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친구들 모임을 하게 되었다. 제천 사는 친구가 서울을 가게 되어 수원 친구집에서 만나자고...그러고보니 수원 친구가 이사하고 가보지 못했는데 겸사겸사 잘 되었다. 대학 친구들인데 수원, 서울, 제천, 청주에서 뿔뿔히 살고 있다. 1년에 4번 정도는 만나고 제천 친구와는 도서관 모임때 가끔 만나게 된다.
처음엔 아이들을 데리고 만나기로 했는데 규환이가 따라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재미있는 나이가 된 것이다. 결국 나 혼자 수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신랑이 아이들 책임진다고 놀다 오라고 하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혼자인지라 차 끌기도 뭐해서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갔다. 경부선을 달리는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봄 내음을 풍긴다. 봄바람이라도 난 아줌마의 설레이는 맘을 전해주는 듯 하다. 혼자만의 여행이 몇년만이지?
대학때 늘 붙어다니던 친구들. 집에서 살림을 하고, 학원 강사를 하고, 도서관에 근무하느라 다들 가고 있는 길이 다르지만 마음은 한결같다. 어쩜 그리도 배려하고 위하는지... 수원에서 유명하다는 부대찌게를 먹고,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마시고, 빵 먹고....쇼핑도 했다. 규환이 티셔츠 몇개 골랐더니 친구가 선뜻 계산해준다. 고마운 마음에 그 친구가 고른 스카프 사주고...서로 주고 받고 하다보니 보따리가 한가득이 된다.
그런후 맛난거 사서 친구네 집으로 향했고, 한참 이야기 나누다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각자의 길로 헤어졌다. 늘 만남후엔 아쉬움이 남는 친구들. 그저 옛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끝이 없는 친구들.....앞으로 10년, 20년, 30년후에도 늘 그 자리에서 반갑게 맞아주길 바랄뿐이다. 즐거웠다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