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니다. 

또 다시 일에 파묻힌 꿈을 꾸면서 잠을 설치고, 허리가 아파서 자꾸 깨도, 내일 아침을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잠을 청하고, 새벽 5시에 눈을 떠서는 그래도 1시간 더 잘 수 있겠다며 안도하고, 어둠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시끄러운 알람에 눈을 겨우 떠서는 대충 씻고 밥을 먹고 버스에, 지하철에 올라 어두운 꿈속으로 다시 달려간다.  

정말 이건 아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후덥한 공기와 눅눅한 습기가 날 압도한다. 처음 온 나라임에도 그립고 아련한 향내를 맞닥뜨리는 것만 같다. 새벽이지만 길거리에는 활기차고 젊은 걸음이 가득하다. 택시에서 내려 누구라도 끌어안고 인사를 하고, 함께 손잡고 길거리 식당에 앉아 뜨거운 국수라도 후후 말아먹어야 할 것만 같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알 수 없는 글자들로 가득찬 어두운 거리를 뒤로 하고, 햇빛이 창으로 투명하게 스며드는 방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푹신한 침대 위에서 눈을 뜬다. 

그래, 이거지.  

난 지금 잠시 꿈을 꾸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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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2-0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한겨울밤에 한여름의 꿈을 꾸셨으니 시공을 초월하는 일교차만큼은 확실하겠군요.

Forgettable. 2010-02-08 11:52   좋아요 0 | URL
에고 죽겠어요-_-;
지금이 추운 여름입니까, 따뜻한 겨울입니까? ㄷㄷㄷ

lazydevil 2010-02-0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겟님... 취생몽사의 내공이 절정에 이르셨다봅니다.ㅡ.ㅡ;; 걱정...

2010-02-08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9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9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2-0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왔구나, 왔어! 뽀가 왔구나~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멋진 사진을 들고, 뽀님이 왔어요! 무사히 잘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Forgettable. 2010-02-08 11:59   좋아요 0 | URL
반가우면 추천좀. 굽신 ㅋㅋㅋㅋㅋㅋ
뭐 얼마나 갔다왔다구요-_-; 지금 뭐가 꿈인지 모르겠어요. 취생몽사입네다. (사자성어 하나 배우삼)
이 사진은 허접 뽀샵이네요. ㅋㅋ 어째 눈으로 본 것보다 잘 안나오대요~

Arch 2010-02-08 13:09   좋아요 0 | URL
추천했어요. 크~

perky 2010-02-0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좋아요좋아!
여행 잘 하시고 건강히 돌아오세요!

Forgettable. 2010-02-08 13:42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벌써 댕겨왔어요! ^^

머큐리 2010-02-0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뽀님 떠난간가요??

Forgettable. 2010-02-08 13:43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벌써 댕겨왔어요! ^^ (2)
3.4초 였습니다. ㅋㅋ

뷰리풀말미잘 2010-02-0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저곳을 마구 뛰어다니고 싶어요. 야생마처럼! 갑자기 떠나지 못한것이 한스러워질 정도로 멋진 사진이에요! 저 야자수라면 하루 왼종일이라도 매달려 있고 싶어요!

Forgettable. 2010-02-08 16:31   좋아요 0 | URL
아무리 생각해도 캐리어에 넣어갔어야 했네요. ㅎㅎㅎ
전 뛰어다니진 않았고, 헤엄쳐다녔어요. 하도 풍덩거리고 놀았더니 세상에, 배땡기고 팔 아프고, 온 등이 다 익어서 가렵고 아주 난리입니다. ㅋㅋ

무스탕 2010-02-0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런곳엘 혼자 다녀오셨다구요? 아니죠? ^^

Forgettable. 2010-02-08 16:31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이런 곳엔 혼자 가야 로맨스가 싹튼다구요.(속닥속닥)

뷰리풀말미잘 2010-02-08 18:16   좋아요 0 | URL
정말 뽀는 사려깊은 사람이에요.

Forgettable. 2010-02-09 21:04   좋아요 0 | URL
다.. 제 personality의 깊이는 다 경험에서 비롯된;;;

비로그인 2010-02-10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의자 앞 물이 째끔 적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후아.. 오늘 밤 저곳으로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_+

Forgettable. 2010-02-1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조트에 딸려있는 프라이빗 비치인데, 아무래도 자연산이 아니라서요.. 저 너머엔 조금 더 깊은 바다가 있는 것 같은데 전 그냥 수영장에서만 놀았습니다. 러시아 꼬마애랑 같이 미끄럼타구요 ㅎㅎㅎ

여행 성공 하셨나요? ^^

비로그인 2010-02-13 00:02   좋아요 0 | URL
(속닥) 비몽사몽으로 출근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