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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구판절판
구름빵을 먹고 두둥실 떠올라 회사에 지각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 줬던 형제 얘기로 다가왔던 백희나 작가가 더운 열대야를 식힐 달 샤베트를 가지고 귀환했답니다.
더운 밤이면 아파트의 주민들은 문을 더욱더 꽁꽁 여닫고 에어콘을 돌려댑니다. 홀로 뮤직 비디오를 시청하고 있는 말이 왠지 고독해 보이네요. 백희나 작가의 섬세한 눈은 현대 주거구조가 더욱더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있는 부분까지 가 닿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이해하기는 어려운 대목이지만 어른들까지 그녀의 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되는 대목이기도 해요.
달까지 더워 뚝뚝 땀을 흘리던 그 열대야의 밤, 재치만점의 반장 할머니가 그 물을 받아 얼려 달 샤베트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먹이고 있네요. 주민들은 다들 모여 달 샤베트를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라도 나누는 모양입니다. 다들 갑자기 시원해졌어요.
그런데 어쩌죠! 토끼들이 사는 달이 녹아 내리니 토끼들은 살 곳이 없어져 방황하며 반장 할머니에게까지 오게 됩니다. 옥토끼 설화 기억하시죠! 저 황당해 하는 토끼들의 표정좀 보세요. 절로 웃음이 터집니다. 반장 할머니 커피 대접 중이시네요.
센스쟁이 반장 할머니가 당연히 해결책을 내놓았네요. 샤베트를 만들고 남은 달 물을 꺼내 달꽃을 만드니 하늘에서 갑자기 달이 피어나네요. 점점점 커져서 마침내 토끼들의 보금자리가 완성되었어요. 생각만 해도 너무 예쁜 얘기 아닌가요? 달샤베트를 먹고 시원하게 잠든 아파트 주민들과 토끼들의 보금자리까지 만들어 주시는 반장 할머니의 사연. 오늘은 이웃집 사람들과 시원한 샤베트라도 나누어 먹고 하늘의 달을 보며 옥토끼가 아직도 절구를 찧고 있나 확인해 보시는 것도 괜찮은 피서 방법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