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떠보니 12월 1일이다. 여느 1일과 마찬가지로 버스에는 깔끔하게 900원이 찍혔고, 핸드폰 무료통화도 250분이 다시 충전되었으며, 화이트보드 달력도 새로 썼다. 2009년 12월이 여느 때와 다른 건 1년이 빠르다, 나이 먹는다, 라기 보단 1년 동안 무얼 했나 라서 충격적인 것이다. 아침에 털털거리며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면서 생각했다. 나 뭐했지? 

두명의 매력적인 A들을 만났고, 예쁜 M과도 친해졌고(정말?), Z와는 반년을 보지 못했고, H에게 이유도 모르고 내쳐졌고, 이유도 모르는 N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어서 며칠을 울며 앓아야 했고, 또 다른 H님과 꿈에 그리던 술자리도 가졌고, 연애했고, 이사를 했고, [바스터즈]를 봤고, 영화관에서 보는 상업 영화에도 흥미를 갖게 됐고, [무한도전]이 레전드로 자리잡는데 일조했고, 한국에 대한 회의감은 깊어졌고, 렌즈를 깨먹었고, 카메라를 샀고, 여행은 별로 다니지 못했고(정선,속초,우도,군산,양평이 끝이네), 술마시면 온몸에 반점이 생기게 됐고, 나이트 클럽에 자주 가며 재미있어 했고, 가방과 옷의 가격표에 0이 하나 더 붙게 됐고,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워킹홀리데이 비자 지원을 해두었고, 콜롬비아로 가겠다며 호언장담을 하고 싸돌아다녔고, 7월까지 55권의 책을 보았고 11월 30일까지는 누적 67권의 책을 읽으며 엄청난 하락세를 보였다. 100권은 껌으로 읽겠구나 했는데 대실패할 예정이다. 

슴 여섯이라는 1년간을 뒤돌아보니 마치 2009년의 1-11월은 아예 없었던 것 마냥 망년회 계획을 세우던 작년의 12월의 어느 날이 어제인 것마냥 생각나서 놀랐다. 어찌나 회의감이 몰려오던지, 이런 소소한 것들을 기억 속에서 한개 한개 꺼내어 꼽으며 그래! 나 이거이거 했다! 라고 애기처럼 존재감을 증명해야했다. 저기, 나 여기서 이렇게 살고 있어요. 라고 아등바등 보여주고 싶다는 듯이. 아, 한심. 

계획이란 내게 지구멸망처럼 허황된 것이었는데 이렇게 어영부영 1년을 보내고 나니 계획을 세워야겠단 마음이 불끈 든다. 지난 몇년간 펑펑 놀 땐 이런 생각 안들었는데, 과연 놀지 않으니 알차게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나의 뇌구조는?? 

   출처 : http://maker.usoko.net/nounai/

놀 遊 와 거짓 噓 로 가득 차있다;;;;;;;;;;;;;;;;;;  겉으로는 노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도 속은 진국이다도 아니고; 겉으로는 노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고 그 속 알맹이도 역시나 거짓 뿐이다. 인건가!!!!!!! 솔직함이 매력이란 말을 가끔 듣기도 하는 나의 정체는 바로 이러하다!!!!!!!!!!!!!!!!!!!!  -_-  솔직함 마저 없어지면 난 뭐가 매력인건가?? 

2010년의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 2010년을 좌우할 사건이 12월 하반기에 있을 예정이므로 계획은 그 때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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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9-12-0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술먹은 다음에 반점이 생겨요. 우리 그 증상에 대해 좀 더 얘기를 나눠보도록해요.^^

난 뽀님의 그 이니셜들을 쪼큼 알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그 사람'은 누군지 궁금하고, 정말 친해졌을지 또또 질투도 나고(이건 그 사람이 알면 바보 아치라고 할게 분명하지만) 크크. 그래요.
12월엔 뽀님에게 더 멋진 일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아, 요새 포게러블이라고 쓰던데 계속 뽀라고 불러도 됩니까?

Forgettable. 2009-12-0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인에 찾아봤거든요.;; 간이 약하져서래요. 그런데 소주를 계속 마셨을 때 다시 하앟게 되는 증상에 대해선 아무도 언급을 해두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 헌혈할 때 보면 ALT 지수(?) 다 지극히 정상으로 나오는데.. 이거 더 얘기해봐야 할듯!

아치님은 질투쟁이군요! 내가 맨 앞에다 심지어 '매력적인'까지 붙여서 언급해줬는데도 질투라니! ^^

풀네임을 쓰는건.. 제가 제 자신을 뽀라고 부르는 건 왠지 귀척하는 것 같아서-_- 스스로 뽀라는 지칭을 할 땐 마치 "저 뽀에요, 아잉~" 이런 뉘앙스가 담겨있는 것 같지 않나요?;;; 그래서 굳이 풀네임을 ㅋㅋㅋ

Arch 2009-12-02 14:59   좋아요 0 | URL
소주 먹으면 웃자는 소리로, 간이 소독돼서...? 흠~ ALT지수가 철분지수인가? 이거 알만한 사람이 보면 아치랑 뽀랑 되게 무식하다 이럴 것 같아요. 반점은 암튼 무서워요. 뽀랑 나랑 같은 반점인진 모르겠지만.
네, 전 질투쟁이에요. 매력적인 것으로는 만족 못해요. 아아앙~ (점심이 너무 맛없어서 이러는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음. 그럼 난 계속 '뽀'라고 불러도 된다는 말이로군요. ^^

Arch 2009-12-02 13:28   좋아요 0 | URL
뽀님 문자 받고 웃겨 죽는줄 알았어요. 아, 행복해라.
내가.. 댓글 바꾸면 돼요? 응?

Forgettable. 2009-12-02 13:37   좋아요 0 | URL
우리 같이 바꿉시다. ㅋㅋㅋ 아무도 모를거에요;;;;;
전 바꿨음 -_-;; 안면철피 ㅋㅋㅋㅋㅋㅋ

"이름이란 뭐지? 장미라 부르는 꽃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아름다운 그 향기는 변함이 없는 것을"
이랑 말이 있죠- ㅎㅎ 뭐라 부르셔도 전 상관없습니다, 뽕이라고 하셔도 되요. (난 밥 맛있었는데??)
아치님께도 러브레터를 하나 써드려야 겠군용- ㅎㅎㅎ

뷰리풀말미잘 2009-12-02 14:36   좋아요 0 | URL
취미가 러브레터였던거야!
차라리 "뽀의 러브레터" 카테고리를 하나 열지 그러세요? 쳇.

Arch 2009-12-02 14:5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둘이 응? 러브레터를 응? 주고받았단 소리군? 응응? 쳇!
우리 말로만 듣던 삼자관계 되는거야? 삼각관계보다 더 채무적이고, 어른스러운 삼자관계? 응?

뷰리풀말미잘 2009-12-02 15:58   좋아요 0 | URL
아치/ 쿨럭.

Forgettable. 2009-12-02 16: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삼자관계가 왜 채무적이에요? 잘 이해 안가요 -_-;;

저 왠지 질투의 삼각(혹은 삼자??) 관계의 정점에 서있는 것 같아서 두근두근한데요!!! ㅋㅋㅋ
신난다

Arch 2009-12-02 16:23   좋아요 0 | URL
뽕~ 이런 질투 즐김쟁이 같으니!^^

삼자관계에서 왜 채권, 채무를 떠올렸는지 난 잘 몰라요. 그냥 그게 떠올랐어요. 미잘, 기침기있네.ㅋ

Forgettable. 2009-12-02 16:42   좋아요 0 | URL
뽕 ㅋㅋㅋ 애정결핍이 약간 있는건지 애정관이 약간 뒤틀려 있는 것 같아요 '-'
생각해봤는데- 삼각자.... 이렇게 연관되어서 수학적인 걸 떠올린 게 아닐까요????

아.. 오늘 감사나와서 자료준비해놓고 기다리는데 안오네요. 나쁜사람들. 야근하게 생겨뜸 ㅠ_ㅠ

lazydevil 2009-12-02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장.. 올 한해동안 제가 못한 거 엄청 하셨군요. 쳇~~ ㅡ.ㅡ

Forgettable. 2009-12-02 13:45   좋아요 0 | URL
오 데빌님의 이런 까칠하신 면모라니.(재미없는 책 리뷰 제외하면 이런모습 처음이에요!!!+_+)
페이퍼 쓴 보람이 있군요. 흐흐 ^^

별 것도 없는걸요..ㅠㅠ 그것도 막 일부러 생각해낼려고 노력해서 떠오른 것들 ㅠㅠ

 

   
  아버지와 고모 사이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고개를 돌릴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자기 마음이 동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  
   

까지 읽었을 때 고속버스의 조명이 꺼졌다.  

정말로 누군가 책을 읽어줬던 적이 없냐며 그 사람은 조근조근, 약간은 무거운 목소리로 어느 책의 프롤로그를 읽기 시작했었다. 그게 왠지 참 고마워서 약간은 상기된 얼굴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나도 책을 꺼내어 속으로 몇번이나 되뇌이던 구절을 읽어 주던 중이었다.  

가로등 불빛에도 의지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져서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침묵을 깨고 문득 [초속 5cm]를 봤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난 그 애니메이션에 대한 찬사를 내뱉으며 미리 본 작품이라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벚꽃이 내리는 속도가 초속 5센치 라잖아요. 이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본적 있어요? 나는 다른 작품들도 참 좋았어요. 신카이 마코토는 모든 작품을 혼자서 작업하는데, [초속 5cm]는 처음으로 스탭과 자본이 많이 투입된 작품이래요... 

그 사람의 설명을 듣고 있는데, 창문 밖으로 희끗희끗 눈이 내린다. 올해의 첫눈이었다. 가로등의 빛에 반사되어 벚꽃처럼, 거짓말처럼 예쁘게 내리는 눈을 보며 우리는 잠시 말을 잃었다. 나는 눈이 '내린다'는 것은 조금 잘못된 단어 선택이 아닐까 생각했다. 눈은 앞에서 뒤로 흐르거나 분수처럼 뿜어져나와 흩어지는데 앞으로 눈이 내린다는 말을 쓰지 않고 눈이 흐른다, 눈이 솟아 나온다 라는 말을 사용하면 어떨까 잠시 고민했다.  

- 첫눈에 얽힌 즐거운 추억이 있나요? 라고 내가 묻자 그는
- 응. 오늘이에요, 라 답했다.  

나는 우리가 마치 오래된 연인이었던 것처럼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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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8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8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2-22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림처럼 그려지는 이 선명함이라니!

대화를 보니 뽀님이 그날 버스안에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누구의 어깨에 기댔는지 다 알겠어요. 므흣 :)

Forgettable. 2010-02-23 11:11   좋아요 0 | URL
어이쿠, 저 비밀댓글의 당사자가 얼마전 신카이마코토 포스팅만 하지 않았더라도 완전범죄였는데 말입니다. ㅋㅋㅋ
픽션입니다, 픽션.. 에헴;

2010-02-23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2-23 11:55   좋아요 0 | URL
이런 바보같은 사람들!!

2010-02-23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학술행사는 모두 힘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건 단연코 전시회다. 지난 수요일에 연중 행사인 전시회를 진짜진짜 힘겹게 마치고 같이 과제를 맡은 대학원생들과 뒤풀이를 했다. 요즘은 다음날 생각해서 9시반~10시 정도만 되면 소주 1병정도에서 딱 끊고 나오는데, 그 동안 힘들었었는지 과음했다. 결국 택시타고 컴백홈. 

참 오랜만에 즐겁게, 다음날 걱정 따위 버려두고 정신줄 놓았던 것 같다. 아침에 가방 깊숙히 들어있는 컨디션 발견하고(고맙습니다) 마셨음에도 하루종일 헤롱헤롱.. 마구 친하지 않아도 다음날 술주정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멤버들이 좋다. 필름이 끊겨서 다음날 눈 뜨자마자 전전긍긍하며 혹시 실수한 건 아닐까 걱정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필름이 끊겨도, 그 어떤 기억이 문득문득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가도 왠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멤버. 같이 마냥 취해서이든, 그 어떤 실수라도 귀엽게 봐줄만큼 날 이뻐라해줘서든, 이런 술 친구들을 일하면서 만나게 됐다는 건 진짜 타고난 복이라고밖에 생각이 안된다. ㅎㅎ  

요구하지도 않은 소개팅을 해준다더니, 그 쪽에서 남자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여자는 보지 않는다는 정보의 불균형을 요청했기 때문에 자기 선에서 잘랐다며 나를 친동생처럼 챙겨준다며 혼자 뿌듯해하는 C군 때문에,, 배신(?)하고 회사 때려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친구들 말고, 또 있다. (난 행복합니다) 함께한 첫날부터 밤새 달리더니, 이번에도 역시 다들 무한체력을 과시하며 열심히 놀았다. 나는 노래방만 가면 자니까 잘 잤고. 일주일에 2번씩이나 과음한 적이 회사 들어온 이후로 별로 없는데,, '-' 그러니까 이번에도 난 뭔가 헛소리를 많이 했다. 말 하는 순간, 아 이건아닌데 라면서도 계속 말하는 내 자신을 무력하게 바라보고 있던 내가 기억 난다. 그렇지만 그들은 날 마냥 예뻐라해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내맘대로) 난 후회하지 않았다. 하하하 (ㅠ_ㅠ) 

난 술이 좋다. 몽롱함이 좋고, 기분 좋아지는 순간들이 좋고, 정신줄 놓아가는 내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취했을 때는 분명 최선의 대화라고 생각하며 지껄이던 헛소리들이 재밌다. 요즘 이런 것들이 더 좋아지는 이유는 아마 아예 정신놓고 바닥에 키스하는 무개념 민폐 만취자가 술자리에 없어서가 아닐까 싶다. 다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기 주량껏 마시기 마련인걸까, 민폐주정꾼도 대학시절의 특권이었던건지. 아니면 좋은 술친구 감별법을 무의식중에 습득한건지. ㅎㅎ 

가장 기억에 남는건 역시나 차 시트를 제끼고... 일려나? 아쉽게도 여기까지밖에 못들었다. 봉선화와의 시너지 효과가 정말 재미있었고, A가 연애를 한대서 부러웠고, P의 점퍼는 따뜻했고, 미사리의 노래실력에 놀랐다. 생각해보니 모두 선남선녀들이라 흐뭇했다. 흐흐 난 외모지상주의자가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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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2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주가무를 즐길 수 있는 젊음이~ 좋구나!!^^
주말에 큰딸 친구네 집들이 갔었는데~
다들 늙어서 노래방 가기도 귀찮고 누가 불러주는 사람도 없어서 3~4년째 못 가봤다고.ㅋㅋ
내가 스무살 때 술마시고 처음으로 땅이 불근 솟아올라 피해서 걸었던 신포동 그 길을 이번에 가봤어요.
사진도 찍어왔는데 아직 못 올리고 있다지요.ㅋㅋ

Forgettable. 2009-11-23 17:40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노래방을 싫어해요. ㅠㅠ 노래도 못하고 별 재미도 없어서 그냥 자는데,, 그렇게 잘 잘수가 없어요;;;
주말 후유증으로 일도 안하고 노닥거리며 하루를 다 보냈네요 ^^

머큐리 2009-11-2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장하지 않고 마음껏 술을 마실 수 있는 사회친구들이 있다는 건...ㅎㅎ
복받은 겁니다.

Forgettable. 2009-11-23 17:39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해도 그래요. ㅋㅋㅋ 머큐리님, 우린 언제 술마시나요? :)

2009-11-23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3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미사리 2009-11-23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미사리입니다. 시트만 젖혔을 뿐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A 연애한대요?! 이럴수가. 하늘이 무너지네요. 저 노래 잘한다는 건 반쯤 농담인듯. 뽀 노래도 좋았어요. 근데 나 몰래 어떤 헛소리를 한 거에요? 위에서 내려다보는거? 으흠..

Forgettable. 2009-11-24 09:18   좋아요 0 | URL
누가 잘했대요? 놀랐다구요, 잘해서 놀랐는지 못해서 놀랐는지? ^^ ㅋㅋ
A연애한대서 내 하늘도 무너졌답니다. ㅠ_ㅠ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야기는 조금 더 sophisticated하게 설명을 했어야했는데 너무 단순화해버려서..
시트 얘기는 다음에 한 번 더 물어봐야겠어요.

2009-11-23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부러워요. 전 일상에서의 친구, 술자리에서의 친구, 어릴때부터의 친구 등의 카테고리에서 교집합이 대부분이라, 새로운 만남이라는 것을 해본지 오래 되었고, 그래서 마음에 드는 새 친구를 만들었을때의 뿌듯한 느낌이 굉장히 그리워요; 뭐 앞으로 열심히 살다보면 그런 날이 오겠죠.. 그리고 말하면서 후회하고, 후회하면서도 계속 말하게 되는 그 느낌이 굉장히 공감되네요 ㅋㅋㅋ 하지만 그쯤 되면 다른 애들도 다들 정신이 간당간당 걸쳐있는 상태라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고개는 끄덕여준다는 식으로 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단;;

Forgettable. 2009-11-24 09:23   좋아요 0 | URL
ㅋㅋㅋ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고개는 끄덕여준다라..ㅋㅋ 저도 알아요 이거. ㅋㅋ 코님이랑도 이렇게 열심히 술 마셔보고 싶네요. 저 마음에 드는 새 친구가 되도록 엄청 노력할 수 있는데! ^^
저도 한동안 새로운 만남이 없다며 팅팅 부어있었는데, 열심히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점점 관계가 좁아지는 것만 같았는데,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11-2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즐거운 시간이 되었군요. 봄이 어서 와야할텐데 ㅎ

Forgettable. 2009-11-24 15:40   좋아요 0 | URL
오늘 날씨는 완연한 봄이던걸요. ^^
전 추우면 이상하게 마음이 설레어요;; 오늘도 추운날 어떤 좋은 추억이 있길래 마음에 자꾸 바람이 드나 심각하게 생각해봤는데 뭐 없던데;;;

무해한모리군 2009-11-24 16:00   좋아요 0 | URL
저도 겨울은 좋은데 봄이 와야 일이 줄어요 ㅎㅎㅎ

Forgettable. 2009-11-24 17:26   좋아요 0 | URL
아. 그건 저도;;; 일 쌓아놓은거 이제 슬슬 감당이 안되기 시작했어요 ㅋㅋ

Kitty 2009-11-25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었어요 ^^
저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주변에 술 (무지) 잘마시는 인간들만 있어서 누구 술취한걸 보거나 뒤치닥거리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대학 다닐 때 친구들이랑 술마시면 안그래도 가난한 학생들인데 아무도 안취해서 돈이 아까웠다는;;;;;
나중에 회사 들어가서 회식 자리에서 굴러다니는 몇몇 남직원들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나 뭐라나 ㅎㅎ
아, 지금 생각해보니 잘마시는게 아니라 알아서 몸사렸던 친구들만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ㅡㅡ;;

Forgettable. 2009-11-25 16:26   좋아요 0 | URL
재밌긴요, 재미는 키티님 페이퍼가 재밌죠;;; ㅋㅋ

전 학교다닐 때 이런저런 모임의 간부(?)였던 적이 몇번있어서 주로 술취한 어린 후배들 뒷수습.....을 맡았었거든요. 아..정말 괴로웠어요. 다신 하고 싶지 않은 ㅎㅎ

제 친한 친구들도 다 술 잘마셔서 맨날 조금만 마셔도 취하면 돈 안아깝겠단말 한적 있는데^^; 이 말 쉽게 나오는 말이 아닌데 키티님 정말 궁금해요 '-')*
요즘은 조금만 마셔도 취해서 돈 굳는다 좋아하지만 결국엔 비슷하게 마시게 되더라고요;
 

   
  그녀가 요양소로 돌아가기 전에 그녀에게 [일방통행로] 중에서 '주름살에 관한 구절을 읽어주었다. 그리곤 그녀가 낡은 덧신 신는 걸 도와주었다.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일기] 中

그 부분은 다음과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의 '결점들', 한 여인의 변덕과 연약함에도 애착을 갖는다. 그녀의 얼굴에 있는 주름살과 기미, 오래 입어 해진 옷과 삐딱한 걸음걸이 등이 모든 아름다움보다 더 지속적이고 가차없이 그를 묶어놓는다. 사람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왜 그런가?감각들이 머릿속에 둥지를 틀고 있지 않다는, 다시 말해 창문과 구름, 나무가 우리 두뇌 속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보고 감각하는 바로 그 장소에 깃들고 있는 것이라는 학설이 옳다면,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는 순간 우린 우리 자신의 바깥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고통스럽게 긴장되고 구속되어 있다. 우리 눈을 못 뜨게 하면서 감각은 한 무리의 새떼처럼 그 여인의 눈부심 속에서 펄럭이며 날아오른다. 잎이 무성한 나무에서 숨을 곳을 찾는 새들처럼, 그렇게 저 감각들은 안전하게 자신을 숨길 수 있는 그늘진 주름살 속으로, 매력 없는 행동과 사랑받는 육체의 드러나지 않는 흠들 속으로 달아나는 것이다. 그 곁을 지나가는 그 누구도 바로 여기 이 결점들, 이 흠들 속에 덧없는 사랑에의 동요가 둥지를 틀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한다.

벤야민같은 남자의 사랑을 받는 건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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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지 2009-11-2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력적인 글이죠? 하지만 글은, 글일 뿐입니다. ^^

2009-11-22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포지 2009-11-23 00:00   좋아요 0 | URL
돌아보니, 좀 미안한 댓글을 남겼네요.... );; 아 소심해라

Forgettable. 2009-11-23 09:42   좋아요 0 | URL
음? 마음상할만한 댓글 아닌데? ^^ 미안하긴요-

2009-11-22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3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벽 2009-11-23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이지만,, 벤야민 같은 남자든, 니체 같은 남자든, 그 어떤 남자라고 해도 사랑받는 기분은 다 똑같을 것 같아요- 남녀 마찬가지로.. 사랑이라는 것 앞에서는 거의 모든 개인의 역사는 무너져내리지 않을까요,, 사랑을 해본 적 없는 어린 학생의 생각입니다 ㅋ

푸하 2009-11-23 10:05   좋아요 0 | URL
사랑을 못해봤다고 하시지만 사랑의 요체 혹은 사랑의 이상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것 같은데요.^^;

Forgettable. 2009-11-23 11:0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ㅎㅎ 푸하님 말씀에 공감 ^^
시뮬님의 글(혹은 덧글)은 어린(?) 학생이랄 수 없는 것 같아서 놀란다니까요 ㅎㅎㅎ

[모스크바 일기]에는 굉장히 매력적인 문구가 많이 나오는데, 아샤에 대한 사랑이 엿보이는 부분들이 특히나빛나요. 이건 외로워서 이러는거냐능; 사랑 앞에서 개인의 역사가 무너져내린다니 ㅠㅠ 아아- 월요일아침부터 엄청 센치해지는군요 ^^;

새벽 2009-11-23 11:59   좋아요 0 | URL
못 해봤으니 이런 것만 알고 있지요... ㅎㅎ 센치해지셨다니 죄송 ㅠ 무너져내린다니 너무 부정적인 어휘일까요? ㅋ

Forgettable. 2009-11-23 12:58   좋아요 0 | URL
어머 저 센치해지는거 좋아하는걸요^^ 무너져내려야 다시 쌓을 수 있으니 부정적어휘만은 아니에요~!
근데 정말 못해보신거에요? [초속 5cm]같은 풋풋하고 애틋한 첫사랑, 이런 추억 없으신거에요? +_+ 아 너무 사적인 질문이니 패스^^;; (라고 쓰고 계속 궁금해한다)

새벽 2009-11-23 21:47   좋아요 0 | URL
글쎄요~ 어려서 그런지 모르겠군요 ㅋ 열심히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어가며 간접 경험을 하고 있답니다... 하루키 것만큼 멋진 연애소설은 없는 것 같아요 ㅋ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 인간은 정말로 단백질덩어리에 불과한걸까? 유전자에 관한 어렵고도 신기한 이론들. 그러나 졸립다 =.= 게다가 자꾸 반론하게 만들고 싶어지게 빈틈이 보인다. 물론 내가 빈틈이라고 믿고싶은 부분이겠지만. 흥미롭다.

 

         

 엘리스 피터스의 [반지의 비밀], [어둠의 갈가마귀] : 어느새 11,12권째다. 슬금슬금 읽다보니 어느덧 시리즈의 반 이상까지 와버렸다. 책장 한 귀퉁이에 쌓여가는 캐드펠 시리즈를 보며 흐뭇해하는 나는 에코의 시점에서 본다면 멍청이? 그렇지만 소장하고 싶은 시리즈에 대한 탐욕은 걷어내기 쉽지 않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 : 열린책들의 Mr. Know 시리즈 할인에 혹해서; 생각보다 책이 얇고 예쁘다. 남미출신의 작가에게는 아무 정보 없이도 무한 애정.

 

 

 박찬일의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하이드님 서재에서 뽐뿌- 책 반, DVD 반 해서 보통 책 한권의 크기다. 책이 얇다는말. 톡톡 튀는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세상을 보는 방법 ] : 벼르고 벼르다가 반값으로 구매. 책이 너무 예쁘다. 종이 질도 좋다. 책 표지 쓰다듬으며 고양이마냥 가르릉 대고 있으니 동생과 엄마가 정신나간 사람으로 취급. 그래도 좋다. 득템.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 일기] : 좋은 분이 메일로 이 책 너무 재밌다고 하셔서 호기심에 구매. 이번달엔 별스럽게도 소설이 별로 없고 비문학이 주류. 가을에 소설 읽으면 힘빠지니까. 춥고, 겨울은 기니 방에 틀어박혀서 거북이 같은 독서로 마음을 다스리자. 

 

 

 서머셋 몸의 [면도날] : 내가 몸아재를 만난건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생이었을 것이다. 소담출판사에서 나온 [달과 6펜스]를 자꾸자꾸 꺼내어 읽으며 - 이 땐 본 책을 계속해서 또 읽곤 했다. 책장 앞에 서서 무슨 책을 다시 한 번 읽을까 손으로 책등을 쓸던 기억이 난다 - 몸을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직 읽지 않은 남은 작품이 있다는 게 무척 행운인 것만 같다. 그것도 엄청 두꺼운 것으로!

  

 

 
 리처드 예이츠의 [레볼루셔너리 로드] : 이 영화 아직도 안봤구나. 보고싶어서 쟁여두고 있었는데 왠지 가슴 먹먹한 현실적 냉소 러브스토리 정도의 이미지라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아주 불행하다고 느낄 때 보면 좋을 것만 같은데, ㅎㅎ 고양이 발톱마냥 마음을 좍좍 찢어주려나? 

 

책을 넣을 공간이 많아져서 마음도 넉넉한 11월. 그러나 이제 연말이고, 벌써부터 캘린더는 너저분하다. 지하철에서 서서 자는 스킬을 연마하는 터라 지하철 집중 독서도 손을 놓은지 오래. ㅠㅠ 다 읽을 때까지 사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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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상을 보는 "방법"과 세상을 보는 "지혜"의 차이점 -81
    from 삶의 환희 그리고 열정 2009-11-22 06:10 
    종종 좋은 글들을 쓰는 알라딘 블로그를 방문하다가 우연히 세상을 보는 지혜라는 책을 보고, 권기철 님께서 새로운 내용을 글을 옮기셨나 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목차를 꼼꼼히 읽고 어떤 내용인가 살펴보니, 이미 S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세상을 보는 방법과 내용의 배치만 다를뿐 같은 내용의 책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 동서 월드북 시리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 S는 동서동판출판사의 매니아입니다. 싸고 좋은 게다가 양장본이라 전시
 
 
새벽 2009-11-20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 댓글 감사드려요 << '남미출신의 작가에게는 아무 정보 없이도 무한 애정' < 왠지 공감가네요 ㅋ 보르헤스를 읽은 후로 라틴아메리카 문학에 엄청나게 흥미가 생겨버려서 -

Forgettable. 2009-11-21 10:27   좋아요 0 | URL
ㅎㅎ 전 마르케스요^^ 외에도 괜찮은 중남미 출신의 작가가 많아요. 보르헤스는 물론이고 마누엘 푸익이나 이사벨 아옌데, 라우라 에스키벨같은 작가들을 좋아합니다 ㅎㅎ
취향이 많이 비슷할 것 같은 분을 만나서 반갑네요!

2009-11-20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1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2 0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2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1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기적 유전자... 읽고 싶었는데, 워낙 유명한 책이라, 남들은 다 읽었을 거 같고, 그래서 이제야 읽자니, 왠지 뒤쳐진 거 같아서 싫고... 라기보단 그냥 게을러서 아직도 안 읽고 있네요;; 아 책 좀 더 읽고 싶은데, 이제 겨울이 다가오니 시험공부 말고 다른 것을 읽으면 기억공간 가져갈까봐 머뭇거리게 된단-_- 별 이상한 강박관념에 시달릴 시간에 공부나 한 자 더 해야될 거 같은데, 이 미련함을 어찌해야 할지 ㅠ

Forgettable. 2009-11-21 10:31   좋아요 0 | URL
코님 금요일이라고 늦게 잤군요 ^^ [이기적 유전자]는 약간 어려워요.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는데 읽다가 졸다가 하고 있어요;; 마음이 많이 초조해지시나봐요. ㅠㅠ 이상한 강박관념이라기보단, 저도 똑같이 생각하는걸요. 저장공간이라는게 한정되 있는 것 같은 기분요.. 어떻게 기운을 북돋아주어야 할지,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 화이팅!!

바밤바 2009-11-22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볼루셔너리 로드.. 좋은 영화에요~ 두 번 봤다는. ㅎ 둘 다 연기가 매우 좋다는.. 다만 디카프리오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보여줬던 초절정 꽃미남 포스가 다소 그립긴 하네요~ㅎ

Forgettable. 2009-11-22 17:02   좋아요 0 | URL
이제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어쩔 수 없죠. ㅠㅠ 영화는 아마 책을 보고나서 보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