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사는 초등학생 다우드 타리(10)는 매일 학교가 끝나면 한 때 폭격 현장이었던 위험지대로 달려간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불발 미사일을 주워 팔기 위해서다. 때로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6.25 전쟁 직후 우리나라를 연상시키는 팔레스타인 10대들의 이야기를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일 소개했다.
팔레스타인에 강경파 하마스 정부가 들어선 뒤 국제 재정지원이 끊기면서 10대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앞다퉈 폐 미사일 수거에 나서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주은 미사일은 작은 것은 20세켈(약 4500원),큰 것은 40세켈에 팔린다.
지난 주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는 불발 미사일을 팔레스타인 경찰에 넘기던 10대 소년 3명이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목숨을 빼앗겼다. 주변 사람들은 그들이 무장 세력에 팔기 위해 손상되지 않은 폭탄을 찾아다니다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죽는 사람들도 있지만 두렵진 않다. 미사일을 팔면 우리 가족이 하루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우드 군은 때로 미사일을 서로 차지하려고 친구들과 싸우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분쟁으로 끊임없는 보복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자지구와 요르단 서안 지역은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빠져있다. 유엔과 국제 원조 단체들은 이번 주초 연간 원조금액을 2억1500만달러에서 3억8500만달러로 늘렸지만 부족한 상황이다. 유엔 등은 하마스 정부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주민을 직접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미 국무부 스콧 카펜터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3∼4주 내에 새로운 원조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합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지만 미국 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