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이 책은 원래 내가 사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선물받으려던 책이었는데, 선물받기로 했다가
상대방이 책제목을 잊는 바람에 내가 무산시켜버렸다.
다시 알려달라고 했지만 조금 실망을 해버린 터라.
나중에라도 스스로 기억해내길 바랬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보관함에서 자신의 뒤로 백권이 넘는 후배 책들이 들어와도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더라.
장바구니에 들어갈 기회가 몇번 있었지만 장바구니의 주인은
자꾸 옛날일을 생각하며 미련을 못버리고 다시 보관함에 넣어두더라.
마치 '그 사람에게 선물로 받아내리라'라는 것처럼 그렇게 날 외면했다.

하지만 이제 지쳤는지 날 다시 장바구니에 넣었다. 땡스투를 누르고 결재를 했다.
난 이제 해방이다. 내 몸은 이제 실체화 되는구나.


아직 그녀석은 모른다. 그녀석의 많은 선배들도 아직 1쪽을 못열어보고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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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10-0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저도 찔리는 구석이...후다닥.

책읽는나무 2005-10-07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만 보면 그누군가가 떠오르겠군요..쿠쿡~

▶◀소굼 2005-10-0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렇게 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