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끼는 낙타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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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부터 사막이란 곳에 가보고 싶었다. 그 즈음에 읽은 동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사막은 내가 생각했던 누런 모래로 된 사막 뿐 아니라, 검은 사막도 있고 붉은 사막도 있단다. 며칠전에 본 섹스앤더씨티2의 네 여자처럼 사막에 어울릴법한 옷을 입고 우아하게 산해진미를 먹어도 좋겠고, 낙타를 타고 정수리로 꽂히는 태양빛을 느끼며 기진맥진하는 상상을 잠시 해본다. ㅋㅋ 하지만 이 글에서 나오는 사막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싼마오라는 중국여자가 호세라는 스페인 남자와 만나서 사하라사막에서 살아가는 에피소드들을 엮은 책이다. 싼마오라는 사람은 참으로 정이 많은 사람같다. 어렵게 사는 이웃들을 결코 지나치는 법이있다. 그녀가 책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아름다운 곳이니까.. 사하라를 떠나 카나리아제도의 한 섬으로 이주하여 살아가는 이야기 또한 매력적이다. 나도 언젠가는 꼭 가보고 말리라. 방황하는 딸이 책을 내자 그제야 안도하는 부모들. 하지만 무슨일인지 그녀는 50도 안된 나이에 죽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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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차라투스트라를찾아서>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 이진우 교수의 철학적 기행문
이진우 지음 / 책세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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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의 자취를 찾아 돌아다니는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 삶이 내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여행서도 니체의 철학을 소개하는 철학서도 아니다.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결국 나 자신을 자신의 인생을 긍정하기 위함인데... 때론 그런 의문을 품고 사는 자체가 피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나도 했었다. 사유의 고통에 몸부림치다 결국은 정신착란의 상태에 이르는 니체를 보면 그런 의문들은 위대한 사상가의 몫이고 나 같은 범인들은 그들이 생각해낸 결과만을 향유하면 될 것 아닌가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끝없이 걷고 또 걸으며 사유의 핵으로 파고 들어갔던 니체의 정신력에 혀를 내두르며 반성하게 된다. 나는 왜 나를 알 수 없는가. 나는 나를 극복할 수 있을까. 평소에 이런 의문들을 품었던 적이 많았다. 오, 해답은 니체에게 있었던 것이다. 책에는 니체의 저서들에 등장하는 문장들이 거의 그대로 인용된다. 전후맥락 없이 뚝 잘라놓은 문장들이지만 평생 니체의 전집들을 들여다볼일 없을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꽤 훌륭하다.  
 니체는 삶을 긍정했다. 인간의 위대함이라면 아모르 파티, 운명애라고 그는 말했다. 앞으로도, 뒤로도, 영원토록 다른 것은 갖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내 운명을 사랑할 수 있을지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렇게 되는 순간 세상만물이 나를 돕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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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6
잭 케루악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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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 술, 마약, 여자와 함께 미국을 횡단하는 이야기.라고 요약될 수 있는 이 긴 장편소설은 딘 모리아티라는 거의 미친 젊은이에 관한 이야기다. 휴, 이 책을 5월초쯤부터 읽었는데 도무지 진도가 안나가서 빨리 읽겠다는 욕심은 좀 버리고 쉬엄쉬엄 읽었다. 이상하게도 다 읽고나니 포스트잇은 많이 붙어있다. 표시해 놓은 곳을 다시 읽어보며 딘 모리아티의 광기에 다시 취해본다. 딘과 함께 미국일주에 나서는 이 소설을 서술하는 샐은 글을 쓰는 사람인데 뭐 어떻게 먹고 사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중요한 것은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정말 무수히도 많이 만난다. 히치하이크해서 차 얻어타고 또 태워주기도 하면서 엄청나게 만난다. ㅠㅠ 뜬금없이 나타났다가는 또 어이없는 이유로 사라지기도 하는 딘과 샐의 관계도 묘하기만 하다.  

딘이 삶 그자체로 본능에 살아가는 반면 샐은 좀 다르게 그려진다. 딘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이성이 살아있다.  

조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저 나였다. 이 구슬픈 보랏빛 어둠, 이 견딜 수 없이 달콤한 밤에 어슬렁거리며, 행복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희열에 찬 미국의 흑인들과 자신의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한번도 밤에 불빛 아래 가족들과 여자 친구들과 동네 꼬마들 앞에서 운동선수로서 이런 식으로 능력을 발휘해본 적이 없다. 항상 대학, 일류, 냉정한 얼굴뿐이었지, 이처럼 소년답고 인간적인 기쁨은 없었다. (2권 p.13)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이 곰돌이 푸보다 멋진 어떤 것일꺼라 생각하며 산다. 엉뚱한 곳에서 자신의 허울이 만든 신을 찾다가 인생의 종착역에 다다른다. 딘과 샐이 굉장한 속도로 미국을 가로 지른 것과는 달리 나는 거북이처럼 이 책을 읽었다. 하지만 곳곳에서 샐이 말했던 인간적인 기쁨을 느꼈다. (제목은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인용한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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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 행복한 고양이를 찾아가는 일본여행
고경원 지음 / 아트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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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니 일본이라는 나라는 정말 고양이를 사랑하는 나라인 것 같다. 골목 여기저기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대로의 삶을 영위하는 걸 보면.. 그곳이 바로 고양이들을 위한 천국이지 싶다. 카페, 미술관, 박물관까지 고양이를 좋아하는 민족답게 잘 꾸며진 곳들을 저자는 여행을 하며 고양이의 숨결을 느낀다. 복을 부른다는 복고양이(마네키네코)의 유래를 읽는 재미도 좋고 다양한 사진들을 보며 마치 '고양이결핍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나 고양이를 좋아하다보니 이들 나름대로의 피곤함도 느껴진다. 카페의 점원으로 둔갑한 고양이는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 유원지에 가면 가끔 볼 수 있는 말끄는 마차 처럼 고양이를 만지며 탈 수 있는 인력거도 있다. ㅠㅠ 압권은 마지막에 고양이 놀이방이다. ㅠㅠ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을 위해 꾸며놓은 놀이방인데 마음대로 고양이를 만져볼 수 있고 유리 진열장안에 전시되기도 한단다. 고양이가 무슨 죄란 말인가..  그래도 고양이의 여러면모를 볼 수 있었고 어떻게된 상품화시키는 일본의 장점은 나름대로 본받을 만하다.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은 넨네코야라는 카페.. 고양이얼굴 모양 카레도 먹어보고 싶고 후식으로 나오는 고양이발바닥 모양의 찹쌀떡.. 아 너무 귀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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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에이브러햄 J. 트워스키 지음, 최한림 옮김, 찰스 M.슐츠 그림 / 미래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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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스누피에 등장하는 머리 둥그런 이 아이들을 싫어하겠는가. 스누피나 찰리 브라운의 친구들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디까지나 이들의 머리가 둥그렇기 때문이라고 혼자 생각해본다. ㅋㅋ 스누피가 이렇게 철학적인 만화였는지 그리고 이 만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이렇게 자조적인(?), 자책감에 시들리는(?) 인물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나는 스스로를 낮추어 불러 일으키는 유머를 좋아하는데 찰리 브라운이 그런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런 찰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들 보통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내심 안도하게 되는 뭐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중 특별하달 것은 없다. 어디선가 한번은 보았을 내용들이다. 자책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런 일화가 나온다.  

저자가 딸에게 접시의 음식을 하나도 남기지 말고 깨끗이 먹게 하기 위해서 "아프리카의 가난한 아이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단다."라는 이유를 대자, 딸아이가 "그럼 제가 이 접시를 깨끗이 비우면 아프리카 아이들이 더 이상 배고프지 않나요?"라고 묻는다. 즉 불행한 사람을 도울 능력이 되면 바로 도우면 되는 것이고 내가 처참한 기분을 느낀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니 갖고 있는 것을 마음껏 즐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만 그런 것인지 만화와 글 사이를 오가느라 집중이 잘 안되었다. 만화를 아예 글 이전에 제시하고 설명은 그 뒤에 쭈욱 제시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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