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폭격에 UN 평화유지군 4명 사망 파장확산::)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지난 25일 레바논 주둔 평화유지군 4명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더욱 거 세지고 있다. 2002년 팔레스타인에서 유엔 직원을 사살한 사건을 비롯, 지금까지 1000여건에 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안을 무시하는 등 이스라엘의 공공연한 반(反)유엔 행위가 비판 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
특히 이같은 행보 뒤에는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미국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중동지역의 반미(反美)감정 악 화에도 한몫하고 있다고 26일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중지요청 불구하고 폭격 감행 = AP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사고 당일 이스라엘측에 10여차례에 걸쳐 폭격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은 또 감시단원 보호를 위해 이스라엘의 안전통행 보장 을 받은 뒤 진입한 수송용 장갑차 2대에 대해서도 폭격을 가했다 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키암에 위치한 감시 소에 21차례에 걸쳐 근접폭격을 실시했고, 이 사고로 중국인과 캐나다, 오스트리아, 핀란드 감시단원 등 4명이 사망했다. 제인 루트 UNIFIL 평화유지담당 사무총장보는 “이스라엘은 10여차례에 걸친 UNIFIL의 중지요청을 무시했고, 4발이 감시소를 명중했다 ”고 말했다.
때문에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고의적으로 폭격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명백한 고의적 겨냥”이라며 즉각 조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실수 ”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반(反)유엔 행위 논란 = 이스라엘은 2002년11월에 도 팔레스타인 예닌 난민촌에서 유엔구호작업기구(UNWRA) 직원 영국인 이언 후크(54)를 사살했고, 1996년에는 UNIFIL 캠프에 폭 격을 가해 난민 106명이 숨졌다. 또 이스라엘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지금까지 1000여건 이상 무시해온 것도 논란거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뉴스는 이슬람회의기구(OIC)의 에크멜레딘 이사노글루 사무총장이 최근 성명을 통해 “유엔 결의안들은 실 행되지도 않았고, 강제로 이행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 다. 이사노글루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무시한 대표적인 결의안 으로 ▲이스라엘이 1967년 3차중동전쟁으로 점령한 지역에서 철 수할 것을 요구한 242호 ▲1973년 4차중동전쟁 이후 채택된 338호 등을 꼽았다.
아라빅뉴스도 하메드 하산 이란 주재 시리아 대사의 발언을 인용 ,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1000여건의 유엔 결의안을 무시해왔고, 미국은 이스라엘에 반하는 결의안 100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고 보도했다.
한편 당초 사태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26일 로마회 담에서 유럽·아랍 등 18개국은 ‘평화유지군 배치’라는 원칙은 재확인했지만, ‘즉각 휴전’과 평화유지군 구성방안 등 쟁점에 대해서는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현재 레바논 남부에는 1978년 첫 배치된 이래 UNIFIL 감시단원 2 000명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