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담배를 끊는다고 하면서 노트북 사달라고 조른다. 떽. 무슨 돈이 있다고...안됨. 하지만 집요하게 갈망하는 신랑의 애처로운 눈빛을 외면하지 못하는 착한 부인은 용단을 내린다. 만약 담배 못 끊으면 "중고시장에 내놓음" 이라는 조건으로 거금을 들여 노트북을 사주었다. 지금 방에 요깔고 열심히 노트북 만지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낮엔 사무실에서 쓰면 되고, 저녁엔 집에꺼 쓰면 되지...대체 어디서 쓰려는지 원.....)

난 내 맘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노트북 보다는 이렇게 의자에 앉아 마우스 맘대로 움직이며 하는 데스크 탑이 편한데, 신랑은 그저 편하게 누워서 하는 노트북을 선호하니...... 

유난히 컴퓨터 기기를 좋아하는 신랑은 부인의 직업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책도 PDA를 이용해서  e-book으로만 보니, 이런 사람들이 많다가는 부인도 설 자리가 없다는걸 왜 모르나?

어쨌든 오늘부터 금연에 들어간지라 어쩔줄을 모른다. 금연 파이프를 열심히 물고, 땅콩과자를 신경질적으로 먹으며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다. 저러다 성질 더 나빠지는건 아닌지....음....

책방에 요 깔고 잔단다.........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손이 스쳤다....금연을 돕는 금연 파이프. 내일은 몸에 부치는걸
사다줘야 겠다.



지난번엔 등산장비 일체 사주는 조건으로 술 거의 줄이고, 이번엔 담배까정..... 착한 신랑....
왠지 모든 일이 다 잘 될것만 같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06-03-28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트북 불편하던데.... 근데 금연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들 담배값으로 노트북 값이 충분히 빠질 것 같은데요. 할부로 샀다고 생각하면 되겠구만요. 거기다가 건강이 좋아질테니 병원비나 약값도 줄어들테고.... ^^

세실 2006-03-28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그쵸? 마우스 움직이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자판도 넘 작아요.
그쵸? 저도 건강해지고, 피부색이 뽀얀하게 돌아오면 그것으로도 대 만족이지요~~~

水巖 2006-03-28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치는건 니코틴을 피부로 공급하는것이라 일시적으로 담배는 줄지만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수암 서재'의 금연교실에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나는 3주일동안 하루 일곱개피 줄여서 피우다가 하루 일곱개피가 성공하자 집에서 금연침을 부쳤답니다. 「 기통찬 한의사 이경제의 耳針이야기」이 책을 사면 스티커 침도 책에 끼어주더군요. 귀에 스티커 침 두번 붙이고 50년 흡연생활을 끝냈답니다. 지금 3년차인데 담배 연기 냄새를 몹시 싫어하게 되는것을 보면 '귀에 침'이 효과인것 같습니다.
서울 먼저 살던 동네 한의원에서는 무료로 이침을 놔주는 곳도 있던데요
아무턴 금연을 시작했다니 축하합니다. 더욱이 가족들을 위하여.

마태우스 2006-03-2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도 최근에 노트북을 사셨지요 아마. 참고로 전 노트북보다 데스크탑을 훨씬 더 선호합니다. 노트북이 있긴 한데 그리 많이 쓰진 않아요. 구세대의 특징인가봐요 ㅠㅠ

Mephistopheles 2006-03-2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벤치마킹한다면 난 마님에게 뭘 받아낼 수 있을까 생각중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28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노트북이 아니라 디카요 디카~!!

울보 2006-03-2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옆지기도 담배끝으면 뭐해달라는게 많던데,,남자들은 똑같군요,,ㅎㅎ

반딧불,, 2006-03-2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가끔 보면 남자들은 죄다 아이예요!!

세실 2006-03-2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아 붙이는 건 사주지 말아야 겠습니다. 치약은 어떨까요???
아 금연침. 신랑이 워낙 병원 가는걸 두려워 해서...책 사면 주는 금연침은 제가 해줄수 있는건가요? 혹시 수지침에서 사용하는 압봉의 개념인지 궁금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몸을 비비 꼬면서, 혈색도 안좋습니다....당분간 금단현상이 심하겠지요?
마태님. 푸하하. 디카인줄 아뢰오. 저도 데스크탑을 무진장 선호합니다. 노트북은 답답해서 못 쓰겠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네요. 이젠 둘이 같이 게임하면 되겠다 하고.... 음..참고로 제 신랑은 42이옵니다.
매피스토님. 남자들이란...그저..... 전에 거금을 요구해서 일언지하에 거절한 적이 있습니다. 가능한 것으로 배팅을 하세요~~~ 마태님이 헷깔리실때도 있군요..ㅋㅋ
울보님. 그러게 말입니다. 암튼 가능한걸구 조만간 용단을 내리시어요. 지난번 디카 살때 하시지....ㅋㅋ

水巖 2006-03-2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치는 부위가 그림으로 나와 있으니까 하실 수 있지요. 그리고 침이라고해야 반찬고 같은것에 붙은 짧은거에요. 압봉은 아니고 가는침이에요. 절대로 아프지 않고요 . 그냥 부치고 다니고 해도 아무렇지 않답니다. 금단 현상은 며칠 정도에요. 나는 정말 딱 50년 피운 담배 그렇게 끊었답니다. 매일 기록하면서 처음부터 금연을 하지 말고 하루에 일곱개피씩 담배를 피우고 모자라면 금연초 태우고 그렇게 3주동안 1차적으로 주린뒤에 금연으로 들어갔어요. 인터넷에서 그런 코너가 있더라고요.

비로그인 2006-03-2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연에 노트북 선물이라...대단한 내조! 화이팅!

세실 2006-03-2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님의 말씀에 동의 합니다. 그저 칭찬해 주면 좋아해주는 애 지요..어떨땐 보림이가 누나 같습니다. 물론 언니같기도 하지요. 헤헤

수암님. 아 그럼 부담이 없겠습니다. 저도 침은 무서운지라....그렇게 50년 피우신 담배를 끊으신 용기가 훌륭하십니다. 요즘 신랑은 노트북 주문부터 하루 5개피까지 줄이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어제 술 마시고 왔음에도 한대도 안피웠다고 하니 흐뭇합니다....오늘이 고비일 듯 한데....

따개비님. 글쵸? 좀 오버했어요..... 금연에 대한 눈물겨운 바램이죠....

클리오 2006-03-2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렇다고 담배 끊는거 못봤는뎅... 지킨다면 신랑분이 대단하신거고.. 저라면, 확실히 한 달은 끊은 담에 사줬을 거여요... (하기야 맘 약한걸 아는 신랑은 그냥 필요하다고 집요하게 설득하겠지만.. ^^)

세실 2006-05-26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보니 두달이 되었네요. 의지가 대단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