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품격 - 과학의 의미를 묻는 시민들에게
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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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학문이다. 과학이 생활과 멀어지는 이유는 어렵다는 편견, 학자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 때문일게다. 강양구 전 「프레시안」과학 담당 기자는 어느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낸다. 본인도 과학자가 아님에도 과학 관련 글을 쓰는 기자가 되었다며. 과학자가 아니기에 과학자가 볼 수 없는 면을 시민들의 입장에서 쓸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이력 중에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은 '황우석 사태'를 최초로 밝혀낸 기자라는 점이다. '황우석 신드롬'에 빠져 대통령까지 힘을 실어 주었던 당시 분위기에서 생명 윤리의 부적절함과 논문 조작을 밝혀낸 최초의 시발점을 제공한 이가 그였다는 점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과학 관련 기사는 연예나 스포츠 기사에 밀려 찬밥 신세로 밀려나기 쉽상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생활 문제들이 과학 현상과 결부된 것이 많다는 것을 그의 글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전 세계적 전염병도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님을 그의 과거 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각종 바이러스의 공격은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인류의 생존과 직결될 문제로 급부상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400여쪽에 가까운 분량이 그렇게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한 편 한 편의 기사들이 모여 만들어진 책이며 그때그때마다 나타난 위기 현상들이 곧 과학과 관련된 문제임을 속 시원하게 밝혀주고 있기에 새로운 과학 상식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닥쳐온 위기 현상에 대해 미리 대비하게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어 『과학의 품격』을 읽는 독자들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과학에 대해 친근감이 없던 나에게 조차도 이와 유사한 과학책을 더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초지식을 튼튼하게 해 주는 역할도 해 주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 남녀노소 구분없이 누구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한 권 거뜬히 독파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슴에 다가온 글 중에 유독 관심있게 본 글을 꼽으라고 한다면 '집단 지성인가, 집단 바보인가' 라는 글이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으로 초연결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과연 집단 지성이 세간의 찬양과는 달리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고 있다.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그 '집단'의 구성원들 자체가 소셜 미디어로 연결된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럴 경우 그 집단은 똑똑한 지성이 되기보다 어리석은 바보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주장한다.

 

근거로 제시한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집단 속의 다른 사람의 터무니없는 예측이 정확성을 흐리게 한다는 점이다. 다수의 틀린 예측이 맞는 예측을 압도해 버리기도 한다. 더 심각한 점은 혼자 정확하게 예측했더라도 자신의 것을 확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인의 판단보다도 못한 잘못된 결론을 내려놓고도 자신(집단)이 맞았다고 우기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건강한 조직을 위해서는 '다른 의견'이 필요하다.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외치는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부류의 집단이 발휘하는 지성과 다른 소수의 다른 의견을 수정하려고만 덤빈다면 그 집단의 지성은 바보로 만들기 위한 횡포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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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 미래를 과학하라! 10월의 하늘 시리즈 6
정재승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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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에 내노라하는 과학자들이 뭉쳤다!

 

자신의 명성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다. 수강료를 받기 위함도 더더욱 아니다. 그들이 이름도 없는 지방으로 내려간 이유가 무엇일까? 과학에 대해 호기심만으로 몰려든 남녀노소,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보며 미래의 과학자가 될 꿈을 키워주기 위해 무료 강연을 매년 10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연지도 벌써 10년이라고 한다.

 

다양한 강연들을 책으로 묶어낸 결과물이 바로 이거다. 머리말에서 저자들의 대표격인 정재승 과학자가 말했듯이 과학을 실험이나 논문으로만 접할 것이 아니라 책이나 방송, 강연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특히 과학의 발전은 호기심에서 비롯되었으니 10대들이 진지하게 독서를 통해 과학적 사고력을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큰 바램이 가지고 이 책을 엮어 냈다고 한다.

 

특히 앞으로 시대변화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것을 대비하기 위해 10대들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적인 사고과정을 익혀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폭넓은 독서와 글씨기를 추천하고 있다.

 

뇌과학자인 장동선 박사는 뇌와 뇌를 연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과 이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뇌파와 싱크함으로써 행복울 다함께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이 인문학적 소양과 인간의 기본 자질과 함께 갈 수 밖에 없음을 말해준다. 슈퍼 컴퓨터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인 이 식 박사는 슈퍼 컴퓨터의 발달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이것은 실제로 위험성을 담보로 실험하지 않더라도 가상의 공간에서 모의실험을 통해서도 충분히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음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인류의 건강을 위한 모의 약 실험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시뮬레이션으로 효과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을 말해준다.

 

털보 과학관장으로 유명한 이정모 박사는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나도 모른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공룡에 털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게 정상이다. 최근 발견된 화석을 통해 공룡도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표현도구로 털을 지니고 있었으며 알을 품고 새끼를 부화해내는 본성을 지닌 동물임을 밝혀냈다. 오래 전 시대에 살았던 공룡에 대해 모르기에 여러 다양한 질문을 통해 정확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과학하기는 끝없이 질문하는 과정이며 그곳에서 기쁨을 얻을 때 진정한 과학자로 거듭날 수 있음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다.

 

제주남방돌고래를 관찰하기 위해 육상에서, 선박에서 오랜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것은 누가 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할 수 없는 일이게다. 돌고래를 사랑하고, 돌고래의 행동생태를 알아내기 위한 호기심이 위대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세계 최초로 돌고래를 원래 서식지로 방류해서 적응케 했다. 이모저모 숱한 역경을 이겨낸 과학자들의 실제 경험담을 담아낸 강연이 10대들의 가슴에 불을 지필 것이고, 강연 내용을 담아낸 책을 통해 곱씹어 읽어냄으로 또 한 명의 과학자를 탄생시켜 내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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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키우는 장내 미생물 - 바이러스 공포 이겨내는 방법
김세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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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로 인해 건강에 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강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19라는 명칭처럼 바이러스는 감염병의 주범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도 미생물의 일종이다. 조류독감, 인플루엔자, 사스도 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감염병이다. 바이러스는 양면성을 가진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지만 좋은 일도 한다. 면역계를 자극해 암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인체를 지켜내기도 한다. 바이러스보다는 작지만 유해물질의 분해를 돕는 박테리아도 미생물의 일종이다. 이처럼 미생물은 건강과 직결된다. 그런데 미생물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이 어디인줄 아는가?

 

미생물이 주로 서식지 하고 있는 곳, 장(腸)!

 

장을 제2의 뇌라고 명명한 학자도 있다. 대장, 소장, 십이지장, 위장 등 장기 내부의 대부분을 장을 차지한다. 장의 기능은 소화와 대사 작용을 주로 담당한다. 흔히들 소화가 안 된다고 말할 때 소화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은 곧 소화를 돕는 효소를 먹는다는 뜻이다. 평소에는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소화 효소가 왕성한 분해 작용을 통해 소화를 돕지만 과식하거나 과다한 육류 섭취로 효소가 감당하기에 벅찰 경우에는 미처 소화를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건강의 적신호다. 소화를 제대로 해 내야 대사작용을 곧이어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효소를 발생시켜 소화와 대사를 원활히 돕는다. 소화와 대사의 비율은 소화보다 대사작용에 효소가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소화 작용에 힘을 다 쏟을 경우 진작 중요한 대사 작용을 하지 못할 경우가 생긴다. 뇌, 심장, 신장 등 각 장기로 영양분을 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경우 또한 건강의 적신호가 나타난다.

 

면역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질병 예방법은 장내 미생물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인체에 들어와 장 속에 들어간 유해균들은 즉각 처리되어야 한다. 100조 가량의 개체수를 자랑하는 미생물 중 유익균들이 다수 포진될 경우 유해균들은 금방 박멸된다. 하지만 항생제의 남용과 인스턴트 식품처럼 식품첨가제가 들어간 식품을 자주 섭취할 경우 장내 유익한 미생물들은 급격히 줄어들어 유해균들을 대항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장내 건강한 미생물을 증식시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발효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낫또, 된장, 청국장처럼 발효된 효모로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다. 채소와 과일처럼 섬유질이 가득한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꾸준한 걷기 운동과 햇빛 쬐기, 건강한 마음을 갖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실천방법은 '생활습관'을 통해 독소를 처리할 효모를 유지하는 것이다. 미생물은 크기대로 나열하면 효모, 박테리아, 바이러스 순이 된다. 효모는 미생물 중에 가장 덩치가 크다. 효모는 효소의 모체라고 보면 된다. 효소는 인체의 소화와 물질대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음식물을 치아로 충분히 씹어 침과 함께 잘 삼켜야 하는 이유도 침 속에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발효음식, 현미, 채소가 장 환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음식이다. 봄, 가을철 불청객인 비염도 면역시스템이 오작동으로 생긴 병이다. 장내 미생물을 통해 비염도 치료될 수 있다고 한다.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을 꾸준히 먹으면서 비염도 약물 없이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사람은 바이러스와 전면적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 가 지나가면 또 다시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장내 서식하는 미생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저자는 이론적 연구와 함께 실제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검증을 거쳤다고 한다. 약물에 의존하는 삶이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충분히 유익한 미생물로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번 쯤 귀기울만한 연구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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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들 - 허용오차 제로를 향한 집요하고 위대한 도전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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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는 정밀함의 역사로 진행 되었다! 

얼마만큼 허용 오차를 줄이느냐에 따라 문명이 발달했다.

 

허용 오차 0.1에서 0.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1까지 진보하고 있다.

 

허용 오차,  0.1

 

정밀성의 최초의 아버지라 말할 수 있는 이는 영국인 존 윌킨슨이다. 그는 존 해리슨과 함께 정밀한 시계를 만든 이다. 시계를 먼저 도입한 곳은 수도원이었다. 그리고 이동수단인 기차표 시간을 알기 위해 설치한 역에 시계가 도입되었다. 당시 기차표는 성서만큼 중요했다. 수도원, 역에 이어 세번째로 시계가 필요한 곳은 해운업이었다. 배의 시계 제작자들은 가장 정밀한 시계를 만들어야했다. 정밀한 시계가 정밀한 항해를 가능하게 했고, 정밀한 항해는 해양 지식, 통치, 권력을 창출했다.

 

정밀성이 현재부터 미래까지 인간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복제 가능한 형태가 되어야만 했다. 정확히 똑같은 물건을 쉽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반복해서 제작할 수 있어야 했다. 존 윌킨슨은 제임스 와트에게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그의 정밀한 기계 공법으로 철제 총기와 대포가 안전성을 담보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존 윌킨슨의 기술과 제임스 와트의 발명품이 합작하여 영국의 산업혁명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존 윌킨슨이 만든 배에 적제 가능한 대포는 허용 오차가 0.1 이었다. 존 윌킨슨의 허용 오차 0.1의 정밀한 기술을 제임트 와트가 엔진에 들어가는 실린더에 응용하여 증기 엔진을 튼튼하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허용 오차 0.0001

 

자물쇠 제조공 조지프 브라마와 그의 고용원 헨리 모즐리로부터 정밀한 자물쇠가 만들어졌다. 자물쇠가 필요했던 이유는 당시 영국 사회가 양극화 현상이 극에 달해 도둑질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고소득자들은 자신의 돈을 튼튼한 금고에 채우고 자물쇠로 잠가 놓아야 했다. 그 어느 누구도 열 수 없는 자물쇠를 정밀한 기계공 조지프 브라마가 만들었고, 반복해서 만들 수 있는 기계를 헨리 모즐리가 개발했다. 기계를 만드는 기계를 만든 셈이다. 다양한 선반을 부착한 모즐리의 선반은 산업계의 가장 핵심 부품인 스크루를 제작할 수 있었다.

 

허용 오차 0.000 0000 1

 

정밀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평함이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치수나 모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평평한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였다. 정확히 평평해야 위에 올려 측량하는 다른 물건들에도 정밀성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 자동차 제작의 정밀함을 위해, 제트 엔진이 달린 비행기 제작을 위해 더 정밀함이 요구되었다. 작은 금속 파이트 한 개의 구멍으로 인해 항공기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밀함은 카메라 렌즈에도 필요했고 지구 상공 위에서 관찰하는 허블 망원경에는 허용 오차를 최대한 줄이는 정밀 기술이 요구되었다. 거울 제작 과정에서 생긴 사람 머리카락 두께 50분의 1에 달하는 측정 오류 때문에 허블이 전송한 이미지가 쓸모 없어진 적이 있었다. 우리의 위치를 알려 주는 항법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GPS, 컴퓨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칩은 허용 오차의 격차를 최대한 줄여야 만들 수 있었다.

 

최고의 정밀함을 위해 노력했던 이들은 말 그대로 완벽주의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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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윤리학 - 제38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출판대상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공지능 철학 2
이중원 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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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학기술은 새로운 문제 상황을 만들어왔다. 장거리 항해 기술을 보자. 대항해 무역 시대를 열었지만 곧이어 여러 문제 상황이 발생하였다. 항해 자체가 불확실하였기에 손실을 대비할 수 있는 보험제도’, 손실이 나도 일정한 부분만 책임지는 유한 회사 제도라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AI 과학기술 발전이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리라 예상된다. 반면 우리의 삶에 각종 윤리적·사회적·법률적 문제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AI가 인간 활동을 대체 하려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안전의 증진, 경제적 이익, 이동성의 확대라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교통사고의 책임 소재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문제의 핵심은 공공의 안전이다. 트롤리 딜레마와 같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과 마주했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는 풀어가야 할 숙제다. 섹스 로봇에 대한 사람들 간의 인식 차이도 크다. 사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불투명하다. 자율무기시스템인 군사 로봇일 경우 과연 로봇이 사람을 해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전쟁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인가도 문제 상황이다. 결국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책임을 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현재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사고방식은 AI를 포함한 모든 기계를 인간을 위한 도구로 생각했다. 그런데 AI가 기계라는 속성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인간의 고유 속성이라고 생각했던 자율성과 자유의지를 넘보려 하는데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데카르트와 칸트 시대만 하더라도 인간을 제외한 동물까지도 아무런 도덕적 권리나 지위를 부여하지 않았다. 영혼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행위자의 주체는 오직 인간이었다. 물론 중세 시대에는 신 중심 세계관으로 행위자의 주체 또한 인간이 아닌 이었다.

 

오늘날은 어떤가? 동물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고 외쳤던 공리주의자 벤담의 주장은 오래된 유물이 되었다. 반려동물에게도 인간과 버금가는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법을 개정한 국가도 있다. 자연 세계인 환경에도 특별한 지위를 부여할 것을 요구한다. 생태윤리론자, 동물보호주의자들의 관점에서는 모두가 생명이 있는 보호 받아야 할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중심의 관점을 버려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기계에 불과했고 무생물에 불과했던, 단지 인간적 감정을 투사하여 의인화 되었던 AI에게까지 도적적 지위를 부과해야 되는가?

 

AI 에게도 인격권을 부여할 수 있을까?

 

AI에게 인격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근거로 법인(법적 인격)’ 제도를 예로 든다. 법인 개념은 13C 교황 인노첸시오 4세가 수도원이 재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수도원에게 가상적 인격권을 부여한 것에서 시작한다. 수도원장이 바뀌거나 후원자, 지역 권력자들이 교체되더라도 수도원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위한 조치였다. 법인은 일종의 책임과 의무의 주체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사람이 아닌 AI에게도 법적 인격을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만약 AI도덕적 지위를 지닌 행위자라면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자율주행자동차가 운행 중 교통사고를 내면 AI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자율형 군사 킬러 로봇이 전쟁 중에 민간인을 오인해 죽였다면?

 

책임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조건이 있다. 인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느냐?,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느냐?, 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느냐? . 책임을 부과하는 문제는 복잡하다. AI도 자기 주도적인 심화학습을 통해 어느 정도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 추세다. 일례로 알파고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패턴 인식을 통해 관계적 자율성도 지니고 있다. 책임 소재에 관한 저자들의 결론은 이렇다. 인공지능 시스템에 논란이 많은 책임 개념 대신 설명을 해야 되는 책무 개념을 적용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다양한 행위자들이 연결된 책임 대신 행위 그 자체에 무게를 두고 해결해 보자는 얘기다. 상용화를 앞당겨 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생각이다.

 

인공지능의 윤리학의 저자들은 AI 로봇이 이제는 더 이상 사물이나 도구가 아닌 도덕적 고려 대상이 되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환기시켜주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공존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AI를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존재 즉 도덕적 행위자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쪽에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도덕은 인간 상호관계에서 일어나는 기본적인 규범이었다. 앞으로 AI와도 관계를 가져야 할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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