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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 - 홀가분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조슈아 필즈 밀번 & 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신소영 옮김 / 이상미디어 / 2015년 1월
평점 :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으로 가능한 최소한의 물건을 가지고 사는 삶을 미니멀리스트의 삶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는 나름대로 내가 적은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양의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일종의 저장 강박증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인데, 일반적으로는 수집이라고 부르는 행동을 나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소유욕이 강했던지라 책과 음반, DVD 일부를 수집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정신을 차리고 찬찬히 둘러보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집의 절반을 채우고 있는 것이 책이니 비싼 서울 땅에서 책을 놓을 장소를 위해 관리비를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특히 연말마다 과잉 소비를 조장하는 미국 문화를 비판하며, 쇼핑을 최소한으로 할 것을 여러 번 강조한다.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우리나라의 쇼핑 문화까지 바꿔놓을 정도이니, 현지에 사는 사람들의 쇼핑욕구는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저자도 한 때는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승승장구하고 있었지만, 미니멀리스트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하나둘씩 정리한다. 그래서 남게된 그의 물건 목록을 보니 정말 이 정도만 있어도 삶이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혼자 사는데에는 충분하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만으로 미니멀리스트의 삶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생활 전반적으로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서 기쁨을 찾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삶이 진정한 미니멀리스트의 삶이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실행에 옮기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나도 소유욕이 강한 편이라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줄이는 일조차도 쉽지 않을 듯 하다. 방법 자체는 무척 간단한데, 마음먹기가 어렵다. 이미 소유가 행복이라는 공식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이다보니 무의식에 깔려있는 관념을 깨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니멀리스트란 쉬워보이면서도 막상 하려면 쉽지 않은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장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란 어렵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 꼭 필요한 것만 남길 수 있도록 평소에 과도한 쇼핑 자제, 그리고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 정리를 틈틈히 하는 것부터 실천에 옮겨볼까 한다.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의 합리적인 소비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