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자취를 찾아 돌아다니는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 삶이 내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여행서도 니체의 철학을 소개하는 철학서도 아니다.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결국 나 자신을 자신의 인생을 긍정하기 위함인데... 때론 그런 의문을 품고 사는 자체가 피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나도 했었다. 사유의 고통에 몸부림치다 결국은 정신착란의 상태에 이르는 니체를 보면 그런 의문들은 위대한 사상가의 몫이고 나 같은 범인들은 그들이 생각해낸 결과만을 향유하면 될 것 아닌가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끝없이 걷고 또 걸으며 사유의 핵으로 파고 들어갔던 니체의 정신력에 혀를 내두르며 반성하게 된다. 나는 왜 나를 알 수 없는가. 나는 나를 극복할 수 있을까. 평소에 이런 의문들을 품었던 적이 많았다. 오, 해답은 니체에게 있었던 것이다. 책에는 니체의 저서들에 등장하는 문장들이 거의 그대로 인용된다. 전후맥락 없이 뚝 잘라놓은 문장들이지만 평생 니체의 전집들을 들여다볼일 없을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꽤 훌륭하다. 니체는 삶을 긍정했다. 인간의 위대함이라면 아모르 파티, 운명애라고 그는 말했다. 앞으로도, 뒤로도, 영원토록 다른 것은 갖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내 운명을 사랑할 수 있을지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렇게 되는 순간 세상만물이 나를 돕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