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버지가 지금 내게 어떤 질문을 하려고 해. 이것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고, 나는 온 정신을 집중해서 모든 것을 빠짐없이 기억에 새겨두려고 하고 있지. - P151

미지의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 언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이와 직접 교류하는 것뿐입니다. 여기서 교류라는 건 질문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일 등을 의미합니다. 그런 것 없이언어 습득은 절대 불가능해요. - P156

저들의 문자는 단어로 분할되어 있지 않아요. 구성 단어들에 해당하는 어표를 결합해서 문장을 표기하고 있어요. 회전시키고 수정하면서 어표들을 결합시키는 거예요. 이걸 봐요. - P174

헵타포드 A‘의 어순은 완전히 자유로웠고, 조건서술문 안의 여러 구의 경우에도 마치 인간 언어의 ‘보편성‘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 별다른 우선순위가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헵타포드들은 문장 중간에 여러 층위의 구를 삽입하는 일에 아무런 저항도 느끼지 않는 듯했다. - P185

우리는 정기적으로 헵타포드들에게 지구에 온 이유를 물었다. 그럴 때마다 ‘보기 위해‘ 혹은 ‘관찰하기 위해‘ 왔다고 대답했다. 사실 그들은 우리 질문에 대답하기보다는 말없이 우리를 바라보는 쪽을 선호할 때가 종종 있었다. - P186

헵타포드의 물리학 체계는 정말로 우리 것과는 반대였다. 인간이 적분학을 써서 정의하는 물리학적 속성들을 헵타포드는 기본적인 것들로 간주하는 듯했다. - P194

이것은 헵타포드가 최초의 획을 긋기도 전에 문장 전체가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 P197

광선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선택하기 전,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 P201

인류가 순차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킨 데 비해, 헵타포드는 동시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켰다. 우리는 사건들을 순서대로 경험하고, 원인과 결과로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지각한다. 헵타포드는 모든 사건을 한꺼번에 경험하고, 그 근원에 깔린 하나의 목적을 지각한다. - P213

"벌써 무슨 얘긴지 알고 있는데 왜 나더러 읽어달라는 거야?"
"얘기를 듣고 싶으니까!" - P220

어렸을 적 로버트가 가장 좋아하던 장난감은 그냥 앞으로 걸을 줄밖에 모르는 단순한 찰흙 인형이었다. - P2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새로운 언어를 설계하고 있다. 종래의 언어들은 이미 한계에 달한 나머지 내가 더 이상 진보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 P86

개개인은 모두 비극적인 꼭두각시 인형처럼 보인다. 개별적으로는 살아서 움직이지만, 보는 것을 스스로 포기한 그물에 결박되어 있다. 원한다면 저항할 수도 있지만, 그러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 P95

단말기로 내 주식들의 동향을 보여주는 목록을 불러낸다. 평면 디스플레이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얼어붙는다.
화면이 나를 향해 외치고 있다. 강화된 마음을 가진 인간이 한 명 더 있다고 한다. - P99

레이놀즈는 평형 상태에 도달했다. 나는 경악한다. 그는 강화 루프를 돌파해냈다.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정교한 공격을 막은 것이다. - P110

나는 ‘말‘을 이해하고, 그것이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한다. 고로, 나는 붕괴한다. - P116

어떤 수를 0으로 나눠도 그 값이 무한대가 되는 경우는 없다. 나눗셈은 곱셈의 역이라고 정의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수를 0으로 나누고 그다음 0을 곱하면 처음 수를 다시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한대에 0을 곱하면 0이 되지 다른 수가 되지는 않는다. 0을 곱해서 0 이외의 값을 얻을 수 있는 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수를 0으로 나눈 결과는 글자 그대로 ‘무정의‘인 것이다. - P119

"난 어떤 수도 그 이외의 임의의 수와 동일하다는 걸 보여주는 형식체계를 발견했어. 거기 그 종이에 쓰인 건 1은 2와 같다는 증명이야. 어떤 수라도 좋으니까 두 개를 골라봐. 그것들 또한 같다는 걸 증명해 보일 테니까." - 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문은 프타가 아니라 레와 융합되어 ‘아문-레‘(Amun-Re)가 되었다. 중왕국의 대표신이다. 아무래도 레가 프타보다 조금 더 높다고 할 수 있으니 아문은 이제 최고신의 반열로 올라간 것이다. - P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힐라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밤의 정체를 깨달았던 것이다. 밤이란 하늘을 향해 드리우는 대지의 그림자였다. - P27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달이 뜨고 지는 고도와 완전히 동일한 위치에 도달했다. 첫번째 천체의 높이까지 올라온 것이다. 그들은 눈을 가늘게 뜨고 굵은 자국이 있는 달의 표면을 바라보았고, 그 어떤 것에도 지탱될 필요가 없는 그 당당한 움직임에 감탄했다. - P30

마침내 그들이 태양의 높이를 지나 그 위로 올라오자 아래쪽을 지날 때와 같은 생활이 돌아왔다. - P31

오래전 야훼는 하늘과 땅에서 물을 해방함으로써 대홍수를 일으켰다. ‘심연‘의 물이 대지의 샘에서 솟구쳐 나왔고, 하늘의 물은 천장의 수문을 통해 쏟아져내렸다. 일꾼들은 이 천장을 자세히 관찰해 보았지만 어디를 보아도 수문은 눈에 띄지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화강암의 평원에는 그 어떤 입구도, 창문도, 이음매도 나있지 않았다. - P37

야훼는 탑을 짓거나 천장을 뚫으라고 인간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탑을 건설한다는 선택은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었고, 그들은 다른 인간들이 지상에서 일하다가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일을 하다가 죽어가는 것뿐이었다. - P45

얼음층. 얼굴에 닿는 감촉은 깔깔하지만 차갑지는 않다. 손으로 잡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장갑은 단지 그 표면을 미끄러질 뿐이다. - P55

호르몬 K 요법은 손상된 뉴런을 대량으로 재생시킵니다. 뇌의 입장에서는 적응이 필요한 엄청난 변화이지요. 악몽은 아마 그런 적응의 징후일 겁니다. - P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약 그 탑을 시나르의 평원에 눕히고 한쪽 끄트머리에서 다른 끄트머리까지 걸어간다면 족히 이틀은 걸릴 것이다. - P11

루가툼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난 자네들이 부러워. 하늘의 천장을 만질 수 있을 테니까." - P16

어렸을 때 들은 대홍수 이후의 이야기가 머리에 떠올랐다. 인간은 또다시 이 땅의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땅에서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 P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