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전에 우리 지역에서 제1회 초.중.고 NIE대회와 직지토론대회가 열렸다. NIE대회는 심사위원장님과 친해서, 직지토론대회는 몇년전 독서 강의를 계기로 심사위원을 맡았다. 직지토론회에는 나도 모르는 '독서분과위원장'이라는 직함도 있다. 도교육청 직속 사서라는 타이틀이 때로는 과대평가해준다. 

토론 주제가 수행평가의 기본점수는 있어야 한다 찬,반과 온라인(스마트폰) 상에서 말줄임표에 대한 찬,반토론이었는데, 고등학생들의 열띤 토론을 보며 감동했다. 많은 자료 준비와 세 명이 한조가 되어 역할 분담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이 멋지다!  

우리 보림이도 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2.     

 

며칠전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예쁜 괴산 문광저수지에 다녀왔다. 노오란 은행나무와 어우러진 저수지위 주황 지붕이 곱다.

물위에서 자라는 나무가 신기하면서 대견하다. 은행나무를 배경삼아 사진 찍고 걸으며 가을을 흠뻑 느꼈다.

길 끝자락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빨간 사과가 참 먹음직스럽게도 생겼다.

먼 곳을 가지 않아도 가을은 이렇게 커다란 기쁨을 준다.

 

 

3.

 

이제 고3이 되는 보림이는 선배들의 수시 합격 소식을 들으며 심난해한다. 생각보다 합격률이 저조한 선배들의 결과가 당혹스러운가보다. 꿈은 높고, 현실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니 좌절한 듯.

그런 보림이를 지켜보며 가여운 마음에 학원에서 끝난 아이 데리고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 들어주고, 내 모교에 들러 가을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저 돌아보기만해도 가을은 지천인데 보림이는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네.

기숙사에서 입을 두툼한 자켓 사주니 다행히 입가에 미소가 한가득이다. 그렇게 해소하면서 1년만 고생하자.

수능일에 엄마랑 서울로 데이트하러 갈까?

 

보림이네 학교에서 영어골든벨대회가 열렸는데, 전교 1,2등하는 친구가 1번 문제 'current president' 를 묻는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으로 답을 적어 선생님과 친구들이 당황했다고 한다. 나는 순간적으로 '왜? 맞게 썼는데....' 했다. 그분의 존재감이 부족한걸까? 아님 내가 무개념인걸까? 학사반중에 보림이만 상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 

 

4.

 

요즘 법륜스님의 <인생수업>을 읽고 있는데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먼저 친구들과 늘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자유로워집니다. 같이 있으면 대화할 수 있어서 좋고, 혼자 있으면 혼자 있어서 좋아야 합니다. 그러면 곁에 사람이 있는 없든 아무런 상관이 없고, 언제 만나든 편할 수 있어요. '

 

   '아이에게 나는 신과 같이 절대적인 존재다' 라는 것을 늘 자각하고, 아이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헌신할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의 정신적인 씨앗이 튼튼해서,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1월에 읽으려고 쌓아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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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11-0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림양이 이제 고3이 되는군요, 아유, 심난해할만 하네요.
그래도 든든한 엄마가 있어서 다행이예요.

지난번 일산에 언니도 함께 봤으면 좋았을 것을... 은행나무의 가을도 무척 예쁘지만
호수 공원 가을도 참 이뻤답니다. 큭큭, 하기사 일산 이외의 만남에 참석도 못 하는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

자유롭다, 헌신한다... 참 좋은 글귀입니다. 마음의 건강함이 느껴지는 글귀들이네요,
한주 즐겁게 지내셔요~

세실 2013-11-05 09:16   좋아요 0 | URL
어찌나 심난해하던지.....학원도 안가더라구요.
자켓 하나에 금방 헤헤거리고..... 참 다행이지요?
딱 1년만 고생하라고 했어요. 신랑 레벨이 달라진다고. ㅎㅎ

일산 많이 아쉬웠지만 하루 연가내기도 쉽지 않고, 방전되었거든요.
일산이라는 거리가 어찌나 멀게만 느껴지던지.......
조만간 일산 다녀오려구요. 시아님 보고싶어. 마고님도 보고싶다~~~~~

마고님도 즐거운 한주되세요!

순오기 2013-11-0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한테 독서토론회 팀을 얻어야할까봐요.
우리도 다음주 독서토론대회 있는데 일정이 안돼서 참가신청서 안 냈는데,
오늘도 지난 금욜과 목욜에도 교육도서관팀에서 전화 작렬입니다~ 정말 내가 못살아! ㅠㅠ

우리 막내도 지난 주말에 잠깐 나왔는데, 거리에 단풍 든 나무를 보고 놀랐다네요.
정말 수험생들 짠해요~~~~~
이젠 보림이 차례, 화이팅입니다요!!

세실 2013-11-05 09:25   좋아요 0 | URL
헛!! 많이 부족하지요^^ 얼떨결에 심사위원으로 나갔어요.
독서토론대회는 학생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더라구요.

이제 내일 모레면 그동안의 고생이 결실을 맺겠네요.
좋은 결과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아자 아자!

하양물감 2013-11-04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 확실히 왔나봅니다. 세실님 여전히 바쁘시네요^^
오늘도 세실님 서재에서 읽을 책 건져서 갑니다.

세실 2013-11-05 09:26   좋아요 0 | URL
가을이 한창입니다. 거리를 둘러보아도 가을을 흠뻑 느낄수 있네요.
특히 은행나무가 예뻐요.
어떤 책일까 궁금합니다. ㅎ

프레이야 2013-11-0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똑하고 착한 보림양 추카추카! 엄마를 기쁘게하는 존재로 그냥 고맙지요. 세실님 페이퍼에 살가운 맘이 담뿍 담겼네요^^

세실 2013-11-05 09: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프야님. 요즘 보림이 생각하면 안타까워요. 많이 힘들어합니다.
가을 느끼러 서울 성곽길을 갈까? 인사동을 갈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엄마이고 싶어요~~~~~

oren 2013-11-0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께서 올려주신 노란 은행나무와 저수지 사진을 보노라니 참 따사로운 가을이구나 싶은 느낌이 드네요.

보림이가 고3 진학을 앞두고 벌써부터 신경이 예민한 모양이네요. 제 딸은 낼모레가 수능인데도 '뭘 믿고 그러는지' 조금은 여유를 부리더라구요. 정작 애 엄마가 더 속이 타들어간다고 하고요. 물론 되돌아 보면 제 딸도 '고3'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어 한 적이 꽤나 자주 있었던 것 같아요.

세실 2013-11-06 10:42   좋아요 0 | URL
이렇게 가까이서 가을을 흠뻑 느끼는 기쁨, 참 좋아요.
욕심이 많아서 조급해 합니다. 내일 서울 놀러가자고 하니 공부해야 한다고......
스트레스 많이 받을까 걱정입니다.
내일만 지나면 자유를 만끽할 따님, 좋은 결실 맺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수퍼남매맘 2013-11-0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능일 다음 날부터 보림양에게는 지옥 문이 열리는 거군요.
우리 나라 학생들 정말 불쌍해요.
이 좋은 가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학원과 독서실로 다녀야 하니....

세실 2013-11-06 10:5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많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학교 끝나자마자 도서관으로 왔어요.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공부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주문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늘바람 2013-11-0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로 데이트하셨어요?

세실 2013-11-09 00:16   좋아요 0 | URL
에구구 공부해야 한다고 서울 안간다 해놓고는 이모네집 가서 하룻밤 자고 오더니, 밤에 뭐했는지 다음날 낮잠만 쿨쿨 잤답니다. 밉다 밉다 했어요~~~~

하늘바람 2013-11-0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라 보림이 맘이 더 스산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멋지고 든든한 엄마가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