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본능 - 왜 남자는 포르노에 열광하고 여자는 다이어트에 중독되는가
개드 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구입하고 사용하는 행동들은 꽤나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듯 하다. 어떤 사람들은 과도한 소비로 인해 파산을 하는 경우도 있고, 순수하게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새로운 것을 사용해보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소비에 상당히 적극적인 편인데, 어떨 때는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물건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또 쓸데없는 것을 샀구나라며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물건을 살 당시에는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입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소비 행동은 과연 어떤 이유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효과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전반적으로 '진화 심리학'의 관점에서 다양한 소비를 분석한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가 아니라, 문화적인 소비도 함께 다루고 있기에 이 책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어떻게 보면 인류가 소비하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범위가 넓다고 해도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딱 한가지이다. 인간이 이 모든 것을 소비하는 이유는 생존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많이 먹는 것은 가능할 때 지방을 축적해서 음식을 먹지 못할 상황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성을 유혹하는 것도 종족 번식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선택이라고 한다. 논리는 동일하지만, 이처럼 많은 상황에 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무조건 본능에만 의지해서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생존에는 전혀 상관없는 책에 대한 욕심이라든지, 좋은 향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아로마 요법 등 원초적인 본능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은 아니다. 원시 시대부터 인류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생존을 추구해왔다. 그러면서 삶의 방식도 다양화되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은 다소 뒤로 젖혀둔채 모든 현상들을 단순화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난 후에는 뭔가 좀 허전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능이 일상 생활에서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것도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본다. 미국인 저자가 썼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예시들이 미국 문화에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 평소에 미국드라마나 노래 등을 즐겼던 독자라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런 문화들을 알지 못한다고 해도 내용을 이해하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진화 심리학이 일상적인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경영이나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는 마케터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니 관심을 가지고 보면 좋겠다. 무엇이든 과도한 것은 좋지 않으니, 적절히 자신의 욕망을 조절하며 사는 삶의 지혜가 항상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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