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갔다.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전 부치는 아줌마가 말 없이 전 한 조각을 집어 준다. 건네주는 전 조각을 보고 멀뚱히 서 있자 아줌마는 얼른 받으라는 듯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돈 안 받는거니 맛이나 봐요' 뭐 그런 표정. '아줌마 고마워' 나도 말 없이 눈 웃음으로 답하며 전 조각 하나를 받아 입 속에 넣었다. 

-순이네-와 -박가네-와 -황해도집-은 나란히 광장시장 복판에 난전을 차려놓고 장사를 하는데 일하는 아줌마들은 박가朴家도, 순이아줌마도 황해도 사람도 아닌 것 같았다. 박가네와 순이네는 기업형 전집이다 얼마나 많은 아줌마들이 일하는지 처음 장사를 했던 사장님들이 아직 이곳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분명 그럴 걸...

아니다. 어쩌면, 반죽 묻은 앞치마를 두른 아줌마가, 튀는 기름에 손등이 울긋불긋한 아줌마가 박씨 성을 가진 아줌마일 수 도 있겠구나. 그리고 순이 아줌마가 있을 수도 있고 황해도가 고향인 분도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내게 말 없이 전을 건네준 아줌마는 조선족 같았다. 이 곳에서 일하는 아줌마는 대부분 조선족이니까, 아마 그 아줌마도 조선족일지 모른다. 고향이 황해도는 아닐까?  박씨 성에 이름은 순이일지도... 황해도의 박순이 아줌마.

박순이 아줌마가 부쳐내는 전을 먹었다. 둥근 달 같은 녹두전을......
막걸리를 찰랑찰랑하게 따라 마셨다. 꿀꺽꿀꺽 들이켜도 구겨진 양은사발에 담긴 막걸리를 단숨에 비워내기란 마음 만큼 쉽지 않았다.
박순이 아줌마랑 한 잔하면 좋을텐데, 박순이 아줌마가 전을 줬으니 나는 막걸리를 한 잔 주고 싶었다.
박순이 아줌마는 또 다른 남자에게 전을 주고 있다. 아까 나한테 줄때는 아무 말도 없더니 이번에는 웃어가며 말을 건넨다. 내게 준 것 보다 더 크고 따듯해 보인다.  그 남자도 아줌마에게 뭐라 뭐라 이야기를 한다. 아줌마! 내가 보고 있는 거 알아? 아까부터 계속.  아줌마 그렇게 열심히 장사한다고 박가 아저씨가 돈 더 주는것도 아니잖아,   


전집을 둘러싸고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전을 먹고 있었다.
껌 파는 할머니와 껌 주는 아가씨가 분주히 주변을 기웃거린다. 껌 파는 할머니는 울상으로 커플에게 다가가 남자에게 껌을 내밀고 껌 주는 아가씨는 분내 풍기는 눈웃음을 치며 남자손님들에게 다가가서 명함과 껌을 건넨다.  
구수한 콩기름내 가득한 골목에 노래방 아가씨의 분내는 할머니의 징징거리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 할머니와 아가씨는 서로 거리를 두고 다닌다. 짐작하건데 서로 싫어하겠지..


할머니가 왔다. 
껌 하나만 사줘요, 다리가 아파서 그래~ 껌 하나만 사줘...... 총각 천원만 도와줘,
쪼글쪼글 패인 주름 때문에 웃는 지 우는 지 알 수 없는 표정이다.

싫어요, 
마시다만 막걸리를 마저 마시고 한 잔 새로 부어 벌컥벌컥 마셨다. 첫 잔보다 술술 넘어간다. 할머니는 옆에서 자꾸 징징대고 나는 말 없이 껌을 테이블 끝으로 밀었다. 전을 먹을 차례인데 할머니를 신경쓰다 보니 나도 모르게 다시 막걸리를 잔에 따르고 있다. 다시 찰랑거리는 막거리, 이번엔 더 잘 넘어갈 것 같은 기분에 막걸리를 걸쭉하게 들이킨다. 막걸리에 젖은 손가락으로 간장절임 양파를 입에 넣고 씹는다. 할머니를 의식하다가 막걸리 한 병을 다 마셔 버렸다. 할머니는 그렇게 한참을 옆에서 팔도 흔들고 칭얼대다가 다른 손님에게로 갔다. 긴장이 풀린다. 정신 없이 마신 탓에 갑자기 취기가 돈다. 텅빈 막걸리 병이 눈에 띈다. 한 병 더 마실까?  조금 있으면 아가씨도 오겠지... 아가씨가 왔을 때 막걸리가 없으면 단호하게 뿌리치지 못하고 쭈뼛거릴지도 모른다.
사장님 막걸리!, 하고 소리치는 내가 꽤나 호기롭게 느껴진다. 

아가씨가 왔다. 젠장 막걸리보다 먼저...... 
눈이 마주치자 부끄러운 듯 눈음음을 치며 무릅을 모아 살짝 굽히고는 귀에다 속삭인다. 귀가 간지럽다. 입술이 귓바퀴에 닿을 것만 같다. 아가씨의 숨이 귓바퀴를 돌아 귓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따뜻했다. 그렇게 한참을 속삭였다. 
대답이 없는 걸 긍정의 신호로 받아들였는지 아가씨는 대담하게 내 팔을 잡아끈다.
오빠, 가자~~

..............................................싫어요, 
아가씨는 내 어깨를 아프지 않게 때리고는 노래방 명함을 내려 놓고 마지막으로 속삭인다. 
전화해~,
제 할 일을 못한 막걸리를 딸지 말지 생각을 했다. 할머니가, 아가씨가 다시 온다면 막걸리를 한 잔 따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할머니도 아가씨도 막걸리 따위 너나 먹어, 라고 하겠지...

갑자기 껌이 씹고 싶어진다. 할머니가 어딨지, 사방을 둘러 보지만 할머니는 어디에도 없었다. 근처에 있을 텐데, 할머니를 찾아야 했다. 할머니의 껌이 씹고 싶었다. 전집을 나서 불빛이 이끄는 대로 할머니를 찾아 걸어간다.  빨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긴 껌을 모조리 사서 밤새 껌을 씹어야겠다, 하지만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 있는거야... 다리가 너무 아프고 눈이 너무 시려서 불빛이 미치지 않는 어느 구석에 쪼그리고 쉬고 있을지도 몰랐다.

 

박순이 아줌마, 껌 파는 할머니, 노래방 아가씨... 내게 웃음을 건냈지만 모두 울고있었다.  
그런데, 왜 다들 웃고 있어요... 왜?  

아가씨가 놓고 간 노래방 명함에 들어있을 껌이 생각났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투명 비닐 포장에 명함과 껌 하나가 들어있다. 껌을 꺼내 씹는다. 시장 안 코발트 불 빛에 눈이 시리다. 눈이 시려 눈물이 찔끔 나온다. 그 아가씨도 시장 어딘가에서 코발트 불 빛 아래 시린눈을 참아가며 웃음을 건네고 있겠지.  

껌이 더 필요했다.  명함. 명함에 전화번호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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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2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장절임 양파는 부산 남포동 순대랑 먹어야 더 맛있는데 말이죠~

웽스북스 2010-10-28 23:32   좋아요 0 | URL
저녁에 뭘 먹을까 말까 참고 있었는데, 양철 나무꾼님 미워요!
하지만 양파는 못먹는 1인. 순대 먹고싶어요 ㅜㅜ
남포동 순대라니. 안먹어봤는데 맛있을 것 같아...ㅜㅜ

차좋아 2010-10-29 12:15   좋아요 0 | URL
부산에 여러번 가 봤는데 남포동은 못가봤어요. 남포동 순대는 어떤 맛일지~궁금합니다. 간장에 순대를 먹나보죠? 경상도는 막장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부산은 또 다르구나... 저는 소금이 제일 좋아요. 서울 입맛.ㅋㅋ
하지만 남포동 순대는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ㅎㅎ

양철나무꾼 2010-10-29 20:57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저도 생 양파는 못 먹는데...
양파간장은요,양파향이 간장에 배어 그럴듯 해요~

차좋아님,저도 서울 입맛이어서...
순대를 양념간장에 찍어먹기 전까지는,소금이 젤 좋았답니다~^^

차좋아 2010-10-30 19:0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순대 양념 간장이 도대체 뭐길래~~~
간장이 간장이지 얼마나 맛있길래?? 아~~~너무 궁금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0-10-28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기엔 좀 애매한 글. 그냥 눌렀습니다.
숙제하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ㅎㅎ :)

광장시장 또 가고싶네요. 헤헷.

차좋아 2010-10-29 12:42   좋아요 0 | URL
리뷰를 쓸까하다가 별 내용 없는 이야기를 리뷰로쓰자니 리뷰쓰기엔 좀 애매한, 책이라서 ㅋㅋ

흉내를 내 봤어요.
저런 애매한 모습은 미술학원이 아니라도 세상 어느 구석에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짧지만 소설이에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제 제 글에 스스로 취해 기어이 광장시장을 갔었어요.
어젠 좀 쓸쓸하던데요^^

김미정 2010-10-3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차조아 님이 막거리를 마신다는 게 상상이 안 가요
차만 마실 것 같고
국수만 먹을 것 같거든요

채식주의자라서 고기는 안 드실 것 같고
여자는 사람으로 보지 여자로 보지도 않을 사람 같아요

그래서 아가씨와 할머니를 구별하여 본다는 것에 굉장히 놀라요

그리고 저는 껌팔다 못 판 할머니 같은 심정이에요
왜냐하면 제가 징징거리거든요. 안심한 상대에게만
버팅기는 버릇인데, 그 할머니는 안심도 안 되는 대중에게
징징 거렸군요. 울고 싶을 때 징징 거리는 거니까
제대로 한 건데, 징징거리니는 건 정말 상대를 골라서 해야지
'국물이 나오지, 안 그러면 껌도 없고 국물도 없고,
막걸리도 없네요

차좋아 2010-10-30 19:16   좋아요 0 | URL
저 고기 좋아해요^^
국수도 좋아하고~ 막걸리도 한 잔씩 합니다 헤헤
술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잘 마시기도하고요. 맥주, 와인은 최근들어 일상적으로(와인을?) 마시고 누룩내 나는 청주 종류도 좋아해요.

구별해 보지 않았어요^^ 같아 보여서 다른 표정에 다른 행동을 하고 있었음에도 오히려 같아보였었지요. 건방진 관찰자가 하나 있었던 거고요.ㅎ
저 이야기는 전적으로 사실로 보시기 보단 그냥 이야기로ㅎㅎㅎ
 

3시~ 11시 책 모임& 뒷풀이(인간실격)
4시~ 8시 홍차모임멤버 집들이
6시~ 10시 책모임2(은밀한 생)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어쟀든 따따블 약속을 잡은 건(알고보면 그렇지도 않다만 사람들이 보기에는 내 탓이다.) 나였고 책임도 내가 져야했고... 

부지런히 발품 팔아가며 저 세 모임을 다 쫓아 다녔고 늦게 가고 미리 나오고 다시 합류하고 하는 간에 어리버리 죄인모드로 애정어린 구박 받아가며 쉬지 않고 말품을 팔고 나니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더라.   

------------------------------------------------------------------------------ 

이런 게 저장돼 있더군요 ㅋㅋ 

내가 어제 쓰다가 말았던 페이퍼인데 그냥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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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10-2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말품. 어울려요 어울려 ㅋㅋ

차좋아 2010-10-26 18:0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정말 한틈 못 쉬고 얘기했다니까요~ 다 다른 얘기 다 다른 모습으로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0-10-26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코 가벼운 책들이 아닌걸요~^^
홍차모임도 이름이 이쁘구요.
어리버리 죄인모드는 어떤걸까요?

차좋아 2010-10-27 01:19   좋아요 0 | URL
어리버리 죄인모드라고는 하지만 뭐 별로 미안해 하는 모습은 아니구요. 딴청('')(..)을 부리고 구박하면 헤헤~ 하면서 말 돌리는 정도 ㅋㅋ
그래서 어리버리 죄인이라고 말한거에요 ㅎㅎ

인간실격은 이야기할게 참 많더라고요.
은밀한 생은 뭐.... 할 말이 참 없었구요.(야무님 이거 정말 재밌었나요?)

루쉰P 2010-10-27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전 이 책을 보고 인간에 대해 이렇게 까지 절망하며 볼 수 있는가를 섬뜩하게 느꼈어요. 전혀 희망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무한한 절망 그것이 이 책에서 느낀 저의 감정입니다.^^ 차좋아님도 모임을 연속적으로 다니시며 무척이나 피곤하셨겠네요. ㅋㅋㅋ

차좋아 2010-10-27 12:04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다자이 오사무.
그날따라 모임이 겹치는 바람에 몸이 피곤했지만 재밌었어요. 무척이나 피곤하고 또 그만큼 재밌었고요 ㅎㅎㅎ
 

차 한 잔 마시고 싶은 지금.  냉 온수기로 달려가서 커피든 냉수든 한 잔 하는거야 일도 아니지만, 진정 바라는 건 마주하고 나누는 차 한 잔인 거다. 

차가 좋아 차를 좋아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차는 수단 그 이상이 되질 못했다. 그래서 다행이고 그래야 하는거고...

차가 좋아 차를 마실 때의 차 한 잔이 제일 맛있기는 하지만 어찌나 사람이 그리운지 그 맛있는 차를 먹으며 목이 멘다.
귀하디 귀한 광운공병, 황인, 홍인 등등의...  이제(향편 형편으로는) 보이차 도감에서나 구경 할 만한 차를 다리면서 함께 마실이 없으면 이 귀한 맛 좋은 차들이 무슨 소용이 있나 생각을 많이도 했었다. 고마운 사람들. 기꺼이 달게 마셔주는 고마운 사람들... 

차 맛 모르면서도 눈 반짝이며 달게 마셔주는 고마운 사람들.
차 맛 안다고 이러네 저러네 품평만 하는 스스로 차인이라 칭하는 애호가 무리보다 진정 차를 마실 줄 아는 나의 차 친구들.

감별은 못 할지언정 나는 내 차 친구들에게 대접할 수 있는 최고의 차를 다려낸다.
어떤차에요?라고 묻는 호기심 가득한 물음에 좋은거에요.^^ 라고 얼버무리는 내 쑥스러운 대답은 고마워요,의 다름 아니었다.

귀한 차 한 쪽 들고 차회에 나가 자랑도 해보고 귀한차 맛보니 좋다,라고 알아주는 맛도 나쁘진 않으나 그들은 내가 아니라 내가 들고나간 차만 느낄 뿐이니...그저 자랑 한번 하고 오는 길은 허무하기만 할 뿐이다. 

한 잔 차의 시간이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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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0-10-2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저야말로 좋은 거 많이 얻어마셨지요.
맛있는 걸 맛있다고 한 것밖에 없는데. ㅎㅎ

향편 2010-10-20 14:4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앗 ! **님ㅜㅜ

웽스북스 2010-10-20 14:37   좋아요 0 | URL
헐. -_- 역시 요즘 제가 너무 만만하신건가요 -_-
아니면 ㄱㄱㅈ 소리를 한번 들어보시려고 저를 자극하시는 건가요 ;;;

굿바이 2010-10-2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 한 잔 주세요. 독이라도 마시고 싶은 오후입니다.
웬디님! 만만한것으로 저만 하시겠습니까! 엉엉

웽스북스 2010-10-20 17:14   좋아요 0 | URL
이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말을 하시다니 언니. 엉엉. ㅜㅜ
만만한 사람끼리 모여서 술이나 마셔요 우리 ㅜㅜ

차좋아 2010-10-20 17:55   좋아요 0 | URL
나는 빼고 내서제에서 약속을 잡다니 흙 ㅠㅠ

웽스북스 2010-10-20 18:39   좋아요 0 | URL
웬디의 인터셉트기술이라고 해주세요. ㅎㅎ

동우 2010-10-20 19: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나도 인터셉트기술 구사.
그렇다면 향편님 서재이니 향편님도 함께 약속 잡지요 무어.
향편님 속내들고 부산 오신다니, 굿바이님 웬디님도 함께 오시면.
부산 밤바닷가 모여 술을 마시면 나도 만만한 사람 되오리다. 하하하

차좋아 2010-10-20 22:52   좋아요 0 | URL
동우님 만만한 사람이 되어주신다니 막 기뻐요^^
저는 동우님과 편합고자, 어떤 형식을 걷어내고자... 위험한 줄타기를 매번 합니다만, 수위를 넘지는 않았는지 뒤늦게 고민도 많이하고 그래요. 허물없음도 좋으나 넘치는 수위에 본말이 전도될까 항상 전전 긍긍....
그마저 읽고 계실 동우님이지만 스스로 못 견뎌 이실직고.

헤헤

웬디양님과 굿바이님과의 부산행은 시간맞춰는 보겠으나 자신은 없고 저는 갑니다.(같이가면 최고지요^^) 언제 될지는 몰라도 연락 드리고 갈게요. 겸사겸사 ㅎㅎ

2010-10-20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1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0-20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에서 차좋아님을 느끼는게 아닐까요.
상상만 해도 향긋함이 느껴지는 페이퍼입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차를 다리는 차좋아님의 모습을 그리며,
크게 숨을 들이키고... 하던 일 다시 하러 갑니다. ^^

차좋아 2010-10-20 22:54   좋아요 0 | URL
ㅎㅎ 어떤 모습 상상하실지 궁금한데요^^

일이 많으신가 봅니다. 무리하지마세요~ 그 좋아하시는 차 한 잔 하시면서 천천히 천천히~~~^^

동우 2010-10-2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같은 얼뱅이가 차 한모금 마신뒤 "이건 어떤 차예요?"라는 호기심 어린 질문을 하면 향편님은 이건 무슨무슨 이런저런 차예요라고 전문적인 말씀을 들려주시기보다 그냥 빙긋 웃으며 "좋은 거예요."라는 한마디를 하시면.
그 대답은 "맛있게 마셔 주셔서 고마워요."라는 향편님 우러나는 마음의 언어라는..

아하, 차란 그렇게 은은하게 함께 마시는 거로군요.
차마시기의 오의.
얼뱅이 느끼기에 향편님은 차의 고수올시다.


차좋아 2010-10-20 23:01   좋아요 0 | URL
질문엔 꽤나 성실히 답하는 성격입니다만, 차에 별반 관심 없는 다른 성원도 있는 모임에서 구구절절 자세한 차의 내력을 진지하게 소개하는 내 모습 상상하면 우숩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서 말해봐야 모를테니 성의 없을 수는 없고...(그럴 순 없죠!) 그저 관심 가져 주심에 감사할 뿐입니다, 하는 마음에 눈 빛으로, 말로 맛있죠? 하고 되묻곤 합니다.

은은한 사람들과 있을때 향취 좋은 술 못지 않게 귀하고 유용한 소품입니다^^

2010-10-20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저 그 날 눈을 반짝이며(아마도???)
"이게 무슨 차예요?" 라고 물어 봤었어요! >.<
마음이 부웅 떠오르는 느낌이었거든요. 산뜻한 바람을 타고 샬랄라샬랄라~

차좋아 2010-10-20 23:06   좋아요 0 | URL
저 샛별님 눈 반짝이는 거 다 봤지요^^ 그래서 더 좋은 차로 바꿔 드렸는데 몰랐지요? ㅋㅋ 그 모습 웬디양님은 다 보고 모임 후에 쿡 찌르는 말 한마디. '샛별님이 "맛있다." 말한 다은에 더 좋은 차 나왔죠? 그 후에 마신 차가 맛있던데요~' 음~ 예리한 웬디양님...

남아공 가시기 전에 꼭 연락주세요^^

웽스북스 2010-10-20 23:25   좋아요 0 | URL
샛별님 반가워요 저는 쓸데없이 그런데 눈치가 백단이라 ㅋㅋㅋ

뒤에 내신 좋은 차는 덕분에 제가 잘먹었네요 헤헷. :)
저 막 샛별님 순정만화에 나오는 사람 같다고 좋아하구 그랬는데 ㅋㅋㅋ

멜라니아 2010-10-2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 남편 제자중에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 있는데
보이차를 선물해 주었어요

저희는 차 잘 안 마시고 커피 많이 마셔요
그 차 보고 향편님 생각났어요
좋은 차 같아요 포장을 보아하니까요
게다가 석사논문 내면서 지도교수에게 준 것이니까 좋은 것이라고 믿어요 ㅎㅎㅎ
주소 알려주시면 보내드릴게요

차좋아 2010-10-21 08:31   좋아요 0 | URL
멜라니아님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 보이차는 의미있는거고 또 너무 좋은 거 일지도 몰라서 사양할게요. 그리고 저는 차가 너무 많아요^^ㅋㅋㅋ 거짓말 조금 보태서 평생 먹을 보이차를 떠 안고 살아서ㅋㅋㅋㅋㅋㅋ그래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섭섭해 하시면 안되요~~~

양철나무꾼 2010-10-2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도 커피도 술도 그런거 같아요.
좋은 게 있어서 좋은 이와 나눌 생각에 신나 있다가도 말이지요.
어느새 나는 빠져버리고,차와 커피와 술이 얘깃거리가 돼죠.
그래서 저는 너무 좋은 차와 커피와 술은 좀 부담스러워요.

진짜 차를 좋아하시는군요~^^

차좋아 2010-10-21 11:54   좋아요 0 | URL
저는 좋은게 좋아요^^ 좋으게 맛잇고 좋은게 탐나고 ㅋㅋㅋ
하지만 혼자라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요.

차좋아해요^^

hohoya 2010-10-2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맛있다고 했었지요?
근데 저는 나중엔 그저 마시기에만 바빴었어요,차맛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저 술술 넘어가던걸요~.
신기하게도 그리도 차를 많이 마셨건만 화장실을 자주 가진 않았으니
아마도 몸속을 꾸준히 돌고돌아 정화시키느라 그랬겠거니 해요.


차좋아 2010-10-21 18:13   좋아요 0 | URL
하하 쑥스러워요^^ 그리 생각하시리라 미처 생각못했는데ㅋㅋ
다들 맛있게 드셔 주셨었지요.

단 물이거니.. 서로 이야기하며 바삐 마시는 게 제일 좋아요. 특히 여럿이 차마실 때는 말이죠.

둘이 셍이 차마실 때는 차맛 어때?하고 묻기도하고 ㅅ로 차에 대해 이야기도 하지만, 넷이 넘어가면 차는 오히려 소통에 방해가 될 수도 있어서 오히려 제가 걱정스러운걸요. 차 따위,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의 대화를 방해하면 안되죠^^

루쉰P 2010-10-2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차를 마시는 모임도 하시나봐요^^ 조지 오웰 덕분에 알게 되서 이렇게 들어와서 구경도 하고 갑니다. 인터넷을 참 좋아서 사람을 사귀는게 빠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 같이 이렇게 현실에서 사람을 잘 못 만나는 사람에게는 말이죠. ㅋㅋㅋ

차좋아 2010-10-25 12:15   좋아요 0 | URL
네 차모임도 해요^^ 차 모임을 하기도 하고 모임을 갖게 되면 차를 마시기도 하고요^^
저는 현실에서는 사람을 잘 사귀는데 인터넷에서는 그닥 ㅋㅋㅋ
알라딘에서도 친구 사귀는데 꽤 오래 걸렸어요^^& 저는 얼굴을 보는게 좋아요^^

루쉰P 2010-10-25 15:01   좋아요 0 | URL
저랑 좀 반대시네요. ㅋㅋ 전 이상하게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잘 되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1년 간 백수 생활을 하며 히키코모리로 살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ㅋㅋㅋ 그래도 차좋아님은 인터넷에서도 사람 잘 사귀시는데요~.

차좋아 2010-10-25 18:09   좋아요 0 | URL
^^ 인터넷은 좀 쉽죠. 서로 경계 금방 허물어지고 거리감 도 없어보이고. 장점이자 단점 같아요. 좀 어색하더라도 직접 보고 애기하는게 그래서 더 좋더라고요. 인터넷에서 못 사귄다는게 아니라요^^
 
<범죄수학>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범죄 수학 범죄 수학 시리즈 1
리스 하스아우트 지음, 오혜정 옮김, 남호영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범죄 수학

제목부터 비범하다. 표지그림도 노란색 경찰저지선 안팎으로 경찰과 탐정과 목격자와 CSI에서 봤음직한 현장감식반 들이 긴장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몸짓을 하고 있어서 오~ 흥미진진할 것 같은데~ 하는 기대가 들게 한다. 더구나 지은이 리스 하스아우트는 수학자이자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고등학생이라니 또 한 번 읽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첫 이야기는 “시커모어 가(街)에서의 살인사건”으로 저녁 모임 중 초대되었던 산부인과 의사가 살해되었는데 범인을 잡지 못하고 미스터리로 남을 뻔한 사건을 비범한 고등학생 라비가 비범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모임 중이었던 사람들은 세 쌍의 부부와 이들 부부의 임신을 도와준 산부인과 의사이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게 의사가 총으로 살해당하였다. 스포츠 경기를 보며 떠들썩하게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총소리도 듣지 못한 것이다. 총을 쏜 범인의 손엔 화약이 남게 된다는 것은 이젠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인데 화약잔류검사 결과 안주인과 B씨와 C부인 등 세 명의 손에서 화약이 검출되었다. 경찰의 수사가 아무 진전이 없을 때 의외의 단서로 라비는 범인을 지목한다. (라비는 고등학생이지만, 이 사건을 맡은 검사의 아들이고 예전에도 번뜩이는 실력으로 사건해결을 하여 경찰서장의 신임을 받고 있어 사건현장에 초대(!)받는 정말 비범한 아이이다.)

바깥주인: 손님들(살해당한 의사 외 두 쌍의 부부)은 모두 함께 떠났어. 서로 악수를 나눈 다음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지. 평소에 나는 건망증이 있는 편이지만 이것만은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어. 그들이 차에 타기 직전에 내가 내 아내와 B부부, C부부 이렇게 다섯 명에게 각각 몇 번씩 악수했는지를 물어보았기 때문이야. 그런 질문을 한 것은 내가 요즘 사회풍습의 변화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데 다섯 명 모두 나에게 같은 대답을 한 사람이 없지 뭐야. 그것이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어.

라비: 그러면 부인은 몇 번이나 악수를 했는지 기억하세요?

안주인: 네 번. 나는 손님들 모두와 악수를 했거든.

자, 감이 오는가? 수학을 못 하는 사람도 이쯤 읽게 되면 범인이 범행 후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했기 때문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에게서 화약이 검출된 것이고, 악수를 한 횟수가 중요한 단서가 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안주인이 “네 번”이라고 대답한 것이 거짓말이며 안주인이 범인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할 만하다. 라비의 사건해결을 읽으면서 오~ 리스 하스아우트~ 똑똑한데~ 수학이 이렇게도 쓰인단 말이야~! 감탄이 절로 나오고 나는 라비처럼 사건을 푼 것이 아니라 찍은 것이지만 내 감이 맞았다는 것에 뿌듯해한다. 해결과정이 어떠냐고? 책을 사서 읽어야지! 크크.


그런데 이 감탄과 뿌듯함은 뒷이야기로 갈수록 줄고 줄고 또 줄어 마지막 열네 번째 이야기에 이르면 0을 지나 마이너스가 된다. 왜냐하면 범인과 단서에 대한 추측은 되지만, 뒷이야기로 갈수록 소설의 맛은 사라지고 사건해결 부분은 읽어도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숫자와 기호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역자는 이 책의 수준이 고등학교 수학이라고 하니, 고등학교 때 완벽하게 수학을 마스터한 분들이여~! 신나고 아름다운 수학이 녹아 있는 “범죄 수학”으로 초대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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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17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제 추천 마법사에 억만년째 들어있는데...
님의 리뷰는 참 훅 하는데,별이 세개란 말이죠~^^

차좋아 2010-10-18 00:31   좋아요 0 | URL
수학이너무 어려워요 ㅜㅜ 제 수학실력으로는 읽기 힘든책이었어요.ㅠㅠ

ㅎㅎㅎㅎ 하지만 뭔가 즐거운 책은 분명합니다.
양철 나무꾼닝응 좋아하실지도 몰라요. 제 수학실력은 빵점 ㅋㅋ

후애(厚愛) 2010-10-20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옵니다. ㅎㅎ

차좋아 2010-10-20 08:46   좋아요 0 | URL
저 책 정말 머리 아파요 ㅋㅋ
하지만 좀 재미는 잇지요. 뒤로가면 하나도 못 풀겠어요 ㅠㅠ
 

2004년의 일이다. 그 때 만났던 어르신들 중에는 이미 고인이 되신 분도 있을 것이다.

북에 가족을 두고 내려 온 실향민들을 대상으로 방문 설문조사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10여 분이 소요되는 설문조사는 조사원과 대상자가 함께 살피며 진행해야 했는데
대부분 연로하시고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신 분들이 많아서 전문을 읽어 드리며 조사를 하기도 했다.
 
내가 담당한 곳은 노원구.  
통일부에서 나왔습니다. 라는 나의 인사만으로 서럽게 하소연 하시는 할머니.
이산가족 상봉 신청했는데 어째 연락이 없냐며 한탄하시는 할머니.
문간에 세워놓고 당장 가라고 호통을 치시던 할아버지 (가라고해서 가려고 했더니 들어오라고 하시곤 울었다.)
나는 설문 조사만 하면 되는 알바생이라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그 분들은 나를 관에서 나왔다며, 잘 부탁한다고 각자의 사정을 이야기 해 주셨고 혹여 도망이라도 갈까봐서인지 내 손을 꼭 잡고 계시던 분들도 있었다. 
 

십 분이면 되는 설문조사는 한없이 늘어졌지만 나는 할머니의 사연을 두고 나올 수가 없었다. 
북에 살고 있는 동생들을 꼭 보고 죽어야 한다는 할머니의 눈물이 내 손등에 떨어질 때 나는 아르바이트를 그만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할당을 채우지 못해서였고, 아무런 위로를 해줄 수 없는 난처함이 힘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할머니는 나를 온 집안 식구들에게 소개시켜 줬다. 식구들은 차례로 나와 내게 깍듯하게 인사했고 나는 사기꾼이 된 것 같았다.
 
할머니는 나를 나라에서 나온 공무원으로 착각하나 보다, 에라 모르겠다, 좋은 일하는 셈 치자!,
할머니의 고향 주소와 할머니 식구들 이름을 적어가며 사뭇 진지하게 나는 할머니의 사연을 들었었다. 나는 통일부에 돌아가서 꼭 할머니의 부탁을 전하겠다고 거짓약속을 했고 할머니는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받아적은 그 이름들은 아무에게도 전해지지 않을 것이었다.    

설문에 응해준 분들에게는 하나로 농수산물 상품권을 한 장씩(1만원권)을 드리게 되어있었다. 
나는 할머니에게 국가에서 드리는 거라고, 상품권 한 장을 내밀었는데 할머니는 젊은 학생이 수고가 많다면서 얘기들어줘서 고맙다고, 상품권을 내게 주는 것이었다.
 
그 상품권을 받아왔다. 할머니가 주는 용돈 같았다. 처음부터 할머니는 내가 공무원이 아닌 것도 알고 있었다. 아파트 놀이터에 앉아 상품권을 만지작거리며 통일이 꼭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다.  손등에 보이지 않는 화인이 새겨진 날이었다.   
 

황장엽 전 비서의 장례식이 어제 치뤄졌다.
가족을 북에 두고 내려온 그분의 장례식엔 각 계 인사의 조문이 이어졌고, 누군지는 모르지만 서럽게 우는 이들도 있었다. 저렇게 서럽게 우는 사람들이 누굴까... 궁금해서 뉴스를 자세히 봤더니, 탈북자 단체의 대표들과 이북 실향민 대표라 한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해서만은 아닐 것이었다. 그들을 그렇게 서럽게 울게 만든 이유는 세상이 그들을 자꾸 지워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잊지 말아야할 것은 없다.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알지 못하는 새 세대의 사람들은 그들의 피눈물이 안쓰럽고 불편할 뿐이다. 손등에 떨어진 뜨거운 눈물은 불편한 진실이었다. 

외면하게 되는 이웃들의 눈물은 죄의식으로 남아있다.
몰라도 됐었을 상처에 눈이 시리고 오금이 저려서 자리를 피하고 만다. 그래서 평온한 내 생활. 

집 안의 바퀴벌레도 내 눈에만 안 보이면 집에 살던지 말던지.... 

출근 길에 읽은 <다시쓰는 한국현대사>.
이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미군정의 횡포와 이승만과 한민당의 반역행위들...
잊혀져 가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박세길님은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를 썼겠지... 나 같은 회피형 인간에게는 읽혀진들 무용한 책이다.

몰랐어도 될 과거의 사건들.
몰랐어야 할 과거의 진실들.
세상 곳곳에서 상처 받고 눈물 짓는 사람들... 주위를 둘러보면 외면하고 살기 힘이든다. 
동정도 말고 봐도 못 본척.
 
싸구려 동정으로 마음의 짐 내려 놓을 생각말고 빚진채 살아가는 거다. 같이 슬퍼하는 것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도 하지 말자. 비굴하게 살면서 세상에 빚지고 사는것만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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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5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5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라니아 2010-10-16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가 뭔가 공부하고 읽고 알아야 하는 이유는
어리석은 타인이 나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
그 방패가 고작 종이 한 장 밖의 두께밖에 안 될지라도...
그러나 아직도 이승만 정권 때처럼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사람들
국민은 아는 게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많아요ㅠㅠ

차좋아 2010-10-18 00:36   좋아요 0 | URL
그런 이유 때문이라도 공부는 계속해야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순전히 즐거워서 읽고 떠들지만 그것도 공부려니...ㅎㅎ

제주도민의 정서... 좀 안타까웠어요.
나중에 더 듣고 싶어요. 오늘 즐거웠습니다 헤헤

멜라니아 2010-10-18 11:4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살다 보니 그 세월이 사람의가슴까지
막히게 해 버린 것입니다.
나중에 이야기 해 볼 기회 꼭 만들어 보도록 하지요
이번엔 앉아서 이야기 하기가( 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어려웠어요
사방이 번쩍 와글 시끌 깜짝한 대학로와 인사동이어서요
조용한 때 인사동 찻집이라면 역사 이야기 문학 이야기
또 오래 끓이는 차와 함께 더 좋겠어요.

기회 만들어 제주에 오세요

차좋아 2010-10-18 12:03   좋아요 0 | URL
네 제주가면 한라산, 다원, 횟집...등등의 일정 잡기 전에 멜라니아님과의 만남을 첫째로 계획할것을 약속드립니다^^

양철나무꾼 2010-10-17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으면 안되는 글인데,
"집 안의 바퀴벌레도 내 눈에만 안 보이면 집에 살던지 말던지...."
이 부분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저도 집안의 먼지를...내 눈에 보여도 한쪽으로 쓰윽 밀어놓고 앉는 성격이라서~~~

전 있지도 않은 팬텀 사인을 더듬으며 비굴하게 살게 아니라,비장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처를 쓰다듬고 꼭꼭 씹어먹으면서~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차좋아 2010-10-18 00:40   좋아요 0 | URL
웃어도 되요^^ 자못 심각한 듯한 글인데 웃음 코드 읽어내 주셔서 오히려 기쁜걸요 ㅎㅎㅎ

저 심각한 분위기 별로 안좋아해요. 심각한 이야기는 좋아해도 분위기 심각한거는 아주 싫어요. 저는요 가벼운 사람입니다,ㅋ

그런 의미에서, 저는 비장하게 사는거도 싫어요. 저는 비장한 분위기 너무 무서워요ㅜㅜ 저는 겁쟁이거든요..흑

2010-10-19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9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9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9 2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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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0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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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0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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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09: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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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1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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