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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기력이다 - 인지심리학자가 10년 이상의 체험 끝에 완성한 인생 독소 처방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3년 2월
평점 :
가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보통 이런 상태를 무기력하다고 하는데, 문제는 무기력한 이 상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매일 매일을 치열하게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나이기는 하지만,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다보면 지칠 때가 있다. 사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지 꽤나 난감했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회복된 상태이기는 하더라도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 같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진단을 해보았을 때 삶의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서인 것 같은데, 현재 내 상황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미래의 일까지 예상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매번 목표를 바꾸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뭔가를 하나 정하고 나면 무조건 그것을 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상, 나의 인생 전체가 걸려있는 목표를 정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그래도 작은 목표라도 설정해서 매일 해내려고 노력중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미 자신이 경험한 무기력 상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에 대해서 학술적으로 풀어냈다. 세계의 유명한 심리학자들이 한 실험과 본인의 경험이 결합되어 굉장히 설득력이 있는 책 한 권이 나왔다.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적이거나,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는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무기력에 빠진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까지는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분명히 그런 상황이 가능할 듯 싶다. 그런 면에서 나는 모든 일을 가능하면 완벽하게 하고자 하는 완벽주의자라, 자칫 잘못하면 무기력증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책의 앞 머리에서는 무기력한 상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인지에 대해서 쉽고도 논리정연하게 나와있다. 이 분야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차분하게 읽는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 실제로 무기력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부분은 본인이 겪었던 상황을 함께 제시하고 있어도 좀 더 깊이있는 공감이 가능했다. 그러나 평생을 학교에서만 생활을 했던 학자의 삶이기에 나의 상황과 100%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약간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사람이 모든 직업을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비슷한 직종을 가진 사람의 경험담이 좀 더 절실하게 가까이 와 닿는 법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 나온 내용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내가 가진 무기력함은 목표만 정확하게 설정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인 듯 하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뭐 하나 제대로 결정된 것 없는 현재 나의 상황에서 전체 인생의 목표를 정하기란 사실 두렵기도 한 일이다. 그래도 지금 쌓아가는 착실한 인생의 벽돌이 모여서 나중에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앞으로 달려나갈 준비를 하는 나에게 많은 도움과 조언을 준 책이다. 앞으로는 대책없는 무기력증에는 빠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뭐 하나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