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이 책은 원래 내가 사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선물받으려던 책이었는데, 선물받기로 했다가
상대방이 책제목을 잊는 바람에 내가 무산시켜버렸다.
다시 알려달라고 했지만 조금 실망을 해버린 터라.
나중에라도 스스로 기억해내길 바랬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보관함에서 자신의 뒤로 백권이 넘는 후배 책들이 들어와도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더라.
장바구니에 들어갈 기회가 몇번 있었지만 장바구니의 주인은
자꾸 옛날일을 생각하며 미련을 못버리고 다시 보관함에 넣어두더라.
마치 '그 사람에게 선물로 받아내리라'라는 것처럼 그렇게 날 외면했다.

하지만 이제 지쳤는지 날 다시 장바구니에 넣었다. 땡스투를 누르고 결재를 했다.
난 이제 해방이다. 내 몸은 이제 실체화 되는구나.


아직 그녀석은 모른다. 그녀석의 많은 선배들도 아직 1쪽을 못열어보고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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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10-0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저도 찔리는 구석이...후다닥.

책읽는나무 2005-10-07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만 보면 그누군가가 떠오르겠군요..쿠쿡~

▶◀소굼 2005-10-0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렇게 되는거죠;;
 










요즘 필름카메라에 관심을 두고 있는 터라 이책들이 눈에 띈다.
아직은 dslr에 관심이 없으니..'디지털사진'은 제껴두고;;
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이나 사야지;;
과연 내 취미에 '사진'을 넣을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겠군.
아직은 취미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으니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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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10-06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갑자기 MX에 ILLFORD XP2 넣어 그녀석만 비껴매고 다니고파라. ㅜㅡ

2005-10-06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굼 2005-10-06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필름나라갔는데 일포드 다른건 다 있는데 xp2는 없던데요;; 뭘까 궁금;
xp2라니..무슨 윈도xp 서비스팩2같은 기분;;; 주말을 이용해보세요^^
서재주인에게만님/그런건 아니에요. :)
 



오후들어서 내내 구름이 이뻤는데...나가서 사진을 찍어 말어..이러다가 이쁜 구름 다 도망가고
퇴근할 때 노을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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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0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발트색인가요? 하늘이 더 멋있어요^^ 퍼가요^^

울보 2005-10-0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우리 동네 하늘같네요,,
저도 저런 구름사진이 어디에 있는데,,

▶◀소굼 2005-10-04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특히 구름사이로 햇살뻗어가는 모습을 좋아해요~ 저기도 살짝 보이죠^^

날개 2005-10-04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림같아요! +.+

비로그인 2005-10-04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이럴 줄 알았어! 크앗. 찍으셨구랴. 대단대단!

sweetmagic 2005-10-05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아아아아아아.......이쁘다
 
 전출처 : 조선인 > 마로의 백설공주 이야기

옛날옛날에 백설공주가 살았어요.

그런데 백설공주가 우유를 사러 시장에 갔어요.

그때 마녀가 집에 왔어요.

왕자는 공주가 보고 싶어 전화를 했어요.

백설공주가 없는 걸 알고 왕자는 슬퍼서 엉엉 울었어요.

(여기서 잠깐. 마로 좌절. 다 틀렸다 다 틀렸어. 철푸덕 엎드림)

(아냐, 아냐. 괜찮아. 엄마는 마로 얘기가 더 재밌어.)

(마로, 다시 부활.)

왕자는 백설공주를 찾으러 시장에 갔어요.

그런데 왕자는 배가 고팠어요.

그래서 막 집으로 갔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 내렸어요.

왕자는 밥을 먹더니 맛있어서 "이맛이 국산 밥이야."라고 외쳤어요.

백설공주가 집에 왔더니 마녀가 있었어요.

그래서 마녀와 백설공주는 함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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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10-03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밌다~ 왕자는 사실 공주보다 밥이 좋았나보다;
 
 전출처 : Joule > 브레송적인,



사진 넘버 2038. 사진의 묘미는 그런 것이다. 놀이공원 자그마한 분수대 앞에서 요술봉을 가지고 노는 조카가 귀여워 연속샷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훑어보니 마치 조카의 요술봉이 불러낸 물의 요정인 듯 배경으로 어느 자그마한 소녀 하나가 내 카메라 안에 들어와 있었던 게 발견된다. 조카는 분홍 티셔츠에 파란 요술봉을 들고 있고, 소녀는 파란 옷에 분홍 양말을 신고 어딘가로 달려간다. 신발은 도대체 어디에다 두고. 소녀는 마치 조카가 파란 요술봉으로 불러낸 분수의 요정이기라도 한 걸까. 시기적절하게도 조카의 귀여운 얼굴은 소녀의 존재를 부각이라도 시키기 위해서인듯 자못 의도적인 냄새를 풍기며 가리워져 있다. 이 사진을 보고 내가 얼른 기억해낸 건 이미 여러분들도 짐작하셨겠지만 브레송의 다음 사진이다.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 Island Of Siphnos The Cyclades Greece, 1961

 

파란 추리닝을 입고 신발도 신지 않고 분홍양말 채로 뛰어 가는 내 사진 속의 그 자그마한 소녀를 브레송적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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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10-0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사진으로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냥 좀더 시선을 낮춰서 물에서 나온것 마냥 찍게 하면 어떨까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아래 브레송의 사진을 보고 나서야 다시 위로 올라가서...
'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뺄셈의 미학'이란 얘기도 스쳐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