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 「디지털 북 사업」 저작권 벽 높다

유윤정 기자 ( ZDNet Korea )   200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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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대학 도서관과의 협력을 통해 수백만 권의 책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에 착수하기로 밝힌 반면 국내 포털들은 외국과의 출판 환경의 차이와 저작권 문제로 「디지털 북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CNET News.com에 따르면 구글은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의 10개 캠퍼스에 있는 100개가 넘는 라이브러리에서 수백만 권의 책을 스캔해 디지털화하고 모든 책 제목을 검색할 수 있게 만드는 사업을 하게 된다.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는 가능한 모든 서적을 디지털화하며 저작권 보호 대상인 서적의 경우에는 몇 문장의 일부만 보여주게 돼있다.

구글이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를 통해 도서의 디지털화를 맹렬히 추진하는 것에 반해 국내 포털들은 국내 출판 환경과 저작권 문제 때문에 아직 서지 목록을 제공하는 것에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우리는 안되는가
구글이 대학교와 연합해 10개 캠퍼스의 100개가 넘는 도서관의 수 백만 권의 책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을 계약한 사실을 접한 국내 포털들은 ‘외국이니까 가능한 일’이라며 머리를 내저었다.

그 이유는 외국의 경우 서적의 역사가 깊기 때문에 저작권의 유효시기가 지난 서적들이 많다는 것. 때문에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도서의 디지털화가 가능하지만 국내 상황은 다르다.

국내 도서의 경우 역사가 외국과 비교해 길지 않기 때문에 도서관과의 협력은 서지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칠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고, 다만 출판 업계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만 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의 도서 선호도도 외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많은 책을 출판하고 있지만 그 중에는 참고서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8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책은 1,000만권 이상 팔린 ‘자동차 운전면허 예상집’이라는 결과도 나왔다”며 “이것은 우리나라의 출판 환경을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국내 포털들은 이러한 국내 환경이 도서의 디지털화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반면 출판 업계는 저작권 문제에 대한 염려 때문에 포털과의 협력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책을 디지털화해 포털에 제공할 경우 혹시 누군가가 다운받거나 출력을 통해 저작권을 침해받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 출판 업계는 막연한 저작권 염려로 도서의 디지털화에 대한 인식의 벽이 높다”며 “하지만 실제로 포털 상에서 본문 검색이 가능한 책이 더욱 많이 팔렸다는 사실은 그러한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교보문고’ 뚫어 저작권 벽 낮춘다
이러한 출판업계의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포털 업계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출판업계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출판 유통 업체를 통해 저작권 벽을 낮추고 있다.

다음은 교보문고와의 제휴를 통해 약 600여개 출판사와 협력을 맺고 이달 말경 디지털 북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본문 검색 서비스 범위와 기술적 보완 사항에 대해선 출판 협회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조율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검색전략팀 최성진 팀장은 "다음주 계약된 600여개의 출판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아직은 600여개의 출판사를 대상으로 하지만 본문 검색 서비스를 통해 도서 구매율이 높아지면 더욱 많은 출판사와 계약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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