐를 수 밖에 없는 주제를 이야기식으로 전개하기 위한 노력으로 스토리를 입혔다. 저명한 과학자의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독자들이 지겨워한다면 읽혀지지 않을 께 분명하기에 호기심을 가진 독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 생활과 밀접한 소재를 선택하여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책장을 펼치면 마치 소설을 접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소재로 새로운 부서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의 형편을 스스로 돌아보며 주인공은 자괴감에 빠진다. 사직서를 낼까 망설이다가 같은 부서 과장의 소개로 만난 공부법 멘토 제이제이를 만나면서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난국을 이겨낼 해법을 찾아낸다는 스토리다. 멘토와 멘티의 학습법은 비대면 학습법인 온라인 실시간 쌍뱡향 대화 학습법을 활용한다. 새로운 공부법에 입문하기 전에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누군인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스스로 대답하는 길이 곧 공부법의 시작이라고 한다. 

 

공부는 몸으로 들이는 습관이며 집중과 몰입은 공부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집중과 몰입을 키위기 위한 방법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법>을 소개한다. 피터 드러커는 공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공부란, 목표 달성 능력을 습득하는 일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능력을 습득하는 행위가 공부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부 잘 하는 사람은 타고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습된 무기력과 부정적인 고정 관념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임을 깨닫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효능감을 갖춰야 한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자기 효능감을 갖기 위해서는 작지만 꾸준히 좋은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쁜 공부 습관, 비효율적인 시간 관리, 공부에 방해되는 환경은 자신감을 놓치기에 충분한 것들이다. 부정적인 생각, 불안정한 감정을 떨쳐 버려야 한다. 공부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이고, 배움은 평생에 걸쳐 해야 하는 일이기에 새로운 공부법은 언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바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이지성 작가는 이 책에서도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빼놓지 않고 있다. 독서는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공부의 기반이라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독서학과 전정재 교수는 말한다. 독서는 뇌를 변화시킨다. 언어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상상력과 독서는 깊은 연관이 있다. 초등학생일수록 독서 환경은 중요하다. 독서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며 역사의 기록은 그 발명의 결과 중 하나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법>을 통해 자신이 무엇에 대해 모르는지, 그리고 무엇을 아는지 메타인지를 습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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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의 유전자 - 회사 위에 존재하는 자들의 비밀
제갈현열.강대준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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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기업의 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미래 사회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들이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 고수해오던 자신들만의 방법들을 버리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조직을 정비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한다. 미래 사회 조직의 운명을 짊어지고 갈 영향력 있는 인재를 <C 유전자>를 지닌 C레벨로 명명한다. 지금도 국내 알만한 대기업들은 전통적인 수직 구조의 위계 조직에서 역할 중심의 구조 조정을 해 나가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직급을 과거 부장-차장-과장-대리에서 사원-선임-책임 등과 같이 단순화시켰으며 SK그룹은 아예 연공서열제를 폐지하고 인사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여 누구나 성과만 있으면 승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위의 사례만 보더라도 앞으로의 시대는 조직 사회에서 상사가 사라지는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시대적 변화가 숨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개개인의 가진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부를 가질 수 있는 시대인 능력 우선, 엘리트 우선 주의로 흐를 것이다. 기업은 더 이상 단계별 업무 보고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중간 관리자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며 직급조차 파괴해 버릴 것이다. 시대의 파도에 몸을 밑긴 채 배정된 업무만 수행하며 살지 아니면 자신의 역량과 가능성을 직장 내에서 최고 수준까지 끌어 올리며 살지 선택은 각자에게 달려 있다.

 

C 유전자를 지닌 C 레벨부터 정리해 보자. 여게에서 C 란? Chief의 머릿 글자다. 즉 프랑스어 Chief는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음식계에서 최고위자를 Chef 셰프라고 부르는 것처럼. 영어권에서는 Head로 불리는 C 레벨은 대부분의 기업들에 포진되어 있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최고정보책임자(CI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인사책임자(CHO),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등 지금의 기업들은 기업을 대표하는 최고 1인자 CEO 혼자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 각 기업마다 C 유전자를 지닌 C 레벨의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팬데믹 상황 속에서 비대면 재택 근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CLO 즉 최고법률책임자로 불렸던 용어가 CLO(Chief Listening officer) 즉 최고경청책임자로 전환되고 있다. 다시말하면 기업은 필요하다고 여기는 역할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에 C 레벨도 점점 다양해 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직무를 잘게 쪼갠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역할이 생긴 것이다.

 

C 레벨에 있는 사람들은 관리자가 아닌 의사결정권자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다. 정교하고 적확한 의사 결정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모든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다. 다른 산업으로도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 레벨은 직장에 다니면서도 성장해 간다.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부를 늘린다. C 레벨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시간이다.

 

그렇다면 평범한 직장인이 C 레벨에 오르기 위해서는 저자는 C 유전자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어지는 것이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C 유전자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단순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5가지다. 의사결정력, 변화제어력, 운용력, 정치력, 협상력.

 

일본 기업 소니의 몰락에서 볼 수 있듯이 잘못된 의사결정력은 회사의 성장을 방해한다. C 유전자의 첫 번째 항목은 의사결정력이다. 삼성의 최고의 신의 한 수는 반도체 도입이었다. 반면 최고의 오판은 2005년 안드로이드 인수 건을 놓친 것이다. 코카콜라에서도 뼈아픈 의사결정이 있었다. 1920, 1931년 두 번에 걸쳐 펩시 인수 건을 놓친 것이다. LG전자는 고졸 출신의 조성진 부회장을, 쌍방울은 40세의 김세호 대표이사를, 네이버 웹툰은 김준수 CEO를 발탁한 것은 그들이 가진 장점인 탁월한 의사결정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팀을 운용하는 능력, 사람에게 충성하기 보다 회사와 맺은 계약에 충실하며 강력한 네트워크(기브 앤 테이크)와 좋은 평판의 정치력, 막판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바로 C 유전자다!

 

C 레벨에 있는 이들은 맡겨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던 이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도 여전히 업무에 대한 역량이 높아야 한다. 인성과 태도에 리스크가 없어야 한다. 타인이 당신을 추천할 때 인성 때문에 고민하지 않을 정도의 선한 인성을 소유해야 한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교육계에도 적용해 보면 의사결정할 기회를 학교장에서 각각의 부장교사에게 위임해야 한다. 다변화된 시대에 독단적인 판단은 착오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학교 내에서도 C레벨에게 권한을 확실히 유임해야 한다. 최고의사결정권을 부여해 주자는 얘기다. 교감, 행정실장을 포함한 각 부장교사들이 그런 역할을 수행하도록 권한을 위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 학교에는 90년생 즉 젊은 세대의교사들이 대거 들어온다. 그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가르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 어떻게 그들의 의견을 '수용할 것인지'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는 '성공해서 떠나라'라는 말이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와 학교 조직이 차이점이 있지만, 집단지성에 관한 부분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집단지성의 장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이 책에서 언급한 (물론 기업가의 관점에서) 집단지성의 단점을 보면, 타인을 존중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 현상(정보신호), 쉽고 편한 것을 따르려는 현상(유리스틱), 최고 발언자의 의도에 동조하는 현상(폭포효과), 집단이 한 쪽 방향의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집단 극단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최선의 해결책을 도출해 낸다더라도 결정이 너무 늦어 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무엇이 정답인지 논의 하는 관계에서 결정한 것을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관계'로 전환할 것을 생각해 보라고 권면한다.

 

기업에 대해 경험도, 지식도 없는 자가 두서없이 책을 요약하고 내가 소속되어 있는 학교에 어설프게 적용하다보니 헛점이 많을 것 같다. 읽으시는분들의 넓은 이해를 부탁드린다. 다만 학교의 교직원들도 한 번 쯤은 다른 세계의 책들을 읽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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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정애리 지음 / 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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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배우, 시 콘서트로 라디오를 여는 연기자, 남 모르게 섬김을 실천하는 탤런트로 알려진 정애리님의 시와 그림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일상의 삶을 공개한 포토 시집이다.

 

난소암 판정과 치료 과정 속에서 깊이를 더해 가는 삶을 배우고 있으며 매일, 시를 쓰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고해 받치는 삶의 메아리다. 촬영 스케줄으로 오고 가는 차 안에서 붉게 물든 석양의 하늘을 바라보며 감사함을 고백할 수 있는 저자의 삶은 한 편의 시 그 자체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담쟁이를 보며 시를 읊을 수 있다면 그 삶이 곧 축복된 삶이 아닐까하는 저자의 고백에 공감한다.

 

귀촌해온 저자의 오빠가 일하다 벗어 놓은 빨간 장갑을 널어 놓은 것도 놓치지 않고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둔다. 가족애가 듬뿍 담긴 시에 어울리게 사진을 배치하고, 평범하게 바라보았던 자연 풍경도 그날 그날 느낌이 닿는대로 사진을 찍고 생각을 정리하며 살아가는 저자의 삶이 코로나19로 인해 갑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를 선사한다.

 

작년에는 유난히도 휴대폰을 손에 붙들고 살아갔다. 저자의 말마따나 고개를 살짝 올려다보면 하늘을 볼 수 있는데 왜 그토록 고개를 푹 박고 작은 창, 휴대폰에 달린 화면에 쫓기며 살았는지 후회가 막심하다. 확진자 수 증가로 수업이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 바뀌고, 밀집도 완화에 따라 3분의 1 유지, 3분의 2 유지가 토요일, 일요일 TV를 통해 공개되면 그때부터 학교 관계자들의 휴대폰은 불이 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시급히 공개한다고 주말을 이용해 발표를 했지만, 나머지 뒷수습은 학교 현장 관계자들이다.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에게, 교직원들에게 관련 사실을 카톡으로 전송하고, 답하고. 급식과 통학버스, 수업과 비상연락망, 긴급돌봄 같은 필수적인 부분들은 오로지 학교의 몫. 이런 일들이 작년 한 해만 하더라도 수시로 이뤄지다보니 주말에는 휴대폰이 불나도록 글을 쓰고, 답했던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도 저자의 시선에는 심상으로 다가오나보다. 나무에 새겨진 옹이를 보며 견디는 힘을 묵상하고 내성을 기를 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저자. 가치지기 한 소나무의 처량한 모습을 보며 행여나 자신에게도 남아 있는 욕심, 고집 등을 가지쳐 버리겠다고 벼리는 저자의 결심이 이 책을 모두 독자들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분주한 일상의 삶에서 잠시 호흡을 멈추고 이 책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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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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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저자가 실제 경험한 사례를 가상의 현자(노인)와의 대담으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단순히 돈의 쓰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조언을 늘어놓는 방식을 지양하고 이야기 속에 독자들이 돈의 본질과 돈을 다루는 능력을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메세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부자의 그릇, 돈의 가치를 보는 시선이다! " 

 

돈에 지배를 당하는 사람과 돈을 지배하는 사람의 차이는 돈을 바라보는 시선에 달려 있다.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돈에 지배 당하는 사람의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시야가 닫혀 있다. 돈에 쪼들리다보니 주변을 크게 볼 수 없는 것이다. 돈에 지배 당하는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돈을 두려워한다. 돈은 인생을 결정하는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한데 마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점이다. 빚은 결코 나쁜 게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부채와 금리를 잘만 다루면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고 한다. 부자는 돈을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치감치 알고 있다. 돈은 순환한다. 돈에는 흐름이 있다. 은행이 자본금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돈을 빌려 더 높은 금리로 붙여 대출하는 방식으로 순이익을 얻듯이 돈은 쓰는 방법에 따라 사용 가치가 달라진다. 

 

돈을 지배하는 사람은 돈을 쓸 줄 안다. 나름 규칙에 따라 사용한다. 부자와 빈자를 나누는 능력은 가치를 분별하는 시선에 달려 있다.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면 빚을 내어 쓸 만한 곳에 쓰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부자의 돈 쓰는 법이다. 단, 대출받은 빚을 그릇된 방향으로 잘못 쓰거나 자기 자신을 과신한 체 과욕을 부리는 것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돈은 주의해서 다루지 않으면 인생을 엉망으로 만든다. 인간이 돈 때문에 다루는 실수 중 대부분은 잘못된 타이밍과 선택에서 비롯된다. 저자의 경험이기도 하지만 문어발식 가게 확장과 같은 일을 크게 벌이는 행위,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 순간적인 기분에 휩쓸려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으려는 속성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돈은 신용이자 그 사람의 인격이다. 돈 보다 신용이 우선이고, 돈 보다 인격이 앞선다는 얘기다. 그 사람의 신용을 보고 은행에서 대출을 해 주는 것처럼. 그 사람의 인격을 보고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처럼 말이다. 

 

책의 제목인 <부자의 그릇>처럼 인간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돈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1억 밖에 사용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10억을 잘 다룬다는 보장은 없다.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릇을 넓히는 것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돈을 다뤘던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고, 돈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며, 돈을 교양있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독자들 모두 2021년은 돈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돈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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