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라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밤의 정체를 깨달았던 것이다. 밤이란 하늘을 향해 드리우는 대지의 그림자였다. - P27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달이 뜨고 지는 고도와 완전히 동일한 위치에 도달했다. 첫번째 천체의 높이까지 올라온 것이다. 그들은 눈을 가늘게 뜨고 굵은 자국이 있는 달의 표면을 바라보았고, 그 어떤 것에도 지탱될 필요가 없는 그 당당한 움직임에 감탄했다. - P30

마침내 그들이 태양의 높이를 지나 그 위로 올라오자 아래쪽을 지날 때와 같은 생활이 돌아왔다. - P31

오래전 야훼는 하늘과 땅에서 물을 해방함으로써 대홍수를 일으켰다. ‘심연‘의 물이 대지의 샘에서 솟구쳐 나왔고, 하늘의 물은 천장의 수문을 통해 쏟아져내렸다. 일꾼들은 이 천장을 자세히 관찰해 보았지만 어디를 보아도 수문은 눈에 띄지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화강암의 평원에는 그 어떤 입구도, 창문도, 이음매도 나있지 않았다. - P37

야훼는 탑을 짓거나 천장을 뚫으라고 인간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탑을 건설한다는 선택은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었고, 그들은 다른 인간들이 지상에서 일하다가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일을 하다가 죽어가는 것뿐이었다. - P45

얼음층. 얼굴에 닿는 감촉은 깔깔하지만 차갑지는 않다. 손으로 잡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장갑은 단지 그 표면을 미끄러질 뿐이다. - P55

호르몬 K 요법은 손상된 뉴런을 대량으로 재생시킵니다. 뇌의 입장에서는 적응이 필요한 엄청난 변화이지요. 악몽은 아마 그런 적응의 징후일 겁니다. - P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