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희망 유재현 온더로드 6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되게 인상적이다.
형식은 자유로운데 편집은 많이 부자연스럽다.
공간은 많고, 그 공간을 메울 내용은 부족하니, 글자를 키웠나 보다.
그렇다고 가려지나.

글자의 크기가 뭐가 중요하랴…  라고 반문한다면
‘읽기 불편해’, ‘정신 사나워’, ‘성의 없어 보여’, ‘분량 늘리려는 꽁수 같아’라고 말하겠다. 어차피 개인적인 느낌이니 아닐 수도 있고, 아닌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도 싱겁다. 라면 두개를 끓이면서 스프 하나를 덜 넣은 것 같다. 읽다 보면 그게 다야? 더 없어? 사진만 보라고?
라고 책과 대화하게 된다. 여행 에세이, 사진집, 여행 가이드 북… 조금씩은 있는데, 조금씩 아쉽다.

왜 싱겁나?
저자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 싶었던 것만 이야기한다.
물론.
그것은 저자의 특권이다.
그래서 독자의 특권으로 불만을 늘어 놓고 있다.

슬라이드 사진을 넘기듯 넘기다 보면 시간이 50년 전에 멈춰 버린 듯한 이국적인 정취, 사람들의 모습에서 친근함을 느낀다. 쿠바에 대한 신비감, 막연한 동경 그런 것들이 묻어 난다. 제목 그대로 저자는 ‘희망’을 보아서 그럴까.

지속 가능한 사회라…. 물자는 부족해도 모두가 비슷해도 삶의 여유는 넉넉해 보이는 정경들…
도시인들이 시골에서 느끼는 연민(?)같은 것은 걷어 내야 한다. 그들의 무상의료, 무상교육 시스템에 놀라움을 느끼며 우리가 바라는 이상 사회의 일면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쿠바의 혁명은 진행형인 것이다.

여행이란 그런 것 같다. 그곳에서 이곳, 그들에게서 나를 발견하는 작업.
저자는 그곳에서 ‘그런 희망’을 발견했지만, 나는 ‘어떤 희망’을 발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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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2006-09-30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당한 느낌으로 읽으셨나 봅니다. 삶의 여유를 보신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