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인턴기자, 인턴기자, 인턴기자]
‘한증막 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면서 수영장들이 북새통으로 변했다. ‘물 반 사람 반’ 수준이다. 이런 수영장에 머리를 담그고 있으면 문득 “이 사람들 중 몇 명이나 화장실에서 소변을 볼까”라는 의문이 떠오를 때가 있다. 8월초 서울시내 주요 야외 수영장 3곳을 조선일보 인턴기자들이 방문, 수영장 입장객의 화장실 이용 횟수를 일일이 세봤다.
①몇 명이나 화장실에 갔을까?
그 결과, 입장객 수와 화장실 이용 횟수의 비율은 40~90% 수준으로 수영장에 따라 격차가 컸다. 그러나 한 번 화장실에 간 사람이 2~3번씩 계속 사용한 경우가 많아, 실제 화장실 이용자 수는 조사된 화장실 이용 횟수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 조사한 A수영장의 경우, 전체 입장객 4390여명의 화장실 이용 횟수는 1700여회(약 40%)로 추정됐다. 화장실 두 곳 중 한 곳을 6시간 동안 지켜봤는데, 이용 횟수는 594회(남자 333회·여자 261회)였다. 나머지 화장실의 규모와 위치가 비슷했고, 조사하지 못한 시간대까지 감안하면 전체 이용 횟수는 1700여회로 보인다. 그러나 한 사람이 화장실을 여러 번 사용한 경우가 빈번했다.
지난 5일 B수영장에는 3000여명의 입장객이 몰렸다. 화장실은 두 곳이었지만 남·녀 화장실이 확연히 구분된 곳에 이용객이 집중됐다. 6시간 동안 조사 대상 화장실의 이용 횟수는 1628회(남자 886회·여자 742회)였다. 이 수영장에서도 화장실은 가는 사람만 계속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조사한 C수영장에는 3050여명이 입장했다. 야외 화장실 2곳과 실내 화장실 2곳을 갖췄다. 야외 화장실 이용자가 압도적이었다. 6시간 동안 한 곳을 지켜본 결과, 이용 횟수는 1217회(남 510회·여 707회)였다. 전체 이용 횟수는 입장객의 90% 수준일 것으로 짐작된다.
②문제점은?
“수영장에서 ‘실례’하는 것은 ‘완전 범죄’ 중 하나”라는 옛날 우스개가 있다. 실제 수영장 물 속에 ‘실례’하는 사람이 몇 명인지는 집계하기 힘들다. 일종의 ‘양심의 문제’이다.
그러나 화장실이 모자라 이용을 포기(?)하게 만드는 상황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B수영장의 경우, 오후가 되면 화장실 앞에 줄을 서야 했다. 한 어린이는 10여분을 기다리다가 선 채로 ‘실례’하기도 했다. A·B 수영장의 여자 화장실 칸 수는 6~7개에 불과했다.
또 맨발로 화장실을 이용한 뒤 곧바로 수영장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화장실 문 앞에 발을 씻을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었기 때문. 어린이 입장객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어린이용 화장실을 갖추는 것도 고려할 사항이다.
③수질 관리는 어떻게?
수영장 3곳이 비슷했다. 휴식시간 동안 여과기를 통해 수영장 물을 거른다. 오존·약품 소독을 매일 하고, 물 위에 뜬 불순물을 걷어 낸다. 물을 조금 넘치게 유지해서 부유물이 밖으로 빠져 나오게 하는 것도 수질 관리법 중 하나다.
수영장 물을 전부 빼내고 새로 채워 넣는 곳은 없었다. 한 수영장 관계자는 “수천명이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자연스럽게 물이 줄어들고 그 부족분을 채워 넣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