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갑자기 내 이를 보더니 세 살 딸이 "이빨이 못생겼네." 했다. 앞니가 덧니인데 이십대에는 귀엽다고 자위 ㅋㅋ 하며 지냈는데 삼십 대를 넘어 귀여움과 거리가 멀어져 가니 도드라지는 덧니. 할머니도 치아가 가지런해야 이쁘다는데 육십대에도 교정하는 분도 보고 딸아이한테 이런 얘기까지 듣게 되니 고민하게 된다. 돈과 시간, 교정기를 끼고 변할 얼굴 등에 대한 부담으로 망설여지기도 하고.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미란다가 늦게 교정을 시작해 소개팅 나갔다 교정기 사이에 음식 부스러기 다 끼우고 박장대소하다 딱지 맞는 장면도 맴돌고. 그래서 미란다는 신경질내며 교정기를 떼어 버렸지, 아마. 

# 무릎팍 도사를 챙겨 보는 편인데 어제 엄정화 편이 참 좋았다. 가수활동과 나이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활짝 웃던 그녀가 갑자기 "정말 최선을 다했거든요." 하며 울먹이는 장면에서 참 많은 생각들이 오고갔다. 자신의 지난 인생을 최선을 다했다고 회고할 수 있는 그녀가 진정으로 부러웠고, 그 얘기를 울면서 해야하는 그녀의 처지가 안쓰럽기도 했다. 어느 분야든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는 들어둘 만한 것 같다. 윤여정의 돈이 절실할 때 최선의 연기가 나온다던 그 가식없던 고백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었다.  돈과 성에 대한 얘기에 대한 고백은 언제나 치부 같아 어려운데 정정당당하게 양지로 내보낸 그녀의 고백은 그녀가 그것에 대한 콤플렉스나 양가적 감정을 극복했다는 얘기도 되니까. 또 한 편 부럽다. 

# 봄이 오긴 왔나 보다. 오전에 바람맞고 복수하듯 카라멜 마끼아또를 들이키고 있다. 기분 안좋을 때 좋은 날씨는 말리는 시누이처럼 얄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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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4-0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주 심하지 않으시면 그냥 있으심이.... 어때요?

엄정화는 받는 거 없이 미워서.. 왜 그런지 저도 몰라요^^ 전 양미경이 좋아요. 언젠가 인터뷰하다가 자기는 말하는 거 너무 싫어해서 가족하고도 별로 말이 없이 지낸데요. 근데 그 말이 왜 그렇게 솔직하게 느껴지던지.. 나이 들면 타인에게 잘 보일려고 하잖아요. 근데 그녀한테 그런 게 없어서 너무 좋았어요. 말 없어도 편한 사이를 만들어야겠어요.

마끼아또 너무 달달 하지 않아요. 전 모카쪽이 좋아요. 하기사 시럽면에서는 오십보 백보죠!

blanca 2010-04-08 22:42   좋아요 0 | URL
딸애 말 듣고 충격받아서요. 못생겼다니, 어흑-..- 제 옆지기도 엄정화를 별로 안좋아해서 안보더라구요. 너무 싫어해서 ㅋㅋㅋ 진짜 솔직하네요. 사실 가족 안에서 가장 처절하고 치사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데 다들 숨기고 싶어하잖아요.마끼아또는 먹고 나면 항상 후회하는데 열받을 때는 단것을 먹어줘야 해서요--;;

순오기 2010-04-08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인생모토가 '생긴대로 산다'여서 그냥 동지하면 안 될까요?^^
기분 안 좋을 때 좋은 날씨~ 못말리는 시누이라니, 어쩜 이리도 심사를 잘 표현했을까 싶어 웃어요.

blanca 2010-04-08 22:43   좋아요 0 | URL
ㅋㅋㅋ 기분 안좋을 때는 날씨 좋은 것도 얄미워요. 교정하면 치아건강이 상한다고 해서 사실 이러다가 말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0-04-08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 어린 딸이 벌써 타박을 줄 나이가 되었네요?
엄정화 어제 너무 이쁘더군요. 열심히 사는 그녀가 좋아졌답니다. 그런데 신랑과 둘이서 저렇게 이뻐진다면 계속 성형할 만 하겠다 했어요... 요즘 연예인들 다들 고친 아름다움이라,, 이젠 별로 부럽지 않더군요. 저도 돈 벌어서 고치면 이뻐질거 같아서. ㅋㅋ

blanca 2010-04-08 22:44   좋아요 0 | URL
어제 보니 또 확 변했더라구요. 목소리가 생각보다 참 사근사근하더라구요. 성형도 시작하면 중독될 것 같아요. 책처럼^^;;

프레이야 2010-04-0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맞고 카라멜 마끼아또요??^^
달콤한 것 먹고싶은 때가 있지요.
엄정화 연기, 꽤 좋은 편 같아요.
주연 신작영화 '베스트셀러' 괜찮을까나요?
근데 덧니가 살짝 애교스러울 것 같은 블랑카님^^

blanca 2010-04-09 14:55   좋아요 0 | URL
아, 베스트셀러^^;; 그랬군요. 제 딸은 못생겼다고 퉁박을 주네요.--;;

꿈꾸는섬 2010-04-09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덧니라 이가 참 못생겼었는데, 전 사고로 치아를 상해서 가짜이를 달고 있어요.ㅠ.ㅠ 가지런하긴 한데 제 이가 아니니 너무 불편하더라구요. 못생겼던 제 이가 그리워요.ㅜ.ㅜ

blanca 2010-04-09 21:10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꿈꾸는섬님 얘기를 듣고 마음을 잡아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