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마시고 싶은 지금.  냉 온수기로 달려가서 커피든 냉수든 한 잔 하는거야 일도 아니지만, 진정 바라는 건 마주하고 나누는 차 한 잔인 거다. 

차가 좋아 차를 좋아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차는 수단 그 이상이 되질 못했다. 그래서 다행이고 그래야 하는거고...

차가 좋아 차를 마실 때의 차 한 잔이 제일 맛있기는 하지만 어찌나 사람이 그리운지 그 맛있는 차를 먹으며 목이 멘다.
귀하디 귀한 광운공병, 황인, 홍인 등등의...  이제(향편 형편으로는) 보이차 도감에서나 구경 할 만한 차를 다리면서 함께 마실이 없으면 이 귀한 맛 좋은 차들이 무슨 소용이 있나 생각을 많이도 했었다. 고마운 사람들. 기꺼이 달게 마셔주는 고마운 사람들... 

차 맛 모르면서도 눈 반짝이며 달게 마셔주는 고마운 사람들.
차 맛 안다고 이러네 저러네 품평만 하는 스스로 차인이라 칭하는 애호가 무리보다 진정 차를 마실 줄 아는 나의 차 친구들.

감별은 못 할지언정 나는 내 차 친구들에게 대접할 수 있는 최고의 차를 다려낸다.
어떤차에요?라고 묻는 호기심 가득한 물음에 좋은거에요.^^ 라고 얼버무리는 내 쑥스러운 대답은 고마워요,의 다름 아니었다.

귀한 차 한 쪽 들고 차회에 나가 자랑도 해보고 귀한차 맛보니 좋다,라고 알아주는 맛도 나쁘진 않으나 그들은 내가 아니라 내가 들고나간 차만 느낄 뿐이니...그저 자랑 한번 하고 오는 길은 허무하기만 할 뿐이다. 

한 잔 차의 시간이 그리운... 


댓글(3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0-10-20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0-10-2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저야말로 좋은 거 많이 얻어마셨지요.
맛있는 걸 맛있다고 한 것밖에 없는데. ㅎㅎ

향편 2010-10-20 14:4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앗 ! **님ㅜㅜ

웽스북스 2010-10-20 14:37   좋아요 0 | URL
헐. -_- 역시 요즘 제가 너무 만만하신건가요 -_-
아니면 ㄱㄱㅈ 소리를 한번 들어보시려고 저를 자극하시는 건가요 ;;;

굿바이 2010-10-2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 한 잔 주세요. 독이라도 마시고 싶은 오후입니다.
웬디님! 만만한것으로 저만 하시겠습니까! 엉엉

웽스북스 2010-10-20 17:14   좋아요 0 | URL
이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말을 하시다니 언니. 엉엉. ㅜㅜ
만만한 사람끼리 모여서 술이나 마셔요 우리 ㅜㅜ

차좋아 2010-10-20 17:55   좋아요 0 | URL
나는 빼고 내서제에서 약속을 잡다니 흙 ㅠㅠ

웽스북스 2010-10-20 18:39   좋아요 0 | URL
웬디의 인터셉트기술이라고 해주세요. ㅎㅎ

동우 2010-10-20 19: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나도 인터셉트기술 구사.
그렇다면 향편님 서재이니 향편님도 함께 약속 잡지요 무어.
향편님 속내들고 부산 오신다니, 굿바이님 웬디님도 함께 오시면.
부산 밤바닷가 모여 술을 마시면 나도 만만한 사람 되오리다. 하하하

차좋아 2010-10-20 22:52   좋아요 0 | URL
동우님 만만한 사람이 되어주신다니 막 기뻐요^^
저는 동우님과 편합고자, 어떤 형식을 걷어내고자... 위험한 줄타기를 매번 합니다만, 수위를 넘지는 않았는지 뒤늦게 고민도 많이하고 그래요. 허물없음도 좋으나 넘치는 수위에 본말이 전도될까 항상 전전 긍긍....
그마저 읽고 계실 동우님이지만 스스로 못 견뎌 이실직고.

헤헤

웬디양님과 굿바이님과의 부산행은 시간맞춰는 보겠으나 자신은 없고 저는 갑니다.(같이가면 최고지요^^) 언제 될지는 몰라도 연락 드리고 갈게요. 겸사겸사 ㅎㅎ

2010-10-20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1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0-20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에서 차좋아님을 느끼는게 아닐까요.
상상만 해도 향긋함이 느껴지는 페이퍼입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차를 다리는 차좋아님의 모습을 그리며,
크게 숨을 들이키고... 하던 일 다시 하러 갑니다. ^^

차좋아 2010-10-20 22:54   좋아요 0 | URL
ㅎㅎ 어떤 모습 상상하실지 궁금한데요^^

일이 많으신가 봅니다. 무리하지마세요~ 그 좋아하시는 차 한 잔 하시면서 천천히 천천히~~~^^

동우 2010-10-2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같은 얼뱅이가 차 한모금 마신뒤 "이건 어떤 차예요?"라는 호기심 어린 질문을 하면 향편님은 이건 무슨무슨 이런저런 차예요라고 전문적인 말씀을 들려주시기보다 그냥 빙긋 웃으며 "좋은 거예요."라는 한마디를 하시면.
그 대답은 "맛있게 마셔 주셔서 고마워요."라는 향편님 우러나는 마음의 언어라는..

아하, 차란 그렇게 은은하게 함께 마시는 거로군요.
차마시기의 오의.
얼뱅이 느끼기에 향편님은 차의 고수올시다.


차좋아 2010-10-20 23:01   좋아요 0 | URL
질문엔 꽤나 성실히 답하는 성격입니다만, 차에 별반 관심 없는 다른 성원도 있는 모임에서 구구절절 자세한 차의 내력을 진지하게 소개하는 내 모습 상상하면 우숩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서 말해봐야 모를테니 성의 없을 수는 없고...(그럴 순 없죠!) 그저 관심 가져 주심에 감사할 뿐입니다, 하는 마음에 눈 빛으로, 말로 맛있죠? 하고 되묻곤 합니다.

은은한 사람들과 있을때 향취 좋은 술 못지 않게 귀하고 유용한 소품입니다^^

2010-10-20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저 그 날 눈을 반짝이며(아마도???)
"이게 무슨 차예요?" 라고 물어 봤었어요! >.<
마음이 부웅 떠오르는 느낌이었거든요. 산뜻한 바람을 타고 샬랄라샬랄라~

차좋아 2010-10-20 23:06   좋아요 0 | URL
저 샛별님 눈 반짝이는 거 다 봤지요^^ 그래서 더 좋은 차로 바꿔 드렸는데 몰랐지요? ㅋㅋ 그 모습 웬디양님은 다 보고 모임 후에 쿡 찌르는 말 한마디. '샛별님이 "맛있다." 말한 다은에 더 좋은 차 나왔죠? 그 후에 마신 차가 맛있던데요~' 음~ 예리한 웬디양님...

남아공 가시기 전에 꼭 연락주세요^^

웽스북스 2010-10-20 23:25   좋아요 0 | URL
샛별님 반가워요 저는 쓸데없이 그런데 눈치가 백단이라 ㅋㅋㅋ

뒤에 내신 좋은 차는 덕분에 제가 잘먹었네요 헤헷. :)
저 막 샛별님 순정만화에 나오는 사람 같다고 좋아하구 그랬는데 ㅋㅋㅋ

멜라니아 2010-10-2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 남편 제자중에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 있는데
보이차를 선물해 주었어요

저희는 차 잘 안 마시고 커피 많이 마셔요
그 차 보고 향편님 생각났어요
좋은 차 같아요 포장을 보아하니까요
게다가 석사논문 내면서 지도교수에게 준 것이니까 좋은 것이라고 믿어요 ㅎㅎㅎ
주소 알려주시면 보내드릴게요

차좋아 2010-10-21 08:31   좋아요 0 | URL
멜라니아님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 보이차는 의미있는거고 또 너무 좋은 거 일지도 몰라서 사양할게요. 그리고 저는 차가 너무 많아요^^ㅋㅋㅋ 거짓말 조금 보태서 평생 먹을 보이차를 떠 안고 살아서ㅋㅋㅋㅋㅋㅋ그래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섭섭해 하시면 안되요~~~

양철나무꾼 2010-10-2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도 커피도 술도 그런거 같아요.
좋은 게 있어서 좋은 이와 나눌 생각에 신나 있다가도 말이지요.
어느새 나는 빠져버리고,차와 커피와 술이 얘깃거리가 돼죠.
그래서 저는 너무 좋은 차와 커피와 술은 좀 부담스러워요.

진짜 차를 좋아하시는군요~^^

차좋아 2010-10-21 11:54   좋아요 0 | URL
저는 좋은게 좋아요^^ 좋으게 맛잇고 좋은게 탐나고 ㅋㅋㅋ
하지만 혼자라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요.

차좋아해요^^

hohoya 2010-10-2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맛있다고 했었지요?
근데 저는 나중엔 그저 마시기에만 바빴었어요,차맛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저 술술 넘어가던걸요~.
신기하게도 그리도 차를 많이 마셨건만 화장실을 자주 가진 않았으니
아마도 몸속을 꾸준히 돌고돌아 정화시키느라 그랬겠거니 해요.


차좋아 2010-10-21 18:13   좋아요 0 | URL
하하 쑥스러워요^^ 그리 생각하시리라 미처 생각못했는데ㅋㅋ
다들 맛있게 드셔 주셨었지요.

단 물이거니.. 서로 이야기하며 바삐 마시는 게 제일 좋아요. 특히 여럿이 차마실 때는 말이죠.

둘이 셍이 차마실 때는 차맛 어때?하고 묻기도하고 ㅅ로 차에 대해 이야기도 하지만, 넷이 넘어가면 차는 오히려 소통에 방해가 될 수도 있어서 오히려 제가 걱정스러운걸요. 차 따위,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의 대화를 방해하면 안되죠^^

루쉰P 2010-10-2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차를 마시는 모임도 하시나봐요^^ 조지 오웰 덕분에 알게 되서 이렇게 들어와서 구경도 하고 갑니다. 인터넷을 참 좋아서 사람을 사귀는게 빠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 같이 이렇게 현실에서 사람을 잘 못 만나는 사람에게는 말이죠. ㅋㅋㅋ

차좋아 2010-10-25 12:15   좋아요 0 | URL
네 차모임도 해요^^ 차 모임을 하기도 하고 모임을 갖게 되면 차를 마시기도 하고요^^
저는 현실에서는 사람을 잘 사귀는데 인터넷에서는 그닥 ㅋㅋㅋ
알라딘에서도 친구 사귀는데 꽤 오래 걸렸어요^^& 저는 얼굴을 보는게 좋아요^^

루쉰P 2010-10-25 15:01   좋아요 0 | URL
저랑 좀 반대시네요. ㅋㅋ 전 이상하게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잘 되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1년 간 백수 생활을 하며 히키코모리로 살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ㅋㅋㅋ 그래도 차좋아님은 인터넷에서도 사람 잘 사귀시는데요~.

차좋아 2010-10-25 18:09   좋아요 0 | URL
^^ 인터넷은 좀 쉽죠. 서로 경계 금방 허물어지고 거리감 도 없어보이고. 장점이자 단점 같아요. 좀 어색하더라도 직접 보고 애기하는게 그래서 더 좋더라고요. 인터넷에서 못 사귄다는게 아니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