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르완다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
엄소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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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아프리카청년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엄소희 작가의 책이다. 르완다라는 국가 이름은 생소했다. 최근 나는 한 모임에 갔다가 르완다에서 한국으로 유학온 학생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친구는 현재 대전 소재의 대학교를 다닌다고 한다. 그외에는 사실 르완다는 지리적으로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인지 몰랐다. 책 표지 다음 장에 그려진 아프리카 지도를 보며 르완다라는 국가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알게 되었다. 도서출판 '초록비책공방'에서는 <나의 첫 다문화 수업> 시리즈로 르완다, 가나,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여행을 가더라도 아프리카는 잘 가지 않는다. 여행 관련 책이나 여행을 다녀와서 쓴 책들을 보더라도 아프리카 관련 책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 르완다에서 직접 머물며 청년의 시선으로 르완다를 바라본 그대로, 있는 그대로 기록한 <있는 그대로 르완다>는 상업적이지 않아서 좋았고 르완다의 역사, 문화 뿐만 아니라 최근 아시아의 싱가포르를 꿈꾸며 도약하는 발전가능 풍부한 르완다를 소개한 점 등이 읽어내려갈 때 식상하지 않고 고리타분하지 않게 느껴져서 좋았다.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 4번째로 작은 국가라고 한다. 1990년대 제노사이드라고 집단인종학살 사건으로 이름 오르내렸던 르완다는 세 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적도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고산지대이기에 우리나라의 봄가을 기후를 느낄 수 있기에 쾌적한 환경이라고 한다. 국토 면적이 좁기에 인구밀도는 세계에서도 거의 9위라 한다. 특이한 점은 르완다는 일회용 비닐봉투를 강력하게 규제한다고 한다. 공항에서도부터 샅샅히 뒤져 비닐은 아예 반입시키지 않는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뿐인가. 길거리에 휴지하나 없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이 그랬다고 하는데 일본은 비교할 대상이 아닌 것 같다. 환경미화원, 경찰관들이 비교적 많은 수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처럼 르완다는 매주 토요일 8시부터 11시까지는 온 국민들이 나와서 공동체 활동으로 마을가꾸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전 세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국회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르완다라고 한다. 그 이유는 제노사이드 이후 남성들이 많이 사라진 이유도 있겠지만 국민들 인식이 달라진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스마트폰까지 생산하는 나라라고 하니 발전 가능성이 큰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초중학교까지 무상교육 제도가 있으며 특별한 먹거리로는 고산지대에서 나는 커피는 커피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좋다고 한다. 르완다 커피! 그리고 고산지대에서 재배하는 감자는 우리나라에서 먹는 감자맛과 전혀 다르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달달하고 푸석하지 않으며 각종 요리에 단골로 들어가는 재료라고 하니 국민재료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우리와 동떨어진 국가들에 대한 책을 대하면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게 된다. 특히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들은 모르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관련 책들이 시중에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르완다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식민 피해에 대한 아픔이 많다. 르완다는 독일, 벨기에로부터 오랫동안 지배를 당해왔다. 특히 벨기에는 르완다 내 부족간 이간 작업을 해 왔다. 식민 지배의 편리성을 위해 치졸한 짓을 한 것이다. 제노사이드 즉 집단인종학살이 일어난 이유의 한 쪽 측면에서는 벨기에도 자유로울 수 없다. 서로 죽이고 죽이는 학살 사건이 봉합되었지만 아직도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완전한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 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오랜 시간이 지나야 상처와 아픔이 잊혀지지 않을까 싶다. 르완다에서는 이런 민족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제노사이드 해설사' 를 학교에 파견하여 지속적으로 교육을 한다고 한다.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더 이상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교육을 통해 예방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대통령도 헌법을 개정하여 장기 집권을 하려고 한다고 한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무리 국민적 인기가 높고 지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물러나야 할 때는 조금도 망설임없이 물러나야 하는 것이 순리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특히 권력에 대한 욕심은....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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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남도 사계절 아이와 여행
전정임 지음, 메 그림 / 안녕로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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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남도』 따라 가족들과 함께 전라남도 진도에서 경상남도 통영까지 여행을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감사하게도 코로나 발병 전 우리 아이들 셋 모두 어렸을 때 캠핑카는 아니지만 커다란 자동차에 텐트며 이것저것 먹을 것을 실고 가족 여행으로 몇 차례 다녀왔던 추억이 이 책을 읽으면서 되살아난다. 좀처럼 움직이기 싫어하던 나에게 강하게 가족 여행을 추천하며 여행 방식까지 안내해 주셨던 이영길 목사님께 감사하다. 목사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 아이들 셋과 좋은 추억을 쌓지 못했을 것이다. 모두가 아시는 바와 같이 여행 중에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텐트를 활용한 방법이다. 물론 요즘에는 차박, 차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분들이 많지만 우리 가족처럼 다섯 명이 함께 움직이기 위해서는 텐트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텐트를 실어야 했기에 자동차도 승합차급으로 구매할 수 밖에 없었고 그 크기에 맞게 다양한 물건들을 가지고 다닐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 셋은 아직도 그때의 기억을 또렷히 기억하고 있다. 

 

『봄길 남도』에는 우리 가족들이 다녔던 여행 동선들이 그대로 나와 있어 읽는 내내 무척 반가웠다. 명소 중의 명소인 곳들을 다른 경로를 통해 확인했었지만 이 책을 보니 아쉽게도 몇 군데는 스쳐 지나오거나 아예 모르고 건너 뛴 부분이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다시 한 번 아름다운 남도길을 따라 여행을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가 될련지. 아이들이 훌쩍 커 버리면 잘 따라와 줄 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아이들이 어린 가정에서는 남도길 여행을 구상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여러 종류의 여행 가이드 또는 블로그 추천 여행 경로가 있지만 『봄길 남도』 도 추천해 주고 싶다. 여행족들을 위해 내용 구성도 6일간 여행 할 곳을 구석구석 정리해 놓았으니 그 경로를 쫓아 다녀봐도 좋을 듯 싶다. 

 

강진에 가면 뭐니뭐니해도 다산 정약용의 발자취를 밟아가길 추천해 본다. 다산초당에는 추사 김정희와 정약용이 직접 쓴 현판이 있으니 기념으로 촬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유배지에서 친한 동무가 되어 주었던 혜장 스님이 있었던 백련사도 걸어 볼 것을 추천한다. 또 한 가지 고려청자의 주 생산지였던 강진에는 아직도 200여 곳의 가마터가 남아 있고 청자 박물관이 있으니 아이들과 청자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보성과 벌교는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의 배경지다. 마을 전체가 소설 속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태백산맥 박물관 뿐만 아니라 동네 길을 걸으며 소설 속 이야기를 회상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우리 가족은 겨울에 다녀왔었는데 무척 추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보성의 별빛 축제도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다. 다녀오고나서 우리 가족 모두 감기 몸살을 앓았던 기억이....

 

순천만은 2013년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자연의 보고라고 할 수 있겠다. 강릉에서 새벽1시 쯤에 출발하여 순천만으로 도착한 시간이 아침 7~8시 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 입장객이었고 안개가 낀 순천만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다만 아쉬운 점은 통영에 갔을 때 소설가 박경리 기념관을 둘러 보지 못한 점, 강진의 시인 김영랑 생가도 한 번 쯤 가 봤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든다. 가족들과 하는 여행이라면 뭔들 아름답지 않을까. 강원도 사람이라서 그런가. 남도에 대한 로망이 아직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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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의 낯선 자전거
정준오 지음 / 메이킹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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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하나로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하다!

 

햇반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머나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하여 자전거 수리도 자가로 하며 뜨거운 사막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전거 하나로 세렝게티로 대표되는 아프리카를 탐험하듯 여행을 다녀온 젊은 투지의 사나이의 기록을 대하며 식어진 심장을 다시 불태워 볼 독자들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보면 후회가 없을 듯 싶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를 생각해 본다. 

 

이번 주 나에게도 커다란 변화의 시간이 있었다. 직장을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게 되었고 역할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었다. 남다른 변화의 꼭지가 이번주에 있었던 것이다. 최대한 섬겨야 하는 마음을 지속하기 위하여 섬기를 받겠다는 관성을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우주 비행사처럼 늘 깨어 있지 않으면 얼마든지 나라는 속성은 편함과 대접받음과 우매한 모습에 젖어 버릴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낯선 곳을 떠나는 여행자처럼 하루하루 목숨이 붙어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호흡하는 것조차도 주의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찾아온 변화 때문에 몸과 마음이 고단한 것가! 요즘 일찍 잠이 든다. 아니 그냥 쓰러지듯 잔다. 우리가 여행지에 갔을 때 하루종일 설레이는 마음으로 눈과 귀를 열어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을 담아내며 숙소에 이르러서야 평소답지 않게 몸을 혹사시킨 것을 깨닫듯이 나 또한 화요일부터 오늘까지 뭐 한 것조차 기억나지 않는데 눈꺼풀이 그대로 덮혀 버린다. 그렇다. 직장생활은 여행자의 마음으로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세렝게티의 낯선 자전거>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풍경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 카메라 앵글에 담겨 화보처럼 담겨져 있어 독자들에게 생경한 이미지로 다가올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 같다. 익숙한 풍경을 떠나 낯선 풍경이 일상의 따분함을 한방에 날려 보내는 강력한 펀치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코로나상황 때문이라도 여행에 관한 책은 최근 읽을 때마다 남다른 묘한 감정과 생각을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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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좀 다녀오겠습니다 - 마음을 움직인 세계 곳곳의 여행 기록
이중현 지음 / 북스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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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인상은 여행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로 인해 물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목적지까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가느냐이다.

좋은 여행을 위해서는 여행도, 사람도 완벽하지 않고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403일간 3,500만원을 들고 전 세계 일주를 떠난 이십대 청년의 여행 에세이다. 부모님의 이혼이라는 아픔과 사람과의 만남에 두려움, 이별에 따른 공허감으로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무작정 배낭을 들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와 중미, 북미를 거쳐 한국에 도착하는 여정으로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온 청년의 이야기를 만나 보시라.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글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도 글을 쓰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다. 여행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에 익숙한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보고 듣고 만나면서 다양한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그 생각들을 놓치지 않고 쓰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 저자는 여행 중에 짬을 내어 기록을 남겼다. 블로그에 그때 그때 감정과 생각을 담아냈다. 새롭게 만나는 도시의 풍경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적어냈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보면 나 자신을 돌아볼 겨늘이 없다. 여행은 오로지 나를 만날 수 있다. 물론 여행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으로 해외 여행 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도 사실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살아내야 하는 삶은 일상의 반복일 수밖에 없다. 집, 직장을 오가며 가급적 사람들과의 접촉을 멀리하며 가족과의 반복된 만남으로 살아간다.

 

그나마 나는 올해 근무지 새로 옮기게 되어 여행하듯 직장에 출근하게 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 것이 설레일 것 같다. 종전까지는 집에서 걸어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곳이라 늘 익숙한 풍경을 보며 직장을 오갔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도 새로운 느낌을 주긴 했지만 같은 곳을 3년 간 걸어다니다보니 이제 새로운 곳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침, 3월부터 정든 곳을 떠나 새로운 지역으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다. 그것도 걸어서가 아니라 자동차를 타고 30~40분 정도 되는 거리로. 물론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 한다.

 

올해에는 직장을 여행하듯 다니고 싶다.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기에 다니다 보면 지루하겠지만, 새로운 근무지에서 만나는 사람들, 지역 풍경을 눈에 담으며 살아가야겠다. 잘 해내야겠다는 욕심보다는 배워가야겠다는 마음으로, 많은 말을 내뱉기보다는 많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으로 살아내야겠다. 조급한 마음으로 서두르기보다는 늦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며 일을 해내야겠다. 만약 여유가 있다면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파란 동해 바다 내음을 들이키고 와야겠다. 카메라에 석양이 지는 바다 풍경도 담아 봐야겠다. 희망사항이다.

 

이십대 청년 이중현님의 평생 버킷리스트 <지구 좀 다녀오겠습니다>에는 도전과 용기, 실패를 딛고 일어나겠다는 젊은이의 패기가 담겨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용기가 부럽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체력만큼은 젊은이를 따라갈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욕심 내지 말고 살아내자. 입가가 피곤의 흔적이 생기지 않더라도 일의 강도를 잘 조절할 줄 아는 것도 현명한 삶의 태도다. 저자처럼 세계 일주는 도전하지 못하더라도 올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해 내자. 여행지에서 생각지 못한 곤경에 빠졌을 때 누군가의 댓가 없는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저자처럼 나 또한 그런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나 또한 그런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다양하다. 세계 곳곳에 두루 다녀본 사람들은 그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사람에 대한 생각과 포용력도 깊어지는 듯 싶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보라고 권하는가 보다. 올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게 걸어다니는 여행보다는 앉아서 하는 여행을 종종 떠나봐야겠다. <지구 좀 다녀오겠습니다>처럼 세계 일주를 다녀온 여행 에세이를 통해 떠나보는 여행도 의외로 괜찮다. 저자가 담아온 세계 곳곳의 풍경 사진과 그때의 감회를 보고 읽노라면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독자 여러분들도 지금의 상황에 아쉬워만 하기보다 저처럼 '앉아서 하는 여행'을 떠나보시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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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엄마랑 너는 가봤니? 딸이랑 나는 가봤다!
김미순.성예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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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이다. 2020년 여름, 나는 친한 친구들과 이스라엘 여행을 다녀오고자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 몇 년전부터 경비를 모으기 시작했고, 몇 번의 딜레이 끝에 어렵게 잡힌 일정이라 모두 기대하며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행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여행에 필요한 적정인원이 모집 되지 않았다고. 아쉽지만 뒷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그 여행사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신뢰할만한 곳이 아니었다.

 

<엄마랑 너는 가봤니? 딸이랑 나는 가봤다! 이집트>는 코로나 발생 직전에 두 모녀가 이집트로 다녀온 여행기다. 팬데믹 상황에 놓여 있는 이 시점에서 두 모녀의 이집트 여행기는 모두의 부러움을 살만한 이야기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더라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만으로도 설레이고 기대가 되는 것이 팬데믹을 맞이한 우리들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1쇄(2020.12.28) 이후 2쇄(2021.1.18)를 찍어낼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도 지금의 상황과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유명한 연예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전문적인 여행가도 아니다. 단지 대한민국 안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엄마와 딸일 뿐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대부분 이렇게 휴가로 외국을 다녀오던 것이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여행 다녀왔다고 해서 특별히 책을 내려고 하는 이들도 많지 않았다. 찍은 사진들을 모아 두거나 여행지에서 남긴 일기나 기록들을 수첩에 정리해 놓거나할 뿐이다. 그런데 위 두 모녀는 남다르다. 사진과 글을 모아 이집트 여행의 처음과 끝을 기록하여 자신감 있게 내 놓았다. 이집트 여행을 계획 중인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책을 쓰는 이유는 남을 돕기 위한 것이 될 때 큰 빛을 바라게 된다. 자신에게는 소소한 것이지만 남에게는 의외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한다면 여행을 다녀온 뒤 출판을 시도해도 좋을 듯 싶다.

 

<여행의 이유, 문학동네, 2019>에서 김영하 작가는 여행의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여행의 이유는 낯선 세계와 인물을 만나기 위함이다"

 

저자(김미순, 성예현)는 이집트에서 낯선 세계를 만나고 낯선 인물들을 만난다. 이집트에 도착한 첫 날 호텔 예약인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는 호텔 직원과의 만남은 놀람을 떠나 충격이었을 것이다. 물론 꼼꼼하게 예약확인서를 출력해 왔기에 사실대조 후 정상적으로 묻을 수 있었지만, 낯선 나라에서 숙박하는 것도 모험이자 두려움이 될 수 있다. 이집트의 대표음식 코샤리(한화로 2천원)를 눈으로 보았을 때와 직접 맛을 보았을 때는 현격히 차이가 있음도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다. 모스크에 들어갈 때도 남자가 들어가는 문과 여자가 들어가는 문이 다르고 반드시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규율은 현지에 가봐야 피부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시장처럼 이집트의 재래시장도 현지인의 문화와 생활 풍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어디가나 정찰제는 형식일 뿐 제대로 물건을 사는 것은 손해 보는 일임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충고해 준다. 무려 정가에 8분의 1 정도는 깍고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이집트에 다녀온 사람의 생생한 팁이다. 죽은 자들의 천국인 이집트 박물관은 10만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1인당 120파운드지만 국제 학생증을 발급해 가면 반값으로 입장할 수 있다고한다.

 

이집트하면 수수께끼같은 피라미드, 사막에 뚝 하니 건설된 거대한 신전, 지하무덤, 왕들의 사후를 위한 장제전이 떠오른다. 위대한 건축물을 통해 당시 이집트의 건축학과 천문학의 발달 수준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경주 신라 왕실의 무덤이 도굴꾼에 의해 각종 유물들이 상당히 많이 도난당했듯이 이집트의 무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단, 투탕카멘 무덤은 노동자들이 무덤 위에 오두막을 만들고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 그곳이 무덤인 줄 몰랐기에 도둘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외 무덤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에 의해 도굴이 쉽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왕들의 무덤이 만들어지는 기간은 무려 20여년이 걸렸다고한다.

 

<오늘도 여행을 생각합니다, 2020, 달꽃>에서 인용된 마르셀 푸르스트의 "여행에서 얻는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찾아다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하는 데 있다말처럼 지금은 낯선 풍경을 찾아다닐 수는 없지만, 대신 '새로운 시선'을 찾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나의 움직임이 다른 이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밀집된 장소는 절제해야 하며, 대신 익숙한 풍경 속에서도 시선을 새롭게 한다면 낯선 곳 이상의 새로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공정여행가 임영신 작가는 여행자는 관광객이 아니라 방문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희망을 여행하라, 소나무, 임영신 이혜영>. 그 이유는 관광객은 단지 즐기고 스쳐가는 사람이지만 방문자는 서로를 깊이 존중하고 배우며, 공동체와 지역을 알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집 주변만 제한적으로 다닐 수 밖에 없지만 그동안 스쳐 지나갔던 이웃들, 지역의 사람들, 공동체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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