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휴에 별 기대없이 본 영화 '수상한 그녀'는 지금까지 본 우리나라 영화중 최고다. 물론 개인적 취향과 코드가 잘 맞는 영화라서 높은 점수를 준 것일수도...... 노인문제, 가족간의 사랑을 다룬 휴먼 드라마이면서 심은경의 맛깔스러운 사투리와 행동은 보는 내내 웃음을 주었다. 어린아이부터 노년까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울다, 웃다를 반복하다 마지막 김수현의 '워뗘, 후달려?'는 나를 무방비 상태로 만들었다. 다시 생각해도 재미있다. 하하하~~~
카카오 스토리에 '나성에 가면' 노래를 올려놓고 하루종일 들었는데 말랑말랑한 심은경 목소리 좋다.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등 화려한 조연이 있지만, 심은경을 위한 영화로 평생 이 영화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행복할듯.

2.
나는 숫자 2가 참 좋다. 1을 지키기 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고, 가능성이 있으며 무언가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기분 좋은 일이 생길것 같은 2월 2일에 책을 주문했다.
1년분을 한꺼번에 주문했다.
매월 구입해야지 생각했는데 쉽지 않다.
언어 학원을 별도로 다니지 않으니 이 책이라도 열심히 읽게 해야지.
더불어 규환이도 함께 읽었으면 하는 마음^^
원피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매불망 기다리겠지만,
한권도 읽지 않은 나는 구입할때마다 '대체 언제 끝나는거야?'한다.
물론 규환이에게 주문해주는 수고비를 더해 꼬박 만원을 받으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지만,
결국 내 돈 아닌가? (어쩌면 할머니 돈일수도....)
누구에게나 유럽의 로망이 있겠지만 어설프게 다녀온 나는 해마다 그리움의 대상이다.
후배 둘이 1-2년마다 한번씩 다녀오면서 함께 가자고 권유하지만 공부하는 아이들을 두고 혼자 떠 난다는 것이 영 내키지 않는다. 부모의 손이 필요할때는 옆에서 지켜주자는 것이 나의 작은 철학(?)이다. 물론 비용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그래서 이런 책을 보면 가슴이 설레이면서 사게 된다.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유럽 풍경은 보기만해도 근사할듯.
책으로 위안을 삼아야지.
오늘처럼 안개 자욱한 스산한 창밖 풍경일때는 시집을 읽고 싶다.
긴 글보다 절제된 짧은 글이 나를 위로해준다.
제목이 멋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오늘은 긴 말 보다, 짧은 말을 해야겠다.
군더더기 말은 아껴야겠다.
휴일에도 어김없이 06:30분이면 눈이 떠지는 직장인의 서러움이 살짝 밀려 들지만, 일찍 일어나 알라딘에 글을 쓰고도 연휴가 아직 하루나 남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 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