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스페이스 | 미래 도시 채석장 시리즈
렘 콜하스.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임경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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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도시 공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게 될 것인가? "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와 문화이론가 프레드릭 제임슨은 미래의 도시는 정크스페이스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다. 그들은 '정크스페이스'로 미래 도시를 정의한다. 정크스페이스란, 지구에 남겨둔 인류의 찌꺼기다라고 말한다. 정크스페이스는 우주 전체에 퍼져 창궐하는 바이러스로 돌변할 것으로 걱정이 담긴 목소리를 남기고 있다. 정크스페이스는 한동안 잠복해 있어 처음에는 알아볼 수 없다. 바이러스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크스페이스'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할까?


쇼핑몰을 예로 든다. 쇼핑몰만큼이나 새롭고 미국적이며 후기자본주의적인 것은 드물다. 쇼핑몰 그 자체 혹은 그것의 공간 문제는 어떤가? 쇼핑몰에는 건물의 구획화, 복도, 매트릭스와 같은 공간의 심리학이 존재한다. 현대인에게 쇼핑은 하나의 공연이다. 돈과는 상관없는 공연이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공간이다. 그 공간을 정크스페이스로 말한다.


정크스페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더 이상 건물의 구조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때 건축가의 임무는 건축 속에 역사와 공간의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 아니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기념비적인 구조물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건축가가 참조해야 할 단 하나의 키워드는 '쇼핑' 이다.


모든 건축과 도시계획은 쇼핑을 담아낼 수 있는 비밀봉지다. 정크스페이스는 모든 도시 공간을 점령한다. 모든 공간에 쇼핑의 영혼이 깃든다. 모든 길은 쇼핑으로 통하고 최종 목적지는 금전적 거래다. 이제 쇼핑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우리는 원근법을 상실한 공간 속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쇼핑을 하고 우리의 욕망을 알기 위해 쇼핑한다. 우리는 정치를 쇼핑하고 종교를 쇼핑하고 이데올로기를 쇼핑한다.


우주에 버린 인간의 쓰레기가 '스페이스정크'라면 지구에 남겨둔 인류의 찌꺼기는 정크스페이스다!


건축가 유현준씨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에서 아름다운 건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진정 훌륭한 건축 디자인은 어느 한 땅에서는 훌륭하게 작동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때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그런 건물이 그 대지가 가진 에너지를 잘 이용한 건축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파트는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값비싼 브랜드 아파트 주위에는 그렇지 않은 건축물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주민들이 궐기하고 있다. 자기네 부류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역 이기주의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라는 건축물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자고로 건축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겨야 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촉진시켜야 하는 게 훌륭한 건축이라고 유현준 건축가는 이야기한다.


21세기의 도시가 '정크스페이스'가 되지 않기 위해 도시로 사람이 몰리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도시를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좀 더 인간적으로, 사람 냄새가 풍기는 방법으로 건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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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 교사에게 그림책이 필요한 순간
김준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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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쳐 힘들때면 그림책을 펼쳐보자. 그림책은 삶에 지친 우리의 마음에 위로와 위안을 건네줄 것이다"


저자는 10년 남짓 교직 경력을 가진 중등 교사다. 원래 내성적이라 타인과의 심리적 거리(퍼스널 스페이스)를 두며 살아가는 것이 편안한 타입의 교사다. 학교 회식은 커녕 워크숍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좀 특이한(?) 교사다. 그렇다보니 주변에서 염려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학교도 사회라 동료 교사 뿐만 아니라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관계를 꺼리는 성격이라 꽤 힘든 학교 생활을 했으리라 짐작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교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부적응 교사가 아니라 남다른 교사였던 것 같다. 토론에 심취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전국 단위 토론 대회에 학생들이 입상한 것으로 봐서 놀라운 진념의 교사라는 것이 눈에 띈다. 교실 수업, 학생 생활 교육을 위해 가슴 앓이를 한 것으로 봐서 학생 친화적인 교사임에 틀림이 없다. 그가 교사다운 교사가 되기 위해 몸부림 친 자국들이 고스란히 『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에 담겨 있다.


저자는 그림책을 통해 교사의 정체성을 찾아갔다. 그림책을 통해 교사의 본질을 회복하고 있다. 그림책을 통해 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교사가 되고 싶어한다. 그림책은 저자 김준호 선생님의 그 자체다. 그림책을 묵상하며 지나온 교사의 삶을 성찰하고 그림책을 사유하며 앞으로 살아갈 교사의 삶을 기대한다. 그림책이 어린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우습게 여기던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그림책은 모두의 책이라고. 그림책은 삶의 변화를 꾀하는 도구라고 말한다.


" I want to be < I want to live for " 

얼마나 높은 위치에 서고 싶은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승진을 꿈꾸다보면 자칫 놓치는 것이 있다. 관계의 상실이다. 경쟁은 피라미드 구조에서 발생한다. 윗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보니 누군가와 경쟁이 불가피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쟁 또는 승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 자기 노력의 결실이 승진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면 조직을 이롭게 하거나 타인을 섬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을 뒤로 한 체 오직 경쟁 구도로만 몰고 간다면 타인과의 관계에 갈등이 생기게 된다. 가정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신체적인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다른 모든 것이 승진을 위한 도구로 전락당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삶의 목표가 꼭 무언가가 되기 위한 것이 되거나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승진으로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특히 교사는 교육을 향한 분명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저자가 말하듯이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생들의 삶의 변화시키고자 하는 거룩한 가치를 자신의 목표로 삼는다면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학생을 위해, 더 나은 학교를 위해 경쟁이 아닌 협력이 필요하다"


산업화 시대에는 속도가 성장을 좌우했다. 정보화 사회를 넘어 인공지능이 압도하는 시대는 어떨까? 인간의 지식이나 기술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을 능가할 수 없다. 그렇다면? 협력이다. 함께 상생하며 살아가는 방법이어야 한다. 탁월한 리더 한 사람의 결정에 의해 좌우되는 조직은 20세기에는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21세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평범한 사람들의 집단 지성이 똘똘한 한 사람의 지성보다 모든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의사결정에 앞서 모두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구하자. 혼자 하는 것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함께 협력할 때 학교라는 곳이 거센 파도의 물결을 넘어갈 수 있다.


"학생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기 이전에 (교사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자식들을 나무라는 가정이 많다.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모들은 잔소리를 넘어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마구 퍼붓는다. 왜 그렇게 밖에 못하느냐고 말이다. 자신의 자녀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큰 것은 어쩔 수 없으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부모의 태도는 자녀들이 삐뚫어진 길로 가게끔 하는 동기가 된다. 자녀의 완벽함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부모가 완벽한 존재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녀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폭력과 다를 바가 없다.


저자의 삶의 성찰은 그림책 한 장면에서 비롯되었다. 어느날 펼친 그림책 한 장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평소에는 지나친 그림인데 삶에 지쳐 힘들 때 눈에 들어온 그림책 한 장이 위로를 주고 다시 일어서게 만든다. 저자의 삶에 소중한 자국을 남긴 그림책을 여러분도 나이에 상관없이 만나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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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
김유익 외 지음,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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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맞서 자원 봉사를 자처하고, 감염자 수를 모두 공개하는 나라!

- 긴급 상황이 되면 개인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할 수 있는 공공성이 발휘되는 나라


팬데믹(pandemic, pan 지구 공간 전체 +demic 인류 전체) 을 통해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되었다. 신종 감염병(신종 : emerging,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던 병원체가 새로 감염병을 일으킴) 인 COVID-19 를 대응하는 한국 방역 모델이 세계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 위기 상황이 한국인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있다. 각종 신화들이 깨지고 있다. 선진국 신화, 미국 신화, 시장 신화말이다.

국난 극복에 도덕성이 한 몫을 차지한다. 1998년 IMF 금모으기 운동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전국새마을부녀회가 주도했다. 2017년 12월 3일부터 1주일간, 돌반지를 기부받는 '애국 가락지 모으기' 운동이 시초였다. 국민의 단합으로 351만 국민이 227톤의 금을 모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위 책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감염병 재난에 맞서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영역을  진단하고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을 언급하고 있다. 백신 개발이 한창이라고 하지만 당분간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방역을 넘어 국가 방역, 세계적인 방역이 공조를 이루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대응이 모델로 언급된 이유는 중앙집권화된 민주체제, 의료보험의 보편화, 준비된 공공보건 시스템, 사회적 응집력과 높은 시민의식, 의료인들의 전문성과 헌신성, 정치 지도자의 의지로 분석했다. 진단 검사의 속도와 혁신성, 방역 당국의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의심증상자, 확진자의 병원 접근성, 국가가 부담하는 감염증 관련 비용, 시민 사회의 예방 지침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은 일본을 포함한 서구 선진국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한국적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했던 이유들 중의 하나였다.


현대는 통치가 아니라 협치의 시대다!


세계 언론이 극찬하고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단계가 아님을 지속적인 확진자의 발생과 예기치 못하는 돌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 재난으로 온 국민들이 힘든 경험을 한 것이 선례가 되어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지만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증에 대비하여 미흡한 부분들을 사회적 합의안으로 도출하여 차곡차곡 준비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공 보건 시스템의 확충이 절실하다. 2010년 대구 취약계층 의료를 담당하는 적십자 병원 폐쇄는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예다. 신종 감염병처럼 의료가 공공재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병원마다 딜레마가 있다. 공공 의료 병원으로 지정되었을 경우 운영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비용면에서 적자가 발생하기에 공공 의료 병원 지정에 난색을 표한다. 환자가 적고 의료 수가가 낮은 외상의료, 응급 의료, 재활 의료, 중환자 의료, 산과 진료, 장애인 진료는 국가가 나서야할 부분이다. 따라서 현 건강보험의 지불제도를 행위자별수가제 → 예산제로 전환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소방서처럼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기관은 예산제로 운영해야 공공재로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의료는 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재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사고파는 재화나 서비스가 아니다. 군대가 무너지면 국가가 불안하듯 의료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국내 76만 3,759명을 감염시키고  270명의 사망자를 낸 신종 인플루엔자A, 2017년 186명 감염에 38명이 사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보듯이 신종 감염병은 끊이지 않고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 바이러스는 인류를 떠난 적이 없었다. 인류가 정착하여 가축을 기르던 선사시대에 동물이 가지고 있었던 많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왔다.(천연두, 홍역)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의 대부분이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박쥐는 바이러스 137종에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인수공통바이러스는 61종이나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사실 박쥐는 인류에게 이로운 동물이다. 작물을 해치는 해충과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잡아먹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데 야생 박쥐의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게 되면서 축산 농가로 내려오게 되었고 가축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의 전달자가 되어 버렸다.


사람과 동물, 생태계 건강은 하나다! One Health!


인류의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 생태공공보건 으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동물이 건강해야 하고 동물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전체가 건강해야 한다. 모든 정책에서 건강이 녹아들어 가야 하는 이유다.

공공성이 대두되고 있다. 극단적 개인주의로는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공동체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의료인들이 대구로 달려간 사례, 광주에서 대구경북인들에게 재난 의료 병상을 제공한 사례, 구세군 냄비에 마스크를 기부한 사례, 쿠바가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입국을 거부한 감염된 영국 유람선의 승객을 구조하고 이탈리아 및 전 세계 감염국에 전문 의료진을 파견한 사례는 공공 방역의 본보기를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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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우리는 새로운 감염병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이슈 리포트 1
김우주 지음 / 반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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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회장, 대한감역학회 이사장 등 감염내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 의사이자 교수다. 원래 간 전문의로 진로를 정하려고 했으나 군의관 시절 감염병으로 인해 신체 건강한 군인 청년들이 픽픽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감염내과의 길을 결정했다고 한다. 저자는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을 통해 팬데믹의 서막을 알린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독자들에게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질 것을 조언해 주고 있다. 저자가 인식하는 바이러스의 위협과 바이러스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시면 큰 유익이 되리라 생각된다.


우한 폐렴으로 처음 불리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최초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시점은 2019.12.31. 이다. IHR 즉 국제보건협약에 의해 각 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관찰되었을 경우 즉시 WHO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 (신종 감염병은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병원체에 의한 감염병을 말한다)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중국 정부의 발표는 늦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도 않았다. 2020.1.20. 사스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 박사를 통해 사람 간 전염이 확실시 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COVID-19, CO는 코로나 VI는 바이러스 D 질병, 19는 처음 발생이 보고된 2019년을 뜻한다)는 사스와 전파경로과 유사하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수산시장(웻마킷: 젖은 시장)에서 판매했던 야생 큰 박쥐(과일박쥐)에서 유래해, 중간 매개체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고, 인체 내에서 적응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연구진은 천산갑이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미생물과의 싸움은 일반 질병과의 싸움과 다르다. 예측 가능하지 않기에 미생물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하며 데이터를 축적시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바이러스는 언제든 변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변종에 따라 병독성이 강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전파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확진자 수가 정체되고 진정되는 기미가 보일 때, 어딘가에서 슈퍼전파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0.2.23.을 기점으로 피해완화전력의 일종으로 위기경보단계를 최고단계인'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19의 주요 감염경로는 비말에 의한 호흡기감염이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감염자의 비말로 인해 분내 수십 명까지 전염될 수 있다. 감염예방용으로 천 마스크는 권장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마스크로 쓰이는 KF80 마스크 정도면 충분하다. 에어로졸(공기) 감염이 있을 수 있는 곳에서는 N95를 착용한다. 마스크 착용은 독감이나 감기도 예방 가능하다.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인체의 면역을 담당하는 방어체계는 피부, 탐식세포(점막), 백혈구, B림프구로 되어 있다. 면역을 키우기 위해 사람이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단, 우리가 조금 신경쓰면 면역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다. 술, 담배, 과로를 하지 않는 것,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세 끼 식사, 스트레스 털어버리기 등이다.


세계 감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팬데믹 10~40년 주기설을 흔히들 말한다. 1918년 스페인독감, 1957년 아시아독감, 1968년 홍콩 독감은 팬데믹이었다. 40년, 10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눈여겨 보자. 바이러스가 팬데믹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 인구의 30%가 감염되어야 한다. 30% 감염력을 갖기 위해서는 치사율이 높아서는 안 된다. 인체가 항체를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된다. 바이러스의 확산이 한풀 꺽여 계절독감 수준으로 축소될 때 팬데믹이 종료된다.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백신이다. 백신 사업은 리스크가 크다. 백신을 개발하는데 최소 1년여의 시간이 걸리고, 수천억에서 수조원까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술, 담배가 호흡기에 나쁜 이유는 무엇일까?


담배의 니코틴은 점액질에 붙어서 점막 세포를 건조하게 만든다.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점막에 수분이 부족하면 이물질이 점액질에 달라붙기 쉽다.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이유다. 술 자체는 수분이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알코올은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탈수를 부른다.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다. 공기 감염의 대표적인 예는 홍역과 결핵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한 해 2천여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는다. 1명의 결핵환자가 20명까지 전파한다고 한다.


신종 감염병이 다시 유행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정글탐험, 개간, 야생동물의 포획 등으로 인간과 야생 동물과 접촉이 잦아지면서 야생동물이 지니고 있던 병원체가 인류에게 넘어온 것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보통 중간 숙주를 끼고 넘어온다. 사스는 사향고양이, 메르스는 낙타다.


코로나19의 유행을 종식시키려면 R0 값을 1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R0란? 기초감염재생산 지수를 말한다. 평균적으로 확진자 1명이 일상생활에서 몇 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키는지 살펴보는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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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 인간 - 코로나19가 지나간 의료 현장에서의 기록
이낙원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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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변종 하나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떠들썩하고 있다. 의료진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와중에 인천 지역 소화기내과 의사 한 분이 코로나19 대응 기록을 일기 형식으로 SNS에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자 이낙원 의사는 2020.1.29부터 3.27.까지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료한 기록했고 각종 매스컴을 도배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의사로써의 생각을 SNS에 담아냈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솔직 담백한 기록은 소화기내과 전문 의사의 기록이기에 일반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그랬듯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초기 단계에서는 별 탈이 있을까하는 마음이었다. 다른 나라 이야기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럭저럭 차분하게 일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의 위력에 불안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감염증 환자가 눈부시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증가했고 사망자도 늘어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증은 우리의 생활은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사람들에게 개인위생 수칙은 필수가 되어 버렸다. 일상속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불문율이 되어 버렸다.


저자는 『바이러스와 인간』에서 바이러스의 속성에 관한 의학적 상식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바이러스의 생존 방식이라든지 바이러스의 변이에 관한 일반인들이 궁금해 가는 것을 각종 비유를 들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막연히 바이러스를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하지 말라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불안은 자칫 혐오를 일으킬 수 있고 국가적 혼돈에 놓일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를 초래한 지구 생태계 파괴에 따른 위기 상황을 전 세계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환경 보호를 위한 합의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 확진된 환자들이 주변에 있다면 다른 말보다 그저 위로와 격려가 제일임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바이러스는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 역시 유전자 덩어리다.


바이러서는 단순한 몸을 가지고 있어 세포 대사를 하지 못한다. →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살아 있는 다른 세포 안에 들어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 → 사람 안에 기생하는 것이 최고다 → 일단 개체수가 70억이나 된다. → 동물을 숙주로 삼고 살고 있었던 바이러스는 보금자리의 위협을 받고 있다 → 동물 보다 사람에게 침투하는게 살아갈 최고의 방법이다.


스스로 움직일 줄 모른다.  바이러스는 언제나 이동을 위해 다른 생명체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예) 지카 바이러스(태아 소두증) → 모기/ 조류 독감 바이러스 → 철새 / 말라리아 원충 → 모기 / 쓰쓰가무시병 → 등줄 쥐(진드기 유충)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를 만들기가 어렵다. 크기가 너무 작고 세포벽, 세포소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 세균은 항생제로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제까지 다른 생물의 몸속에 잘 살고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 왔다. 이것을 '이종간 감염'이라고 한다. 언젠가 코로나19 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시기가 올 것이다. 바이러스 자체가 소멸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어딘가로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전염병은 계속 반복된다. 1976년 에볼라 출혈열, 1981년 에이즈 바이러스, 1997년 조류독감, 2003년 사스, 2009년 돼지독감. 이번에 발병한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은 COVID-19. COVID-24, COVID-30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에 염두에 둔 작명이다.


데이비드 콰먼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역사 』에서 지적하는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진단과 처방법이다.


1. 바이러스가 있던 자리, 아마도 그 자리에서 숙주와 바이러스는 잘 지냈을 것이다. 지구 생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그 다양하고 복잡한 바이러스 세계는 생태계 속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왔다.


2. 벌목, 도시 건설, 화전 농법, 야생동물 사냥과 섭취,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한 숲의 개간, 광물 채취, 도시 확장, 해양 식량 자원의 남획, 기후변화 등. 그러다보니 바이러스들이 살아갈 곳이 없다.


3. 새로운 숙주를 찾든지, 멸종하는 것이다.


4. 이윤을 위해 가축들에게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의 진화를 부추겼고, 기후 온난화를 부추겨 모기와 진드기의 서식지를 넓혀주었다. 이 모든 게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 기회를 넓혀주는 것들이다. 인간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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