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마시고 싶은 지금. 냉 온수기로 달려가서 커피든 냉수든 한 잔 하는거야 일도 아니지만, 진정 바라는 건 마주하고 나누는 차 한 잔인 거다.
차가 좋아 차를 좋아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차는 수단 그 이상이 되질 못했다. 그래서 다행이고 그래야 하는거고...
차가 좋아 차를 마실 때의 차 한 잔이 제일 맛있기는 하지만 어찌나 사람이 그리운지 그 맛있는 차를 먹으며 목이 멘다.
귀하디 귀한 광운공병, 황인, 홍인 등등의... 이제(향편 형편으로는) 보이차 도감에서나 구경 할 만한 차를 다리면서 함께 마실이 없으면 이 귀한 맛 좋은 차들이 무슨 소용이 있나 생각을 많이도 했었다. 고마운 사람들. 기꺼이 달게 마셔주는 고마운 사람들...
차 맛 모르면서도 눈 반짝이며 달게 마셔주는 고마운 사람들.
차 맛 안다고 이러네 저러네 품평만 하는 스스로 차인이라 칭하는 애호가 무리보다 진정 차를 마실 줄 아는 나의 차 친구들.
감별은 못 할지언정 나는 내 차 친구들에게 대접할 수 있는 최고의 차를 다려낸다.
어떤차에요?라고 묻는 호기심 가득한 물음에 좋은거에요.^^ 라고 얼버무리는 내 쑥스러운 대답은 고마워요,의 다름 아니었다.
귀한 차 한 쪽 들고 차회에 나가 자랑도 해보고 귀한차 맛보니 좋다,라고 알아주는 맛도 나쁘진 않으나 그들은 내가 아니라 내가 들고나간 차만 느낄 뿐이니...그저 자랑 한번 하고 오는 길은 허무하기만 할 뿐이다.
한 잔 차의 시간이 그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