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님의 "기억하시나요?"

풍로..저거 말고..불 피우는데 바람 넣는 거 있죠?이름을 잊어버렸는데..
그게 아재네 집에 있어서 그거 쓰다가 머리카락 다 태워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젠 많은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했다.
아침에 지나치는 버스창문 밖의 운동장엔 만국기가 휘날렸다.
그저께엔 비맞은 만국기를 봤는데...
여튼 날씨가 좋았고 운동회는 시작됐다.
정말 많은 아이들. 운동장도 좁았고.
시끌시끌.
교육청에선지 어디선가 꽤나 높은 인사가 온 모양이다.
쓸데없는 자랑을 해대고 있다.
그 많은 아이들 중 하나에게 음료수를 건내주고 쓰러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늘을 피해 돗자리를 깔고 먹는 점심.
십여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우리 식구는 교무실 바로 앞의 잔디가 듬성듬성난 곳에서 대개
점심을 먹었다. 우리집 김밥을 조금 먹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친구들의 김밥을 맛보기. 그 때 난 친구가 있었나 보다.

초등학교의 운동회는 거의 전종목에 참여를 해야 한다.
계주 정도를 제외하곤 말이다.
얘네 매일 연습만 하나 보다. 공부는 언제 할꼬.
헌데 나도 예전엔 그랬다.
훌라후프를 들고 곤봉을 들고...
꾸미기 체조는 잊을 수 없지.
몸집이 작고 가벼웠던 나는 삼단 쌓기의 가장 위에 올라가 있었다.
조심스레 아이들의 어깨를 밟고...
연습할 때 맨위에서 떨어진 적도 있었다.
기마전도 있었구나. 동네 아주머니가 찍어준 사진이 아직 남아 있는데 꽤나 필사적인 얼굴이다.
온갖 인상을 찌뿌리며 상대방의 멱살을 잡고 있던가...
이겼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그래도 꽤 오래 버텼으리라.

중학교의 운동회는 참여할 것이 없었다.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의 중복 참여.
난 그냥 응원이나 하면 됐다. 아니면 뒤에서 친구들과 놀던지.
중3때의 우리 반은 꽤나 운동을 잘해서 거의 전종목을 휩쓸었다.
덕분에 졸업앨범의 그해 운동회의 사진에는 대개 우리반 아이들이다.
물론 난 또 어디선가 렌즈 밖에서 놀고 있었을 테고.

계속 유지할 수 있을거라 여겨졌던 고등학교의 체육대회는
전원 100미터 달리기가 있었다. 안 뛸 수가 없었다.
뭐 기대도 안하니까. 점수가 되지 않는 꼴등을 면한 적이 없다.
깃발 아래 모여 앉은 1,2등들은 점수화 됐고 나를 비롯한 나머지는 그대로 지정 좌석으로.
뭐 그것만 하면 되니까. 나머지는 역시 응원이지.
줄다리기도 하긴 했지만 항상 약한 편이니 맨 뒤에서
길다란 꼬리를 남긴 채 줄을 잡아 당겼지. 내가 쓴 힘에 비해
항상 몸에 남는 상처는 컸다.
목소리는 엄청나게 쉬어버리고.
그 다음날의 나는 가장 열심히 체육대회에 임한 학생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그늘에서 아이들과 장난치며 놀던 내가.

대학은 더해간다.
학부제로 인한 희박한 소속감.
두군데의 학과를 응원하러 다니는 일.
그냥 수업을 빠진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응원하러 가자고 하곤 그냥 멀뚱히 구경만 했다.
재미가 없었다 정말.
그나마 볼만한 건 발야구 동아리까지 갖춘
여학생들의 발야구 시합일까.
축구든 농구든 고등학교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학년이 올라가고 이제 체육대회가 있다고 해도 가지 않는다.


가족이 함께하는 운동회. 친구들과 함께하는 운동회.
동기들과 함께하는 체육대회.
가을에 만국기가 휘날리는 운동회의 아침은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
꼴찌는 항상 맡아두지만 그래도 긴장감도 지니고 있었고.
아, 넘어져 본 적도 있구나.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얀마녀 2004-09-18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회는 나이가 들수록 그들만의 축제가 되더군요. 여기서 더 나이가 나이가 든다고 해도 움직이기 싫어하는 제가 운동회의 주체가 될 수 있을 지는 참으로 어려울겁니다.

다연엉가 2004-09-18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 이 곳은 그런 운동회를 이젠 안 해요. 점심도 급식하고 오전에 끝내고 집으로 오거든요, 옛날 운동회가 그리워요.

*^^*에너 2004-09-1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회때는 운동을 잘하든 못하든 항상 즐거웠던거 같아요. ^^

▶◀소굼 2004-09-18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저도 움직이기 싫어서;; 도서관내 체육대회도 저번에 아프다고 빠졌답니다.
가을안에 또 할거 같은데...어찌 피해가야 할지-_-;;
책울타리님/아...그렇군요. 급식에..재미없겠네요. 오전에 끝내다니..거긴 공부만 줄창시키나;
에너님/그쵸?:) 쥐뿔 잘하는 거 없어도 애들 하는거 재미나고~

mira95 2004-09-1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달리기 매일 꼴찌라 운동회 엄청 싫어했었어요.. 교사가 된 지금도 엄청 싫어한다는.. 대학가서 제일 좋았던 점이 체육시간이 없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이건 비밀이었는데, 사실 저 뜀틀 못 넘어요.. 무서워서...

▶◀소굼 2004-09-18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라님/저도 매일 꼴찌-_-; 그런데..강제성이 가끔은 그리울 때가 있어요. 지금 특별히 운동을 안하니까-_-;;사람이란 참;..뜀틀;;저도 다다다- 쿵-_-;;인 적이 다반사;
 


아는 동생과 대화를 하다가 이녀석이 딸기를 먹고 싶단다.
이미지를 뒤지다가 나온 작년에 찍었던 산딸기 사진.
올해 못먹었다.

이유는...동네 아저씨들이 논옆이라고 농약을 치고 낫으로 산딸기 가지를 싹 쳐버렸기 때문.
나무를 뽑아다가 어디 몰래 산속에 키울까봐-_-;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panda78 2004-09-18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산딸기다!!! 저 올록볼록한 질감도 좋고, 맛도 좋고 무진장 좋아하는데...
올해는 눈에 띄질 않아서 한번도 못먹었어요.
(그러고 보니 작년도...? ㅜ_ㅜ)

어디에도 2004-09-18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우세요, 키우세요!!
나무를 뽑아다 -> 날씬한(아는척) 소굼님, 힘드시지 않을까요.
몰래 산속에 키울까봐 -> 음침한(퍽) 소굼님과, 잘 어울려요. (-_-)

다연엉가 2004-09-18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전 올해도 실컷 먹었고. 지금 산딸기 쨈해서 아이들 식빵에 발라주고 있어요. 메롱.

superfrog 2004-09-1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울타리님이 더 미워요..ㅠ.ㅜ

아영엄마 2004-09-1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울타리님이 미워요!!(맨날 맛있는 거 먹는 자랑만 하구..힝~)

urblue 2004-09-1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울타리님 밉다는데 찬성!!

▶◀소굼 2004-09-1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내년엔 꼭 드세요~
어디에도님/다 죽어버린 건 아닐런지;내년에 상황봐서;;
저 안날씬해요;[모르는 척;]....음침한건 맞긴 한;;;히히;
책울타리님/아이들 좋겠네요~ 좋은 데 사시나 보네요?:)
금붕어님/아이들 얘기까지 좋았죠? '메롱'에...-_-;;
아영엄마님/아영엄마님도 맛난거로 맞대응을;
얼블루님/저도 찬성할게요!!히히;
//이러다 책울타리님한테 미움 받겠다..


▶◀소굼 2004-09-19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그런데 백화점에서도 산딸기를 팔아요?-_-신기하네...별 걸 다 파는군요. 정말.
유기농...사실 한국에서 유기농이라는 게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리 말해놓으니 한국이란 땅이 엄청 약에 중독된 것 처럼 생각되지만 제 생각은 그렇네요.
몇십년간 농약을 쳐댔는데 유기농한답시고 몇년 묵힌 뒤에 그 뒤에 농약안치고 '유기농'입니다-라고 해도...그 땅에 남아있는 농약의 찌꺼기는 그대로란 거죠. 땅은 가만히 있지만 비도 오고 지하수도 흐르고 그러니까 우리 땅은 옛날옛날부터 농약을 안쳤다고 해도 다른 동네에서 친게 넘어 올 수도 있는 거고...
만화책 명가의 술에서도 술을 빚기 위해 좋은 쌀을 생산하려고 농약을 안치잖아요. 헌데 자기네만 안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 동네 전체에서 농약을 근절시키려는 이야기.
유기농가지고 말이 좀 많았네요 제가^^;;
뉴스에서 여기저기 농약이다 뭐다 못먹을 음식을 잔뜩 만들어 대는데..그럼 대체 뭘 먹고 살란건지. 이미 우리 몸은 오염되어 있단 말이죠^^;;[에고 더 썼다가는 우울해지겠는걸요~]
 














이게 새로 나온 책이다.

스노우캣님이니 분명 표지에 그림을 멋지게 넣으셨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포토 게시판에 갔더니 정말 그림을 넣으셨다!~

















오..멋지다 멋져. 새로 나온 책은 저리가라다. 제본이 더 멋져버리다니.
역시 스노우캣님!

일기및 사진 출처는 당연히 http://www.snowcat.co.kr/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panda78 2004-09-1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정말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은 너무 좋겠어요. 마음에 안 드는 건 자기 작품으로 멋지게 변신시킬 수도 있고... @ㅁ@
저 표지를 하고 책이 나온다면 저 한 권 사겠습니다. 카잘스 좋아하기도 하니까.. ^ㅡ^

▶◀소굼 2004-09-1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판다님..아..친구중에 그림 잘 그리는 친구를 뒀으면 하는...
저도 살겁니다~ 나오면!:) [카잘스는 모르지만;[

mannerist 2004-09-1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ello_파블로 카잘스,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 2번 "비극적" V. Menuetto

 


▶◀소굼 2004-09-18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매너님 감사합니다~역시 매너님. 근데...이 밤에..'비극적'...OTZ
비도 오고...좋아요.

어룸 2004-09-18 0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스노우캣님 꺼가 오억배는 더 멋져요!!!! >ㅂ<)b 가져오신 소굼님도 멋져욧!! 음악까지 올려주신 mannerist님도 멋져욧!!!
이것 퍼갈테여욧~~^ㅂ^

▶◀소굼 2004-09-18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풀님/그죠그죠! 모두모두 최고에욧!
 


이번엔 깍두기님이 선택하신 '골드그린'이 제대로 왔다. 꽤 고풍스러운 느낌.
그런데 내 모니터가 lcd 라서 그런가 알라딘에 보여지는 그 색이 더 밝다.

책은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감사합니다. 깍두기님~ 재밌게 읽을게요.
저도 깍두기님 알게 되서 좋아요~

깍두기님 서재 : http://my.aladin.co.kr/kakdugy 
//선물 주신 분은 이제 링크 서비스 해야지; 설마 이번만 하고 잊어버리는 건 아니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깍두기 2004-09-1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렇게 포장되어 가는 거였군요^^

▶◀소굼 2004-09-18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이쁘죠?:);; [누구한테 자랑하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