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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 4천만 부가 팔린 사전을 만든 사람들
사사키 겐이치 지음, 송태욱 옮김 / 뮤진트리 / 2019년 4월
평점 :
일본의 국민적 베스트셀러인 '산세이도 국어사전'과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을 만든 겐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의 족적을 따라가며 여러 관련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감춰져 있던 두 사전의 탄생 비화를 다룬 책이다.
사전은 ‘현대어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 겐보 선생, 사전의 역할은 ‘문명 비평’이라고 생각한 야마다 선생. 두 사람 모두 홀로 사전 한 권을 엮은 '언어의 수집가' 이자 세상에 통용되는 모든 단어의 의미,용법에 자신들 만의 개성을 담았다.
두사람의 독특한 단어 풀이를 살펴보면,
*연애-특정한 이성에게 특별한 애정을 품고 둘만이 함께 있고 싶으며 가능하다면 합체하고 싶은 생각을 갖지만 평소에는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무척 마음이 괴로운 (또는 가끔 이루어져 환희 하는) 상태.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제3판
*연애-남녀 사이의 그리워하는 애정(남녀 사이에 그리워하는 애정이 작용하는 것). 사랑
『산세이도 국어사전』, 제3판
같은 단어이지만 자신들이 정의 하고 있는 삶과 언어의 의미는 달랐다.
일본 사전계의 양대 거성이었던 두 사람은 도쿄 대학 동기생으로 처음에는 함께 '메이카이 국어사전』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떤 시점을 계기로 결별하고 이후 같은 출판사에서 성격이 완전히 다른 국어사전 두 권을 탄생시켰다.
두 사람이 세상에 내놓은 국어사전은 누적 합계 약 4000만부의 발행 부수를 기록했고, 일본의 전후 모든 세대가 두 사람의 사전으로 말과 글의 의미를 배웠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끊임없이 소멸하고 생성하며 진화하는 ‘말’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했던 두 남자
어떤 이유로 두 남자는 각각의 개성을 담은 사전을 편찬하게 되었을까?
말을 찾고, 말을 모으고, 그 말의 용례를 수집한 세월이 50년. 도쿄 대학 국문과를 갓 졸업한 24세에 사전 편찬 작업을 처음 맡고 부터 50년 동안, 세상에서 쓰이는 말의 용례를 모아 한 장 한 장 카드에 기록한 용례 카드만 145만 개를 만든 사람. 별다른 기준이나 표준이 정해지지 않고 변하는 말의 기준을 정하고, 그 시대에 살아있는 현대어를 사전에 담기 위해 수많은 실제 용례를 모아 냉정하게 걸러내면서 '전후 최대의 사전 편찬자’로 인정받는 겐보 선생.
일본 사전계의 오랜 침체의 원인이 전근대적인 관행과 방법론의 무자각에 있다고 판단하고, 당시 사전계에 만연해 있던 도용과 표절 관행을 뿌리 뽑고자 했던 ‘사전계의 혁명아’ 야마다 선생.
야마다 선생의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은 독특한 뜻풀이로 유명했다. 말의 의미를 끝까지 설명하기 위해 장문도 마다하지 않고 상세하게 뜻풀이를 쓴 그의 사전은 일본국민들에게 사전을 ‘찾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바꿔놓았다.소리없이 변하는 말의 의미를 추적해나갔던 겐보 선생,말이란 부자유스러운 전달 수단으로 생각하며 언어의 속깊은 의미까지 헤아렸던 야마다 선생
사전에 자신들의 인생을 받친 두사람은 반세기 동안 시대와 상황에 따라 수시로 생성되고 소멸 하는 언어의 사막에 생명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