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단련하다 - 인간의 현재 도쿄대 강의 1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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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박학다식에 유명한 다독가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도쿄대 강의 (인간의 현재)를 책으로 만든 뇌를 단련하다를 읽었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일단, 이 사람 정말 대단하다는 것과 이런 책을 대학생이 막 된 1학년쯤에 읽었다면 나의 지적세계의 확장이 좀더 넓고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바는 보통 이과 학문을 하는 사람이든, 문과 학문을 하는 사람이든 자신의 학문 영역에만 관심을 보이는데 그것은 편협한 공부이고 보통 교양이나 일반적인 지식정도는 공부를 해두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학도에서 세익스피어의 4대 희곡을 읽어보았느냐 라는 질문과 인문학도에게 열역학 제 2법칙이 무엇이냐고 물어봤을때 안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드물다는 이야기다.
일반 교양을 가르쳐야 하는 대학이라는 공간은 자신의 전공에만 편협하게 공부하고 사고하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특출한 도쿄대생이라도 기본 교양 조차도 모른채 사회로 나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말하고 있다. 물론 교양 이란 것의 정의와 과연 그런 일반적인 지식들을 모두 알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적어도 '지적 자극'을 받게 된다.
공학을 하는 사람이면 아니 내가 공학을 공부하는데 이 정도의 과학 지식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당혹스러움을 갖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호기심을 가지고서 지식을 탐구하는 종은 인간 뿐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이책이 주는 효용은 넓고 넓은, 그러나 은밀하고 신비스럽기도한 지식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이다.
교육제도를 걱정하고 어떻게 공부하는가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러한 거물이 있는 일본이 부러지기도 한다.

본문중에 고전물리 이후 상대성 이론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있는데 그에 관한 책들을 좀더 찾아보아야겠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다룬 논문이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니 찾아읽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새롭게 알게된 놀라운 사실이다.


흔히 사람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은 스무 살이 지나면 자기 뇌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심히 동감하는 바이다.

발레리는 정확성이라는 열병을 앓은 결과 문학도 철학도 다 내버리고 말았습니다. '정확성 이라는 급성병'에 걸린 사람이라면 여러분 중에도 많을 겁니다. 머리깨나 좋다는 젊은이는 정확성이라는 급성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지요. 이 병에 걸리면 정확하지 못한 것을 말하는 사람을 모두 바보로 봅니다. 자신이 뭔가를 말해야 할 때는 철저히 정확한 것을 말하려고 하기 때문에 결국 아무 말도 못하게 됩니다. 글을 쓸 때도 뭐든 정확하게 말하려고 하는 나머지 유보저건이 지나치게 많은 글을 써서 다른 사람은 통 알아먹지 못하는 글밖에 쓰지 못하게 됩니다.
- 이 부분을 읽으면서 꽤나 뜨끔했다.


내 경우는 그래도 내 자의로 그만둔 거니까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러나 구시대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남자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나 할까, 짤릴 각오로 세게 나가고 싶을 때랄까, 그렇게 자존심을 세워보고 싶을 때가 인생에는 있게 마련입니다. 그럴 때 후환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라도 누구나 연봉 정도의 저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도쿄대 철학과로 재입학할 것을 결심한 부분에 관한 글이다. 그렇게 어쩌면 무모한것 같은 자존심을 세워보고 싶을 때가 정말 오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이렇게 행동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인생에 있어서 어떤 섬광같은 기회가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나에게도 올것이다. 후환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 자신을 던져볼 수 있는 어떤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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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은 특히 "공직자의 언행과 품위유지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구설에 휘말리지 말고, 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디지털타임즈 03.10.14.]

태권도가 판정 문제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일간스포츠 03.09.30.]
 
 
정통부는 정보화근로사업 등 각종 정보화촉진기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벤처기업 관련 비리사건에 내부 직원이 연루되는 등 구설수에(-> 구설에) 휘말렸었다. [연합뉴스 03.10.08.]

카메라맨 등 기자와의 충돌에 팀 동료를 폭행해 여러 구설수에(->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일보 03.10.05.]
 
 
구설수는 흔히 운세를 풀이한 글에서 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구설수'는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를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구설수가 있다'나 '구설수가 끼었다'처럼 써야
적절합니다.

한편 '구설'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의미합니다. 흔히 '구설수에 오르다'는 표현은
'구설에 오르다'로 써야 적절합니다. 남들 입에 좋지 않게 오르내리는 경우를 서술할 때는
'운수'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려우니, 말 자체를 의미하는 '구설'로만 써서 나타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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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과일가게
이명랑 지음 / 샘터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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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은 아니 행복이란 것에  대해 주의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현실이 별로 행복하지 못하다는 뜻 일지도 모른다. 이름마져도 너무 유쾌할 것 같은 이명랑의 에세이를 도서관에서 집어들었다. 작가의 이력이 특이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것 같아 어떻게 사는 사람일까 궁금해지기도 해서 이다. 글을 읽으면서 작가에게 성장과장 속에서의 어떤 상채기는 모두다 자양분이 되어 언젠가는 어떤 형식으로든 표현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시장통에서 가난하게 자란 그녀가 겪었던 어떤 아픔들이 나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오는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가서 친구들에게 느꼈던 나와는 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이질감, 철들지 않았던 언젠가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했던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쳤다. 지긋지긋한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다시 그 시장통에서 과일가게를 하면서 그 모든 것들을 감싸안았다는 그녀의 말에 그 누구보다 그게 어떤 심정인지 알것 같아 가슴이 아려온다. 아픔을 아픔 그 자체로 감싸안는 것 그건 그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월에게 맡기면 저절로 해결되는 그런 것들이 있음을 나이가 들면서 깨닫게 된다. 그녀는 참으로 씩씩하다. 그런 과일 장수가 파는 과일은 싱싱하게 힘이 나게 하는 그런 것이겠지. 그런 행복한 과일가게에서 씩씩한 사과 한알 사서 먹고 힘을 내고 싶어진다. 봄이 오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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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의 사진 - 내 마음속 사진첩에서 꺼낸
박완서 외 지음 / 샘터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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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들이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진을 놓고 짧게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 나에게 이런 청탁이 들어온다면 나도 아마 어렸을 적 젊은 엄마아빠와 조그만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놓았을 것이다. 사진속의 나는 아주 조그만 꿈 많은 아이였을 테지. 이곳엔 왜 갔을까. 내 표정은 왜 이럴까. 등등의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의 나래를 펴볼것이다. 사진이 주는 의미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대개가 추억의 증거이니까 말이다. 빛바랜 사진들속에 정지된 그 순간의 기억.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쌓여가는 가는 것은 기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많이 배운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자기가 보고 듣고 느끼는 대로 기억은 적히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책을 읽으며 자신의 한장의 사진을 뽑아 추억을 아로새겨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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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탄생
니겔 로스펠스 지음, 이한중 옮김 / 지호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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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물원을 정말 좋아했다. 지금도 물론 좋아한다. 유희의 장소로서 사람이 많아서 시끄럽지도 않고, 적당한 자연이 있고,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동물들이 있다. 연인과 친구와 나는 정말 2년에 한번꼴은 서울대공원엘 갔었다. 어렸을 적 사진중에도 엄마와 동생과 함께 동물원에서 찍은 사진이 있다. 그곳은 정말 넓었고 햇빛에 눈이 부셔 찡그린 반바지 차림에 챙이 있는 모자를 쓰고 기린 앞에서 찍은 사진은 내게 유년기에 동물원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그 이미지를 결정해버린 결정적인 증거물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동물원의 역사는 참으로 비참하다. 보호, 교육, 계몽, 심지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되어야 했던 동물들의 삶은 내 유년기 속의 추억의 그곳이 더 이상 아니다. 동물원은 철저한 경제주의의 이익 사업이었고 인간의 이기심의 산물인 것이다. 철창안에 갇힌 동물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인간들을 위해 동물우리는 마치 그곳이 자연속인 것처럼 꾸며진다. 북극곰에게는 벽면에 얼음그림이 더럽지만 바다인 것 같은 물이 침팬지 고릴라같은 유인원에게는 정글같이 꾸며진 조악스런 우리들. 언젠가 동물들이 있는 우리안의 바닥이 시멘트여서 동물들의 발이 까지고 피가 나는 것을 본적이 있다. 눈병이 심하게 걸린 물개와 힘없이 널부러져 있는 동물의 왕자 사자 호랑이들.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외친다. 야 쟤네들 팔자 늘어졌네 잠만 자는구나 야, 여기좀 쳐다봐 돌맹이나 과자들을 던진다. 그들의 관심을 유도해볼 셈으로..

이런 행동들이 얼마나 이기적인 것인가. 인간이 아닌 생명을 가지고, 그 생명을 우리안에 가두고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기를 바란다. 너희들은 우리 인간보다 열등한 종이니까, 그런 대접을 받아도 되고 이런 곳에 있는 것이 얼마나 황송한 것인가 라고. 그들은 그곳에서 행복하지 못하다. 하지만 그들이 애초에 있었던 것으로 돌아가서 행복하게 살기에도 너무 늦었다.
나는 다시 동물원에 갈 것이다. 봄빛같이 가벼운 옷을 입고서 기린을 보고 낙타를 보고 개미?기를 보고. 다만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 동물원에 대한 아련했던 추억이 빛이 바래고 그들의 슬픈 눈빛들만 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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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5-02-2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끼리 시체 위에서 자전거를 타던 사냥꾼의 사진이 떠오릅니다 동물원이라는 근대적 유희 때문에 동물들이 오락의 객체로 전락한 슬픈 역사를 기록한 책이라고 기억합니다 그런데 좀 지루했어요

스파피필름 2005-02-2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은근히 지루했어요. 이상하게 사진도 많고 어려운 내용도 아니었는데 책장이 유난히 잘 안넘어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