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하철에서 [로마인 이야기] 14권을 읽는 중년의 남자와 마주쳤다. 손가락이 아주 길었고, 두꺼운 안경알 때문인지 약간 어리버리해보였는데, 안경 너머의 눈이 날카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2010년 2월에 로마인 이야기.. 14권을 읽는 사람이라. 

로마인 이야기는 더이상 베스트 셀러나 유행도 아니고, 1~2권을 읽다 포기한 것도 아니고 14권을 읽고 있다는 것이 그 사람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단지 흥미와 호기심, 인내심으로 뭉친 독서가일 것 같다. 새롭다. 난 나의 이런 생각과 감상에 의해 약간 미화된 중년의 책읽는 남자를 자꾸 흘낏흘낏 훔쳐보았다. 

책을 쭈삣쭈삣 꺼내던 아저씨는 어느덧 젊고 차가워져 있었다.
독서하는 남자는 평소엔 멍해보여도 책을 읽을 땐 맑고 또렷해 보인다.. 

그를 바라보며 나의 책읽는 모습은 어떤지, 내 남자의 책읽는 모습은 어떤지 상상해보았다.
내 모습은 상상하기 쉬웠다.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약간 미간을 찡그리고 집중하는 버릇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러나 내 남자의 책읽는 모습은 어떤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책읽는 사람과 연애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 책읽는 남자와의 연애는 어떨까? 

첫 만남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첫째딸이 그랬던 것처럼, 샤워를 하며 장미향을 내뿜으면 그에 반해서 한달음에 백리길을 달려와줄까, 첫 키스는 [전망 좋은 방]에서처럼 봄냄새에 취해 이태리의 어느 언덕의 덩굴속에서 넘어졌을 때 우연히 지나가다가 갑작스레 키스를 해줄까, 우리의 섹스는 [백년동안의 고독]에서 우르슬라의 아주 먼 후대의 자식이 돼지꼬리를 한 아기를 만들 때처럼 온몸에 꿀을 바르고 섹스를 하다가 잠이 들어서는 불개미한테 갉아먹히기 직전에 눈을 뜨고 깔깔대며 개미 소탕을 할까, 권태기가 오면 핀터의 어느 희곡에서처럼 서로 내연녀, 내연남 연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바람을 필까.  

 

 

 

 

하나 더. 잠이 안오는 밤에는 [거미여인의 키스]에서의 그녀처럼 서로 이런저런 흥미진진하고 낭만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며 잠들고 싶다. TV를 보다 잠드는 대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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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2-16 09:04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그렇겠죠. ㅋㅋ 꿈꿔봤을 뿐 바라지도 않습니당ㅎㅎ

2010-02-16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6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6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6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허세 2018-04-27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허세지리네여

Forgettable. 2018-04-27 21: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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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 1 - 아동교육 심리학의 영원한 고전 한 아이 1
토리 헤이든 지음, 이희재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인간이 본디 착하다 믿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른다는 이유를 빌미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얼마든지 파괴적이될 수 있고, 적자생존의 본능이 절실해보일 정도로 투명하게 비친다. 그래서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는 내게 전혀 충격적이지 않았었고, 난 아이들이 어떤 말을 해도 어떤 잔혹한 행동을 해도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이타적인 모습을 발견할 때 그의 교육환경을 의심하며 조금 놀란다. 그들은 순진무구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세계가 두렵다. 내가 아이들이랑 잘 논다면, 그것은 내가 그들의 바깥 세계에만 머물기를 선택했고, 그들도 날 끌어들이려 하지 않겠다는 서로의 합의하에 간격을 유지한 채 노는 것일 뿐이다. 공포스러울만치 솔직하고 꾸밈 없기 때문에 상처주는데 거리낌이 없지만, 상처받기에는 너무 쉬운 그들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난 경험을 약간 왜곡시켜서 단지 엄마가 뱀은 징그럽고 싫다고 했다며, 뱀의 알을 불태워버리는 아이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써본 적도 있다. 그랬던 내게 이 책은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이 사랑스러웠던 것이다.  

작가는 내가 무서워하던 아이들의 세계를 무시하거나, 우습게 보지 않았다. 오히려 나처럼 상처받고, 상처입히는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으로 모든 것이 극복될 것이라 믿는 몽상가였고, 아이들은 변했다. 그리고 그 곳에 한 아이가 있었다.  

내게도 한 아이가 있었던가. 

예전에 봉사활동을 할 때, 난 뇌성마비아동을 돌보는 것을 좋아했다. 우리 사이의 의무사항은 단 하나, 내가 아이들에게 헌신하고 아이들은 가만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됐다. 우리사이에는 아무런 감정 소모가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날엔가는 임대아파트가 모여있는 어느 동네에서 아이들 독서지도 자원봉사를 하기 시작했고, 1주일에 한 번 있는 모임이었지만 나는 탈진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소진해갔다. 대부분 결손가정의 아이들이었고, 누군가는 날 때렸고, 누군가는 날 안고 놔주지 않았으며, 누군가는 날 따돌렸다. 내가 아이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던 건 이때의 기억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때 한 아이가 있었다. 친구도 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게 안쓰러워서 자꾸 말을 걸어주니 언젠가부터 내 옆만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은 내가 그 아이를 편애한다며 등을 돌렸고, 나는 그 아이에게도, 다른 아이들에게도, 어떻게 해주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다가 그냥 포기해버렸다. 아..

그래서 토리가 울고 좌절하다가도 TV를 보며 기운을 회복할 때, 아이들이 쉴라를 질투하지 않아줄 때, 쉴라가 달려와 안길 때, 아이들이 웃으며 노래할 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책을 보는 시간 내내 웃다가 울다가 하며 토리와 쉴라와 아무것도 모르는 것만 같지만 마음으로 그들을 응원해주는 아이들, 사라, 프레디, 피터, 길모어.. 모두에게 사랑에 빠져버렸다. 난 다시금 약간이나마 사람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세상엔 사랑이 있고,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인내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아는 사람이 있다.  

공포와 괴로움에 떨며 숨죽여 울고있는 당신이 당신만의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제발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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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2-10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 아이2 가 있었다는 것을 깜빡했다. 이렇게 희망찬 환상같은 이야기에 속편이 있었다.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Arch 2010-02-1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향 상관없이 정말 좋은 책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 책이 아닐까 싶어요.

Forgettable. 2010-02-12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의 고전'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고리타분해서 지루할 거라는 느낌만 갖고 있었거든요.
엄마한테도 당장 읽으라고 권해드렸답니다. ㅎㅎ

비로그인 2010-02-1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고 단단해지네요. 회색 담벼락처럼..말예요.

Forgettable. 2010-02-17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주 사랑과 희망에 가득 차서 이 리뷰를 썼는데요. 바람결님은 그게 환상일 뿐이었단걸 벌써 눈치채신거군요.
역시 세상은 어두운가봐요.

비로그인 2010-02-17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제가 배운 교육심리의 측면에서만 보거나, 텅빈 곳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아이의 시선에만 너무 몰입을 했거나, 어린왕자를 만나는 아주 진하게 처리하신 색의 글씨에 무게를 두지 않아서인가봅니다.

^^.. 뽀 님의 조언대로 신나게 해주는 음악도 챙겨들었으니 이제 좀 잠을 청해야겠네요. 꿈 속에서 "한 아이"에게 뭔가 얘기를 건네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부른 노래도 좀 불러주고요.

내일은, 일이 좀 손에 잡히시길 빕니다. (일이 손에 안잡혀도 괜찮은 곳이라면 더욱 좋겠네요~) 근데 뽀 님 하니까 엄청 편해요. ㅋ

Forgettable. 2010-02-1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교육심리! 저 계절학기때 한 번 들었던 과목인데요. 점수는 참 잘받았지만서도 남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신비로운 그 과목!! 제가 옅은 주황색으로 해둔 부분은.. 어떤 분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데 해드릴 수가 없어서요. 그래서 여전히 마음이 안좋아요.

바람결님께.. 신나는 음악은 쇼팽의 녹턴이었던가요. 요즘 한참 다시 연습하려고 시도하다가 첫 연습날 이후로 2주째 손 놓고 있는 그 녹턴!! ㅎㅎ 전 오늘 일 안갔어요. 내일부터 열심히 하려구요.. 내일 일할 생각하면 한숨이나요. 사람들이 뽀라고 하는 이유를 아시겠죠 ㅋㅋ 발음도 편한것 같아요.

바람결님~ 좋은 밤 되세요 ^^
 

오늘 2월 계약 조건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off하고 2년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는 지금 멜버른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여름방학을 맞아 잠시 한국에 들렀다고 한다. 그는 퍼스에서 내게 '오나까 수이따요'가 귀여워 보일 수 있는 최상의 액센트와, '쿄와 카에리 타꾸 나이!' 를 가르쳐준 절친했던 친구다. 귀여운 외모에 완벽주의자에 가깝고, 사랑에 한 번도 빠져보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하지만 사실은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할 수 있는 솔직한 아이를 오늘 다시 만났다.  

영어로 허물없이 대화한 지 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 친구를 만나서 하루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만나기 전에는 약간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영어 실력이 늘었다며 오히려 북돋아주는 바람에 아무 어려움 없이 하고 싶은 얘기 다 하고, 하는 얘기 모두 다 들어주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안전하게 선생님이 될 것이라는 꿈은 다 날려버리고 지금 완전히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있는 이 친구는 더이상 내가 기억하는 어린 소년이 아니었고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리는 청년이 되어 있었다.   

그는 허약한 나의 꿈이 너무 멋지다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반면, 나는 짧은 영어 때문에 친구가 어떤 선택을 하든 다 잘될거란 재미없고 진부한 말만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너무나도 혼란스럽고 좌절하는 20대지만 동시에 믿는 바대로 이룰 수 있고, 어떠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20대다. 아직 젊고, 용기 있고, 너무 많은 가능성 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우리는 서로의 꿈을 다독이며 We will see somewhere in the world someday. 라 말하며 작별했다.(오글오글이네-_-)  

우린 매일매일 메일보내고 메신저에서 보자고 울며 작별하던 어린 시절에서, 적어도 크리스마스나 뉴이어쯤에는 안부를 전하자고 담담히 인사하는 청년으로 자랐다. 앞으로 언제 어디에서 볼 지는 모르지만 꼭 만나게 될거라 믿는 친구가 난 참 소중하다. 삶이 즐겁다고 괜시리 아쉬운 마음을 덮으며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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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devil 2010-02-09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를 보면 내 나이가 보이죠.
근데 허걱~ 포겟님 오늘 방문자수 167명??!! 몰랐는데 완전 파워 블로그시네요!!!

Forgettable. 2010-02-10 09:22   좋아요 0 | URL
늙나봅니다;;; 그런 주제에 계속 우리 아직 젊다고 백번 얘기했어요. ㅋㅋㅋ
요즘 방문자수 무슨 뽀록있는 것 같아요. 몇주전부터 갑자기 100명이 늘어났는데 이유를 알 수 없다능;
추천수나 댓글 보면 뭐 평소랑 똑같은걸요 :)

Arch 2010-02-10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요, 뽀님.

맹추격이군. 미잘이랑 같이 바짝 긴장해야지!

Forgettable. 2010-02-10 09:23   좋아요 0 | URL
긴장하라규요. (근데 사실 절대 긴장안해도됨ㅋㅋㅋ 내겐 꿈의 숫자임)

순오기 2010-02-1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우리는 친구, 좋군요!!

Forgettable. 2010-02-10 09:24   좋아요 0 | URL
연락이 무척 뜸해서 다시 못볼 줄 알았는데 보게되서 너무 좋았어요ㅎㅎ

Mephistopheles 2010-02-1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은 알라딘의 "카라"같습니다. 왠진 저도 잘 모릅니다.

Forgettable. 2010-02-10 11:48   좋아요 0 | URL
어이쿠, 여기 카라 팬들도 많지 않나요? 두리번 두리번 '')*
칭찬으로 받겠습니다. 메피님은.. 음 (...)

LaLa La La La La LaLa La La La La La~♪♬

머큐리 2010-02-1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너무나도 혼란스럽고 좌절하는 20대지만 동시에 믿는 바대로 이룰 수 있고, 어떠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20대다. 아직 젊고, 용기 있고, 너무 많은 가능성 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우리는 서로의 꿈을 다독이는 그대들이 마냥 부러운 사람들도 있다는거 아시려나? 힘내요! 뽀님 ^^

Forgettable. 2010-02-10 11:49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쌩유!
아웅 졸려요. 기대에 부응해서 더 염장질러 보도록 노력해보겠슴다 ㅎㅎ
 

 

 

 

 

 

 

 

G.K. 체스터튼(Gilbert Keith Chesterton, 1874.5.29~1936.6.14) 

- 런던 출생. 명문인 세인트폴교(校)를 거쳐 미술과 영문학을 공부하였다. 1900년에 2권의 시집을 간행한 이후로 정치·사회 비평 및 R.브라우닝, C.디킨스, G.B.쇼 등에 대한 문학비평 분야에서 활약하였다. 보어전쟁에서의 국책비평, 후기 빅토리아 왕조의 데카당스 진상규명 등에서 보여 준 그의 통렬한 역설은 가히 '역설의 거장'다운 면모가 있다. 《브라운 신부의 천진함 The Innocence of Father Brown》(1911)에서 시작되는 탐정소설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5권 약 100편에 이른다. 체스터턴 자신도 1922년에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하였기 때문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브라운 신부의 역설적인 언동은 자주 작자 자신에게 비유되는데, 사실은 이 모델은 작자의 친구인 J.오코너 신부라고 한다. 1922년 로마가톨릭으로 개종한 체스터턴은, 절친한 벗인 J.H.P. 벨록과 함께 가톨릭 문필가로서 G.B.쇼, H.G.웰스 등과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E.M.포스터(Edward Morgan Forster, 1879.1.1~1970.6.7) 

- 런던 출생. 케임브리지대학교 재학 중 학내의 자유주의 그룹에 참가하였다. 빅토리아왕조의 도덕이나 가치관에 반발, 그리스 문명에 대한 동경에 사로잡혔다. 그들의 모임은 나중에 '부룸즈버리 그룹'으로 발전하여 당시의 지도적 문화 서클이 되었다. 졸업 후 이탈리아로 가서 《천사가 두려워하는 곳에 Where Angels Fear to Tread》(1905), 《가장 길었던 여로(旅路) The Longest Journey》(1907), 《전망 좋은 방 A Room with a View》(1908)을 썼다. 1910년 그의 가장 원숙한 작품이라고 평가되는 《하워즈 엔드 Howards End》를 썼고, 또 1924년에 발표한 대작(大作) 《인도로 가는 길 A Passage to India》에서는 동서문명의 대립과 인간이해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그렸다. 그 밖에도 환상적인 작풍의 단편집, 여행기·전기·수필, 독창적인 소설론 《소설의 제상(諸相) Aspects of the Novel》(1927) 등의 논평 및 기타의 저작이 있다.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한 사람이다. 

서머셋 몸(William Somerset Maugham, 1874 ~ 1965) 

- 영국의 작가·극작가이다. 파리에서 출생하여 처음에는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의학을 공부하였으나, 뒤에 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동양의 신비에 대한 강한 동경심을 나타내고, 인생관을 강하고 명석한 문체로 묘사하였으며, 특히 기지와 해학이 넘치는 대중적인 풍자 희극의 전통을 세웠다. 제 1·2차 세계대전 때에는 정보 기관원으로 활약하였으며, 그 체험을 소설화하기도 하였다. 작품으로는 《인간의 굴레》, 《달과 6펜스》, 《람베스》, 《인생의 베일》 등 소설과 《훌륭한 사람들》, 《순환》 등 희곡이 있다. 

여행길에서 [전망 좋은 방]을 읽고 돌아와 브라운 신부의 [비밀]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생각했다. 내가 영미문학을 싫어한다고 했었던가? 수정해야겠다. 현대미국문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E.M.포스터는 내 손에 꼽히는 작가로 단숨에 등극했고, 난 회사에 와서 컴퓨터를 켜자마자 찾아봤다. 이들 셋은 모두 19~20세기의 영국작가다. 태어난 시기도 비슷하다. 나는 전생에 영국의 예술가였던지라 이들과 교류했던 취향이 남아있는것인가- 라며 헛생각을 할 때쯤.. 

나쓰메 소세키, 헤르만 헤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발터 벤야민. 
내 손에 꼽는 작가 모두 19~20세기의 작가라는 것을 간신히 떠올렸다. 난 그저 근대문학을 좋아하는 것이었을 뿐 전생은 무슨;; 그 때는 어떤 시대였을까.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아무리 책을 읽어도 나로써는 절대 알 수 없는 그 세계가 너무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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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2-0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 시대에 살았다면 분명 그들에게 이 말 먼저 했을 껍니다.

캔 유...스픽 투..코리안...?? (손짓발짓) 노~~~브라블럼~~

Forgettable. 2010-02-08 14:08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그 때로 돌아간다면!'이라고 썼다가 영어에 대해서 고백해야 될 것만 같아서 지웠어요.
가끔보면 메피님은 제 페이퍼에 지우개로 지우고 남은 연필자국까지 다 보고 계신 것 같아요'-'

다락방 2010-02-08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이지 우리의 갈리는 취향이란! 저는 [전망 좋은 방]이 정말 지루했거든요. 일전에 제가 인상깊게 읽었던 책 [속죄]는 뽀게터블님이 별로 좋아라 하질 않으셨고, 하루키에 대한 느낌도 저와 다르고.

오 뽀게터블님과 저의 취향이 겹치는 부분은 오로지 Arch님과 말미잘님을 좋아한다는 것 뿐이로군요! 뭐,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

Mephistopheles 2010-02-08 13:57   좋아요 0 | URL
"과"를 "이"로 바꾸면 바야흐로 알라딘 스캔들....???

다락방 2010-02-08 14:05   좋아요 0 | URL
오!
지루한 일상에 스캔들이라면 환영입니다..다른 분들도 혹 그러실지 모르니,
이참에 제가 스캔들 함 터뜨려 볼까요? ( '')

=3=3=3=3

(스캔들도 아무나 못 터뜨린다는걸 알고있는 1人)

Forgettable. 2010-02-08 14:1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메피님 ㅠㅠ 센스 감동입니다. 근데 어떻게 아셨대요 =3=3=3=3=3=3

제가 얘기했죠. 우리의 취향은 정말 달라요. ㅋㅋ 전 샐린저도 안좋아하잖아요. ㅋㅋ 저도 스캔들 좀 터져보고 싶어요. 아, 심심해.

다락방 2010-02-08 14:15   좋아요 0 | URL
뽀님아. 그럼 우리 둘이 낼까요?
우리 둘이 핑크빛 로맨스를... (응?) 뭐, 안될거 없잖아요? 킁킁.

Forgettable. 2010-02-08 14:40   좋아요 0 | URL
부끄럽게 ( '')*
커리어 우먼 락방님도 월요일엔 일을 안하시는군뇽ㅋㅋ

뷰리풀말미잘 2010-02-08 15:06   좋아요 0 | URL
메피님/ 그게 무슨 스캔들이에요. 사실이지.
뽀님, 락방님/ 둘이 서재 결혼시키면 빠진데없이 골고루 풍성한 서재가 되겠군요!


Mephistopheles 2010-02-08 15:37   좋아요 0 | URL
자 알라딘 삼절 중에 하나이신 말미잘님 기자회견 일정 잡으세요.

Forgettable. 2010-02-08 16:27   좋아요 0 | URL
아치님과 미잘님 서재도 함께 결혼해야 빠진데 없이 골고루 풍성해진답니다. 락방님과 전 '이성'보단 '감성'에 치우친 경향이 있잖아요. 그럼 그야말로 글루미먼데이..... 아 재미없어.

이거 참 스캔들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냐능


다락방 2010-02-08 16:48   좋아요 0 | URL
기자회견하면 몰래 숨어서 구경하고 '싶'습니다.(해리 버젼)

순오기 2010-02-0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놀이에 중독되는 알라디너들의 귀여운 일상이 확~ 잡힙니다.ㅋㅋ
미잘님과 아치님은 스캔들이 아니고 사실이라고 믿는 1인.^^

Forgettable. 2010-02-08 17:33   좋아요 0 | URL
알라딘 없었으면 지루한 회사생활을 어떻게 견뎠을까요!! ㅋㅋ

무스탕 2010-02-0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잘님과 아치님은 스캔들이 아니고 사실이라고 믿는 2인.^^

Forgettable. 2010-02-08 17:33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수상해요 '-')*
 

이건 아니다. 

또 다시 일에 파묻힌 꿈을 꾸면서 잠을 설치고, 허리가 아파서 자꾸 깨도, 내일 아침을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잠을 청하고, 새벽 5시에 눈을 떠서는 그래도 1시간 더 잘 수 있겠다며 안도하고, 어둠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시끄러운 알람에 눈을 겨우 떠서는 대충 씻고 밥을 먹고 버스에, 지하철에 올라 어두운 꿈속으로 다시 달려간다.  

정말 이건 아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후덥한 공기와 눅눅한 습기가 날 압도한다. 처음 온 나라임에도 그립고 아련한 향내를 맞닥뜨리는 것만 같다. 새벽이지만 길거리에는 활기차고 젊은 걸음이 가득하다. 택시에서 내려 누구라도 끌어안고 인사를 하고, 함께 손잡고 길거리 식당에 앉아 뜨거운 국수라도 후후 말아먹어야 할 것만 같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알 수 없는 글자들로 가득찬 어두운 거리를 뒤로 하고, 햇빛이 창으로 투명하게 스며드는 방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푹신한 침대 위에서 눈을 뜬다. 

그래, 이거지.  

난 지금 잠시 꿈을 꾸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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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2-0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한겨울밤에 한여름의 꿈을 꾸셨으니 시공을 초월하는 일교차만큼은 확실하겠군요.

Forgettable. 2010-02-08 11:52   좋아요 0 | URL
에고 죽겠어요-_-;
지금이 추운 여름입니까, 따뜻한 겨울입니까? ㄷㄷㄷ

lazydevil 2010-02-0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겟님... 취생몽사의 내공이 절정에 이르셨다봅니다.ㅡ.ㅡ;; 걱정...

2010-02-08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9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9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2-0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왔구나, 왔어! 뽀가 왔구나~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멋진 사진을 들고, 뽀님이 왔어요! 무사히 잘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Forgettable. 2010-02-08 11:59   좋아요 0 | URL
반가우면 추천좀. 굽신 ㅋㅋㅋㅋㅋㅋ
뭐 얼마나 갔다왔다구요-_-; 지금 뭐가 꿈인지 모르겠어요. 취생몽사입네다. (사자성어 하나 배우삼)
이 사진은 허접 뽀샵이네요. ㅋㅋ 어째 눈으로 본 것보다 잘 안나오대요~

Arch 2010-02-08 13:09   좋아요 0 | URL
추천했어요. 크~

perky 2010-02-0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좋아요좋아!
여행 잘 하시고 건강히 돌아오세요!

Forgettable. 2010-02-08 13:42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벌써 댕겨왔어요! ^^

머큐리 2010-02-0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뽀님 떠난간가요??

Forgettable. 2010-02-08 13:43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벌써 댕겨왔어요! ^^ (2)
3.4초 였습니다. ㅋㅋ

뷰리풀말미잘 2010-02-0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저곳을 마구 뛰어다니고 싶어요. 야생마처럼! 갑자기 떠나지 못한것이 한스러워질 정도로 멋진 사진이에요! 저 야자수라면 하루 왼종일이라도 매달려 있고 싶어요!

Forgettable. 2010-02-08 16:31   좋아요 0 | URL
아무리 생각해도 캐리어에 넣어갔어야 했네요. ㅎㅎㅎ
전 뛰어다니진 않았고, 헤엄쳐다녔어요. 하도 풍덩거리고 놀았더니 세상에, 배땡기고 팔 아프고, 온 등이 다 익어서 가렵고 아주 난리입니다. ㅋㅋ

무스탕 2010-02-0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런곳엘 혼자 다녀오셨다구요? 아니죠? ^^

Forgettable. 2010-02-08 16:31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이런 곳엔 혼자 가야 로맨스가 싹튼다구요.(속닥속닥)

뷰리풀말미잘 2010-02-08 18:16   좋아요 0 | URL
정말 뽀는 사려깊은 사람이에요.

Forgettable. 2010-02-09 21:04   좋아요 0 | URL
다.. 제 personality의 깊이는 다 경험에서 비롯된;;;

비로그인 2010-02-10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의자 앞 물이 째끔 적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후아.. 오늘 밤 저곳으로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_+

Forgettable. 2010-02-1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조트에 딸려있는 프라이빗 비치인데, 아무래도 자연산이 아니라서요.. 저 너머엔 조금 더 깊은 바다가 있는 것 같은데 전 그냥 수영장에서만 놀았습니다. 러시아 꼬마애랑 같이 미끄럼타구요 ㅎㅎㅎ

여행 성공 하셨나요? ^^

비로그인 2010-02-13 00:02   좋아요 0 | URL
(속닥) 비몽사몽으로 출근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