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배고픔, 졸림, 호기심, 재미, 만족.
아이들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중심으로 행동합니다. 회귀해야 할 고향처럼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최초의 인간’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이 그러하듯 시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 나락 한 알 속에서 우주를 발견 할 수 있듯이 우리(성장한 인간들, 성장하는 인간들, 성장을 멈춘 인간들)의 ‘원형’에서 발견 할 수 있는 것은 무한한 잠재성에 있습니다.
 
감각은 욕망의 지배를 받지만, 그 욕망의 허기는 아이들의 성장 밑거름이 됩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감격’과 ‘흥분’은 부모들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입니다.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나무에 걸려 있던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음으로써 아이들은 하늘을 날게 됩니다. 그것은 대상의 능력을 얻기 위해 먹어버리는 주술적인 행위를 통하여 ‘아이’의 정체성을 탈피하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흔히들 ‘제한적’이고 ‘불가능’하다라고 믿어 온 것들에서조차도 거의 모든 것들, 심지어 얻을 수 없는 것조차도 아이들은 찾아내곤 하지요. 구름빵은 바로 경계를 넘어선 ‘상상력의 산물’이며 그것을 먹음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뛰어넘는 진화하는 인간상을 그려냅니다.

늘 의지하고, 관심을 받아왔던 객체적 입장에서 주체가 되는 것은 아빠에게 자신들이 먹었던 빵을 주는 장면에 있습니다. 자신들이 얻은 능력을 나눠주는 호혜적 행위는 자신들의 세계로 어른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잘 나타냅니다. ‘이미 아이들은 완전한 인간의 모습이었다’라고 증명하듯이 책 속의 아이들은 모든 것을 자신들의 의지로 행합니다.

바로 상상의 힘이고, 그 힘은 인간을 성숙케 하는 힘이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은 상상을 먹고 자라고, 어른들은 영감을 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유명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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