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담배를 끊는다고 하면서 노트북 사달라고 조른다. 떽. 무슨 돈이 있다고...안됨. 하지만 집요하게 갈망하는 신랑의 애처로운 눈빛을 외면하지 못하는 착한 부인은 용단을 내린다. 만약 담배 못 끊으면 "중고시장에 내놓음" 이라는 조건으로 거금을 들여 노트북을 사주었다. 지금 방에 요깔고 열심히 노트북 만지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낮엔 사무실에서 쓰면 되고, 저녁엔 집에꺼 쓰면 되지...대체 어디서 쓰려는지 원.....)
난 내 맘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노트북 보다는 이렇게 의자에 앉아 마우스 맘대로 움직이며 하는 데스크 탑이 편한데, 신랑은 그저 편하게 누워서 하는 노트북을 선호하니......
유난히 컴퓨터 기기를 좋아하는 신랑은 부인의 직업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책도 PDA를 이용해서 e-book으로만 보니, 이런 사람들이 많다가는 부인도 설 자리가 없다는걸 왜 모르나?
어쨌든 오늘부터 금연에 들어간지라 어쩔줄을 모른다. 금연 파이프를 열심히 물고, 땅콩과자를 신경질적으로 먹으며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다. 저러다 성질 더 나빠지는건 아닌지....음....
책방에 요 깔고 잔단다.........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손이 스쳤다....금연을 돕는 금연 파이프. 내일은 몸에 부치는걸
사다줘야 겠다.

지난번엔 등산장비 일체 사주는 조건으로 술 거의 줄이고, 이번엔 담배까정..... 착한 신랑....
왠지 모든 일이 다 잘 될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